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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 단톡방에서 ‘살짝 나가기’를 허하라

  • Editor. 김기남
  • 입력 2016.07.28 10: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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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이면 페이스북을 접은 지 1년이 됩니다. 금연도 아니고 페북 1년 안했다고 뭐 달라질 것도 없습니다. 몸이 건강해졌을 리 없고 진짜 책을 얼마나 더 읽었는지도 알 수 없습니다. ‘페북 그만 해야겠다’ 하고 손을 놓을 때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막연하게 ‘피곤하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이제와 생각해 보면 아날로그형 인간에, 귀까지 얇은 저 같은 사람에게는 처음부터 페북이 무리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친구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보며 어딘가를 가거나 뭔가를 해야 할  것 같은 상대적 불안감이 들기도 했으니까요. ‘있는 그대로의 나’와 ‘보이고 싶은 나’ 사이에는 누구나 간극이 있지만 보이고 싶은 나로 포장하는 데 쓰는 불필요한 에너지가 늘어나는 것도 못마땅한 이유 중 하나였습니다. 
 
간혹 심심하지 않냐고 묻는 분도 계신데 딱히 심심한 것은 모르겠습니다. 요즘처럼 각박한 시대에 심심할 틈이 있다면 오히려 반가운 일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얼마 전 일명 ‘퇴근 후 업무 카톡 금지법’이 발의됐습니다. 이런 법이 발의될 만큼 참 고단한 하루하루입니다. 오후 10시 이후 업무 관련 카톡, 휴일 업무 지시를 금지하고 이를 위반한 상급자는 보직 해임을 한다는 지침을 만든 기특한 회사도 있다고 합니다. 
 
카톡이 편하지만 종종 공해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어찌어찌 초대는 받았는데 공감 안 되는 단톡이 쌓일 때면 저처럼 소심한 사람들을 위해 ‘살짝 또는 몰래 나가기’ 기능을 만들라고 외치고 싶을 정도입니다. 트래비 기자들도 번갈아 휴가에 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기자는 휴가 중인데 트래비 단톡은 모두 읽음으로 뜨는 걸 보면 제가 이런 말을 할 처지가 아닙니다. 올해부터는 휴가기간 동안이라도 단톡방에서 잠시 나가기를 허해야겠습니다. 
 
8월에는 처음으로 2가지 원정대를 동시에 안내 드립니다. 많은 분들이 생소해 하실 슬로베니아는 비현실적일 정도로 아름다운 곳입니다. 제가 장담컨대 4명의 원정대는 아마 절친이 될 수밖에 없을 겁니다. 역사는 밤에 이뤄진다고 했던가요? 오사카의 밤을 찾아 떠나는 원정대도 기대가 됩니다. 잘 준비하고 있겠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트래비> 편집국장 김기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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