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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RET PARIS] Museum in Paris 에펠탑 옆 미술관

  • Editor. 고서령
  • 입력 2015.04.06 15: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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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파리 여행자들은 에펠탑을 본 뒤 루브르, 오르세, 오랑주리 미술관으로 발길을 돌린다. 하지만 더 특별한 걸 원하는 여행자들은 에펠탑 주변을 탐색한다. 에펠탑 지척에 자리한 미술관 두 곳을 찾아갔다.

글 고서령 기자  사진 임재훈, 최진욱
 
께브랑리 미술관 윗층에 자리한 레종브르 레스토랑에서 본 에펠탑
께브랑리 미술관에는 유럽을 제외한 세계 전 대륙의 ‘신기방기’한 유물 30만여 점이 모여 있다
 
●께브랑리 미술관 MusEe du Quai Branly
상상 그 이상을 보여 주는 곳

파리에서 가능한 일 중엔 통념을 뛰어넘는 것이 많다. ‘거대한 철탑’인 에펠탑이 그토록 아름다운 상징물이 될 수 있는 것, ‘동그란 색깔과자’ 마카롱 한 입에 파리 여행의 추억을 전부 담을 수 있는 것. 그리고 께브랑리 미술관Musee du Quai Branly도 그중 하나다. 

께브랑리 미술관은 아프리카, 아시아, 오세아니아, 아메리카 등 유럽을 제외한 세계 전 대륙의 예술·문명 유물을 한 장소에 모을 수 있다는 걸 증명한 곳이다. ‘이런 게 정말 인류가 사용했던 물건일까, 외계인이 사용했던 거 아니고?’라고 의심될 정도로 난생 처음 보는 모양의 유물들이 30만점 넘게 모여 있다. 높이 수십 미터에 이르는 아메리칸 인디언의 ‘토템Totem’부터 아프리카 원시부족의 가면, 한국의 저고리까지 기원전 2세기부터 21세기까지 사용됐던 물건들이다.

이 방대한 양의 ‘신기방기’하고 ‘희한’한 물건들을 한 미술관에 모아놓는 일은 파리가 아니라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1920~1930년대부터 전시품 수집을 시작해 2006년 문을 열었다고 하니 준비 기간만 80년이 넘었던 셈이다. 오픈한 지 10년도 안 되었지만 매년 150만명 이상이 방문해 프랑스에서 4번째로 많은 사람이 찾는 미술관으로 등극했다. 프랑스의 유명 건축가 장 누벨Jean Nouvel이 설계했단 사실만으로도 가 볼 만한 가치가 있다.

께브랑리 미술관은 되도록 저녁식사 시간에 맞춰 가길 추천한다. 미술관 윗층에 ‘레종브르Les Ombres’란 레스토랑이 있는데, 파리에서 에펠탑 뷰가 가장 근사한 레스토랑으로 손꼽힌다. 금빛 에펠탑이 매시 정각마다 반짝반짝 빛나는 걸 바라보며 낭만적인 식사를 할 수 있다. 고급스런 3코스 저녁식사, 와인, 팁을 합쳐 1인당 70~80유로 정도. 맑고 따뜻한 날엔 에펠탑 뷰가 시원하게 펼쳐진 테라스에서 점심을 먹는 것도 좋다.

께브랑리 미술관
37 Quai Branly 75007 Paris    www.quaibranly.fr/en
화·수·일요일 11:00~19:00, 
목·금·토요일 11:00~21:00(월요일 휴무)
가이드투어 예약 reservations@quaibranly.fr
레종브르 레스토랑
 www.lesombres-restaurant.com 
개인예약 33 (0)1-47-53-68-00  
그룹예약 33 (0)1-47-53-68-07
 
기메아시아 미술관은 유럽에서 가장 큰 아시아 예술 관련 박물관이다. 프랑스어로 한국은 ‘Corée’다
조선시대 풍속화가 김홍도의 작품
고려시대 천수관음보살상
신라시대 금관

●기메아시아 미술관
MusEe des Arts Asiatiques-Guimet
파리에서 만나는 우리 문화

아버지부터 물려받은 거액의 재산을 어떻게 써야 잘 쓰는 것일까? 프랑스 리용 출신 사업가 에밀 기메Emile Guimet는 이 고민의 답을 찾기 위해 1876년 세계여행을 떠났다. 세계 각국에서 방대한 유물과 미술품을 수집한 그는 미술관을 세우기로 했다. 1889년, 기메아시아 미술관은 그렇게 탄생했다.

기메아시아 미술관Musee des Arts Asiatiques-Guimet은 유럽에서 가장 큰 아시아 예술 관련 박물관이다. 한국, 일본, 중국, 인도, 네팔, 티베트, 캄보디아, 이란, 인도네시아 등의 예술작품과 유물을 소장하고 있다. 한국 유물은 1,000여 점으로 일본(1만1,000여 점), 중국(2만여 점)보다 적은 규모이지만 신라 금관, 고려청자, 천수관음보살상, 수월관음도, 김홍도 풍속화 등 귀한 소장품들이 많다. 대부분이 일본, 중국이 갖고 있던 것을 프랑스에 기부한 것이다.

기메아시아 미술관에는 한국 역사를 줄줄이 꿰고 있는 도슨트가 있다. “한국은 먼 과거에 3개 국가로 분리되어 있었어요. 신라가 3국을 통일해 지금의 한국이 되었죠. 한국 예술은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프랑스인에게 이런 설명을 듣는 기분이 영 어색했지만 한편으론 유럽인들이 우리 역사를 바라보는 시선을 알 수 있어 흥미로웠다.

사실 처음에는 ‘파리까지 와서 한국 미술관을 볼 필요가 있느냐’는 의구심이 있었다. 한시가 소중한 여행자들에겐 ‘파리의 것’을 하나라도 더 탐색하는 것이 중요할 테니 말이다. 그러나 이 미술관의 한국관을 둘러보고 나오면서 ‘파리까지 와서 이곳을 찾아오는 것은 아주 의미 있는 일’이란 걸 알 수 있었다. 먼 길을 돌고 돌아 외딴 땅에 전시되어 있는 한국의 유물을 만나 인사를 건네는 일, 많이 외롭지 않았느냐고 마음속으로 묻는 일, 언젠가 다시 한국 땅에서 만나자고 희망의 약속을 하는 일은 그 자체로 몹시 소중한 것이었다. 
 
기메아시아 미술관 
Musee Guimet 6 Place d’lena 75116 Paris 
(지하철 9호선 lena역)
10:00~18:00(화요일 휴관)
www.guimet.f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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