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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서령 기자의 Honeymoon Dream] 흐바르섬Hvar Island 크로아티아의 제주도 + 이태원

  • Editor. 고서령
  • 입력 2015.09.01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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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을 아는 당신이라면

만약 ‘흥이 넘치는’ 외국인 친구가 한국에 ‘놀러’ 오겠다고 하면 나는 그를 인사동이나 N서울타워 전망대에는 데려가지 않을 것이다. 우선 대낮부터 이태원의 세련된 막걸리 주점에서 ‘찐하게’ 한잔 걸치고 기분 좋게 거리를 노닐다가, 해가 뉘엿뉘엿할 때쯤 경리단의 루프톱바를 찾아가 일몰과 야경을 감상하고, 이름난 클럽과 복작복작한 소주 집을 번갈아 순회하며 잠들지 않는 서울의 밤을 경험하게 해 줄 것이다.

그 친구가 한국의 아름다운 자연을 즐기고 싶다고 하면, 제주행 비행기를 탈 것이다. 해안도로를 따라 자전거를 타고, 협재해수욕장의 에메랄드빛 바닷물에 발을 담그고, 우도의 오름을 오르는 즐거움을 알려 줄 것이다. 그게 인사동을 구경하고 N서울타워 전망대에 올라가는 것보다 훨씬 제대로 노는 방법이란 걸 알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흥이 넘치는’ 한국인 커플이 크로아티아에 사는 친구에게 ‘놀러’ 가겠다고 한다면 ‘흐바르섬’으로 안내할 것이 분명하다. 아드리아해의 최대 섬면적 약 300㎢, 제주도의 6분의1이자 현지인들이 사랑하는 흐바르섬은 한마디로 ‘제주도+이태원’이다. 낮에는 눈부시게 아름다운 해변이 빛을 발하고, 밤에는 ‘미친 것처럼’ 놀 수 있는 클럽 파티로 불야성을 이룬다.

흐바르섬에서 여행자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곳은 섬과 이름이 같은 흐바르 타운Hvar Town이다. 해변을 따라 프리미엄 호텔과 세련된 레스토랑, 트렌디한 바와 클럽이 즐비하고 항구엔 호화 요트들이 줄을 지어 정박해 있다. 최성수기인 7, 8월엔 하루 평균 2만명이 흐바르 타운을 찾는데, 흐바르섬 전체 인구가 1만1,500여 명인 것을 생각하면 엄청난 숫자다. 

흐바르 타운 앞바다엔 작고 예쁜 섬들이 모인 ‘파클레니 제도Pakleni Islands’가 있다. 보트로 20분이면 도착하는데, 돈 많은 여행객들에게 인기 있는 곳이어서 고급스런 레스토랑과 카페가 많다.

조용한 옆 마을 ‘스타리그라드Stari Grad’는 흐바르섬 역사와 문화의 중심지다. 기원전 384년 흐바르섬에 식민지를 세웠던 그리스의 흔적과 13~18세기 이곳을 점령했던 베네치아공국 시대의 건축물이 곳곳에 남아 있다. 그중 ‘스파뇰라 요새Spanjola Fortress’는 흐바르섬 최고의 경관을 선사한다. 오솔길을 따라 산책하듯 요새 정상에 오르면, 짙푸른 아드리아해의 수평선과 그 위에 그림처럼 떠 있는 작은 섬들, 빨간 모자 같은 지붕을 쓴 마을의 경치를 한눈에 담을 수 있다. 해 지는 시간에 맞춰 올라간다면 노을빛으로 물든 흐바르섬의 풍경을 만날 수도 있다.
 
1 아기자기한 흐바르 마을 풍경  2 흐바르 렌터카 업체에서 빌릴 수 있는 핑크색 클래식 폭스바겐
스파뇰라 요새에서 내려다본 경관
흐바르섬에선 쉽게 요트택시를 이용해 주변 섬 투어를 갈 수 있다

흐바르에선 ‘카르페디엠!’

