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스토리⑧구미의 ‘인생 맛집’
구미스토리⑧구미의 ‘인생 맛집’
  • 천소현
  • 승인 2016.11.30 10: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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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의 ‘인생 맛집’ 

구미에는 지역을 대표하는 음식이 없다. 그렇다고 먹방에 대한 기대를 접을 필요는 없다. 오히려 한껏 기대해도 좋다. 공단에 모여든 팔도 사람들의 다양한 입맛을 만족시켜 온 산해진미들이 구미에서는 기본이다. 서비스나 맛의 기준도 월등히 높다. 구미에서 맛집을 찾았다면 그곳은 ‘인생 맛집’이 될 가능성이 높다.  
 
1, 2, 3 특제 소스로 새콤한 맛을 내는 복어매운탕과 소주 안주로 좋은 복껍질무침회. 4 1970년부터 구미역 앞에 자리잡은 싱글벙글 복어 본점
 
웃으면 ‘복’이 와요
싱글벙글 복어

모르면 구미 사람이 아니라는 복요리집이 있다. 고급 복요리집이 아니라 7,000원만 내면 시원하고 든든하게 먹을 수 있는 복매운탕이 있기 때문이다. 직원들이 살짝 익힌 미나리와 콩나물을 건져내 소스에 비벼주는 손놀림이 예사롭지 않다. 하루 종일 붐비는 손님들을 감당하면서 생긴 숙련된 몸동작에서 이 식당의 내공을 가늠할 수 있다.
 
싱글벙글 복어집의 비결은 매운탕에 들어가는 특제소스다. 그 새콤하고 시원한 국물 맛에 중독되면 헤어나질 못할 정도. 그 입소문에 힘입어 싱글벙글 복어는 구미뿐 아니라 서울, 수원, 대전 등지까지 전국에 24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식당은 항상 청결해야 한다는 철칙을 지키기 위해 식기 세척도 철저히 하고, 식재료도 깔끔하고 안전하게 다루고 있다는 사실이 오픈 주방을 통해 눈으로 다 보인다. 1970년 구미역 앞에 싱글벙글 복어를 처음 창업한 김송자 대표는 자선활동에도 열심이다. 남편이 사업이 실패하면서 겪었던 어려운 시절을 잊지 않고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 복어의 살이 오르는 10월부터 3월 사이에 더 맛있는 복어 요리를 즐길 수 있다니 참고하시길. 

주소: 경북 구미시 원평2동 126-7 오픈 5:00~22:00(2,4째주 월요일 휴무)
가격: 복매운탕 7,000원, 밀복생복지리/매운탕 1만2,000원, 복불고기(2인 기준) 3만원
문의: 054 452 4515
홈페이지: www.sgbgbok.com
 
1, 3 구미 중앙시장의 명물로 인정받고 있는 김가네매운족발돼지국밥집 2 연탄석쇠에 구워 불맛과 매운맛이 어우러진 불족발. 포장해 가는 손님들도 많다 

화끈한 불맛이 쥑이네! 
김가네매운족발돼지국밥

구미 중앙시장이 붐비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이 집의 족발이다. 연탄불에 살살 구워서 불족발이고, 혀에 불이 난 것처럼 매워서 또 불족발이다. 야들야들하고 쫄깃쫄깃한 식감과 자꾸만 손이 가는 매운맛의 상호작용이 기막히다.
 
시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국밥 한 그릇을 곁들이고 소주 한 잔을 들이키면 겨울 추위가 확 달아난다. 훈훈한 시장 인심도 더해진다. 혹시 매운 맛이 싫다면 왕족발이나 무침족발을 시키면 되고, 순대국밥이냐, 돼지국밥이냐를 고민하기 싫다면 둘을 합친 섞어국밥을 시키면 된다. 많이 출출하지 않다면 족발에 뜨끈한 술국 하나면 족하다. 앉을 자리가 없다면 포장하는 방법이 있다. 

