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스토리⑦구미역 주변이 수상하다
구미스토리⑦구미역 주변이 수상하다
  • 천소현
  • 승인 2016.11.28 16: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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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역 주변이 수상하다
 
구미역의 소속은 원평동이다. 하지만 구미역을 경계로 역전과 역후의 분위기는 매우 다르다.  아직 조용한 주거지역으로 남아있는 구미역 뒷동네가 요즘 수상하다는 제보를 받았다. 구미에서 가장 맛있다는 빵과 커피가 이곳으로 스며들었다는 것이다. 또 하나, 벽화로 새단장을 마친 ‘밤실마을’의 아기자기한 재미는 덤이다. 
 
유기농재료를 사용하고 천연발효를 거쳐 탄생한 여여브레드의 빵들
(좌) 오후 늦게 찾아가면 진열대가 텅텅비어 버리는 경우가 많다  (우) 천연발효종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파티쉐 김지영씨
 
유기농 빵의 모범답안
여여브레드
 
연남동이나 서래마을에서 본 듯한 빵집을 구미에서 만났다. 골목 안에 위치한 여여브레드는 테이블 하나 놓을 자리도 없는 작은 빵집이었다. 하지만 연신 찾아오는 손님들로 진열대가 빠르게 비어지고 있었다. 요즘 구미에서 가장 ‘핫’하다는 이 빵들을 만들어내는 파티쉐는 김지영, 김민우 부부다.
 
빵을 워낙 좋아한 부부는 운영하던 카페를 접고 전문적인 제과제빵 교육을 받은 후 전업했다. 그 과정에서 세운 철칙이 유기농 재료와 천연발효였다. 우리 고유종인 ‘앉은뱅이밀’로 천연발효종을 만들어 빵 반죽을 발효시킨다. 손이 많이 가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이지만 건강하고 맛있는 빵을 위해서는 포기할 수 없는 과정이다.
 
또한 유기농재료만을 고집하고 버터도 직접 만든다. 여여브레드 최고의 히트상품인 ‘앙버터’는 부모님이 직접 키운 팥으로 앙금을 만들어 우유버터와 함께 바게트빵 속을 채운 것이다. 이 밖에도 고소한 허브치즈 그리시니, 쫄깃한 치즈 깜파뉴, 치아바타 등 빵 하나하나가 모두 정성스럽다. 잔뜩 사들이고 싶지만 방부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으니 욕심은 금물. 그래서 매일 여여브레드를 들르는 단골들이 늘고 있다.
 
주소: 경북 구미시 금오산로22안길 5-1 
오픈: 11:00~20:00(일요일 휴무)
문의: 010-4203-5683
 
(좌)시원하고 단 맛이 풍부한 당근주스 (우)‘복남’이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는 박호영씨는 커피살롱의 직원으로 일하다 사장이 되었다
(좌)테이블을 많이 놓지 않아 여유로운 커피살롱 내부 (우)상호조차 적어놓지 않은 외부
 
우리가 좋아하는
커피살롱
 
간판에는 오로지 ‘커피전문점’이라고만 씌어 있다. 유리창에는 큼지막한 글씨로 직접 볶은 원두를 판매한단다. 이 단순함이 오히려 궁금증을 일으키는 곳이 바로 커피살롱이다. 좌석이 유난히 여유롭고 편안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테이블 사이의 간격이 넓기 때문. 원래 커피살롱은 플리마켓이나 콘서트 등을 개최하며 복합문화공간의 역할을 했었다.
 
지금은 예전처럼 다양한 이벤트를 개최하지는 않지만 표방하는 정신은 살아있다. ‘우리가 좋아하는 것이 시작’이라는 캐치프레이즈(그들은 ‘사훈’이라고 한다)가 가게 곳곳에서 눈의 띈다.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이 만들었음이 분명한 커피 한잔을 마시고 있으면 저절로 과연 내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어디서 시작해야 할지를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현재 커피살롱은 이 곳에서 일하며 커피를 배운 박호영씨가 카페를 인수하여 친구와 동업으로 운영 중이다. ‘사람을 얻는 장사를 하겠다는 젊은 사장의 진정성은 맛으로 증명된다. 기본이 되는 커피 메뉴뿐 아니라 생자몽 2개를 즉석에서 짜서 만들어주는 ‘자몽자몽 주스’나 달콤한 생당근을 갈아주는 ‘당근주스’도 추천 메뉴다.
 
