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경동의 섹시한 호텔] 코끼리와의 삼각관계
[유경동의 섹시한 호텔] 코끼리와의 삼각관계
  • 트래비
  • 승인 2016.10.06 13: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친구가 새로 생겼다. 이 새친구는 덩치가 코끼리처럼 큰데다 성격도 제멋대로라 도대체 가늠이 안돼서 그다지 친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가 코끼리 친구 집안 얘기를 들려주며 앞으로 친하게 지내라 하신다. 집안 사업이 번창해 벼락부자가 된데다, 앞으로 동네에서 힘깨나 쓸게 분명하다고 하셨다. 

다행히 코끼리 친구와 금세 친해 질 수 있었다. 집에서 놀고 돌아갈 때면 엄마가 하시는 집 앞 구멍가게에서 라면도 박스로 사가고, 잘 팔리지도 않는 빨래비누를 가족들 수대로 한 보따리씩 사간다. 하지만 코끼리 친구는 물건을 싹쓸이 해줬지만 가끔 예의 없는 행동을 보이기 시작한다. 아버지는 친구를 집에 들이지 말라고 하신다. 엄마는 세상물정 모른다며 아버지와 언성을 높인다. 우리 집은 코끼리 친구 때문에 조용할 날이 없어졌다. 난 코끼리 친구가 점점 미워지지만 그렇다고 멱살을 잡을 자신도 없다. 

그러던 어느 날 기름 머리 친구를 통해 들은 코끼리의 얘기는 충격적이었다. 기름 머리네 집에 놀러간 코끼리 친구는 점잖게 놀다 간다는 것이다. 돌아가는 길에는 기름머리 집 엄마가 하는 슈퍼에 들려 신제품들을 손에 한 가득 사 들고 간단다. 그러고 보니 코끼리 이 자식 최근에 우리 집에 오는 횟수가 뜸해졌다. 부아가 치밀어 오른다. 이미 엄마는 코끼리 친구에게 팔기 위한 라면과 빨래비누를 창고에 가득 재어 놨는데 코끼리 친구는 이전만큼 움직여 주질 않는다. 

속상한 마음에 동네 사람들에게 코끼리 친구와 집안사람들이 얼마나 무식한지 욕을 하며 떠들어 댔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만큼 코끼리를 같이 흉보지는 않았다. 놀란 것은 동네 사람들 모두 코끼리 친구의 집안 얘기를 좋아한다는 것이다. 다들 “내가 알아보니”를 외치며 내가 잘 모르는 코끼리 집안 얘기에 침을 튄다. 코끼리 친구에 대해 떠들고 있는 동네사람들에게 가소롭다는 비웃어주고 고함을 질렀다. “야 이 뭣도 모르는 사람들아. 코끼리 친구가 정말 좋아하는 것은 라면과 빨래 비누라고….”

이야기로 풀어야 설명이 될 만큼 코끼리를 바라보는 관점은 복잡하고 어렵다. 최근 우리는 중국이라는 이웃 때문에 몸살에 걸렸다. 제주에서 발생한 중국인 관광객의 살인 사건과 그 외의 폭행 사건 등이 우리를 분노케 한다. 난개발로 영롱한 빛을 잃어가는 제주의 원흉이 중국 관광객들이라고 원성을 높이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들까 노심초사한다. 우리 창고에는 이미 팔아 보려고 급히 재워둔 라면과 빨래비누가 가득하다. 

지난 번 칼럼과 마찬가지로 JTB 종합연구소의 4월16일자 칼럼 ‘앞으로의 방일중국여행자를 생각한다’를 참고해 보면 중국의 움직임을 냉정히 바라보는 시각의 진일보함이 느껴져 놀랍다. JTB의 연구원들은 관광객의 유형을 여행라이프 영역에 따라 5종류로 분류해 분석하고 있다. 새로운 도전을 하는 고 안테나형(1), 유행에 민감하며 사람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공감형(2), 자기주장이 강하고 과감할 때는 주머니 사정을 고려하지 않는 강단파형(3), 지적 호기심이 강해 체험하려는 성격이 강한 체험 중시형(4), 여행이나 노는 것에 관심이 적으며 돈을 아끼는 게 더 중요해 저가 패키지를 선호하는 합리파 유형(5)이다. 새로운 서비스나 상품은 고 안테나 유형에게 시도해 보고, 공감형 유형들의 전파력에 의해 퍼지며 합리형 까지 전달됨을 연구 결과로 발표한다. 방일 중국인들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관광시장에서 중국인 관광객의 유형별 특징을 철저히 분석하고 그들이 만족할 만한 소재 개발을 강조한다. 

우리 호텔들은 지쳐간다. 유커의 특징과 신세대인 빠링허우(80년 이후 태어난 세대를 일컫는 말)의 특징에 주목해야 한다고 하다가, 이제는 그보다 어린 지우링허우(90년 이후 태어난 세대를 일컫는 말) 세대에 포커스를 맞춰야 한단다. 다 맞는 말인데 뭘 해야 할지는 모르겠고 호텔 스스로 만든 대 중국 영업 전략이 항상 ‘그 나물에 그 밥’이라 초조하다. 

사실 호텔들이 힘들어 한다고는 하나 우리 호텔 산업계 전체를 보면 이전과 비교해 상당한 형태적 성장을 이뤘다. 중저가 호텔 덕에 객실의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해졌으며 이는 다양한 계층의 중국 사람들을 수용할 인프라를 갖추게 했다. 이제 호텔 별로 적합한 중국시장의 타깃을 설정하고 그에 따른 우리만의 매력을 만들어 내야 한다. 호텔들이 지금도 매력을 만드는 일을 여행사나 다른 곳의 책무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큰 오산이다. 호텔은 중국관광객 유입의 중요한 주체적 역할을 해야 한다. 특히 개별관광객 시대에는 한 국가의 관광소재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요소이기 때문이다. 
 
유경동
유가기획 대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 중구 무교로 16, 5층 (주)여행신문
  • 대표전화 : 02-757-8980
  • 팩스 : 02-757-898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전홍렬
  • 법인명 : (주)여행신문
  • 제호 : 트래비 매거진
  • 등록번호 : 서울 라 00311(2009-10-13)
  • 발행일 : 2005-05-30
  • 발행인 : 한정훈
  • 편집인 : 김기남
  • 트래비 매거진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18 트래비 매거진. All rights reserved. mail to tktt@traveltime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