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서령 기자의 Honeymoon Dream] 프랑스 니스- 무엇을 하더라도 NICE
[고서령 기자의 Honeymoon Dream] 프랑스 니스- 무엇을 하더라도 NICE
  • 고서령
  • 승인 2015.12.30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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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에 단 한 번, 가장 로맨틱한 여행을 꿈꾸는 커플에게 추천하는 유럽의 소도시들.
 
●France Nice
무엇을 하더라도 NICE
 
제일 좋은 곳, 제일 좋은 사람과

어릴 적, 생일을 제외하고 일 년 중 가장 기다려지는 날은 어린이날이었다. 어린이날 전날 학교에 가면 같은 반 친구들의 어머니들이 보내 주신 온갖 과자와 군것질거리들이 잔뜩이었다. 내 몸만큼 큰 비닐봉지에 그것들을 담아 집으로 돌아오면 세상에서 가장 중대한 고민이 시작되었다. 제일 맛있는 것부터 먹을까, 맛없는 것부터 먹을까. 그때마다 난 가장 맛있는 걸 마지막까지 아껴 두었다가 가장 친한 친구와 나누어 먹었다. 내게 어린이날 마지막까지 남겨 둔 과자 같은 여행지가 니스Nice다. 소중히 아껴 두었다가 언젠가 정말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찾고 싶은 곳. 제일 좋은 건 제일 좋은 사람과 나누고 싶으니까. 

지금껏 내가 만난 남프랑스를 여행해 본 사람들은 하나같이 남프랑스를 ‘천국 같다’고 묘사했다. 니스는 그 천국을 대표하는 도시다. 니스가 위치한 지중해 연안을 ‘리비에라Riviera’ 지역이라고 부르는데, 니스의 별명이 ‘리비에라의 여왕’이다. 따뜻한 햇살과 포근한 바람이 일년 내내 이어지고, 매끈한 자갈돌과 쪽빛 바다가 만나 그림 같은 해변을 이루는 곳. 마티스Matisse, 샤갈Chagall 같은 세계적인 화가들이 반해 수십년을 머물렀고, 지금은 그들을 대표하는 작품들이 가장 많이 남아 있는 곳. 무엇을 하더라도 혹은 아무것도 하지 않더라도 그저 ‘나이스Nice’한, 그런 곳을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누구와 함께 가겠는가.
 
니스 해변은 모래사장이 아닌 자갈돌로 이뤄져 있다 
니스 해변을 따라 3km 넘게 이어지는 ‘영국인의 산책로’는 18세기부터 니스를 동경해 자주 찾던 영국인들의 기부로 만들어졌다 

니스를 탐하는 자세

니스를 여행할 땐 게으름을 부려도 좋다. 5분 단위로 쪼갠 여행 계획표나 알람시계는 니스를 즐기는 데 방해가 될 뿐이다. 눈부신 햇살이 침대 위로 가득 쏟아질 때까지 늘어지게 잠을 자고, 아름다운 풍경을 초점 없는 눈으로 마주하며 ‘멍때리기’도 실컷 하고, 목적지 없이 아무 방향으로나 걸어 다니면서 이 골목 저 골목을 기웃거려 보는 것이 진정한 니스 여행자의 자세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니스에 가게 된다면 무엇을 할까 생각해 보았다. 가장 먼저 한국에서 입기엔 큰 용기가 필요했던 화려한 비키니를 당당하게 챙겨 입고 해변으로 뛰어갈 것이다. 자갈돌 위에 예쁜 천을 깔고 누워 달달한 로맨스 소설을 읽다가, 핑크빛 스파클링 와인을 병째로 나 한 모금, 그 한 모금. 그렇게 해가 떨어질 때까지 해수욕과 일광욕을 번갈아 즐기며 니스 해변 풍경의 한 조각이 되고 싶다.