주소: 경북 구미 금오산로 22길 6
문의: 010 2014 4648
 
조명과 가구를 중심으로 심플하면서도 아늑하게 연출한 커피라운지 내부
(좌)작은 방이 있어서 소모임을 하기에도 좋다 (우)금오천을 걷다보면 이 문구에 끌려 커피 한잔을 마시지 않을 수 없다
 
금오산 산책의 히든카드
커피라운지 Coffee Lounge
 
산책을 하다보면 맛있는 커피 한잔이 간절해진다. 커피라운지는 그 순간 눈에 딱 들어 올만한 카페다. 일단 금오천 주변에 위치해 있어서 눈에 잘 띄기 때문이기도 하고, 아늑한 분위기 때문에 한번 들어가 보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든다.
 
빈 의자를 그려 놓은 로고도 한 몫을 한다. 삐뚤게 걸어놓은 액자, 낡은 미싱. 작은 화분들, 킨포크 잡지 등등 하나 하나 사연이 있을 것 같은 소품들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카페 투어를 하게 된다.안쪽에는 두 개의 작은 방이 있어서 모임도 할 수 있다.
 
커피라운지의 자부심은 스페셜티 커피에 있다. 진한 더치 원액에 얼음을 넣고 흔들어 만든 ‘더치 샤케라토’, 천연 바닐라를 사용한 ‘바닐라 라떼’ 등의 스페셜 커피를 마시기 위해 일부러 찾아오는 손님이 있을 정도. 여러 가지 크기의 용기에 담아 판매하는 더치커피도 구입할 수 있다.
 
주소: 구미시 원평동 408-53번지 
오픈: 12:00~23:00 (휴일, 화요일 휴무)
문의: 054 458 4081
instagram: coffeelounge_sun
 
집집마다 벽화로 새 옷을 입힌 구미 도량동 밤실마을 풍경. 3개의 코스가 있어서 마을 전체를 돌아볼 수 있고, 야은 길재 선생의 흔적도 찾을 수 있다. 
 
 
오늘 만나는 어제의 풍경
밤실벽화마을 

이번에는 구미역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인 도량동 이야기다. 도량동의 밤실마을과 원평동 구미새마을중앙시장 사잇길에 화사한 기운이 돌기 시작한 것은 2014년의 일이다. 아이들의 등굣길을 아름답게 가꾸고 싶다는 소박한 제안이 삼성전자의 지원으로 현실화되어 벽화 작업이 시작되었던 것. 3년에 걸쳐 진행되었던 작업이 지난해 완료되자 3개의 벽화마을 투어 코스가 세상에 선보였다. 1코스는 야은 길재선생의 이야기길, 2코스는 배움과 나눔의 길, 3코스는 밤실 사람들 이야기 길이다. 1코스와 2코스의 종착점에는 쉬어갈 수 있는 야은정자가 있고, 벽화마을 투어에 대한 간단한 자료를 마을카페 ‘다락’에서 구할 수 있다. 

미리 이야기해 두지만, 기대는 금물이다. 보는 재미가 쏠쏠한 그래피티와는 거리가 멀다. 자원봉사자들의 손으로 그려졌기에 그림들은 단순하고 소박하다. 그러나 밤실마을의 벽화들은 초대장일 뿐, 작품은 살아있는 마을 전체다. 밤실(문장골)은 야은 길재 선생이 낙향하여 후학을 양성한 곳이었다.
 
길재 선생의 신주와 영정을 봉안하고 기제사를 모시는 부조묘가 이곳에 있는 야은사 충효당에 모셔져 있다. 벽화를 따라 마을로 들어서면 집집마다 과실나무가 풍성한 시골마을이 훅 다가온다. 사실 특별히 아름답거나 인상적이지는 않다. 아무렇지도 않은 현대 시골의 풍경이다. 고작 세 개로 갈라진 마을길의 한 쪽에는 아담한 단층집과 마을정자와 구멍가게가 있는가하면 한 골목만 건너가면 키 큰 아파트가 도열해 있다. 현재와 맞닿아 있는 과거, 오늘 만나는 어제의 풍경이자 어제와 같은 오늘의 풍경이다.  

마을카페 다락
주소: 구미시 문장로 12길 15(도량동)
문의:  054-444-0277
홈페이지: bamsil.geumo.or.kr
 
 
글 천소현 기자 사진 Travie Photographer 김성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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