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뮌헨공항의 야심

  • Editor. 트래비
  • 입력 2016.06.02 13: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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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장이 도착했다.
새로이 위성빌딩을 개장한 뮌헨공항에서 열리는 
기자회견의 초대장이자 새로운 유럽의 허브공항을 향한 출사표였다. 
 
 
새로 오픈한 위성빌딩에서 바라본 뮌헨공항 터미널2의 야경 
 
양보다 질로 승부한다!

시끌벅적한 소리에 눈을 떴다. 눈앞은 트렁크를 든 승객들로 북적였다. 허둥지둥 일어나며 시계를 보니 오전 5시. 당황스러웠다. 이렇게 일찍 공항에 사람들이 들이닥칠지는 예상하지 못했는데…. 4년 전 바로 이곳 뮌헨공항 터미널에서 벌어졌던 소위 ‘공항노숙’의 추억이다. 

지난 4월22일 바로 그 추억의 현장에서 각국에서 온 게스트들과 함께 뮌헨공항의 확장을 축하하고 돌아왔다. 4년 전 ‘노숙’ 당시에 내 집 거실인 양 돌아다니며 여유를 부렸던 청사 곳곳에는 그 사이 이국적인 레스토랑, 카페 등이 들어서 있다. 예나 지금이나 뮌헨공항은 24시간 잠들지 않고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전날 웰컴 디너를 통해 얼굴을 익힌 각국 기자들과 합류해 터미널 2의 주요 시설들을 둘러보았다. 뮌헨공항은 최근 유럽 지역 최초로 5성급 공항으로 선정되었다. 이제까지는 인천공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 상위권 공항들만이 갖고 있던 타이틀로 최고 공항클럽에 처음으로 진입한 것이다.
뮌헨공항 터미널 2 위성빌딩 개항식에 참석한 루프트한자 그룹 최고경영자 카르스텐 슈포어Carsten Spohr는 “위성빌딩은 승객들의 편리한 탑승 및 하차를 위해 탑승동을 2배 확장했다. 또 야외 루프 테라스를 갖춘 퍼스트클래스 라운지를 비롯, 4,000m2 규모의 현대적인 인테리어로 꾸며진 5개의 라운지를 보유하고 있다. 루프트한자 그룹은 뮌헨공항과의 성공적인 운영을 토대로 고객에게 고품격 여행 경험을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뮌헨공항 해외미디어 담당자인 코린나Corinna도 아직 뮌헨공항은 갈 길이 멀고 도전할 목표가 있다며 규모나 화려함보다는 세련된 공항 운영과 승객들이 체감하는 편리한 서비스로 승부한다는 전략을 강조했다. 효율적인 동선, 긴 줄이 생기지 않고 시끄러운 방송을 하지 않는 공항 등이 그 예라고. 

그런 관점에서 인상적인 서비스는 단연 인포게이트Info Gate였다. 안내 데스크를 찾아갈 필요 없이 공항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 인포게이트 단말기 앞에 서면 화면에 실물 크기의 안내자가 등장해 친절하게 대응해 주는 것. 마치 실제로 사람이 화면 너머에서 알려주는 느낌의 감성적인 서비스이기도 했다. 바로 이게 코린나가 강조했던 세련된 뮌헨공항식 서비스의 대표적 사례가 아닐까.

어디나 국적기가 그 나라의 메인 공항을 허브로 쓰긴 하지만, 유독 뮌헨공항은 루프트한자 독일항공의 왕국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 절정은 루프트한자 독일항공의 일등석 승객들에게 별도의 게이트에서 보딩·검색 수속을 해주는 원스톱 체크인 서비스였다. 뮌헨공항의 터미널 2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뮌헨공항과 루프트한자 그룹이 6대4로 지분을 투자한 공항시설이다. 공항과 항공사가 협업을 하다 보니 보다 효율적으로 통합된 서비스가 늘어나는 효과가 생길 수밖에. 
 
