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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조용하고 한적한 나만의 여행지

  • Editor. 양이슬
  • 입력 2015.04.06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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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에게도 알려 주고 싶지 않은 마을이 있다. 친구가 살던 마을인데 봄이면 마을 주변에 들꽃이 피어나기 시작한다. 정점은 마을에 위치한 초등학교다. 건물 옆에 커다란 벚꽃나무 여러 그루가 서 있다. 추운 겨울에는 그 작은 초등학교를 도리어 스산하게 만들더니 봄이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꽃잎으로 감싸 안는다. 어디든 가고 싶은데 목적지가 없을 때 향하는 나만의 여행지다.
 
이원근 저자의 <주말에는 아무데나 가야겠다>는 나만의 봄을 맞이할 수 있는 해답을 준다. 주말에 조용하고 한적한 어느 곳이든 가고 싶을 때, 이 책을 펼치면 된다. 여행사 국내여행팀 경력만 17년인 저자는 전국의 유명하다는 여행지는 다 둘러봤다. 정동진으로 떠나는 ‘무박 2일 해돋이’ 여행을 처음으로 만들고 관광지로 변해 가는 정동진의 모습을 경험한 사람이기도 하다. 근무 시간에는 가이드로, 주말에는 오로지 여행이 좋아서 강원도, 경상도, 제주도를 넘나들며 돌아다녔다. 전국을 돌아다니다 보니 동네 이름, 길 이름 기억하는 데는 익숙해서 내비게이션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정도라고. 지방으로 여행을 떠난 지인에게 “길이 너무 막히네. 다른 길 좀 알려 줘”라는 전화를 받으면 막힘없이 자신이 알고 있는 길을 알려 주는 내비게이션 역할을 할 때도 있다. 웬만한 여행지를 다 둘러본 저자는 언젠가부터 자신만의 여행지를 찾아다녔다. 더욱 멀고 깊은 오지 마을로.

그래서 도착한 마을은 사람의 손을 빌린 여행지보다 더 많은 이야기가 있었다. 작은 구멍가게 하나 없어 종일 사과 하나로 버텨야 했고, 휴대폰이 터지지 않아서 그 누구와도 연락이 닿지 않았다. 불편한 여행, 힘든 여행일 수도 있지만 그 자체로 만족했다.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이야기와 아름다운 마을들을 혼자 가지고 있자니 아까운 마음이 들었다. 저자만 알고 있었던 오지마을들을 그의 절친인 이병률 시인의 권유로 공개하게 됐다고. 둘의 인연이 새삼 신기하기도 하지만 어쩌면 오지를 찾아 헤맨 저자와 여행을 사랑하는 이병률 시인의 인연은 필연이 아니었을까.

<주말에는 아무데나 가야겠다>는 강원도,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 경기도의 오지 마을 55곳을 소개한다. 꽃을 보러 가기 좋은 곳, 걷기 좋은 곳, 계곡이 흐르는 곳, 숲이 우거진 곳 등으로 나눠 봄, 여름, 가을, 겨울 언제든 떠날 수 있다. ‘어떻게’ 가는지보다 ‘왜’ 가야 하는지를 말해 준다. 도착한 그곳을 마음에 품고 일상을 보내다 다시 어디든 떠나고 싶을 때 책을 펼치고 길을 나서면 된다.
 
 
 
주말에는 아무데나 가야겠다
마을에서 시간을 알뜰하게 사용할 수 있는 추천일정과 근처의 볼거리, 즐길거리, 먹거리 등도 소개했다. 여행지에서 하면 좋은 간단한 팁과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도 함께 담았다.
이원근│벨라루나│1만4,500원
 
글 양이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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