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민경 기자의 On Air] 아이즈 와이드 셧Eyes Wide Shut ‘영원히’는 빼주세요
[차민경 기자의 On Air] 아이즈 와이드 셧Eyes Wide Shut ‘영원히’는 빼주세요
  • 차민경
  • 승인 2015.12.30 11: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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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지금 당장 해야 할 것이 있어, 섹스Fuck.” 
<아이즈 와이드 셧>의 마지막 대사다. 기억에 남는 영화의 마지막 대사로 자주 꼽히는 대목 중 하나다. <아이즈 와이드 셧>은 그 선정성 때문에 많은 논란을 낳았던 작품이다. 영화 중반에 등장하는 비밀 파티의 ‘난교’ 씬은 성인물 스크린샷으로 돌아다닐 정도. 

아내가 다른 남자와의 외도를 꿈꿨다는 사실을 알게 된 남편 빌은 집 밖에서 여러 종류의 성적 유혹을 겪게 된다. 지인의 딸, 창녀 그리고 난교가 벌어지던 비밀 파티까지. 그리고 비밀 파티에 몰래 숨어들어간 것이 적발돼 신변의 위협을 받는다는 것이 줄거리다. 스탠리 큐브릭 감독은 화려한 조명이 빛나고, 정신을 가눌 수 없는 환락의 시간이 이어지는 크리스마스 즈음을 영화의 배경으로 그려 넣었다. 실체를 확인할 수 없는 비밀 파티까지 더해져 꿈이라고 해도 믿을 법한 분위기다. 그래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빌이 시도할 뻔했던 모든 성적 유혹들은 모두 불발로 끝이 난다. 그리고나서 아내가 하는 말이 바로 저 말이다. 당장 섹스를 해야 한다고. 각자의 위기를 잘 헤쳐 나왔기 때문에.

결혼을 해 보진 않았지만(긴 연애를 해 봤으니 숟가락 좀 얹겠다) 하나의 가정을 이룬다고 해서 개인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동상이몽이란 말은 이 상황에 매우 적절하다. 개인의 욕망이 오롯이 상대에게 전해질 수 없고, 그렇기 때문에 다른 방식으로 욕망이 표출될 수밖에 없다. 또한 ‘권태’를 빼놓을 수는 없을 것이다. 원작인 아르투어 슈니츨러Arthur Schnitzler의 <꿈의 노벨레Traumnovelle>는 작품이 쓰여진 1920년대 가부장적인 가정 생활에 대한 불만에서 문제가 발현되지만, 영화는 현대 뉴욕을 배경으로 하는 만큼 가부장적인 분위기보다는 부부 사이의 권태가 문제의 시발점이 된다. 
 

사실 당장 섹스를 하자는 말보다, 그 이전에 아내인 앨리스가 빌에게 하는 “‘영원히’라는 단어는 쓰지 말라”는 대사가 더 의미심장하다. 비록 지금 유혹을 뿌리치고 서로에게 돌아왔다 한들, 영원까지 기약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빌은 가정이란 제도 안으로 돌아가라고, 허튼 짓을 하지 말라고 위협받았다. 또 바깥의 것들은 대체로 위험한 것으로 묘사되면서 ‘안’ 곧 가정이 안전하다는 가상의 명제를 강조했다. 그래서 다시 돌아왔고. 그러나 ‘영원한 것은 없다’고 끝을 맺으니 마지막에 가서야 내가 뒷통수를 맞았음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2001: A Space Odessey>만큼이나 신선한 뒷통수다.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샤이닝The Shining> 등 수많은 걸작을 남긴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영화 생활을 엿볼 수 있는 <스탠리 큐브릭 전>이 지금 서울 시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작품 활동에 쓰였던 소품, 사진, 메모 등 1,000여 점이 전시될 예정이라고.   
 
아이즈 와이드 셧Eyes Wide Shut
감독 스탠리 큐브릭Stanley Kubrick(1928~1999)
드라마 | 160분 | 청소년 관람불가 
2000년 개봉
출연 톰 크루즈Tom Cruise
       니콜 키드먼Nicole Kidman
 
 
글 차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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