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column] 보험은 드셨나요?
[travel column] 보험은 드셨나요?
  • 신지훈
  • 승인 2015.07.02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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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 보험이란 것이 묘하다. 매번 본전이 아깝긴 해도 안 들면 불안해지는 마음. 그런데 별것 아닌 것 같아도 막상 들어 두면 낯선 곳에서 돌아다닐 배짱이 조금 더 두둑해지는 그 안정감을 무시할 수 없다.

전 국민적인 멘붕을 몰고 온 메르스 때문에 새로운 보험이 하나 더 탄생했다. 이른바 한국관광 안심보험. 한국에 입국하는 외래여행객들을 위한 공짜 보험이다. 외래관광객이 한국 방문 이후 20일 이내에 메르스 확진판정을 받으면 최고 500만원의 치료비를 지원하고, 사망시 최고 1억원까지 보장해 준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한국관광 안심보험을 바라보는 시각이 곱지만은 않았다. 무능한 정부 대응에 실망한 민심은 이 조치에 맹비난을 쏟아부었다. 6월 하순에 이미 12만여 명 이상의 외래여행객을 놓쳐 버린 상황에서 이 보험을 무기로 다시 외래객들의 한국여행심리를 회복시킬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것, 쉽게 말해 ‘약발’이 약하다는 것이다. 에볼라 보험을 들어 준다고, 사스보험을 들어 준다고 바이러스 창궐 지역을 여행하는 ‘용자’들이 얼마나 될까 라는 비난이다. 

그러나 여행업계의 현재 상황은 검증되지 않은 ‘약’이라도 기꺼이 먹겠다고 할 만큼 중증이다. 약이 없다고 환자를 방치할 수는 없는 법. 이미 속출한 취소야 어쩔 수 없지만 메르스가 진정될 경우 다시 불을 지필 수 있는 작은 불씨를 심는 심정으로 출시한 보험이다. 사실 되짚어 보면 관광업계에 ‘보험’ 처방이 처음은 아니다. 2009년 신종플루로 전반적인 여행심리가 위축되자 신종플루 안심보험이 등장했었다. 외래관광객들에 대한 재해보상기금에 대한 제의도 있었고 2013년에는 의료관광을 위해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을 보호할 보험에 대한 논의도 등장했었다. 

6월22일부터 9월21일까지, 3개월이다. 한국관광 안심보험은 메르스 감염을 우려하는 외국인 여행자를 위한 보험이라지만 사실상 한국여행업계를 구하기 위한 응급처방이자 산소호흡기다. 메르스 발생 이후 약 한 달간 입국했던 100만여 명의 여행객은 전원 메르스로부터 안전했다는 자신감도 한몫을 했다. 

믿을 만한 치료약이 없으니 이 약 저 약 써 볼 수밖에 없다. 부작용을 운운하며 망설이는 사이 여행사들의 치사율이 메르스보다 높아지는 것을 두고 볼 수만은 없지 않은가. 자연재해, 내란과 전쟁에 이어 전염병까지 민감하게 반응해야 하는 여행업계에서 도출된 지혜가 한국관광 안심보험일 거라고 생각하면 마음은 그저 정화수 떠 놓고 비는 심정이 된다. 보험사에 지급한 3억7,000 만원의 비용이 단 한 푼도 사용되지 않기를, 고스란히 보험사의 이윤으로 남기를 처음으로 바라 본다. 한국안심 관광보험이든, 당장 내일 들어야 하는 해외여행자보험이든 마찬가지다.  
 
글 신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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