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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잃어도 좋은 도시 Macau Step Out⑦마카오-지난 날들이여, 안녕! 타이파 빌리지

  • Editor. 손고은
  • 입력 2015.09.16 14: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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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urse 7
소요시간 약 90분
지난 날들이여, 안녕! 타이파 빌리지
Bygone Days of Taipa Village 
 
과거 포르투갈 사람들의 주거지였던 타이파 빌리지. 얽히고설킨 낡은 골목길은 그대로지만 새로운 것을 찾아내는 재미가 쏠쏠한 코스다. 
글 손고은 기자  사진 김진빈  
 
기도를 올리는 여인. 팍타이 사원 Ⓟ김진빈
타이파 빌리지에서는 지도를 접자. 골목 구석구석,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낡은 것들이 모두 아름답다. 숨어 있는 맛집을 찾아내는 묘미도 있다
쿠냐 거리 초입부분. 시장의 북적거리는 분위기와 달리 한적하고 쉬어 가기 좋다
타이파 빌리지 골목을 다니다 보면 식당의 뒷편(주방)을 많이 볼 수가 있다. 눈을 마주치는 기회도 생기고 같이 웃기도 한다. 포즈를 잡아 주는 사람도 종종 있다
 
●손고은의 On the road
마음이 동한다, 타이파 빌리지에서는
 
“자꾸만 발걸음을 멈췄다. 시선이 머무는 곳마다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일의 연속이었으니까. 온전히 마음을 둔 곳은 타이파 빌리지였다.” 
 
시작은 이랬다. 더 베네시안 마카오 호텔과 갤럭시 마카오 호텔에서 빠져 나와 정확히 길 하나를 건넜을 때, 나는 넘어서는 안 되는 경계선을 넘은 것 같아 잠시 뒷걸음질을 쳤더랬다. 화려한 불빛 너머 호젓한 마을로 이어지는 길. 타이파 빌리지의 첫인상은 따뜻했다. 

약 420년 동안 포르투갈의 지배를 받으면서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었던 마카오지만 타이파 빌리지만큼은 예외였다. 어지러운 반도에서 다소 떨어진 곳에 위치해 사람들의 안식처가 되어 주었던 것. 지중해풍 주택이 차곡차곡 골목을 채우면서 파스텔톤 색을 입은 주거지가 형성됐다. 1999년, 포르투갈은 마카오에서 물러났지만 사람들의 일상은 변하지 않았다. 벗겨진 페인트가 지극히 자연스럽고 낡은 것에서 느껴지는 다정함이 그곳에 있었다. 집집마다 빨래를 널고 저녁 찬거리를 사들고 집으로 향하는 어머니와 하교 후 골목길에서 친구들과 뛰노는 아이들이 있는 일상의 모습이다. 

두어 시간만 걷다 보면 길을 파악할 수 있을 만한 크기의 동네. 좀 더 깊이,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그 작은 속을 파고들었다. 그럴수록 자꾸만 의문이 들었던 것은 타이파 빌리지의 모든 것이 언제나 그대로이지만은 않다는 점에서다. 타이파 빌리지는 ‘먹자골목’이라고 불리는 쿠냐 거리Rua do Cunha를 중심으로 구석구석 맛집들이 숨어 있다. 그런데 가이드북에 소개된 맛집들은 1년 사이에 문을 닫거나 이전한 곳이 많았고 새로운 얼굴도 보였다. 옆 동네에 거대한 자본으로 무장한 호텔 단지가 들어서면서 임대료가 매년 고공행진 중이란다. 타이파 빌리지가 더 이상 마카오의 숨은 뒷골목이 아니라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 주고 있다. 상권이 점차 커지면서 혹시라도 주민들의 일상에 피해가 되는 것은 아닌지, 작은 걱정을 남긴 채 발길을 돌렸다.
 

●손고은 기자의 추천 리스트
 
타이파 주택 박물관
단순히 박물관에 가는 것이 아니다. 왕족의 별장에 들어선 듯 아기자기 꾸며 놓은 정원이 방문객들에게 포근함을 선사한다.
 
타이레이로이케이
마카오에서 에그타르트 다음으로 반드시 먹어 봐야 할 간식. 이왕이면 가장 유명한 맛집의 본점에서 먹자. 줄 서서 기다리는 시간마저도 즐겁다. 
 
쿠냐 거리
짧은 거리지만 다양한 먹거리가 밀집되어 있다. 하지만 쿠냐 거리를 중심으로 뻗친 좁은 골목길을 쏘다니는 재미가 더욱 크다. 
 
