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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NING] 고등어, 국민생선의 이색변신

  • Editor. 트래비
  • 입력 2015.12.01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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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대치동 ‘그란구스또’, 연희동 ‘ㅋㅋ레스토랑’, ‘라뮤즈 드 연희’, 서교동 ‘마농’, ‘라운지105’, 연남동 ‘폰테벨라’는 ‘고등어 파스타’로 주목받은 레스토랑들이다. 
몇해 전 오일 파스타에 마늘 또는 고추를 사용해 칼칼한 맛을 더하고 그 위에 고등어를 올린 고등어 파스타가 이색적인 조합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고등어의 재발견이었다. 

에디터 트래비  자료제공 월간식당 www.foodbank.co.kr  
* 1985년 창간한 <월간식당>은 한국 외식산업 전반을 살펴볼 수 있는 외식산업 종합정보지입니다.
 
●고등애-고등어 추어탕
통째로 삶은 고등어가 담백한 국물 요리로 거듭나다

생선을 손질하다 보면 맛이나 품질로는 전혀 손색없지만, 사이즈가 일정하지 않거나 통째로 내기엔 상품가치에 미치지 못하는 고등어가 발생한다. 이때 발생하는 손실을 해결하기 위해 고등애는 여러 번 시도 끝에 고등어를 갈아 국물로 낼 수 있는 고등어 추어탕을 만들었다. 여름철 민어의 뼈를 고아서 먹는 요리방법을 응용해 고등어 추어탕이 탄생한 셈이다. 고등어는 추어탕처럼 특유의 흙냄새가 나지 않아, 산초나 향신료를 많이 넣을 필요가 없다. 일반 추어탕보다도 맛이 담백하다. 

고등어 추어탕은 먼저 고등어를 물에 넣고 2시간 정도?끓인다. 다른 생선에 비해 기름진 고등어는 다른 재료를 넣지 않고 자체만 끓여도 기름이 섞인 진한 육수가 우러나는데, 쌀뜨물처럼 뿌옇고 곰탕보다 진하다. 뜨겁게 끓여낸 고등어의 뼈가 으스러지고 살이 풀어지면 그것을 거품기로 저어 고운 입자를 만든다. 거기에 파, 대파, 된장을 넣고 푹 끓이면 완성되는데 특유의 강한 향을 지닌 시래기 대신 얼갈이배추를 사용한다. 

고등어 추어탕 이외에도 국산 고춧가루를 넣고 3번 정도 끓여 깊은 맛을 낸 ‘고등어조림’, 생물고등어를 특별한 양념 없이 바로 구워낸 ‘고등어구이’ 등의 식사류가 점심시간대 직장인들의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식사가 나오기 전에 나오는 ‘고등어 식해’는 양념한 고등어를 섞박지와 함께 버무린 음식으로 식욕을 자극할 정도로 감칠맛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서울시 강서구 공항대로59가길 10(등촌점)    02 3662 2442   고등어구이·고등어조림 9,000원, 고등어간장구이·양념구이·조림쌈정식 1만1,000원, 활고등어회·연어회·광어회 3만원, 코스요리 1인 3만5,000원, 4인 9만9,000원
 
★ 추어탕 소스와 민어지리탕에서 착안, 뼈와 살을 통째로 고아냄
★ 시래기 대신 얼갈이배추를 사용
★ 코스요리의 마지막 요리로 제공되나 개별 주문도 가능
 

●갓포아키-사바미소니
일본식 된장에 조린 고등어요리

고등어는 일본에서도 국민 생선으로 꼽힌다. 소금으로 숙성시켜 식초에 담갔다가 먹는 시메사바부터 이를 활용한 봉초밥까지 조리법도 다양하다. 그중에서도 고등어의 담백한 맛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대표적인 요리가 갓포요리다. 썰고 삶아서 음식을 조리한다는 의미의 ‘갓포’요리는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기 위해 지나친 조리법이나 강한 양념을 사용하지 않고 자연 지향적인 스타일을 추구한다. ‘갓포아키’의 ‘사바미소니’가 바로 그런 요리다. 