주소: 구미시 원평동 117-11
가격: 연탄불족발 大 3만원, 小 1만5,000원, 순대국밥 6,000원
문의: 054 452 2343
 
​1 지글지글 끊고 있는 주구미철판볶음 2 입맛에 따라 고기류, 면류 등 다양한 사리를 추가해도 되고 콩나물을 같이 비벼 먹어도 된다 3, 4 인상적인 문구들이 도배되어 있는 낭만쭈꾸미 내부와 외관

재밌어서 한입, 맛있어서 한입
낭만쭈꾸미

사방에 빼곡하게 씌어 있는 글씨들을 다 읽으려면 꽤 시간이 걸린다. 주꾸미집이니 일단은 얼른 주꾸미를 주문하고 탐독을 시작한다. 어떤 것은 메뉴 주문을 위한 조언이다. 예를 들어 맵기의 종류가 1단계부터 10단계까지 있으니 알아서 조절하라는 것(참고로 3단계가 신라면의 맵기 정도란다). 일반적인 라면이나 떡사리 외에 차돌박이, 우삼겹 등도 사리로 첨가할 수 있단다.
 
이런 메뉴에 대한 설명보다 더 눈길을 끄는 것은 여러 가지 가게의 운영원칙이다. ‘담당직원 위에 사장 있고, 사장 위에 손님 계신다’며 불만이 있을 경우 사장에서 전화하면 해결해 주겠다고 적혀 있다. 물론 핸드폰 번호와 함께. 복고적인 아날로그 감성이 어딘가 촌스러운 듯하지만 유쾌하기도 하다.
 
이 모든 것은 낭만쭈꾸미, 낭만다방, 낭만주막 등을 운영하는 ‘낭만연구소’의 연구결과일 것이다. 구미 원평동에서 시작한 낭만연구소는 성공을 발판으로 대구에 진출한 상태다. 현재 구미, 대구, 상주, 칠곡, 포항 등지에 15개의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주꾸미가 다 익었는지 확인하려면 다리를 약간 잘라서 단면을 확인하면 된다. 양념을 좀 남긴 후 볶음밥을 주문하면 낭만쭈구미의 대미를 제대로 장식하는 것이다. 그리고 보너스! 바로 옆에 위치한 낭만다방에서 주꾸미를 주문한 손님들에게 아메리카노 커피를 무료로 제공한다. 

낭만쭈꾸미 원평본점
주소: 경북 구미시 원평동 1041-8 번지
메뉴: 쭈꾸미볶음 1만원, 돼지삼겹살 7,000원, 폭탄계란찜 4,000원 퐁듀치즈 4,000원
오픈: 11:00~01:00 휴무 매월 첫 번째 월요일
문의: 054 457 5248
홈페이지: www.nangjju.com
 
1 일식집으로 시작했지만 알탕으로 유명해진 동광알탕. 바쁠 땐 2층까지 자리가 꽉 찬다 2 뚝배기에 푸짐하게 끊여 나오는 알탕정식 3 면발에서 일식집의 면모가 느껴지는 메밀소바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동광알탕

구미의 공단동으로 가면 대형식당과 맛집들이 즐비하다. 직장인들의 점심 한 끼, 부서끼리의 회식, 거래처와의 식사가 매일의 일상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식당들의 보이지 않는 경쟁도 치열한데, 그 중 항상 ‘엄지 척’의 평가를 받는 곳이 바로 동광알탕이다.
 
동광알탕은 1978년에 일식집으로 시작했지만 알탕으로 유명해지면서 아예 동광알탕으로 상호를 변경했다. 하지만 여전히 메뉴를 펼쳐보면 튀김, 초밥, 회덮밥 등 일식집의 정체성이 엿보인다. 몰려드는 손님을 감당 못해 가게를 2층까지 확장했지만 여전히 점심시간에는 줄을 서야 할 정도다. 알탕이 가격이 저렴하지는 않지만 전날 과음한 직장인들에게는 이만한 보약이 없다.
 
개인용 쟁반에 반찬을 정갈하게 담아 나오는 것도 이 집의 장점. 재료를 듬뿍 넣은 뚝배기를 보글보글 끊여 나온 탓에 가장자리까지 넘친 흔적이 남아 더 정겹게 느껴진다. 터진 알까지 야무지게 다 먹는 방법은 뚝배기에 아예 밥을 말아 삭삭 비벼 먹는 것이라고. 

