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rprising China] 찬란한 문화의 보고 허베이성 (하북성, 河北省)
[Surprising China] 찬란한 문화의 보고 허베이성 (하북성, 河北省)
  • 트래비
  • 승인 2016.06.28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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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문화의 보고 
허베이성 (하북성, 河北省)
 
베이징(북경, 北京)과 톈진(천진, 天津)을 품고 있는 허베이성은 중국의 찬란한 문화를 두루 만날 수 있는 지역이다. 스자좡(석가장, 石家莊)과 바오딩(보정, 保定), 청더(승덕, 承德)등 유서 깊은 도시들이 포진해 있을 뿐만 아니라, 중국의 대표적인 협곡 중 하나인 태항산대협곡과 간쑤성(감숙성, 甘肅省) 가욕관까지 이어지는 만리장성의 동쪽 끝 요새인 산해관도 허베이성에 자리하고 있다. 다른 중국 여행지에 비해 국내에 널리 알려지지 않아, 여행자의 호기심을 더 자극한다. 
 
포덕채 정상으로 오르는 길
맨손으로 대리석을 박살내는 기공쇼
 
중도 초원의 아름다운 석양
 

허베이성은 중국에서 유일하게 바다와 평원, 호수, 구릉, 산지, 고원을 두루 갖춘 지역이다. 널리 알려진 베이징이나 톈진 말고도 허베이성 안에는 115개의 현과 1,101개의 향이 있다. 그 밖에도 공식 집계되지 않은 비밀스러운 지역이 허다하다. 

허베이성은 중국의 3대 시조인 황제, 염제, 치우가 나라를 통일한 후 본격적으로 문화가 시작된 문명의 발상지이자 춘추전국시대에는 연나라, 조나라의 터전이었다. 베이징을 수도로 삼았던 원나라, 명나라, 청나라 시기에는 정치, 군사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때문에 중국 안에서도 역사 유적이 많기로 유명하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청더 피서 별장, 장성, 청동능과 청서능도 모두 이곳 허베이성에 자리하고 있다. 
 
허베이성에서 가장 오래된 절, 융흥사의 천년세월을 고스란히 품은 낡은 문
융흥사의 노스님들

천오백년 세월을 간직한 ‘융흥사’

허베이성의 성도 스자좡에는 중국 북방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서기 586년 수나라 때 창건된 융흥사隆興寺가 자리하고 있다. 융흥사가 다른 곳보다 더 특별한 이유는 1,50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바람에 쓸리고 손때에 닳은 곳곳의 공간들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문화재가 최첨단 보존 기술에 의지해 간신히 수명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이곳에서는 미닫이문에 켜켜이 일어난 나뭇결, 녹슬고 부식된 불상 위에 소복이 쌓인 먼지조차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송나라 때 세워진 불교 경전 도서관은 스러져 가는 낡은 골동품처럼 보이지만 긴 세월을 무사히 견뎌 지금까지 살아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범접할 수 없는 기운을 내뿜는다. 융흥사 창건기가 새겨진 룽창쓰 비석은 전쟁 때마다 이곳을 다스렸던 왕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이 비석만은 사수하라’고 명해 지금까지 살아 있는 특별한 유물이다. 

융흥사를 가장 빛나게 하는 보물은 천수관음상으로도 불리는 ‘동제대비보살銅製大悲菩薩’. 약 22m 높이의 이 불상은 중국에서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그 규모를 자랑한다. 약 3,000여 명의 조각가들이 4년 동안 매달려 완성했다는 이 불상은 3층에 올라야 비로소 얼굴을 볼 수 있을 정도. 그 위용만큼이나 크고 관대한 미소를 머금고 있다. 그 얼굴과 마주하며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이승의 업이 씻기는 느낌이다.
 
포덕채 정상으로 가는 케이블 카
 
 
역사 속 패자의 슬픔을 기억하다 ‘포덕채’ 

스자좡 시내에서 약 17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포덕채에는 사방이 뚫린 아찔한 절벽을 안식처로 삼아야 했던 한나라 한신 장군의 비애가 서려 있다. 적장이었던 유방의 밑으로 들어가 충성을 다했으나 역모의 누명을 쓰고 토사구팽당한 한신 장군이 적에게 쫓기다가 최후의 보루로, 이 아찔한 절벽에 배수진을 쳤다는 이야기. 

포덕채 정상에 오르기 위해서는 케이블카에 몸을 실어야 한다. 보는 것만으로도 아찔한 수천길 낭떠러지지만 발아래 펼쳐진 장대한 풍광에 감탄하다 보면 어느새 무서움도 잊는다. 케이블카에서 내려 작은 만리장성으로도 불리는 포덕채의 견고한 산성을 따라 10분 정도 더 오르면 중국 최초의 금장 벽화로 유명한 한신 장군 벽화가 가장 먼저 나타난다. 금으로 치장된 화려한 벽화지만, 한신장군의 얼굴에는 배신당한 슬픔이 서려 있어 마음이 애잔하다. 농사를 짓고 살 수 있을 만큼 넓은 평원이 펼쳐진 산 정상에는 당시 마을 모습을 재현한 민가와 한신을 기리는 사당이 있어 1,000년 전에 일어난 일을 더욱 실감나게 그려 볼 수 있다. 