서양음식 ‘청어리에뜨’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기존의 일본식 고등어된장조림을 변형시킨 사바미소니의 중요 포인트는 고등어의 신선도다. 갓포아키는 눈이 선명하고 빛깔과 탄력이 살아있는 부산·제주도산 고등어를 노량진시장에서 당일 수급해 조리한다. 싱싱한 고등어가 준비되면 가츠오부시와 다시마를 우린 물에 일본된장을 풀고 미림, 설탕으로 단맛을 가미해 소스를 만든다. 이때 생강즙도 함께 넣어 고등어의 비린 맛을 잡아낸다. 여기에 고등어를 넣고 약중불에서 천천히 익혀 간이 배어들게 한 다음 건져 내고 소스만 따로 되직하게 조려 낸다. 총 8~10분 정도 단시간에 조려야 뻑뻑하거나 녹아내림 없이 촉촉하고 보드라운 속살을 유지한다. 함께 나오는 바게트도 일본스타일을 반영했다. 다진 생강과 버터를 섞어 한쪽 면에만 바른 다음 겉이 노릇해질 정도로 굽는다. 반대쪽은 굽지 않은 상태로 두는데 고등어를 올려서 먹을 때 바게트의 바삭하고 부드러운 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드라이한 사케나 일본 소주를 얼음물에 섞어 함께 먹으면 미소된장 소스가 달달하면서 짭짤해 맛의 밸런스가 잘 맞는다. 

서울시 강남구 선릉로 162길 12 마드레스(청담점)    02 540 8660    고등어된장조림(사바미소니) 1만5,000원, 구운 고등어 봉초밥(야끼사바보우즈시) 1만7,000원, 아나고튀김(아나고덴뿌라) 2만3,000원, 한우채끝구이(규타다끼) 2만9,000원, 스시12종 3만원, 제철 모듬사시미 2pea 5만8,000원, 4pea 9만8,000원 
 
★ 바bar중심, 블랙톤의 모던한 인테리어
★ 제철 식재료의 매입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메뉴, 청담점에서만 와인판매 
★ 매일 한정된 인원에 맞춰 예약제로 운영
 
 

●미미면가-고등어구이 온소바
고등어구이와 따끈한 메밀 소바가 만나다

‘미미면가美味麵家’는 메밀을 활용한 소바전문점으로 일본 핫토리 출신의 장승우 오너셰프가 2012년 서울 신사동에 오픈했다. 상호인 ‘미미면가’는 ‘아름다운 맛을 가진 소바를 파는 식당’이라는 뜻이다.

한국에서는 소바를 주로 차게 먹지만 일본은 계절에 구애받지 않고 즐긴다. 미미면가는 소바 요리의 대중화를 위해 다양한 토핑을 활용한 29종류의 온소바와 냉소바를 선보이고 있다. 대표 메뉴는 ‘소고기구이와 새우튀김냉소바’와 ‘단새우와 성게알냉소바’, ‘고등어구이 온소바’, ‘소고기와 숙주나물 온소바’다. 온소바의 경우 가츠오부시와 아츠케즈리로 만든 쯔유를 오랜 시간 우려낸 다랑어 밑 국물과 배합한 육수가 특징이며 냉소바는 무, 배, 대파, 가츠오부시를 함께 끓여 시원한 맛과 함께 일본식 육수의 느낌을 잘 살렸다. 각각의 육수는 모든 메뉴의 토핑과 어우러지면서 특색 있는 진한 맛을 연출한다.

시그니처인 ‘고등어구이 온소바’는 온육수에 메밀면과 구운 고등어 반 마리를 통째로 올려내는 메뉴다. 고등어구이 온소바는 고등어 손질과 비린내 제거가 관건인데 손질한 고등어 살은 청주를 발라 토치로 초벌구이해 비린 맛을 잡는다. 초벌한 고등어구이는 미리 만들어 놓은 간장 양념에 9시간 담가 놓으면 감칠맛을 더하면서 살을 부드럽게 만든다. 이때 사용하는 간장 양념은 살을 발라내고 남은 고등어 뼈를 넣고 끓여 특유의 진한 풍미가 도는 것이 특징이다.

주문하면 바로 면을 삶고 미리 양념한 고등어를 프라이팬에 구워 육수와 함께 버섯, 미역, 김 등 계절에 맞는 고명을 올려 고객에게 제공한다. 진한 가츠오부시 육수와 비린 맛 없이 부드러운 고등어가 조화를 이뤄 입맛을 돋운다. 여기에 양귀비가 들어간 시치미(일본식 고춧가루 양념)를 넣으면 감칠맛이 배가된다.