주소: 경북 구미시 공단2동 201
메뉴: 동광알탕정식 1만2,000원 동광회덮밥 1만5,000원, 생선초밥 1만5,000원
오픈: 10:00~21:00
문의: 054 463 3001 
 
1, 2 한정식 부럽지 않은 상차림을 자랑하는 정마담식당의 돼지수육고기 3 곁들여 먹으면 좋은 산채비빔밥은 깨소금 소스로만 비벼서 담백하다
 
품위가 넘치는 수육 상차림
정마담식당

구미시내에서 선산은 가깝지 않다. 하지만 먼 거리를 마다하지 않고 찾아가게 되는 곳이 바로 선산의 정마담 식당이다. 이유는 오로지 수육 때문. 조금 얇은 듯 먹기 좋은 크기로 나오는 수육 자체의 질도 호평이지만 귀한 손님 대접을 받는 듯 정성스레 차려 나오는 상차림 때문에 더욱 유명하다.
 
주문을 하면 주방에서 바로 칼질에 들어가느라 시간이 좀 걸리는데, 그 사이에 테이블에는 작은 종지들이 각자 정해진 자리에 도열된다. 수육에 곁들여 먹을 짱아지, 마늘, 양파, 깻잎, 고추다지기 등과 기본 반찬들인데, 정갈하고 맛깔스럽기가 남도의 한정식이 부럽지 않다.
 
드디어 등장하는 주인공. 삼겹살, 족, 귀, 보살감투, 염통, 암뽕 등등 많게는 아홉 가지 부위의 돼지수육고기가 동그랗게 담겨 나온다. 부드럽고 촉촉하다. 고기가 서로 들러붙지 않도록 참기름을 바르고 검은 깨, 하얀 깨를 뿌려 치장도 했다. 한지를 이용해 기름성분을 제거하는 것이 담백한 맛의 비결이란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수육과 함께 놓치지 말아야 할 메뉴는 비빔밥이다. 숙주, 고사리, 호박 등 인근에서 채취한 나물과 야채를 깨소금 소스에 비벼 먹는 담백한 비빔밥이다. 매운 맛을 원한다면 고추장이 아니라 고추 다지기를 가미할 것. 현재 정마담식당은 마담의 주인공 정춘연 여사를 대신해 50대 중반의 아들이 운영하고 있다. 어머니에게 배운 조리법과 상차림, 원칙을 잘 고수하고 있다. 그날 치 수육이 다 떨어지면 더 만들지 않으므로 늦은 시간 방문할 경우 미리 전화를 해보자. 

주소: 경북 구미시 선산읍 선산중앙로 18길 16  
메뉴: 수육 小 2만3,000원, 大 3만6,000원 비빔밥 7,000원, 고기 드신 후 비빔밥 5,000원, 족발 小 2만2,000원
휴일: 둘째 주 월요일, 마지막 주 일요일 
문의: 054 481 2353 
 
1 사이버지의 양조장을 물려받아 현대화 한 산동막걸리 정신자 대표 2 보글보글 거품을 품으며 발효 중인 막걸리 3, 4 생막걸리와 동동주 등은 저온숙성을 거쳐 맛이 가장 좋을 때 납품한다 5 고 박정희 생가에서 마신 산동막걸리
 
남몰래 지켜온 자존심
산동막걸리 

박정희 대통령 생가에 가면 달콤하고 진한 막걸리 한 잔을 맛볼 수 있다. 그 맛이 기가 막혀 물었더니 70년 역사를 자랑하는 구미 유일의 생막걸리인 산동막걸리라고 했다. 무턱대로 찾아간 산동탁주 양조장은 여전히 처음 문을 열었던 자리인 산동면에 위치해 있었다. 김승원씨가 1946년에 설립했고 1986년부터 며느리 정신자씨가 이어받아 설비를 현대화하고, 신제품을 출시하는 등 고군분투해왔다.
 