 뮌헨공항의 로고
뮌헨공항센터에서 벌어지는 여름행사 ‘파도타기’
세련된 분위기의 여객터미널 청사
공항 어디에서든 편리한 인포게이트
 

뮌헨국제공항 터미널 2 위성빌딩 오픈

루프트한자 그룹은 지난 4월26일 독일 뮌헨공항 터미널 2 위성빌딩을 공식적으로 오픈했다. 이로써 터미널 2는 기존 1,100만명에 그쳤던 승객 수용량을 3,600만명까지 확대 수용할 수 있게 됐다. 마일즈 & 모어Miles & More 등급 회원의 경우 총 4,000m²에 달하는 다섯 개의 라운지에서 편안하게 항공기 탑승을 기다릴 수 있다. 또한 기존 관제탑 주변에 위치한 뮌헨 로컬 스타일의 ‘마켓 플레이스’에서 다양한 상점과 레스토방, 바, 카페 등의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을 위한 유아 놀이방 및 업무를 위한 공간, 그리고 휴식을 취하고 싶은 승객들을 위한 사일런트룸과 샤워실 등 다양한 편의 시설을 완비했다. 
 www.munich-airport.de 
 

수수한 터미널, 성대한 오프닝 팡파레 

드디어 자동화 된 에너지 절약형 셔틀열차를 타고 1분 만에 새로 오픈한 위성빌딩으로 이동했다. 게스트로 초대되어 이 시설을 최초로 이용하는 특권을 누리는 순간이었다. 위성빌딩의 외관에 대한 첫인상은 지극히 평범했다. 하지만 아는 만큼 보인다고, 설명을 듣고 보니 채광이나 동선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설계했을 뿐만 아니라,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한 첨단건물이었다. 태양열은 차단하면서도 빛은 들어오게 하는 유리 신소재를 사용한 온도 최적화 파사드climate-optimized facade를 사용해 뮌헨 공항 내 타 터미널 대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40% 감소시켰다고. 화려한 외관보다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 진면목을 발휘하는 부분이 지극히 독일다웠다. 자연광이 내려오는 중심구역에는 중앙상점가의 자연스러운 분위기가 인상적이었는데, 뮌헨 중심가의 대표적 노천시장인 빅투알리엔 마켓Viktualien Market을 테마로 만들었다는 후문이다.

새 터미널에 마련된 메인 행사장에서는 연방장관, 뮌헨 시장 등의 VIP와 공항 및 항공사 CEO 등이 참석한 오프닝쇼가 진행됐다. 초청인원이 1,900명이나 되는 엄청난 규모의 행사였다. 문득 일개 터미널 증축에 이렇게 거창한 행사를 여는 배경이 궁금해지던 찰나, 한 패널의 말이 귀에 들어왔다.
 
‘유럽이 강한 것은 독일이 강해서고, 독일이 강한 것은 바이에른이 강해서’라고. 이 말이 이번 행사의 성격에 어떤 실마리처럼 다가왔다. 현재 유럽의 대표적인 허브 공항인 프랑크푸르트공항이 포화상태이기에 뮌헨공항이 제2의 허브로 키워지고 있다지만, 한편으로는 자부심 강한 독일 남부 바이에른 지역의 야심이 뮌헨공항의 급부상을 이끌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봤다. 새로운 위성빌딩 완공은 뮌헨공항 확장계획의 두 가지 실행 과제 중 첫 번째였고, 그 다음은 제3 활주로 개통이다. 

어쨌든 뮌헨공항의 허브화는 여행객들에게 호재다. 잘 알려지지 않았던 독일 남부의 아름다운 여행지들이 손짓하고 있으니 말이다.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갓 구입한 루프트한자 독일항공 모형 비행기를 만지작거리며 다음번 뮌헨공항으로의 비행을 꿈꾸고 있었다.
 
뮌헨의 대표적 노천시장 빅투알리엔 마켓을 모티브로 한 중앙상점가
개막식 무대에 오른 루프트한자 승무원
뮌헨공항 미디어 투어

●뮌헨공항이 좋은 3가지 이유 
 
1 마을 광장 같은 공항 
보통 공항의 가장 웅장한 구조물은 승객들이 들어서는 정문에 배치하게 마련이지만 이곳은 다르다. 뮌헨공항에서 가장 웅장한 모습은 터미널 1과 2 사이에 위치한 뮌헨공항센터Munich Airport Centre, MAC에서 볼 수 있다. 공항이라기보다 하나의 마을 광장 같다. 공항의 철학을 느낄 수 있는 대표적 예다. 여행객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들 모두가 이용하는 공간. 크리스마스 가든, 서핑 대회 등 각종 이벤트가 열리는 오픈 스테이지로 주위에는 각종 쇼핑가와 비즈니스 공간이 조성되어 있다. 그래서 공항 수입의 약 절반(49%)이 항공과 관계없는 부문에서 발생한다고. 지역 주민을 행복하게 하는 공항이라면 승객에 대해서는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2 노숙마저 편한 공항 
뮌헨공항은 규모로 승부하기보다는 공항의 매끄러운 운영을 통해 승객을 감동시킨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일일이 나열하기 힘들 만큼 다양한 서비스들이 그런 사실을 실감하게 해준다. 무료 Wi-Fi 및 인터넷 단말기, 커피 & 신문, 30분 내 환승, 플로리다 야자수 등 다양한 볼거리, VIP 프로그램, 인포게이트Info Gate, 환승객 전용 수면실인 냅캡Napcabs, 가족 친화적 환경, 스톱오버 서비스, 24시간 운영. 심지어, 세계에서 노숙하기 좋은 공항 베스트에도 올라 있다. 
 