장 셰프는 즉석에서 ‘고등어 주먹밥’도 선보였는데 고등어를 양념한 후 잘게 찢어, 간을 맞춘 밥과 버무려 주먹밥 모양으로 만드는 것. 간이 된 부드러운 고등어 살과 알알이 느껴지는 밥이 식감의 균형을 이루고 쉽게 만들 수 있어 활용도도 높다.

서울시 강남구 도산대로1길 12    070 4211 5466    고등어구이 온소바 1만4,000원, 붕장어튀김 온소바   1만2,000원, 소고기구이와 새우튀김 냉소바 1만3,000원, 성게알 냉소바 小 1만5,000원, 大 2만5,000원, 사리 추가 3,000원, 우엉·가지·어묵튀김 2,000원
 
★ 가츠오부시와 아츠케즈리 육수와 고급 다랑어 육수를 배합한 진한 밑 국물
★ 고등어를 굽기 전 청주를 발라 토치로 초벌구이해 비린 맛을 잡음
★ 양과 취향에 따라 각종 튀김과 면 사리 추가 가능
 
 

●카페인신현리 -구운 고등어와 바게트
한국인 입맛에 맞춘 고등어와 프랑스 바게트가 썸타다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카페인신현리’는 자작나무 숲을 벗 삼고 있는 카페다. 굽이굽이 길을 따라가면 붉은 벽돌의 3층 건물이 반긴다. 카페 정문에 들어서면 통유리로 된 벽면 너머 자작나무 숲이 시원하게 자리해 마치 휴양림에 온 느낌이다. 1층과 2층은 카페로 사용하고 3층은 사무실이다.

카페인신현리의 대표메뉴는 ‘구운 고등어와 바게트’와 ‘통 새우와 버거 번’이다. 구운 고등어와 바게트는 손창우 셰프가 터키에 여행 갔을 때 맛본 케밥에서 착안한 메뉴다. 튀긴 고등어와 마늘을 호밀빵에 넣어 완성한 케밥의 담백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한국인의 입맛에 맞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메인메뉴로 개발했다. 대신 터키 현지에서 길거리 음식으로 통하던 메뉴를 좀 더 고급화하는 데 주력했다. 

퍽퍽했던 빵은 캐나다산 유기농 밀가루를 2~3일 동안 저온에서 12시간 동안 숙성해 겉은 바삭하면서도 속은 부드러운 바게트로 만들었다. 자연 발효 과정을 거쳐 소화가 잘되며 일반 바게트보다 굽는 시간을 단축, 일정량의 수분을 유지해 촉촉한 텍스처가 살아 있다.

고등어는 아침마다 구입해 마늘과 강황가루, 후추, 오일에 미리 절여 비린 맛을 제거한다. 주문시 양념한 고등어 반 마리를 굽고 적양파와 흰 양파를 반반 섞어 올리고 로메인 상추와 실파, 레몬 마요네즈 소스도 함께 넣는다. 단맛이 도는 적양파와 알싸한 흰 양파는 부드러운 소스와 어우러져 고등어의 식감을 살리면서 개운한 맛을 더한다. 이때 양파는 최대한 얇게 썰어 고등어의 묵직한 식감을 살리는 것이 비법이다. 구운 고등어와 바게트와 가장 잘 어울리는 커피는 진하게 내린 따뜻한 아메리카노다. 은은한 단맛이 돌면서 무게감이 느껴지는 아메리카노는 기름진 고등어의 맛을 중화시킨다.

도심에서 떨어져 있는 카페인신현리는 카페명처럼 토속적인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광주 퇴촌면의 유기농 토마토를 사용하는 등 로컬푸드 콘셉트로 카페를 운영한다. 

경기도 광주시 오포읍 새말길 167번길 68    070 5073 2424    구운 고등어와 바게트 1만1,800원, 통 새우와 버거 번 1만1,800원, 생 아보카도와 훈제 연어를 곁들인 오픈 샌드위치, 루그 브레드 1만3,300원, 소고기 안심 오픈 샌드위치 루스틱 1만5,500원, 에스프레소 4,000원, 아메리카노 4,000원, 카푸치노 5,000원
 
★ 오일과 강황가루, 마늘, 후추로 고등어를 절여 비린 맛 제거
★ 하루에 판매할 양을 정해 필요한 재료만 구입해 운영하는 방식
★ 자작나무 숲이 어우러지는 자연 친화적인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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