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캐나다를 만나야 할 이유, 퀘벡
겨울 캐나다를 만나야 할 이유, 퀘벡
  • 트래비
  • 승인 2017.03.07 14: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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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의 겨울은 늘 하얀 눈에 덮인 대자연의 풍경을 연상시켰지만, 
너무 추울 것 같아 쉽사리 떠나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떠나고 보니 알겠다.
캐나다의 진정한 매력은 겨울에 있다는 것을.  
 
겨울의 왕 보넘이 사는 얼음궁전에서 바라본 퀘벡의 하늘. 보넘은 캐나다 아이들이 사랑하는 윈터카니발의 대표 캐릭터다
 

시리도록 아름다운 도시
퀘벡 Quebec
 
캐나다 퀘벡주의 맏아들은 몬트리올이 아니라 퀘벡시티이다. 퀘벡은 세인트로렌스(Saint Lawrence)강 하구 쪽, 강폭이 좁아지는 지역에 위치해 있는데 퀘벡이라는 지명의 뜻 또한 북미 대륙의 토착민 언어인 알곤킨어로 ‘강이 좁아지는 곳’이라는 의미다.
 
샤토 프롱트낙 호텔 광장을 지키고 있는 사무엘 드 샹플랭의 동상
윈터 카니발에서 아이들의 인기를 독차지한 라마
 

눈부시게 하얀 설국

고백하자면, 겁이 좀 났다. 퀘벡의 한겨울 기온은 영하 40℃에 달한다는 주위 사람들의 말 때문이었다. 출발 일주일 전부터 현지 기상예보를 쭉 지켜본 결과, 대체로 영하 7℃ 안팎을 넘나들고 있었다. 뭐야, 괜히 겁을 준 건가 싶었다. 그런데 출발 전날 갑자기 수은주가 급격하게 떨어지더니 영하 22℃를 찍었다. 약간의 긴장감이 몰려왔다.

공항 문을 열고 처음 대면한 퀘벡의 추위는 글쎄, 예상했던 것에 비하면 좀 싱거운 느낌이었다. 하지만 긴장의 끈을 놓을 순 없었다. 끊임없이 눈발이 날리고 온 세상이 하얀 설국이다. 드라마에서 봤던 오색 찬연한 단풍 따위는 온데간데없다. <도깨비> 속 김신이 들락거리는 단풍국이라기보다는 차라리 <겨울왕국>의 엘사가 지배하는 아렌델이 아닐까 싶다. 퀘벡은 본디 아름답기로 이름난 도시지만, 겨울의 퀘벡은 더욱 특별하다. 봄, 여름, 가을과는 전혀 다른 설국의 매력이 가득하다. 햇살이 맑은 비늘처럼 부서져 쏟아지는 날이면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겨울왕국이 완성된다.
 
청명한 날이면 세인트로렌스강에 시리도록 아름다운 노을이 내려앉는다
드라마 <도깨비>에 등장하면서 유명해진 페어몬트 샤토 프롱트낙 호텔의 전경

여자들의 마음을 흔든 그곳

퀘벡은 어퍼 타운(Upper Town)과 로워 타운(Lower Town)으로 나뉘는데, 이 둘을 구분하는 건 오래된 성벽이다. 1535년 프랑스의 탐험가인 자크 카르티에(Jacques Cartier)가 1536년 봄, 본국으로 돌아가기 전 언덕에 성벽을 쌓았다고 전해진다. 1541년 카르티에는 이곳에 정착지를 세우고자 했지만, 원주민들의 반발이 심한 데다 날씨가 너무 추워 결국 1년 만에 정착 계획을 포기했다. 이 자리에 정착지가 들어선 건 1608년에 이르러서다. 프랑스의 탐험가이자 외교관이었던 사뮈엘 드 샹플랭(Samuel de Champlain)이 세인트로렌스 강변에 정착지를 건설했다.

