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und Table] 안전여행의 기술
[Round Table] 안전여행의 기술
  • 트래비
  • 승인 2016.03.04 16: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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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여행의 기술 
 
테러가 발생하고 
바이러스가 돈다고 
무작정 여행을 안 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문제는 ‘안전’이다. 
안전불감증도, 안전민감증도 
극복하는 안전여행의 
기술이 있을까? 

정리 <트래비> 취재부 

●여행이 위험하다고 느낄 때
 
김▶ 각자 여행할 때 위험하다고 느끼는 순간이 있나? 나는 비행기 이륙 때마다 무섭다. 비행기야 힘내라 힘! 이러면서 눈 감고 기도한다.
차▶ 2015년에 항공기 추락사고 난 뒤로 한동안 동남아 가는 비행기 탈 때마다 무서웠다. 비행기가 흔들리기만 해도 겁났다.
김▶ 아는 기자 한 명이 비행 중 에어포켓* 때문에 좌석에서 붕 떴다가 떨어져 옆구리를 다친 적이 있다. 보험료는 받았는지 모르겠네.
신▶ 2013년에 터키 이즈미르공항에서 착륙하다가 비행기가 활주로를 이탈해서 죽는 줄 알았다. 그날 이후로 착륙할 때마다 무섭다.
손▶ 나는 여행지에서 밤에 택시 탈 때가 무섭다. 납치, 인신매매 그런 거 당할까 봐.
편▶ 내가 아는 여기자는 라오스 배낭여행 중 택시를 탔다가 봉변을 당할 뻔했단다. 택시기사가 갑자기 돌변했다고. 근데 기지를 발휘해서 “여기서 이러지 말고 내가 묵는 호텔로 가자”고 회유해 위기를 모면한 다음 극적으로 탈출했다고 한다.
all▶ 진짜 대단하다~
양▶ 나는 전도연이 출연한 영화 <집으로 가는 길> 본 다음부터 출입국 심사할 때 공항에서 잡힐까 봐 너무 무섭다. 내가 모르는 물건이 가방에 들어 있을까 봐. 내가 자주 출장 가는 중국에서는 그런 일로 잡히면 사형을 받기도 한다.
천▶ 엘리베이터가 무섭다. 터키에서 자정 가까운 시간에 갇힌 적 있다. 비상벨을 눌러도 아무도 응답 안 하고. 휴대전화에 일행들 전화번호도 저장되어 있지 않았다. 다행이 같이 있던 사람이 갖고 있는 전화번호가 있어서 극적으로 탈출했다.
고▶ 나는 소매치기. 휴대전화도 두 번이나 털리고. 태국에서 한 번, 라스베이거스에서 한 번. 이제는 가방 끌어안고 다닌다.
김▶ 나도 파리에서 소매치기 당한 적 있다. 적은 돈이어서 잡으려고 쫓아가지는 않았다. 따라갔다가 오히려 더 위험해지는 수가 있다. 내가 아는 태권도 유단자가 여행 중에 소매치기범이랑 맞붙었다가 죽기 직전까지 맞았다고.
편▶ 나이가 들수록 겁이 더 많아진다. 20대 때 배낭여행할 때는 밤에 뉴욕 할렘가를 막 걸어 다니고, 흑형들 마주치면 같이 힙합 리듬 타면서 걷고 그랬다. 지금 생각하면 제정신이 아니었던 듯. 이제는 여행지에서 밤에 뒷골목 같은 데 절대로 안 간다.

●사고 나면 내 책임? 여행사 책임?
 
차▶ 동남아에서는 수상 액티비티를 많이 하는데, 안전장비가 부실한 편이다. 물에 폭삭 젖어서 나보다 더 무거운 것 같은 구명조끼를 받아 들면, 내가 이 구명조끼 때문에 죽는 거 아닐까라는 생각도.
김▶ 나는 예전에 동남아에서 뒷자리에 여자를 태우고 신나게 제트스키를 타다가 급커브를 돌았는데, 여자가 날아간 적 있다.
all▶ 헐!!!
김▶ 뒤에 돌이라도 있었으면 죽었을지도. 다행히 명품 선글라스만 하나 잃어버리고 끝났다.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다.
편▶ 해외여행 중에 안전사고가 생기면 다녀와서 여행사 책임이라고 소송 거는 경우도 많다.
김▶ 신혼여행 가서 신랑이 밤에 수영하다가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여행사에도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고 판결났다. 안전 수칙을 제대로 공지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였다. 결국 대법원까지 갔는데 여행사는 책임 없다고 최종 결론 났다.
고▶ 자유 일정이냐, 여행사 가이드 인솔 일정이냐 등 조건에 따라 여행사 책임 여부가 다르다. 자유 일정 중에 위험 행동을 하다가 사고가 나서 다치거나 사망하면 법적으로 여행사 책임이 없다고 알고 있다.
신▶ 내가 여행사 근무할 때도 신혼여행 중 신랑이 사망한 경우가 있었는데, 소송에서 여행사 책임이 없다고 판결났다. 그래도 여행사가 도의적 책임을 지겠다면서 후속처리 경비 일체를 부담했다. 해외여행 가서 사망하는 사람 은근히 많다. 언론에 다 노출되지 않을 뿐이다.
고▶ 한국에 있어도 교통사고 등으로 죽는 경우 많다. 꼭 해외가 더 위험해서 사망한 거라고 볼 수 없다.
김▶ 그래도 해외에서는 안전에 대해 해이해지는 경향이 있는 건 분명하다. 마음이 붕 떠서 위험한 상황에 더 경계심 없이 노출되는 것 같다.
 
