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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서령 기자의 Honeymoon Dream] 이탈리아의 연인들은 코모호수Lake Como를 마음에 품는다

  • Editor. 고서령
  • 입력 2015.08.10 15: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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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에 단 한 번, 가장 로맨틱한 
여행을 꿈꾸는 커플에게 안내하고 
싶은 유럽의 소도시들.
 
‘바레나’마을에서 바라본 호수의 풍경
 
코모는 로망

자신이 생각하는 가장 아름다운 장소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일은 전 세계 연인들의 공통된 로망이다. 그런 장소가 배우 원빈과 이나영에겐 강원도 정선이었고, 배우 이영애에겐 하와이였고, 가수 이효리에겐 제주였을 것이다. 이탈리아의 연인들은 코모호수Lake Como를 마음에 품는다. 아니, 이탈리아 사람이 아니어도 코모호수를 알고 있는 사람은 누구나 한 번쯤 그곳에서 결혼하는 상상을 한다. 존 레전드, 조지 클루니도 각각 2013년과 2014년 코모호수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코모호수는 스위스와 국경을 접한 이탈리아의 북쪽에 오르타Orta호수, 마조레Maggiore호수, 루가노Lugano호수, 이세오Iseo호수, 가르다Garda호수 등과 함께 자리해 있다. 이 호수들은 모두 알프스의 빙하가 녹아 흘러내린 물이 고여 만들어졌다. 이들 중에서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호수’란 수식어가 붙는 곳이 코모호수다. 밀라노에서 기차로 50분 거리에 있는 도시 코모Como와 접해 있어 코모호수라는 이름으로 유명하지만 정식 명칭은 ‘라리오Lario호수’다.

코모호수는 중세시대부터 유럽 귀족과 부호, 예술가들의 휴양지로 사랑받았다. 깎아지른듯 높은 알프스산맥, 깊고 푸른 호수, 지중해의 온난한 기후와 알록달록한 호숫가 마을이 어우러진 이곳을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었을까. 지금도 코모호수는 전 세계의 부호들이 사랑하는 휴양지다. 조지 클루니, 베르사체, 아랍 왕족 등이 이곳에 별장을 사 놓고 틈날 때마다 찾아와 휴가를 보낸다.
 
코모호수의 진주라고 불리는 마을 ‘벨라지오’의 한 상점
코모호수 전경
코모 올드타운의 예쁜 건물
 
호수와 서른 개의 동화

‘코모에 도착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코모를 떠나는 일’이란 말이 있다. 관문도시인 코모에만 머물러서는 코모호수의 진가를 볼 수 없다는 이야기다. 코모호수는 동그랗지 않다. 알프스산맥에서 한줄기로 내려오다가 양 갈래로 갈라지는 ‘사람 인人’자 모양으로 생겼다. 이 길쭉한 호숫가를 따라 30여 개의 동화 같은 마을이 동글동글 뭉쳐 있다. 그 마을들 속으로 들어가야 코모호수의 진짜 아름다움을 만나게 된다.

가장 유명한 마을은 호수가 두 갈래로 나뉘는 꼭짓점에 있는 벨라지오Bellagio다. ‘아름답고 마음 편한 곳’이란 뜻을 가진 이 마을은 코모호수의 진주라고 불린다. 마을 구석구석 그림 같은 골목이 천지여서 젤라토를 하나씩 손에 쥐고 걷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질 수 있다.

시간이 많지 않다면 코모에서 페리로 두 정거장 거리의 체르노비오Cernobbio 마을을 가 보길 권한다. 코모호수 전체를 통틀어 가장 유명한 호텔 ‘빌라데스테Villa d’Este’가 여기에 있다. 15세기 소박한 수녀원이었던 곳이 100년 후인 16세기에 대저택으로 개조됐고, 1873년부터 호텔로 이용되며 무려 600여 년의 세월 동안 코모호수의 상징이 되어 왔다.

빌라데스테에는 16세기부터 이탈리아를 비롯해 세계 각국의 왕족과 귀족이 찾아와 휴가를 즐겼다. 호텔이 된 뒤로는 소설가 마크 트웨인, 가수 마돈나, 디자이너 랄프 로렌 등이 이곳을 ‘두 번째 집’이라 부를 정도로 자주 찾았다. 20세기 중반엔 ‘또 하나의 할리우드’라고 불릴 정도로 많은 영화배우들이 모여들었다고 한다.
 
고급스럽게 또는 소소하게 데이트하기

앞서 소개한 빌라데스테는 고객의 사생활 보호를 최고의 가치로 꼽는 곳이어서 아무나 호텔 내부를 둘러볼 수 없다. 그렇다고 코모호수를 대표하는 호텔을 목전에 두고 그냥 돌아서긴 아쉬울 터. 방법이 있다. 바로 빌라데스테의 ‘라 베란다La Veranda’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는 것. 햇빛이 호수에 반짝이는 점심이나 노을이 호수를 물들이는 저녁, 빌라데스테의 아름다움을 눈에 담으며 이탈리아 정통 음식을 맛보는 경험. 사랑하는 사람과의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다.

소소한 데이트를 좋아하는 커플에겐 조금 다른 걸 추천하고 싶다. 마을버스를 타고 코모호수 주변 마을을 여행하는 거다. 가장 붐비는 노선인 코모에서 벨라지오 가는 길을 넘어서면 버스는 좁고 가파른 언덕길로 들어선다. 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갈 듯한 길을 미끄러지듯 유연하게 통과하는 운전기사의 노련함에 감탄하고,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호수의 풍경에 ‘우와우와’ 감동하는, 재미있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산꼭대기에서 코모호수의 전망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푸니쿨라Funicula’도 잊지 말고 타 보는 것이 좋다. 코모의 브루나테Brunate산에 있는 푸니쿨라가 특히 유명하다.

우아한 허니문 사진을 남기고 싶다면 일반인들에게 개방된 대저택을 찾아가 보길. 트레메조Tremezzo 마을의 ‘빌라카를로타Villa Carlotta’는 미술관 간판을 걸고 있어 누구나 들어가 구경할 수 있다. 밀라노의 한 은행가가 1960년에 지었다는 이 저택의 정원에는 꽃이, 건물 내부에는 미술작품이 가득하다. 곳곳에서 웨딩사진을 찍는 이탈리아 커플들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코모호수 찾아가기
코모는 밀라노에서 기차를 타고 가는 것이 가장 편리하다. 50분이면 도착한다. 코모에서 코모호수의 다른 마을로 이동할 땐 페리 또는 버스를 타면 된다. 코모 카보르광장 선착장에서 하루 30편 이상 페리가 출발하는데, 벨라지오까지 가는 배는 수시로 운행한다. 갈 때는 마을마다 정차하면서 천천히 가는 유람선을, 돌아올 때는 코모까지 곧장 오는 일반 여객선을 타는 것이 좋다. 
 
글 고서령 기자 사진 트래비C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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