퀘벡은 영국과 프랑스 간의 쟁탈전이 치열하게 펼쳐졌던 곳이기도 하다. 1629년 영국은 카르티에가 건설한 정착지를 차지했고, 이를 그냥 두고 볼 리 없는 프랑스는 수차례에 걸친 공방전을 펼친 끝에 이 자리를 탈환했다. 이후로 이 지역은 프랑스의 북아메리카 식민지인 뉴프랑스의 행정 중심지가 되었다. 그러나 1763년 파리 조약은 퀘벡을 다시 영국의 품으로 돌려주며 프랑스의 자존심에 생채기를 냈다. 이 과정에서 퀘벡은 마치 요새처럼 성곽으로 둘러싸인 도시가 됐고, 성벽을 기준으로 위아래가 나뉘어졌다. 많은 여성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던 드라마 <도깨비>의 촬영 명소인 올드 퀘벡의 풍경은 바로 이 성벽의 안팎에 있다.

겨울의 퀘벡을 즐기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는 하얗게 눈이 쌓인 길을 따라 올드 퀘벡을 향해 걷는 것이다. 장담컨대, 시리도록 아름다운 설경에 종종걸음을 멈추게 될 것이다. 도깨비의 소유로 설정되어 유명해진 페어몬트 샤토 프롱트낙 호텔(Fairmont Le Chateau Frontenac)은 올드 퀘벡의 절정이다. 호텔을 가운데 두고 어느 쪽으로 발길을 내딛든 아름다운 수채화가 펼쳐진다.
 

아름다운 옛 도심의 정취가 남아 있는 올드 퀘벡의 명소, 생플랭 거리
샤토프롱트낙 호텔 옆에는 100년이 넘게 운영되고 있는 눈썰매 슬로프가 있다
 
 
코끝이 찡하도록 즐겨라

봄이나 가을이었다면, 퀘벡은 길을 따라 걸어 다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도시였을 것이다. 그렇지만 겨울의 퀘벡은 다르다. 미술관의 작품처럼 감상할 게 아니라, 몸으로 뛰어들어야 한다. 매년 겨울, 퀘벡 곳곳에는 윈터 스포츠(Winter Sports)를 위한 다양한 스폿들이 조성된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은 샤토 프롱트낙 호텔 옆에 있는 슬로프. 겨울 퀘벡의 명물 중 하나다. 이 슬로프는 아브라함 평원으로 이어지는 약 400m의 산책로, 테라스 뒤프랭(Terrasse Dufferin)에서 시작해 호텔 앞 카페 ‘1884’까지 이어진다. 샤토 프롱트낙 호텔을 찾았다면 100년이 훌쩍 넘은 역사를 자랑하는 눈썰매 ‘터보건(Toboggan)’도 도전해 보길. 

최고 시속 70km에 육박하는 눈썰매에 아이 어른 모두가 함박웃음을 빵빵 터트린다. 눈썰매를 탄 후에는 1884 카페에 들러 따끈한 핫 초콜릿 한 잔을 마셔 주는 것도 좋겠다. 이름처럼 1884년에 문을 연 이 카페 앞은 오래 전부터 윈터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유명했는데, 카페 안에 걸린 1900년대 초반의 사진에서 그 당시 스키와 스케이트를 즐기는 풍경을 살펴볼 수 있다. 사진 속 눈썰매 슬로프는 지금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다. 

스케이트와 아이스하키는 퀘베쿼(Quebecor), 퀘벡 남성와 퀘베쿠아(Quebecois), 퀘벡 여성 모두에게 사랑받는 스포츠다. 반면 퀘벡을 찾는 사람들은 크로스컨트리 스키(Crosscountry Ski)도 많이 즐긴다. 세인트로렌스 강가의 숲에는 크로스컨트리를 즐길 수 있는 전용 스키장이 있다. 도심에서 약간 떨어져 있지만, 한 번쯤 찾아볼 만하다. 퀘벡 윈터 스포츠 중 또 하나의 백미는 아이스카누(Ice Canoe). 한겨울 세인트로렌스강은 상류에서 떠내려 온 유빙으로 뒤덮이는데, 그 유빙을 뚫고 나아가는 경주가 바로 아이스카누다. 추위에 몸을 움츠리는 대신 정면으로 맞서는 스포츠로, 퀘벡을 대표하는 경기 중 하나로 잘 알려져 있다. 
 
