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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PAIGN 여행으로 희망을 나눕니다] 남보다 나를 사랑한 시간

  • Editor. 트래비
  • 입력 2016.06.01 16: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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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반복적인 하루를 맞이하는 대한민국의 엄마이자 사회복지사. 그 안에는 피곤함과 짜증, 웃음과 감사함도 있다. 평범한 나의 일상이다. 그러던 중, 서울 번동 보호작업장 원장님의 배려로 2016년 희망여행 프로젝트 ‘사랑하랑’을 신청하게 되었다.
 
신청할 때만 해도 ‘설마 당첨이 되겠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뽑히고 나니 가장 먼저 머릿속에 아이 걱정부터 앞섰다. 아이가 일어나기도 전에 출근해서 아이가 잠들기 한 시간 전에야 부랴부랴 퇴근해서 밀린 집안일을 하다 보면, 아이와 눈을 마주치는 시간이 하루에 30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이것만으로도 늘 미안했는데. 3박 5일이라는 긴 시간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망설여졌다. 그러나 내 걱정과는 달리 쿨하게 이해해 준 가족들과 아이 덕분에 나는 무사히 코타키나발루 행 비행기를 탈 수 있었다. 언제나 남이 먼저였던 내 일상에서 온전히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라니. 그래서 이번 여행은 그 자체로 설렘이었고, 나 자신을 위한 선물이었다.

코타키나발루에 막 도착했을 때 가장 먼저 피부에 와 닿은 건 매우 덥고 습한 공기였다. 반바지와 반팔 티셔츠를 얼른 꺼내 입었다. 가장 먼저 향한 목적지는 툰구압둘라만 해양국립공원의 5개 섬 중 가장 큰 가야섬. 그곳에서의 스노클링은 정말 꿈만 같았다. 엽서그림에서나 볼 만한 바다 속 풍경 속에서 유유자적. ‘신선놀음’이라는 말은 딱 이럴 때 쓰는 말일 것이다. 뿐만 아니다. 코타키나발루에서의 반딧불 체험은 말로 표현이 어려울 만큼 황홀했다. 잔잔한 강물 사이, 나무 위에 불빛을 비추면 서서히 나타나는 반딧불에 감탄사가 절로 터져 나왔다. 사진으로 다 담아낼 수 없어 아쉬웠지만, 내 눈과 마음에 생생하게 새겨진 반딧불로 만족하기로 했다. 다만, 한국에 돌아온 후 가족들에게 말로 설명하느라 꽤나 오랜 시간이 걸렸을 뿐. 말로 다 표현해 내기가 힘들 만큼 3박 5일이라는 시간은 나에게 특별하고 또 특별했다.

오늘도 나는 엄마이자 사회복지사다. 평소와 다를 바 없는 반복적인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여기에 전에 없던 하나가 더 생겼다. 남보다 나를 사랑한 시간, 더없이 행복했던 기억. 여전히 피곤함과 짜증, 웃음과 감사함이 있지만 그중 웃음과 감사함이 더 많아진 지금이다.  
 
1 섬투어는 즐거워  2 이국적인 느낌을 물씬 풍기는 이슬람 사원 앞에서 한 컷  3 광활한 코타키나발루 해변가에서 점프샷
사랑하랑 3일차 단체사진

글 김효정(번동 보호작업장 사회복지사)  에디터 김예지 인턴기자  사진제공 서울특별시사회복지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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