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EST COLUMN] 우리 모두 카페로 가자
[GUEST COLUMN] 우리 모두 카페로 가자
  • 트래비
  • 승인 2015.12.30 11: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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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 왔다. 파리에서 연쇄 테러가 발생한 지 2주 만이다. 출국 전날까지 부모님께 파리에 간다고 말하지 못했다. 부모님이야 무작정 걱정을 하실 테지만 나로선 걱정을 끼친다 해도 파리, 파리 아닌가! 파리행 에어프랑스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의 음식은 훌륭했다. 테러는 금세 잊고 역시 프랑스 음식이야! 감탄하며 앞으로 펼쳐질 파리 여행을 상상했다. 그렇게 파리로 날아와 열흘을 지냈다.
 
129명이 사망한 바탕클랑 극장 주변의 추모행렬 
 
추모 행렬이 끊이지 않는 테러 현장 인근의 레퓌블릭 광장

“파리 분위기 어때요?” 
지인들이 간혹 물었다. 그런데 딱히 할 말이 없다. 나도 파리에 도착하자마자 사람들에게 물었다. 
“테러가 있었잖아요? 요즘 분위기가 어떤가요?”
누군가는 어깨를 한 번 으쓱하더니 이렇게 말했다. 
“지금 파리가 어떤지 직접 보고 있잖아요. 어때 보여요?”
겉만 봐선 파리는 평온해 보였다. 내가 파리 사람들에게 하던 질문을 한국의 지인들에게서 받고 보니 파리 사람들이 내 질문에 왜 별말이 없었는지 알겠다. 그들은 앞으로도 파리에 살아야 한다. 
지하철역이나 거리에서 중무장을 한 군인들과 간혹 마주치는 일을 제외하곤 파리는 전과 다를 게 없다. 나는 매일 파리 곳곳을 걸어 다녔고, 지하철과 자전거를 탔다. 하루에도 두세  번씩 카페를 호핑하듯 전전하며 에스프레소를 마시고, 맛있는 뺑오 쇼콜라를 찾아 다녔다. 유난히 싼 바게트와 우유도 매일 빼먹지 않고 먹었다. 

테러가 발생했던 지역을 제외하면 파리의 모습은 전과 다를 바 없다. 파리 사람들과 관광객들이 광장에 모여 희생자를 추모하는 게 다를 뿐이다. 테러 현장 인근의 레퓌블릭 광장을 찾았던 날, 팝가수 마돈나도 이곳을 찾아와 거리 공연을 벌였다. 

테러로 인해 관광객이 줄었다고는 하나 오르세 미술관을 가 보면 그것도 잘 모르겠다. 파리 곳곳을 걸을 때마다 트렁크를 끌고 가는 사람들을 쉬지 않고 만났다. 전 세계 여러 나라를 가 봤지만 파리처럼 트렁크를 끄는 사람이 많은 도시를 본 적이 없다. 뉴욕도 그렇다지만 파리보다 덜하다. 파리는 누구에게나 꿈의 여행지다. 하지만 이번 테러는 특정 타깃을 대상으로 했던 이전 경우와는 달랐다. 말 그대로 무작위 대중을 타깃으로 한 무차별 테러였다. 테러에 대해 파리 사람들은 이렇게 응수했다. 

“우리 모두 카페로 가자! 레스토랑으로 가자! 
평소와 같이 와인을 마시자!”

파리 사람들이라고 후속 테러에 대한 두려움이 없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일상생활을 전과 같이 ‘지키면서’ 말한다. “테러리스트들이 원하는 대론 되지 않을 것이다.” 파리 사람들은 그들만의 방식으로 테러와 싸운다. 프랑스에선 올해 11월 셋째 주에도 보졸레 누보 축제가 열렸다. 

*2015년 11월13일 일어났던 파리 테러 이후 파리 출장에 대한 기자들의 입장은 많이 엇갈렸습니다. 그러나 이메일 닉네임마저 ‘여행은 삶’인 박준 작가는 망설임 없이 12월 초 파리행을 택했고 한 달 가까이 파리와 런던을 오가며 유럽에 머물고 있습니다. “파리는 어떤가요?” 그가 보내 온 이 글은 우리 모두 궁금했던 그 질문에 대한 대답입니다. 
 
글·사진 Travie writer 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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