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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다

  • Editor. 고서령
  • 입력 2016.11.01 14: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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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프트한자 독일항공을 대표하는
멋진 두 남자가 말하는
이 시대의 비행 그리고 여행.


 
 
1 루프트한자는 매달 발행하는 기내 잡지인 <루프트한자 매거진> 외에도 여성 고객을 위한 맞춤형 매거진 <우먼스 월드 Womean’s World>와 프리미엄 고객을 위한 <익스클루시브 매거진 Exclusive Magazine>을 제작하며 콘텐츠에 꾸준히 투자하고 있다  2 루프트한자 그룹은 유로윙즈(Eurowings), 오스트리아항공(Austrian Airlines), 브뤼셀항공(Brussels Airlines), 선익스프레스(SunExpress) 등 다수의 유럽 항공사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는 ‘더 나은 여행’을 할 수 있다
 
알렉산더 슐라우비츠(Alexander Schlaubitz)
마케팅 부사장
 
10시간이 넘는 이동 시간, 단절된 휴대전화 통신, 움직임이 제한된 좌석, 작은 플라스틱 그릇에 담겨 나오는 식사. 그렇다, 비행은 불편하다. 하지만 관점을 바꾸면 그 불편함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알렉산더 슐라우비츠 부사장은 “항공기 탑승의 불편함은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준다”고 말했다. 예를 들면 업무를 중단하고 책에 집중하는 시간을 갖는다거나, 아무 생각 없이 잠을 청한다거나, 구름을 내려다본다거나, 하늘 위에서 밥을 먹으며 보고 싶은 사람을 떠올리는 일. 지상에서 습관처럼 하던 일들을 못하는 대신에 그런 일들에 새롭게 집중할 수 있다. 이렇게 생각할 때 우리는 ‘더 나은 여행’을 할 수 있다.

“여행은 사람을 변화시키고 성장시킵니다. 여행을 이야기하면서 단순히 항공기 시설이나 브랜드 로고를 보여 주는 광고 포스터를 붙이기 싫었어요. 사람들의 여행을 ‘더 나은 여행’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캠페인을 하고 싶었죠.” 요즘 그는 여행자들의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공항을 찾는 여행자들의 감정은 다양해요. 휴가를 떠나서 신나는 사람, 중요한 출장을 앞두고 긴장한 사람, 이별해야 해서 슬픈 사람, 오랜만에 소중한 사람을 만나 반갑고 행복한 사람…. 그 감정들에 공감해 주고 싶었어요.” 이별하는 사람들을 위해 눈물을 닦을 수 있는 티슈를 준비한다거나, 행복한 사람들을 위해 작은 스낵을 제공하는 이벤트, 다양한 여행지의 생생한 모습을 VR(Virtual Reality)과 360도 카메라로 촬영해 여행의 영감을 불어넣어 주는 것 등이 그러한 캠페인이다.

루프트한자가 ‘프리미엄 항공사’로서 입지를 다지는 방식도 ‘더 나은 여행’을 만드는 연장선상에 있다. 기존의 프리미엄이 더 크고, 화려하고, 멋지고, 새것을 의미했다면, 루프트한자의 프리미엄은 환경친화적인 운영, 군더더기 없이 효율적인 공간 활용, 시간이 중요한 사람들의 시간을 절약해 주는 서비스에 초점을 맞춘다. “유럽에서 프리미엄에 대한 정의가 바뀌고 있습니다. 더 도덕적으로 옳은 방식으로 운영하고 고객에게 정말 필요한 것을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서비스. 그것이 진정한 프리미엄이죠.”  
 
알렉산더 슐라우비츠 (Alexander Schlaubitz) 마케팅 부사장
전 Facebook 런던지사 마케팅 디렉터 
현 루프트한자 글로벌 마케팅 총괄 
루프트한자 매거진 편집장
 
 
스마트폰 앱스토어 또는 플레이스토어에서 ‘Lufthansa VR’을 검색하면 다양한 VR 영상을 볼 수 있는 앱을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다
루프트한자의 디지털 배기지 태그 기능을 탑재한 리모와 여행가방

●디지털 세상에 사는 사람들의 여행
 
토르스텐 빈겐터(Torsten Wingenter) 
디지털혁신부문장
 
시나브로, 여행이 변했다. 정확히 언제부터였는지도 모르게 여행의 모든 것이 작은 디지털 기기 속으로 들어갔다. 이제 우리는 그 속에서 여행을 꿈꾸고, 구매하고, 기록하고, 공유한다. 토르스텐 빈겐터 박사는 “디지털은 앞으로 여행 상품의 일부가 아닌 여행 상품 그 자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디지털과 여행은 떼어놓을 수 없는 관계가 됐다. “과거엔 여행을 가기 전에 미리 계획하고 준비할 것이 많았어요. 여행사에 가서 항공권과 호텔을 예약해야 했고, 종이 지도를 구해야 했고, 현지에서 이용할 교통편을 미리 알아 봐야 했죠. 이제는 아무것도 미리 준비하지 않아도 여행을 할 수 있어요. 스마트폰 앱으로 항공권과 호텔을 결제하고, 지도를 켜서 보고, 택시를 부르죠.”

최신 기술 중 루프트한자가 가장 많이 투자하고 있는 분야는 VR(Virtual Reality) 콘텐츠다. 2014년부터 항공업계에서 가장 먼저 VR 콘텐츠 개발에 뛰어들었다. 프리미엄이코노미, 비즈니스, 퍼스트 클래스 좌석을 가상현실로 체험해 볼 수 있는 360도 VR 영상을 만들었다. 샌프란시스코, 마이애미, 도쿄, 베이징 등 여행지를 간접 체험해 볼 수 있는 VR 영상도 제작했다. 세계 200여 개 루프트한자 지사에 VR 영상을 볼 수 있는 고글을 보내 주기도 했다.

