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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달인] ‘세계유산’의 달인 아카츠 요오이치赤津洋一

  • Editor. 양이슬
  • 입력 2016.06.02 11: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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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만큼은 도가 튼 은근한 고수들

여행의 목적은 오직 하나
‘세계유산’의 달인 아카츠 요오이치赤津洋一

파일럿이 되고 싶었다. 꿈을 이루지 못하자 항공사로 입사했고 비행기만큼 좋아했던 세계유산을 찾아 전 세계를 누볐다. 25년이 흐른 지금 그는 30여 개국 110개의 세계유산을 둘러본 ‘달인’이 되었다. 
 

세계유산만큼 여행도 좋아한다는 아카츠 요오이치 달인 
세계유산에 대한 달인의 박식함을 증명하는 세계유산학검정 인정증
 
 
이 인터뷰는 한 장의 ‘카드’로부터 시작했다고 해도 되겠다.  한 달 전 진행된 인터뷰에서 언급한 ‘세계유산학검정 인정증’을 말하는 것인가?  그렇다. 당시 인터뷰는 트래비 자매지인 <여행신문>의 독자들을 위한 인터뷰였다.  ANA항공의 한국 지점장으로 인터뷰를 성실하게(?) 임했을 뿐인데 ‘세계유산’의 달인으로 다시 인터뷰 요청이 들어와 기뻤다. 
 
세계유산 인정 증서는 어떻게 받게 됐나?  다른 방법이 있나?  열심히 공부했다. 매일 출퇴근 시간을 이용해 2시간씩 공부한 결과다. 15cm나 되는 두꺼운 책 세 권이었다. 2007년에 취득한 것으로 당시에는 골드, 실버로 등급이 나뉘었지만 현재는 1~3급으로 바뀌었다. 참고로 나는 골드가 아닌 ‘실버’다.  
 
실버도 대단하다. 왜 그렇게 열심히 했나? 재미있었다. 세계유산이? 물론이다.  좋아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원래 꿈은 파일럿이었다. 하지만 시력이 좋지 않아서 꿈을 이룰 수가 없었다. 그 다음으로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고민했는데 떠오른 것이 유적 발굴 등 역사와 관련된 것들이었다. 때마침 TV에서 방영되는 <The 세계유산>이라는 프로그램을 봤다. 전 세계의 세계유산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인데 충격을 받았을 만큼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동시에 ‘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시작하게 됐다. 그날 이후로 <The 세계유산>은 가장 좋아하는 프로그램이 됐다. 방영된 내용을 비디오테이프와 DVD 등으로 보관할 정도다.
 
일본의 대표적인 세계유산인 후지산
 
여행은 좋아하는 편인가?  좋아한다. 일 년에 한 번 이상 여행을 떠난다. 여행의 중심에는 세계유산이 있지만.  예를 들면?  지난해 가을에는 가족들과 영국 여행을 일주일간 다녀왔다. 렌터카를 빌려서 자유여행을 다녔는데 일정 중심에는 영국의 세계유산이 있었다. 영국여행으로 세계유산인 캔터베리 대성당Canterbury Cathedral, 블레넘 궁전Blenheim Palace, 폰트치실트 다리와 운하Pontcysyllte Aqueduct and Canal, 아이언브리지 계곡Ironbridge Gorge을 다녀왔다.  
 
일정표가 마치 여행사에서 제공한 일정표 같다.  하하. 그런가? 모든 여행 일정은 직접 계획하는 편이다. 꼼꼼한 편이기도 하고. 여행을 떠나기 전 세계지도를 보면서 이동 거리와 시간 등을 계산한다. 올해 가을에는 아직 못 가 본 스페인을 여행할 계획이다. 추석 연휴에 갈 계획이라 아직 일정표는 작성하지 못했다.
 
가족들이 좋아하나?  물론 좋아한다.  정말인가?  사실 아들은 어릴 적에는 흥미가 없었다. 솔직히 재미없어 했다. 대학교에 입학하고 바뀌었다. 세계유산의 의미를 깨닫고 나서는 멋있고 의미 있는 일이라며 좋아한다. 아내도 관심이 많은 편이라 함께 다니는 것을 선호한다. 얼마 전 여름에는 가족들과 여행으로 경주에 있는 세계유산을 보기 위해 다녀왔다.  
 
어땠나?  개인적으로 한국의 세계유산 중 가장 인상 깊은 곳으로 꼽는다. 
우선 석굴암의 불상이 너무 아름다웠다. 불국사는 그 시대에 어떻게 이렇게 정교하고 예쁘게 만들었을까 싶은 생각이 들면서 충격을 받을 정도였다. 일본이 고향이니 이미 정형화된 절이나 불상에 대한 이미지가 있는데 한국과 일본의 불교와 관련된 세계유산을 비교하면 닮았으면서도 묘한 차이가 있다. 때로는 한국을 여행하면서 일본의 과거를 상상하기도 한다. 절의 경우, 한국의 절은 당시의 화려함이 비교적 그대로 남아 있는 반면 일본의 절은 무채색이 강하다. 일본도 한때 화려한 시절이 있었는데, 한국의 절을 보면서 과거 일본의 절이 ‘이런 모습이었겠구나’라는 상상을 할 수 있다. 그런 점이 너무 좋다.
 