포덕채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기원전 204년에 자연 생성된 만불 산굴. 만개의 불상이 새겨진 이 굴로 가는 길에는 기괴한 아치형 바위와 수천년 전에 바위 안 틈에 새겨진 음각 미륵불, 수만년 전 화석의 흔적이 굽이굽이 펼쳐진다. 
 
오교 서커스 마을 입구
 
재주꾼들의 도시 ‘오교 서커스 마을’

허베이성에는 서커스의 고향이자, 중국 기예의 발상지가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오교 서커스’의 본고장 창저우창주, 滄州의 오교현이 그곳이다. 오교현은 ‘갓 걸음마를 시작한 아기부터 99세 노인까지 모두 서커스를 할 줄 안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이곳 사람들은 1,000년이라는 세월 동안 서커스 문화를 발전시키고 보존하고 있다. 이들은 단순한 ‘광대’가 아니라 역사를 잇는 ‘전수자’로서 자신들이 하는 일에 대단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현대적인 발전은 조금 더디지만 때묻지 않은 순수한 매력을 내뿜는 도시다.

오교 서커스를 다 보려면 한나절도 부족하다. 텐트 공연장에 앉아 박수만 치는 지루한 무대 공연이 아니라 민속촌 같은 마을 안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바로 코앞에서 기기묘묘한 재주를 볼 수 있는 독특한 관람 방식 때문이다. 동네 마실 나온 사람처럼 이 집, 저 집 기웃거리며 구경하다 보면 어느새 4~5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인형처럼 예쁜 미녀 마술사의 카드 마술과 손녀에서부터 할아버지까지 온 가족이 보여 주는 기상천외한 재주까지 마을 곳곳에서 서커스는 계속된다. 홍금보를 닮은 연기자가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하고 코로 제 몸만한 나팔을 불 때는 온 구경꾼들의 폭소가 마을을 울린다. 손가락 하나로 벽돌을 박살내고 배에 칼날을 박는 ‘차력’을 보여 주는 기공쇼는 쇼보다 쇼를 보는 사람들의 표정을 보는 일이 더 흥미롭다. 
 
암벽에 자리한 왕의 무덤
 
암벽에 자리한 왕의 무덤 ‘만성 한나라 묘’

바오딩시에 있는 만성현 능산 꼭대기에는 무려 2,000년 동안 세상에 드러나지 않은 채 꽁꽁 숨어 있던 굴식 무덤이 있다. 우리가 잘 아는 촉한의 황제 유비가 자신의 조상이라고 밝힌, 전한前漢 시대의 중산왕 유승과 그의 아내 두관의 묘다. 

올라갈 때는 발아래 펼쳐진 아찔한 비경을 벗 삼아 곤돌라를 타고, 내려올 때는 능산의 아름다운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계단 트레킹을 해볼 것을 추천한다. 길이 52m, 높이 7m의 이 거대한 무덤은 별다른 도구가 발달하지 않은 수천년 전 산꼭대기 암벽에 구멍을 내서 만들었다는 사실 자체도 기이한데 발굴 당시 함께 출토된 2,800여 점의 유물들에도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두관의 묘에서 발굴된 장신구 등은 그을음이 생기지 않도록 만들어진 호롱불로 한대의 정교한 공예 기술을 증명하는 귀중한 자료로도 유명하다. 왕과 왕후가 사용했던 각종 토기와 집기, 보물들이 거의 손상되지 않은 채 발굴 당시의 모습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모습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관우가 유비에게 보낸 비밀 서신
유비, 관우, 장비 삼형제에게 소원을 적은 종이들
 
도원결의의 땅, 바오딩시 ‘삼의궁’

유비, 관우, 장비 세 사람이 맺은 도원결의는 ‘깨지지 않는 공의로운 서약’의 대명사로 후대 사람들의 가슴에 깊은 인상을 남긴 소설 속 이야기다. 바오딩시 탁주에 지어진 삼의궁三義宮은 이 도원결의와 함께 유비, 관우, 장비를 기리기 위해 세운 사당이다. 실제로 탁주는 유비와 장비의 고향이자, 불꽃 튀는 적수 관계였던 조조와 유비의 격전지이기도 하다. 궁 안으로 들어서면 정면으로 유비관이 보이고 왼쪽에는 장비관이, 오른쪽에는 관우관이 위치해 있다. 

관우관 앞에는 뜻 깊은 비석도 있다. 관우가 조조에게 의탁할 당시 유비에게 쓴 비밀 편지를 새긴 것으로, 얼핏 보면 대나무 그림 같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유비를 향한 변함없는 우애와 의리를 다짐하는 형상 문자다. 뒤뜰에는 봄이면 복숭아꽃이 만발하는 ‘도원결의 터’와 함께 부인, 자녀, 제후들을 모신 사당도 있다. 
 