육각수 정수기를 이용한 깨끗한 물, 직접 만든 누룩, 정성어린 발효 과정 등 원칙을 지켜왔기에 오사카에 산동막걸리를 수출하기도 했었다. 부침이 심한 막걸리양조시장에서 지난 30년 동안 그녀가 겪어온 우여곡절을 말로 하자면 막걸리 한통을 다 비워도 끝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에겐 애환을 녹여 줄 막걸리가 필요할 것일지도.
 
막걸리는 3일 정도가 지나야 가장 맛있는 상태가 되기 때문에 일부터 양조장에서 3일 정도 저온숙성을 시켰다가 납품하는 것도 그녀의 고집스러운 원칙이다. 산동탁주 양조장에서 만든 찹쌀동동주, 생쌀막걸리, 복분자 막걸리 등은 구미의 농협 하나로마트와 금오산 관광호텔, 선산컨트리클럽 등에서 구입할 수 있다. 

주소: 경북 구미시 산동면 적림2길 6-1
문의: 054 472 2928
 
1, 3 10평 남짓한 이 공간에서 교촌치킨 1호점이 시작됐다. 당시 이름은 교촌통닭이었다 2 치킨 맛은 프랜차이즈답게 다른 교촌치킨 지점들과 똑같다
 
‘교촌치킨’이 탄생한 바로 그 곳
교촌치킨 1호점(송정점)

전국에 1,000개 이상의 가맹점이 있는 국내 매출 1위 치킨 프랜차이즈 ‘교촌치킨’이 탄생한 곳이 바로 구미다. 1991년 ‘교촌통닭’이라는 간판을 걸고 시작했던 10평짜리 매장. 본사가 수도권으로 옮기면서 지금은 ‘1호점’이 아닌 ‘송정점’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지만, 이곳이 최초의 교촌치킨 매장이란 사실을 웬만한 구미 사람들은 다 안다. 개업 후 처음 2년 동안 하루에 한두 마리 밖에 팔지 못했던 교촌통닭이 구미의 한 공단 직원의 입소문 덕에 매출을 올리기 시작해 지금의 교촌치킨이 되었다는 스토리도 흥미롭다. 치킨 맛은 다른 교촌치킨 매장과 똑같지만, 그 모든 역사가 시작된 곳에서 치킨을 먹어본다는 것만으로 왠지 의미가 있다. 

주소: 경상북도 구미시 송원동로 41 우방타운
문의: 054 455 5534
 
1, 3 푸짐한 양의 찹쌀수제비. 둘이 나누어 먹어도 배부르다. 김치와 함께 먹으면 최고의 궁합 2 옛날국수 집에서 손으로 직접 빚는 찹쌀수제비 4 유명 요리사업가 백종원씨도 이곳을 맛집으로 인정했다고
 
찹쌀수제비로 몸보신
옛날국수

구미 새마을중앙시장의 국수골목의 찹쌀수제비 맛집. 경북 지역의 별미인 찹쌀수제비는 진한 미역국에 동그란 찹쌀 새알을 넣어 끓인 음식이다. 북어와 미역의 구수함이 어우러진 뽀얀 국물은 한 모금 마실 때마다 건강해 지는 것 같고, 입에 넣자마자 사르르 녹는 찹쌀 새알은 찾아 먹는 재미가 있다. 들깨가루를 듬뿍 넣어 김치와 함께 한 그릇 뚝딱하면 이만한 몸보신 음식이 없다. 양도 어마어마해서 한 그릇을 혼자 다 먹기 힘들 정도다. 메밀국수, 콩국수, 칼국수, 잔치국수, 비빔국수 등 다른 국수 메뉴도 함께 판매한다.

위치: 경북 구미시 구미중앙로9길 11(원평동) 새마을중앙시장 국수골목 내
문의: 054 456 4303
메뉴: 찹쌀수제비 5,000원, 잔치국수 3,500원, 도토리묵 4,000원, 비빔국수 5,000원
 
 
글 천소현 기자 고서령 기자 사진 Travie photographer 김성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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