 
 
3 타이파·콜로안 역사박물관
민트색 건물에서 타임슬립

본래 19세기에 지어진 행정구청 건물이었다. 지난 2006년 타이파와 콜로안 지역의 독특한 역사와 문화를 전시하는 박물관으로 재탄생했다. 1층에는 발굴 당시의 터를 그대로 두고 발견된 유물과 공예품 등을 전시한다. 2층 전시관에서는 수공예품을 비롯해 타이파·콜로안 지역 주민들의 모습과 문화, 경제 등 오늘날에 이르기까지의 사회 전반적인 모습을 여실히 보여 준다. 행정구청으로 쓰일 당시 보관하고 있던 무기류도 두었다. 박물관에서 사진촬영은 금지다.
Rua Correia da Silva, Taipa, Macau   +853 2882 5631     10:00~18:00(월요일 휴무)
성인 MOP5, 학생 MOP2, 10명 이상 단체 MOP2, 12세 미만 또는 65세 이상 무료(일요일 무료개방)
www.iacm.gov.mo/cotaimuseum
 
 
5 팍타이 사원
믿는 만큼 보이는 사원

타이파 빌리지에서 가장 큰 규모의 사원으로 160여 년의 역사를 가졌다. 방문자가 많은 사원인지라 천장에는 언제나 수많은 만수향萬壽香이 유유히 타고 있다. 뚝뚝 떨어지는 재를 맞으면 행운이 찾아온다는 설이 있다. 오래전 마카오 사람들은 팍타이 신의 계율에 따라 생활했는데, 홍수나 화재로부터 지켜 주는 신성한 힘을 가졌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사원 앞에는 평온한 느낌이 물씬 풍기는 작은 광장이 자리한다. 매년 음력 3월3일, 이 광장에서 전통 경극 공연을 펼치는 팍타이 축제가 열린다. 사원 바로 옆에는 자전거 렌탈 숍도 있다.   
Largo Camoes, Taipa, Macau
 
6 쿠냐 거리
타이파 빌리지의 맛있는 먹자골목

타이파 빌리지를 찾는 이들의 발걸음은 쿠냐 거리에서 시작한다. 1983년 마카오에서는 처음으로 보행자 존으로 바뀐 거리다. 폭 5m, 길이 115m의 작은 골목에는 배고픈 여행자들을 유혹하는 간식거리와 매캐니즈 레스토랑, 디저트 카페 등으로 가득하다. 개별 포장한 아몬드 쿠키나 에그 롤, 육포 등은 선물용으로도 인기. 일요일이면 쿠냐 거리 초입의 작은 광장에서 플리 마켓이 열려 볼거리를 더한다.
Rua do Cunha, Taipa, Macau
 
8 까르모 성당
언덕 위 성당에서 낭만을 노래하다

언제나 한결같이 타이파 빌리지를 내려다보고 있는 언덕 위의 작은 성당, 까르모 성당이다. 옅은 노란색 외벽에서 온기가 느껴진다. 1885년 완공된 까르모 성당은 타이파 빌리지 안에서 유일한 가톨릭 성당이었다. 영어, 중국어, 포르투갈어로 미사가 진행된다. 미사가 없는 시간에는 문이 굳게 잠겨 있다. 맞은편에는 혼인신청 등기소가 자리하는데 화요일과 목요일에는 결혼식장으로도 대관해 준다. 이국적인 풍경을 배경으로 웨딩촬영을 하고 있는 예비 신랑, 신부의 행복한 모습을 종종 만날 수 있다. 
Avenida de Carlos da Maia, Largo do Carmo, Taipa   +853 2882 7566
미사시간 | 평일 중국어 07:30, 영어 18:30, 일요일 중국어 09:00, 영어 10:00, 포르투갈어 11:00 
 
9 타이파 주택 박물관
우리집에 초대합니다

포르투갈풍 주택 다섯 동이 모인 박물관이다. 1921년 식민지 시절 지어진 실제 포르투갈 부유 계층 사람들의 저택이었다. 1980년대 마카오정부관광청에서 주택을 사들여 개조한 후 1999년 각각 다른 주제를 가진 전시관으로 완전히 탈바꿈했다. 20세기 포르투갈 침실과 거실, 욕실, 서재, 주방 등을 재현했으며 과거 마카오 건축물과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사진, 소품, 전통 의상 등이 다수 전시돼 있다. 보수공사 중인 두 개 동은 9월에 재오픈한다.
Avenida da Praia, Taipa, Macao  
+853 2882 7103  
10:00~18:00(17:30까지 입장, 월요일 휴무) 
성인 MOP5, 학생 MOP2, 일요일 무료 입장 
 
