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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무진한 지하 세계, 슬로베니아 포스토이나 동굴

  • Editor. 트래비
  • 입력 2016.11.09 14: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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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지하 세계
Postojna Cave 포스토이나 동굴
 
상상만으로 모든 게 가능한 지하 공간

언더그라운드에 이렇게 다른 세계가 펼쳐져 있을 거라곤 생각 못했다. 지하 세계는 음침하고 탁하다는 게 편견 아닌 편견이었다. 그러나 이 동굴에서만큼은 얘기가 달랐다. 영국의 유명한 조각가 헨리 무어(Henrry Moore)가 ‘가장 경이로운 자연 미술관’이라고 극찬한 곳, 포스토이나 동굴. 수백만년 동안 떨어진 물방울이 모여 산타 할아버지도 되고, 앵무새도 되고, 노아의 방주도 되는 이곳은 상상만으로 모든 게 가능한 공간이다.

슬로베니아에서 가장 긴 카르스트 동굴인 포스토이나 동굴은 유네스코 세계자연문화유산이자 세계 3대 동굴로 알려져 있다. 약 21km 총 길이 중 5km 정도 구간만 관광객들에게 개방되는데, 이는 일반인이 관람할 수 있는 동굴 코스로는 세계에서 가장 긴 코스다.
 
1시간 30분 정도의 동굴 투어에 앞서 옷을 따뜻하게 입으라는 가이드의 안내가 있었다. 동굴 안은 연중 8~10도 정도로 다소 쌀쌀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포스토이나 동굴은 기차를 타고 일정 구간까지 들어가는데, 동굴 입구에서 오전 10시 30분 출발하는 전기 기차에 탑승했다.

기차를 타고 들어가다가 일정 구간에 내린 후 도보로 투어가 계속되었다. “저기 산타클로스가 있네요” 정말 산타클로스다. “저기 앵무새 보이시죠?” 그러고 보니 앵무새네. “곧 있으면 피사의 사탑이 보일 거예요.” 세상에, 이탈리아 여행 때도 보지 못한 피사의 사탑을 여기서 보게 되다니.
 
이 모든 게 석회암과 물의 화학작용이 만들어낸 걸작으로 떨어지는 물에 의해 종유석, 석순, 석주 등이 형성된다. 고드름처럼 자라 천장에 매달리는 것이 종유석, 바닥에 떨어져 석회암 덩어리 탑처럼 쌓이는 게 석순, 석순이 자라 종유석과 만나 기둥을 형성하면 석주다.
 
약 100년에 1cm가 자란다고 하니 포스토이나 동굴 속의 이 모든 작품들은 수백만년의 세월에 걸쳐 떨어진 물방울들의 기적인 셈이다. 여기에 조금의 상상력을 보태면 그 모양은 산타클로스, 앵무새, 피사의 사탑, 그 밖의 모든 것이 된다. 성분에 따라 흰색, 빨간색, 검은색, 회색 등으로 달라지는 석회암의 색깔은 무한한 상상력에 색채를 더한다.
 
포스토이나 동굴은 어두컴컴하지만 화려하다. 자연이 만들어 낸 기적은 정말이지 경이롭다
전 세계 관광객들이 찾는 슬로베니아의 명소, 포스토이나 동굴로 들어가는 입구
‘스파게티석’이라 불리는 종유석. 비 오는 모양을 닮아 원래는 ‘Rock Rain’ 불렸으나 이후 이탈리아인들이 ‘Rock Spagetti’라 이름 붙였다
 
포스토이나 동굴
주소: Jamska Cesta 30, 6230 Postojna, Slovenia
요금: 성인 €8.9, 학생 €7.10, 15세 이하 어린이 €5.30, 5세 이하 어린이 €1
전화: +386 5 700 01 00
홈페이지: www.postojnska-jama.eu/en
 
▶Inside Postojna Cave
 
여러모로 사람을 닮은 
프로테우스(Proteus)

포스토이나 동굴 안엔 그들만의 생태계가 있다. 끝없는 암흑이라는 조건에 적응한 100종이 넘는 동물들이 서식하고 있는 것. 그중 가장 유명한 생물이 ‘프로테우스’다. 수명이 100년에 이르고 피부색 또한 사람과 비슷해 휴먼피시(Human Fish)라 불린다. 작은 뱀장어처럼 생긴 프로테우스를 옛날 슬로베니아 사람들은 용의 새끼라 믿었다고 한다. 어둠 속에서 생활하는 까닭에 눈은 퇴화되었고 피부 보호 물질이 없는 투명한 피부를 갖고 있어 매우 민감하다. 프로테우스 앞에서 카메라 플래시는 금물이다.
 
 
이름 그대로
브릴리언트(The Brilliant)

포스토이나 동굴에는 여러 가지 모양의 석회암들이 있지만, 이 중 유독 새하얀 빛을 발하는 석순이 있다. 바로 이름부터 찬란한 ‘브릴리언트’다. 약 5m 높이에 겹겹이 녹아내리는 듯한 형상을 한 브릴리언트는 포스토이나 동굴의 상징으로, 원래의 순백색 색깔이 조명을 받아 더욱 미세한 빛을 발한다. 아이스크림 모양을 닮았다고 해 ‘아이스크림 석순’이라고도 불리는 브릴리언트. 개인적인 욕심으로는 ‘브릴리언트 아이스크림’이라 명명하고 싶다.  
 
 
 
지하에서 지상으로
동굴 지하 우체국 & 콘서트홀

포스토이나 동굴 안에는 1899년에 세계 최초로 지하 우체국이 만들어졌다. 당시 동굴을 방문한 사람들이 쓴 우편엽서가 매일 6,000~1만장 이상 이곳에서 발송되었다고 한다. 지하 세계에서 지상 세계로 보내는 편지인 셈이다. 과거 우체국이 있던 곳에 지금은 작은 기념품 숍과 콘서트홀이 자리하고 있다. 콘서트홀이 자리한 이유는 동굴 속에서 가장 큰 공간에 형성된 거대한 돔 형태가 자연 음향효과를 만들어내 콘서트홀로도 부족함이 없는 환경이 조성되기 때문이다. 약 1만명 정도 수용 가능한 이 거대한 자연 무대에서 실제로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오케스트라 공연 등 다양한 공연이 열린다.
 
에디터 김예지 기자 취재 트래비 슬로베니아 원정대(글 정혜은 사진 김상준)
취재협조 슬로베니아관광청 www.slovenia.inf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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