처음엔 ‘수익과 연결되지도 않는 분야에 왜 투자하느냐’는 시선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루프트한자는 지난 3월 VR 영상으로 첫 수익을 창출하는 데 성공했다. 공항 게이트에서 탑승을 기다리고 있는 이코노미 클래스 승객들에게 프리미엄이코노미 클래스를 가상현실로 체험할 수 있는 VR 영상을 보여 주고, 299유로를 추가로 내면 좌석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고 안내한 것. 영상을 본 많은 승객들이 추가 비용을 내고 프리미엄이코노미를 탑승했다. “이코노미 클래스만 줄곧 탑승해 온 여행객들은 프리미엄이코노미 또는 비즈니스 클래스가 어떻게 생겼는지,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는지 알지 못합니다. 또한 미국 국적 항공사를 애용하는 미국인들은 유럽 항공사의 기내 서비스가 미국 항공사와 어떻게 다른지 모르죠. 그런 사람들에게 VR영상을 통해 가상현실로 체험할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새로운 판매가 일어날 수 있는 것입니다.”

루프트한자에서 디지털 보딩 패스는 이미 완전히 정착했다. 많은 승객들이 종이가 아닌 모바일 기기 화면에 뜬 보딩 패스로 항공기에 탑승하고 있다. 다음 단계는 디지털 배기지 태그(Baggage Tag)다. 올해 초 루프트한자는 독일의 유명 여행가방 브랜드인 ‘리모와(Rimowa)’와 합작으로 디지털 배기지 태그 기능을 탑재한 가방을 개발해 시장에 출시했다. 기존의 종이 배기지 태그 스캐너로 바코드 스캔이 가능하고, 전자 잉크 디스플레이를 사용해 배터리가 없어도 화면이 사라지지 않는다. 그 밖에 기내에서의 숙면을 돕는 첨단 기기와 기내 와이파이를 활용한 비행 중 생방송 등 다양한 기술을 개발해 시범 적용하고 있다. “누군가 ‘루프트한자가 항공사냐 테크놀로지 회사냐’고 묻는다면, 둘 다라고 답하고 싶습니다. 테크놀로지 자체에 집중하는 것은 아닙니다. 디지털 세상 속에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테크놀로지에 집중하는 것이죠.”
 
토르스텐 빈겐터(Torsten Wingenter) 디지털혁신부문장
경영·경제학 박사 
항공업계 VR 영상 
360도 사진 콘텐츠 선구자
 

루프트한자 본사는 환경친화적 건축물이다. 자연광이 풍부하게 들어오기 때문에 전기를 크게 절약한다

이곳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사물함에 개인 물품을 보관해 두고 매일 앉고 싶은 책상에 자유롭게 앉아 업무를 본다

본사 로비에 들어서면 대형 항공기 모형이 가장 먼저 시선을 끈다
독일 축구팀이 실제로 탑승했던 항공기. ‘팬한자Fanhansa’라는 이름으로 랩핑했다
 
●Lufthansa Aviation Center in Frankfurt
루프트한자 프랑크푸르트 본사를 가다
 
새로워진 루프트한자 탑승기
루프트한자 독일항공은 인천-프랑크푸르트 노선을 주 7회, 인천-뮌헨 노선을 주 6회 운항하고 있다. 인천-프랑크푸르트 노선에는 2015년 5월부터 에어버스사의 가장 큰 항공기인 A380을 도입했다. 최근 새롭게 업그레이드된 루프트한자 A380의 프리미엄이코노미 클래스와 비즈니스 클래스를 탑승해 봤다.
 
 
프리미엄이코노미 클래스
첫인상은 아늑함이었다. 이코노미 클래스와 분리된 공간에 좌석 수가 많지 않아, 만석이었지만 북적이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자리에 앉으니 승무원이 작은 유리잔에 담긴 웰컴 드링크를 건넸다. 고속버스 우등좌석처럼 팔걸이 쪽에 컵을 올려둘 수 있는 공간이 있어 테이블을 펴지 않아도 음료를 마실 수 있는 점이 마음에 쏙 들었다. 프리미엄이코노미 클래스는 이코노미 클래스보다 개인 공간이 50% 더 넓고, 생수병과 개인 물품을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이 구석구석 마련되어 있다. 기내식은 일회용 식기가 아닌 자기 그릇에 담겨 서빙되고, 전용 어메니티 키트도 제공한다. 
 
 
비즈니스 클래스
출장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 빠듯한 스케줄에 맞추느라 공항에서 좀 뛰었던 탓에 목이 탔다. 연신 손부채질을 하던 내 마음을 읽었는지, 한국인 승무원이 “얼음물 드릴까요?”라고 말을 걸어 왔다. 벌컥벌컥 잔을 비우니 다시 와서 “한 잔 더 드릴까요?”라고 한다. 따뜻한 친절함에 마음이 편안했다. 한 상 푸짐하게 차려 나온 비빔밥은 독일에서 가져온 기내식이 맞나 싶을 정도로 도라지향이 가득해 벌써 한국에 돌아간 기분이었다. 든든히 배를 채우고 180도로 펼친 플랫베드에서 잠을 청했다. 몸도 고단했지만 잠자리가 편안한 덕에 한 번도 깨지 않고 7시간을 자고 일어나니 금세 한국이 가까웠다. 루프트한자 비즈니스 클래스 플랫베드는 약 2m 길이여서 키가 큰 사람도 편안하게 쓸 수 있다. 밀레니엄 서울 힐튼과 협력을 통해 개발한 고품격 한식 기내식을 제공하고, 에스프레소 커피도 서빙한다.  

글·사진 고서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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