▶restaurants
안토니오 레스토랑 | 한국에서는 드라마 <궁>에 소개돼 유명해진 포르투갈 레스토랑. 2009년, 2010년 2년 연속으로 미슐랭 2스타의 영광을 거머쥔 스타 셰프 안토니오가 운영한다. 4명의 포르투갈 현지 요리사들을 지휘하고 육류, 올리브, 버터 등 식재료의 85% 이상을 포르투갈 현지에서 공수한 것으로 요리한다. 
Rua dos Clerigos No. 7, Old Taipa Village, Taipa, Macau   +853 2899 9998   12:00~15:00, 18:00~22:30
조개요리Ameijoas a Bulhao Pato MOP155, 안토니오 스타일 아로스 드 마리스꾸(해산물 빠에야)Paella de Mariscos a “Antonio” MOP520(2인 기준)
 

타이레이로이케이 | 양념을 고루한 구운 돼지갈비를 살짝 토스트한 빵 사이에 끼워 먹는 간식, 주빠빠오Ju Pa Bau 대표 맛집이다. 단순한 조합이지만 저렴한 가격으로 훌륭한 맛과 든든함을 경험하게 될 것. 주빠빠오는 오후 2시부터 판매한다. 
35 Rua Correia Da Silva, Taipa, Macau   +853 2882 7150   08:00~18:00   주빠빠오 MOP33
 

세라두라 | 딸기, 크림치즈, 두리안 등 다양한 종류의 세라두라를 선보인다. 플라스틱 컵에 담아 제공해 먹기 간편하다. 가격은 쿤하거리보다 저렴하지만 친절한 서비스는 기대하지 말 것. 
Rua Do Regedor S/N “AA” Chun Fok Village C.C.R/C, Taipa, Macau  
11:00~21:00   세라두라 오리지널 MOP20, 세라두라 두리안 MOP23
 

퐁다 커피 | 1956년 타이완에서 첫 문을 연 체인 카페다. 깊고 진한 커피를 선호하는 이들의 입맛에 맞다. 메뉴 옆에 빨간색으로 ‘I’, ‘H’가 쓰여 있다면 뜨겁게 마시는 것을 추천한다는 의미.   커피 추출 도구를 비롯해 각종 커피 도구도 판매한다. 
LRG Maia de Magalhaes, 15-17 R/C, Taipa, Macau   +853 6683 0098   퐁다 아이스 커피F.D. Iced coffee MOP24
 

아이쿠키 | 곰돌이 캐릭터 쿠키로 사랑받았던 쿠마 쿠키가 마카오 반도로 이전하면서 홍콩에서 넘어온 아이쿠키가 타이파 빌리지의 사랑스런 쿠키 가게로 등극했다. 소녀감성을 불러일으키는 캐릭터와 부드럽고 촉촉한 쿠키 맛에 반하게 될 것. 튼튼한 철제 박스에 담겨 있어 선물용으로도 손색없다. 
Rua Direita Carlos Dugenio, No 21, R/C, Taipa, Macau   +853 2882 5293   10:00~19:00(월요일 휴무)   꽃모양 초콜릿 버터쿠키Rich Butter Cookie MOP85, 미니원탑 쿠키Mini Sable Cookie MOP75
 
▶생생 Tip
타이파 빌리지, 이렇게 탐방하라 
마카오 반도에서 출발한다면 4번 틴하우 사원과 6번 쿠냐 거리, 코타이 스트립에서 출발한다면 9번 타이파 주택 박물관쪽이 접근성이 높다. 주택 박물관은 저녁에 방문하자. 해가 지면 주택 박물관 맞은편으로 더 베네시안 마카오, 갤럭시 마카오, 시티 오브 드림즈 등 휘황찬란한 불빛의 향연이 기다린다. 더 베네시안 마카오와 갤럭시 마카오까지 잇는 무빙워크와 에스컬레이터가 있어 이동도 편리하다. 
   
멀리서 바라보기, 까르모 공원
까르모 성당 맞은편, 혼인신청 등기소 뒤편으로 까르모 공원Jardim do Carmo, 氹仔市政公園이 언덕 위에 자리한다. 가지각색의 꽃으로 꾸며진 작은 정원으로 타이파 주택 박물관과 저 멀리 코타이 스트립의 화려한 경관까지 감상할 수 있다. 
 
타이파 빌리지는 타이밍이 관건 
타이파 빌리지 안에 있는 맛집들은 둘 중 하나다. 느긋하거나, 서두르거나. 오후 2시가 다 되어도 문을 닫고 있는 곳이 있는가 하면, 저녁이 되기도 전에 음식이 동나는 곳도 있다. 쿠냐 거리를 제외한 골목길 사이사이에 위치한 대부분의 레스토랑들은 오후 3~5시 사이에 브레이크 타임이 있으니 참고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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