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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PAIGN 여행으로 희망을 나눕니다] 새하얀 도화지 아키타에 그린 그림

  • Editor. 트래비
  • 입력 2017.02.28 16: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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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드득 뽀드득. 소복이 쌓인 눈에 종아리를 푹 담그는 아이들. 그렇게 남겨진 발자국을 그대로 따라갔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에 자신만의 방향을 새기는 아이들의 모습은 곧게 뻗은 삼나무보다도 더 강직해 보였다.

이번 일본 여행은 문화소외계층 아이들과 함께했다. 마치 스노볼 안에 들어간 것처럼, 아키타현(秋田県)은 계속해서 눈이 내리는 순백의 마을이었다. 눈부신 환경에서 아이들의 독창성은 빛났다. 된장, 간장, 술을 발효시키는 양조장을 견학하며 간장 5톤은 ‘티라노사우루스 빼기 2톤’이라는 독특한 계산법을 제시하는가 하면, 깊은 산속 츠루노유(鶴の湯) 온천에 몸을 담글 땐 <선녀와 나무꾼>의 주인공이 된 것 같다며 스스로를 동화에 대입하기도 했다. 저녁 워크숍 시간에는 김선영, 이소을 작가가 함께했다. 흘러가는 시간 속에 붙잡아 두고 싶은 것들을 종이 위 그림으로 표현하고 기록하는 방법을 배웠다. 처음엔 무얼 그릴지 몰라 하던 아이들은 곧 드로잉 북을 가득 채운 것도 모자라 칠판에마저 그림을 계속 그려 나갔다. 4월 초 전시될 이 그림들이 부디, 아이들이 느낀 아키타를 관람객들에게 고스란히 전해 주길 바란다.

여행이 좋은 점 중 하나는 세상이 얼마나 넓은지 알게 된다는 거다. 떠안고 있던 모든 걱정과 고민이 상대적으로 작아 보이기 때문이다. 아이들 역시 똑같이 느꼈던 걸까?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 한 아이가 지금껏 한 번도 하지 않던 가족 이야기를 조심스레 꺼냈다. 여행만이 줄 수 있는 분위기가 아이의 마음을 이완시킨 모양이다. 어떠한 놀라움의 표시나 위로의 말도 하지 않았지만, 들어주는 이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 것 같았다. 이야기를 끝마치고 이내 내 어깨에 기대 새근새근 잠든 표정이 편안해 보였기 때문이다.

온전히 보고 느끼고 표현하는 것에 집중했던 시간들이 아이들에게 자유를 주었다. 평소에 만나기 힘든 특별한 경험을 선사했다. 누군가는 여행 한 번으로 인생이 바뀌겠냐고 할 테지만, 한 번의 계기로 바뀌는 게 인생이 아닐까? 혹시 모르는 일 아닌가. 모두가 친절하고 이어폰까지 공짜로 주는 비행기가 좋아 그곳에 살고 싶다던 아이가 훗날, 정말 비행기를 타는 직업을 갖게 될지도.  
 
‘지구별 여행학교’는 하나투어의 대표적인 사회공헌 프로그램 ‘희망여행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아동청소년들이 국내외 여행을 통해 다채로운 문화를 경험하며 꿈을 새롭게 그려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2017년 1월25~27일 인페인터글로벌, 아키타현과의 공동주최로 진행된 이번 희망여행에서는 아동복지기관 소속 아동 10명이 일본 아키타 아트투어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현지 탐방에서는 김선영, 이소을 작가가 워크숍을 진행했으며, 이때 참가아동들이 그린 그림은 에이드런, 이얼즈어고를 통해 아트상품으로 개발될 예정이다.


1 창밖으로 보이는 하얀 세상 아키타  2 워크숍 시간에 그린 츠루노유 온천  3 폭폭 눈이 쌓여 가는 산이 꼭 볶음밥 같았다
 
 
글·사진 김혜원(에이드런, withadren.com)  에디터 트래비
 
트래비-하나투어 공동캠페인‘ 여행으로 희망을 나눕니다’는 여행을 통해  발견한 꿈과 희망에 관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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