흐바르 타운에 해가 지기 시작하면 낮과 전혀 다른 분위기가 펼쳐진다. 낮 동안 분위기 있는 레스토랑이었던 곳들이 화려한 조명과 함께 신나는 음악을 틀고,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춤을 추기 시작한다. ‘유럽에서 가장 놀기 좋은 클럽도시’ 중 하나로 선정된 흐바르의 진면목이 드러나는 것이다.

진정한 ‘흐바르 그루브’를 느끼려면 ‘카르페디엠 비치클럽Carpe Diem Beach Club’을 가 봐야 한다. 흥이 넘치는 커플에게 흐바르 허니문을 추천하고 싶은 이유가 바로 이 클럽에 있다. 흐바르에서 가장 ‘핫’한 장소인 카르페디엠은 흐바르 타운에서 배로 20분 정도 떨어진 작은 섬 하나를 거의 통째로 쓰는 클럽이다. 여름철인 6월 중순부터 9월 중순까지는 요일마다 다른 테마로 새벽 5시까지 비치 파티를 여는데, 실력파 DJ들과 세계적인 셀럽들이 찾아오기로 유명하다.

카르페디엠은 밤 12시쯤부터 운영되는 무료 보트를 타고 갈 수 있다. 경험자들의 말에 의하면 이 보트에서 별이 쏟아질 듯한 밤하늘을 보는 것이 아주 낭만적이라고 한다. 파티가 끝나고 돌아오는 보트에선 혼이 반쯤 빠져나간 것 같은 사람들의 표정을 구경하는 것도 재미있단다. 흐바르에서 하루만큼은 ‘현재를 즐겨라’라는 뜻의 ‘카르페디엠’을 가슴에 새기며 흥을 불살라 보기를. 영원히 잊지 못할 허니문의 하룻밤이 될 것이다. 
 
카르페디엠 비치클럽
www.carpe-diem-beach.com
 

일렁일렁, 신비로운 섬 투어
흐바르 타운에서 보트로 약 1시간 거리의 비셰보Bi?evo섬에는 ‘푸른 동굴Blue Grotto’이 있다. 오전 11시에서 정오 사이, 햇빛이 물 아래로 통과할 때 쪽배에 몸을 싣고 동굴 안으로 들어가면 비현실적으로 투명한 푸른 빛의 바다를 만날 수 있다. 물이 워낙 맑아 16m 깊이까지 들여다보이고, 수면 아래 잠긴 바위는 은빛으로 빛난다. 오로지 이 푸른 동굴을 보기 위해 흐바르섬을 찾아오는 여행자들도 많다고. 7~8월엔 워낙 많은 사람들이 몰리기 때문에 여유롭게 감상하기 힘들지만, 비수기엔 푸른 동굴 안에서 수영을 즐길 수도 있다.

흐바르섬에서 유명한 또 하나는 ‘라벤더’다. 5~6월에 찾아가면 라벤더가 만발한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시기를 못 맞춰 라벤더 밭을 보지 못하더라도 흐바르섬의 골목골목에선 일 년 내내 라벤더 향기를 맡을 수 있다. 거리의 상점마다 라벤더 포푸리를 내걸고 있기 때문이다. 라벤더와 관련한 각종 기념품을 파는 가게도 많다. 렌터카를 빌리거나 자전거를 빌려 해안도로를 달려 보는 것도 꼭 한번 해 볼 만하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풍경들을 눈에 담을 수 있다.
 
 
흐바르섬 가는 길
공항이 있는 가장 가까운 도시는 스플리트Split다. 스플리트공항에서 페리 선착장까지 차로 약 30분이 걸린다. 스플리트 선착장에서 카타마란Catamaran을 타면 흐바르섬 흐바르 타운에 1시간 만에 도착하고, 페리보트를 타면 흐바르섬 스타리그라드에 2시간 만에 도착한다. 스타리그라드와 흐바르 타운은 차로 20~30분 거리다.
 
▶고서령 기자의 Honeymoon Dream
일생에 단 한 번, 가장 로맨틱한 여행을 꿈꾸는 커플에게 추천하는 유럽의 소도시들.
 
글 고서령 기자 사진제공 엔스타일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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