●안전불감증이거나 안전민감증이거나
 
김▶요즘 남미에서 지카바이러스가 유행 중이다. 남미 출장 가라고 하면 갈 건가?
차▶ 임신만 안 하면 문제없는 거 아닌가?
손▶ 지카바이러스에 감염되었던 여성이 치료 후 나중에 임신해서 애를 낳아도 전혀 문제가 없다고 한다. 임신부들은 조심해야겠지만.
편▶ 브라질이 올림픽을 무사히 치를 수 있을지 걱정이다.
차▶ 태국도 매 시즌마다 테러, 시위 같은 사건이 생겼다. 너무 자주 일어나니까 이제는 사람들이 별 신경 안 쓰는 것 같다.
김▶ 태국 시위로 시끄러울 때 탱크 앞에서 기념사진 찍어 자랑한 사람들도 있었다. 태국은 관광으로 먹고 사는 나라여서 여행자들을 위험에 빠뜨리지 않는다고 한다.
고▶ 안전불감증을 가지면 안 되겠지만, 외국에서 사고가 났다는 뉴스가 들리면 실제보다 크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 마치 북한이 미사일 쏘고 핵 실험한다는 뉴스가 나오면 외국에서는 한반도에 당장 전쟁 나는 거 아니냐고 생각하듯 말이다.
신▶ 얼마 전에 이탈리아 기차역에서 총기 테러가 발생했는데 전혀 기사화되지 않았다. 기사화 되느냐 마느냐에 따라 사람들 인식이 달라지는 듯.
편▶ 뉴욕에서 범죄가 많이 발생하는 곳에 CCTV 수를 늘렸더니 범죄가 더 늘었다. 왜일까? 예전부터 있었지만 드러나지 않았던 범죄들이 CCTV로 인해 포착되어서 그런 것.
차▶ 얼마 전 필리핀 남부 치안 문제가 이슈가 되면서 성수기 여행자 수가 급감했다. 근데 실제로 남부 보라카이로 여행간 사람들에겐 아무 일 없었다고 한다. 쏟아져 나오는 정보들을 선별해서 습득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김▶ 안전은 아무리 주의해도 지나침이 없지 않나?
천▶ 집에 불이 나면 언제든지 그것만 들고 탈출할 수 있도록 중요한 물건만 모아 준비해 두는 사람도 있다. 유난스럽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므로 잘 대비하는 게 좋은 듯. 교육의 문제일 수도. 일본의 경우 안전교육이 매우 철저해 방공호가 어디 있는지 국민들이 다 알고 있다. 우리는 잘 모른다.
김▶ 크루즈에서 안전 교육할 때 집중 안 하고 기념사진 찍는 사람들 보면 꼭 한국 사람이다.
편▶ 세월호 사고 직후에 크루즈 탔을 때는 사람들이 정말 열심히 듣더라.
천▶ 요즘 기내 안전방송들도 위트 있게 제작한다. 사람들이 얼마나 방송을 안 들으면 재밌게 만들려고 하겠나.

●나만의 안전여행 비법
 
김▶ 자기만의 안전여행 비법 있나? ‘안 떠난다’ 같은…
all▶ 깔깔깔
김▶ 해외 도착하면 외교부에서 항상 문자 온다. 위급상황 시 영사콜센터로 전화하라고 번호 알려주는데 그걸 외우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래서 나는 수첩에 적어 놓는다. 또 여권 사본도 꼭 복사해서 따로 갖고 다닌다. 혹시라도 분실하면 그게 있어야 빨리 재발급 받을 수 있기 때문.
신▶ 영사콜센터 전화하면 어떻게 도와주나?
거▶ 많이 도와준다. 소지품 전부 도둑맞거나 사고가 나서 돈이 필요한 경우 한국에 있는 지인에게 연결해서 송금 받은 돈을 전달해 주는 서비스도 있다.
편▶ 난 이제 해외 가도 문자가 안 온다(이 분은 아직도 2G폰을 쓰고 있음). 예전엔 자동로밍이 됐는데 이제는 안 된다. 2G폰 사용자들이 아직도 많은데 너무하다.
김▶ 편집국장의 안전 확보를 위해 폰을 바꿔야겠다.
편▶ 나는 일단 위험해 보이는 골목이나 밤에는 혼자 안 돌아다닌다.
차▶ 나는 안전해 보이면 그냥 돌아다닌다.
신▶ 최대한 여행자처럼 안 보이면 안전하다. 현지에서 생활하는 사람처럼.
천▶ 인도 배낭여행 할 때 사람들이 하도 겁을 줘서 불안한 마음에 팩세이프 철망을 배낭에 씌우고 다녔다. 확실히 안전하긴 했는데 너무 무거웠다. 그 여행 이후론 한 번도 안 썼다.
편▶ 일단 현지에서 하지 말라는 건 안 하는 게 좋다. 금강산 갔을 때 사진 찍지 말라고 했는데 찍다가 북한군한테 걸려서 붙잡혔다. 신분증 빼앗기고 카메라 검사받고 그랬다.
김▶ 북한 개성 갔다가 돌아오는 버스에서 어떤 사람이 ‘북한 사람들 못 먹어서 너무 말랐다’는 식의 발언을 했다가 북한 가이드가 발끈해서 버스 멈추고 돌려보내지 않겠다는 투로 흥분한 적 있다. 술 취해서 긴장이 풀렸었나 보다.
all▶ 역시 술이 문제다!!  

*에어 포켓Air Pocket | 비행 중 항공기가 수평 상태로 급격히 하강하는 현상. 심한 경우 수백 미터씩 고도가 낮아지기도 한다. 국지적인 하강기류가 나타나는 곳에서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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