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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책] 나를 매료시킨 찰나들

  • Editor. 트래비
  • 입력 2016.06.01 15: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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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선수, 배우의 이력을 가진 사진가

다채로운 이력을 가진 이를 좋아한다. 다양한 경험을 통해 얻은 인생의 깨달음은 그 무게를 측정할 수 없을 만큼 무한한 영감과 시너지를 발휘하는 초석이 되어 준다고 믿는 편이다. 지금 소개하는 사진작가 조던 매터Jordan Matter가 그런 인물 중 하나다. 예술가 집안에서 태어난 다채로운 성장 환경을 사진집 프롤로그에서 살펴볼 수 있다.
 
증조부는 화가이자 교육자, 사진가이자 디자이너였으며 예일대학교에서 사진과 교수로 일했다. 아버지는 영화감독, 엄마는 모델이었다. 그 자신도 대학에서 연극을 전공했고, 아내인 로렌을 만난 20대 시절을 야구선수와 배우로 활동하며 떠돌았다. 청춘의 방황 속에 그가 사진작가로 전향을 하게 된 계기는 서른 살쯤. 우연히 사진계의 거장인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의 작품 세계에 매료된 것. 당시 그는 브레송의 작품을 보고 ‘꿈을 꾸기에 늦은 때란 없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회상한다. 그의 문장과 사진은 나를 돌아보게 했다. 난 어떤 거장을 만나 어떤 세계에 매료되었었나? 
 
춤, 중력의 법칙에서 벗어난 자유로움

처음 만난 그의 작품들은 한마디로 ‘대박’이었다. 강렬하게 기억하고 싶은 순간을 찍고 싶을 때 우리는 보통 도약Jump 동작을 시도한다. 조던 매터도 다르지 않았다. <우리 삶이 춤이 된다면>의 모든 작품들은 ‘도약’을 전제하고 있다.
 
전 세계 무용수들이 취한 기묘한 동작을 아름답게 묘사해 한 편의 작품으로 완성시켰다. 전문 무용수들이 모델이니 쉬웠을 거라는 예상을 한다면 실상은 전혀 달랐다. 그는 SNS를 통해 촬영 장소를 알리고 모델이 되어 줄 무용수를 공개 모집했다. 그렇게 모집된 무용수들과 함께 장소를 결정하고 소품을 구해 이야기에 맞는 사진을 만들어냈다고 한다.
 
특수 장비도 사용하지 않고, 인위적인 보정도 없이 오로지 무수한 반복 동작을 통해 무용수들의 열정 어린 찰나를 모았다. 모델과 사진작가의 충분한 소통 끝에 탄생한 사진들은 긍정의 에너지와 기운을 전한다. 
 
삶은 기쁨Joy과 아름다움Beauty 사이 어디쯤일까?

2014년 그가 내한했을 때 운 좋게도 비보이와 함께 촬영하는 모습을 지켜볼 기회가 있었다. 촬영 중에 피사체인 비보이들이 느꼈을 재미와 감동, 절제되지 않은 아름다움이 나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되었다. 사진집 후기에서 작가는 사연이 깃든 사진, 즉 그 장면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궁금증을 유발시키는 사진을 최고로 친다고 밝혔다. 이 단순하면서도 명백한 진리는 쉬우면서도 어려운 예술의 진리와 맞닿아 있다. 현대 무용이나 사진에 대해 몰라도 일상의 순간들이 여행과 다를 바 없음을, 무용과 사진의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교차시켜 우리의 일상에 기쁨과 아름다움이 존재함을 넌지시 일러 주었다.

지금의 내 삶을 하나의 동작으로 표현한다면 어떤 모습일까? 일상에 지치고 피곤함에 물든 무표정한 직장인의 모습일까? 휴가를 기다리는 기대에 찬 여행자의 모습일까? 혹은 사랑하는 이와 함께 행복한 미소를 짓는 여자의 모습일까? 일상의 풍경에서 인생의 경이로움을 알고 싶은 이들에게, 사진 속 무용수들처럼 우리의 삶도 춤처럼 아름답길 바라는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조던 매터 관련 사이트
www.dancersamongus.com
www.jordanmatter.com 
 
글 Traviest 오윤희  에디터 천소현 기자
저작권자 © 트래비 매거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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