3 중동부 유럽 여행의 관문
뮌헨공항은 독일 남부를, 크게 보면 잘츠부르크 등의 중동부 유럽 여행을 위한 거점으로 삼기에 충분할 만큼 훌륭한 조건을 갖추었다. 주변 반경 200km 안팎에 멋진 곳들이 포진해 있기 때문이다. 공항버스, 철도가 잘 연결되어 있고, 특히 공항과 아우토반(A9)이 바로 연결되어 있어 공항 인근의 다양한 등급의 호텔에서 숙박 후 렌터카를 이용하면 어디든 쉽고 빠르게 여행할 수 있다.   
 
1 유명한 옥토버페스트 기간 중 뮌헨공항센터는 비어가든으로 탈바꿈한다 2 비치발리볼 경기가 열리는 뮌헨공항센터 3 환승객을 위한 수면 휴게실, 냅캡 4 24시간 잠들지 않는 뮌헨공항
 
독일을 대표하는 루프트한자Lufthansa
루프트한자는 독일의 국적 항공사로 세계 최대 민간 항공사 중 하나다. 높은 신뢰성과 서비스로 인정받고 있으며 특히, 스타얼라이언스 멤버사로서 넓은 네트워크와 스위스에어, 오스트리안에어, 에어베를린 등의 많은 계열항공사를 활용해 탁월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프랑크푸르트와 뮌헨을 허브 공항으로 운영 중이며 특히, 제2의 허브로 삼은 뮌헨공항에는 퍼스트클래스First-class, 세네이터Senator, 비즈니스라운지Business lounge 등 다양한 등급의 라운지를 운영하고 있다.  www.lufthansa.com 
 
 
막강 동맹체 스타얼라이언스Star Alliance
1997년 전무후무한 집단이 탄생했다. 세계 최초의 항공사동맹체인 스타얼라이언스가 탄생한 순간이다. 독일의 루프트한자가 주축이 되어 만든 이 그룹에는 현재 우리나라의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해 28개 항공사가 회원사로 가입해 있으며 192개국 1,330개 취항지의 루트를 공유하는 명실공이 세계 최대 규모의 동맹체다. 현재 뮌헨공항에는 18개 회원사가 53개국 147개 취항지로 연결하는 항공편을 서비스하고 있다.  www.staralliance.com 
 
뮌헨으로 통하는 독일 남부의 여행지
뮌헨시Munich City는 바이에른주의 주도로 옥토버페스트가 열리는 곳으로 유명하며 BMW벨트BMW Welt, 도이치 뮤지엄 등이 있는 도시다. 노이슈반슈타인 성Neuschwanstein Castle은 디즈니랜드의 매직 캐슬의 모델로 유명하다. 베르히테스가덴 국립공원Berchtesgaden National Park은 히틀러의 별장으로 알려진 이글스 네스트Eagle’s Nest로 유명하며 높은 고도의 산에서 내려다보는 풍경도 아름답다. 추크슈피체Zugspitze는 독일, 스위스, 오스트리아에 걸친 남부 알프스 지대의 독일 쪽 봉우리로 독일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해발 3,000m의 정상에는 파노라마로 펼쳐진 경치를 볼 수 있으며, 가르미슈 파르텐키르헨, 아이제 호수 등에서 산악열차를 타고 오를 수 있다. 이 밖에도 뮌헨공항을 통하면 밤베르크Bamberg, 레겐스부르크Regensburg 등 유네스코 세계유산 도시들과 킴 호수Lake Chiemsee, 쾨니히 호수Lake Konigssee 등을 방문할 수 있다. 
 

글·사진 Travie writer 유호상  에디터 천소현  자료제공 루프트한자 독일항공 www.lufthan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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