하루 정도는 아침 일찍 부지런을 떨어 꽃시장에 나가야지. 비유 니스Vieux Nice 구시가지의 쿠르 살레야Cours Saleya 광장에선 오전 6시부터 큰 꽃시장이 열린다. 깨끗한 아침공기에 섞인 꽃향기를 뱃속 끝까지 들이마시고, 호텔 방에 꽂아 둘 작약 한 다발을 살 것이다. 꽃시장 옆에선 과일, 채소, 치즈, 올리브, 잼 등 각종 식료품을 파는 시장도 열린다. 그곳에서 저녁 와인 안주거리로 삼을 싱싱한 과일과 고소한 치즈도 조금씩 사야겠다. 출출해지면 시장 한쪽에서 파는 니스 최고의 길거리 간식 ‘소카Socca’를 먹어야지. 소카는 콩가루 반죽으로 만들어 후추를 곁들여 먹는 크레페로 단돈 2~3유로에 든든히 배를 채울 수 있다. 호텔로 돌아가기 전 구시가지 구경도 빠뜨릴 수 없다. 오래된 골목, 고풍스런 건물 사이사이로 각종 공방과 아틀리에가 빼곡해 소소한 쇼핑을 즐기기에 좋다.

작약 향기에 취해 달콤한 늦잠을 잔 날에는 예쁘게 차려입고 미술관에 가고 싶다. 니스의 부촌에 해당하는 ‘시미에Cimiez 지구’에는 마티스미술관과 샤갈미술관이 함께 자리해 있다. 마티스는 프랑스 북부지역에서 태어났지만 니스의 아름다움에 마음을 빼앗겨 1918년부터 세상을 떠난 1954년까지 37년 동안 니스에 살았다. 1963년 설립된 마티스미술관에는 마티스가 유언을 통해 기증한 작품들과 그의 부인과 다른 상속인들이 추가로 기증한 마티스의 그림, 소묘, 조각 등이 대량 전시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마티스가 생전에 작업실에서 사용하던 크고 작은 물건과 개인적으로 작업했던 사진, 일러스트북 등도 직접 볼 수 있다. 1973년에 개관한 샤갈미술관은 샤갈의 작품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소장하고 있는 곳으로 무려 450점이 모여 있다. 니스에서 가장 큰 미술관인 근현대미술관MAMAC은 프랑스 유명 건축가 이브 바야르Yves Bayard와 앙리 비달Henri Vidal이 설계한 것으로, 건물 자체가 하나의 예술품이다. 내부에는 리히텐슈타인, 앤디 워홀 등의 대표작을 포함해 풍부한 아방가르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미술관 꼭대기에서 내려다보는 구시가지의 전경도 멋지다.
 
그리고 하루에 한 번은 ‘영국인의 산책로’라고 불리는 프롬나드데장글레Promenade des Anglais를 걸으며 그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해변을 따라 3km 넘게 이어지는 이 산책로는 18세기부터 니스를 동경하고 자주 찾던 영국인들의 기부로 만들어졌다. 산책로를 따라 자리한 수많은 레스토랑 중 어느 곳에서 저녁을 먹을지 고르는 재미도 쏠쏠할 것 같다. ‘퀴진 니사르드Cuisine Nissarde’라는 라벨이 붙은 레스토랑에선 니스의 전통음식을 제대로 차려낸다고 하니, 기억했다가 꼭 한 번 찾아가 봐야지. 

니스 가는 길
에어프랑스가 파리 샤를드골공항에서 니스까지 항공편을 하루 6번 왕복 운항한다. 인천-파리 직항과 연결해 당일 연결이 가능한 스케줄도 하루 5편이다. 초고속열차 TGV도 파리-니스 구간을 운영하지만 6시간 가까이 소요되므로 항공 이동이 더 편하다.
 
구시가지 쿠르 살레야 광장에서는 이른 아침부터 큰 꽃시장이 열린다
마티스미술관에서는 마티스의 작품뿐 아니라 그가 생전에 작업실에서 사용하던 물건도 직접 볼 수 있다
 
글 고서령 기자 사진제공 엔스타일투어 www.nstyletou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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