달인이 가장 인상적이라고 말한 한국의 세계유산인 불국사
세종대왕릉은 지난 200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한국의 세계유산을 다 돌아봤다던데?  한국에는 총 12개의 세계유산이 있는데 모두 한 번씩 돌아보고 두 번째 방문하고 있는 중이다. 가장 좋았던 곳은 방금 이야기한 불국사와 석굴암이다. 일본에는 19개의 세계유산이 있는데 교통편이 좋지 않아 방문하기 힘든 두 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다녀왔다.  
 
대단하다. 좋은 취미인 것 같다.  세계유산을 찾아다니는 것도 좋아하지만 ‘여행’도 좋아한다. 한국에서 지내는 3년 동안 주말에는 시간만 된다면 여행을 다녔다. 5월 초에는 강원도 영월에서 개최하는 단종문화제에 다녀왔다. 단종을 알고 있나?  
 
뭔가 반대로 된 것 같다. 내가 물어봐야 하는 것 아닌가?  하하, 그런가. 단종문화제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국장나라의 국비로 장례를 치르는 일을 재연하는 행사라고 한다. 올해로 50주년을 맞았다. 이런 각 지역의 의미 있는 행사를 온라인을 통해 접하고 여행으로 다녀온다. 한국관광공사에서 외국인에게 제공하는 지원 프로그램도 있는데 적극 활용하는 편이다. 이건 <트래비>를 구독하는 외국인들을 위한 팁이다.
 
독자들도 고마워 할 것 같다. 다시 세계유산 이야기로 돌아와서, 지금까지 다녀온 세계유산은 모두 몇 곳인가?  전 세계에 1,031곳의 유네스코 지정 세계유산이 있다. 인터뷰 제안을 받고 몇 곳을 다녀왔는지 세어 봤다. 30여 국가의 110곳을 다녀왔더라. 30세부터 본격적으로 세계유산을 방문하기 시작했으니, 어느덧 경력 25년이 되어 간다.  
 
나이가 유추된다.  그렇게 되나? 시간이 갈수록 더 많은 곳을 가고 싶다. 달인으로서(?) 목표는 1,031곳의 절반 정도인 500곳을 돌아보는 것이다.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100곳 이상을 다녀왔으니 은퇴 후 더 자유롭게 여행을 다니면 500곳은 충분히 가능할 것 같다.  
 
그중 꼭 가고 싶은 곳이 있다면?  페루의 마추픽추다. 페루에는 나스카라인을 포함해 많은 세계유산이 존재한다. 페루뿐만 아니라 남미 지역의 세계유산을 눈으로 보고 싶다. 아직 남미 지역은 많이 가보지 못했다. 기회도 없었고. 몸담고 있는 ANA항공이 올해 나리타-멕시코 취항을 예정하고 있는데, 취항할 경우 그 노선을 이용해 남미 지역을 많이 돌아볼 예정이다. 멕시코에도 엄청 많은 세계유산이 있어서 기대되는 지역 중 한 곳이다.
 
달인이 추천한 세계자연유산인 미국의 그랜드 캐니언
 
달인이 추천하는 세계유산이 궁금하다.  대부분 알겠지만 세계유산은 자연유산과 문화유산으로 나눠진다. 자연유산으로는 미국의 그랜드 캐니언Grand Canyon을, 문화유산으로는 프랑스의 몽생미셸Mont-Saint-Michel을 추천한다. 단 반드시 그 인근에서 하루 이상 머물러야 한다. 잠시 보고 오는 것이 아니라 태양이 떠오르는 아침과 점심, 해가 지는 저녁을 모두 경험해 보길 바란다는 의미다. 시시각각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는, 매력이 넘치는 곳이다. 세계유산을 보기 전의 기대감과 보는 순간의 감동, 일상으로 돌아온 이후의 만족감과 여운을 나처럼 <트래비> 독자들도 느껴 보길 바란다.  
 
아카츠 요오이치 달인
한국 거주 3년 차 일본인. 일본 국적 ANA항공사의 한국 지점장으로 한국에 머물며 주말에는 우리도 잘 모르는 여행지를 찾아 떠나는 것이 취미. 세계유산을 보고 난 후의 감동과 만족감을 잊지 못해 더욱 많은 세계유산을 공부하고, 찾아다니는 열정의 일본 아저씨다.  

글 양이슬 기자 사진제공 아카츠 요오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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