백양전의 고즈넉한 풍경
 
모든 것이 멈추는 고요한 호수 ‘백양전’

바람에 무심히 몸을 내어 맡기는 갈대가 환상적인 운치를 자아내는 백양전白洋淀은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곳이다. 황하에서 흘러 내려온 물줄기가 만든 호수로 약 7,000m2에 달하는 갈대숲과 700m2의 연꽃 군락지로 구성되어 있다. 총 39개의 마을과 143개의 작은 호수로 이루어진 이곳을 다 둘러보려면 모터보트를 타도 3일이 꼬박 걸린다. 

보트를 타고 갈대숲 사이를 휘저으며 만나는 풍경은 물빛에 반사되어 부서지는 석양 무렵의 마지막 햇살처럼 초현실적으로 아름답다. 이 그림 같은 풍경의 일등 공신은 호수 위를 유유자적 떠도는 조각배들로 호수 마을 주민들의 자가용이자 생계 수단이다. 때로는 가마우지를 이용한 전통 낚시법으로 고기를 잡는 서정적인 광경과도 마주한다. 진한 흑백사진에서나 만날 법한 향수 물씬 풍기는 풍경들이다. 갈대밭이나 물 위에서 한가롭게 노니는 철새들을 자주 볼 수 있는 것은 이곳이 철새 보호 구역이기 때문이다. 사람과 물고기, 새들이 호수의 투명한 수면 위에 마치 한 폭의 풍경화처럼 펼쳐지는 그림 같은 순간만으로도 백양전을 찾을 이유는 충분하다.
 
허베이성 초원
 
원시의 땅, 중도초원에서 자유를 외치다

허베이성은 초원도 품고 있다. 허베이성 장자커우장가구, 張家口시 내 장베이장북, 張北현에 자리한 중도초원은 베이징에서 버스로 3시간 남짓한 거리에 있어,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중도초원은 장베이현에 형성된 4개 초원지구 중 하나인데, 안고리 초원, 천당 초원, 천당해자초원 등에 비해 원시 초원의 원형을 가장 잘 갖추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중도초원 휴양촌을 크게 구분하자면 영빈광장을 기준으로 초원명주호텔과 중도초원호텔, 식당이 모여 있는 우측 구역과 몽골족의 전통차와 간식을 맛볼 수 있는 몽골포게르, 다양한 초원에서의 액티비티를 체험할 수 있는 좌측 구역으로 나눌 수 있다. 좌측 구역에서는 승마, 활쏘기, 범퍼카, 스카이엑스, 행글라이딩 등 다양한 오락거리를 즐길 수 있어 가족이나 연인이 함께하기 좋다. 어른들에게 인기가 많은 승마는 처음 말을 타 보는 사람이라도 몽골족 기수가 친절하게 지도해 주고 속도도 조절해 주기 때문에 시승이 필수다. 

초원을 느끼고 싶다면, 지평선까지 훤하게 열린 들판과 사방으로 활개 치는 바람 속에 잠시 서 있으면 된다. 지극히 단순한 풍경이 우리를 비로소 우리답게 만든다. 

초원의 하이라이트는 엎질러 놓은 듯 반짝반짝 흩뿌려진 밤하늘의 별을 구경하는 일. 별 보기뿐 아니라 몽골족들의 마두금 합주가 함께하는 양고기 바비큐 파티, 외국인들과 어깨동무하며 춤추고 난장을 벌이는 캠프파이어 시간도 잊지 못할 추억이다. 음악에, 음식에, 사람에 취하는 허베이성 초원의 밤은 그렇게 무르익어 간다.  
 

*본문에 나오는 중국의 지명은 중국어 발음으로 적고 한자 음과 한자를 동시에 표시했다. 관광지, 사람 이름, 산 등 지명 이외의 것은 한자 음을 적고 한문을 병행 표기했다. 
 
▶travel info
 
TIP
가는 길 |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을 이용해 베이징이나 톈진으로 이동 후, 허베이성의 도시까지는 기차나 버스로 이동한다. 또는 진천페리를 이용할 수도 있다. 개인 발코니가 딸린 로열 스위트룸을 비롯해 가족, 친구, 연인과 특별한 추억을 만들 수 있는 로열 싱글, 다다미방 등 다양한 형태의 아늑한 객실이 크루즈 여행의 낭만을 선사한다. 출항 일정은 매주 화요일 12시, 금요일 19시, 인천 출발. 
 www.jinchon.co.kr   032 777 8260

중도초원 가는 길 | 베이징역이나 베이징시역에서 장자커우 남역으로 가는 기차를 타면 열차에 따라 3시간 10분~5시간 30분 소요된다. 장자커우 중바중파, 中巴에서 장베이현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다시 초원으로 가는 셔틀버스를 타면 된다.
 
글·사진 Travie writer 채지형, 트래비  에디터 트래비  취재협조 중국국가여유국 서울지국 www.visitchin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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