 
도깨비 무덤을 찾는다면

샤토 프롱트낙 호텔의 뒤편 포대가 있는 요새 쪽으로 멋진 벌판이 펼쳐진다. ‘아브라함 평원(전장 공원, Battlefields Park)’이라 불리는 곳으로, 드라마 <도깨비>의 마지막을 장식했던 도깨비의 무덤이 있던 자리다. 어떤 각도에서 어떻게 보아도 더없이 아름다우니, 퀘벡 최고의 전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이곳에서 드라마에 나왔던 묘비를 실제로 찾는 사람들이 있다고. 하지만 벌판에 도깨비의 무덤 따윈 없다. 행여 도깨비의 흔적을 찾으러 떠나는 이들은 미리 이 사실을 주지하고 가시길. 
 
한대지방의 식재료를 활용한 요리를 선보이는 리종. 이곳에서는 엘크, 버팔로 등을 이용한 요리를 맛볼 수 있다
 
 
한대지방 식재료로 만든 최고의 만찬

퀘벡에 간다면 컨템포러리 비스트로(Contemporary Bistro)는 꼭 한 번쯤 가 보길 추천한다. 엘크Elk, 무지개송어, 버팔로 등 한대지방 식재료를 이용한 창의적인 요리들을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레스토랑 리종(Legende Par La Taniere)은 현대 사회에 만연한 인위적인 기술이나 식자재를 지양한다.
 
예전 선조들이 먹던 식재료와 요리 방식으로 돌아가 좀 더 건강한 새로운 요리를 발전시킨다는 게 이곳의 헤드 셰프인 프레드릭(Frederic Laplante)의 설명이다. 이 레스토랑이 가진 또 하나의 미덕은 가격이다. 리종의 ‘디스커버리 메뉴(Discovery Menu)’는 여러 명이 다양한 요리를 저렴하게 맛볼 수 있도록 하는 테이스팅 개념의 메뉴들이다. 디스커버리 메뉴는 총 12가지인데 이날은 엘크 타다키, 엘크 타르타르, 가금류의 간으로 만든 무스, 무지개 송어 샐러드, 푸아그라 파테, 버팔로 혀 구이, 퀘벡산 치즈 퐁듀 등이 제공됐다. 성인 남자 4명이 먹기에도 벅찰 정도의 양이었지만, 가격은 79CAD. 따로따로 메뉴를 주문했다면 요리 두세 가지 정도의 가격이니 꽤 합리적이라 하겠다. 이 외에 화이트와인, 레드와인, 아이스와인 순으로 요리와 와인의 마리아쥬(Marriage)를 맞춰 내놓는 와인 패키지도 제공한다.
 
레스토랑 리종
주소: 255 Rue Saint-Paul, Ville de Quebec
전화: +1 418 614-2555
 
 
▶TRAVEL INFO
 
퀘벡
퀘벡주의 주도가 바로 퀘벡인데, 퀘벡주와 혼동을 막기 위해 퀘벡 시티라고도 부른다. 퀘벡주의 인구는 2011년 기준 76만명, 주도인 퀘벡에 거주하는 인구는 52만명이다. 대부분 사람들이 프랑스어를 사용한다. 아주 추울 땐 영하 35~40℃까지 떨어지지만 최근 3~4년 동안에는 이상 기후로 기온이 크게 떨어진 적이 없었다. 
 
 
restaurant
퀘벡 프렌치 레스토랑 Toast

퀘벡에서 즐기는 프렌치 역시 추천할 만하다. 아름다운 올드 퀘벡의 작은 레스토랑에서 즐기는 프렌치의 즐거움은 퀘벡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미식 경험이다. Toast는 올드 퀘벡에서도 각광받고 있는 프렌치 레스토랑이다. 저렴한 가격 대비 맛과 서비스가 매우 뛰어나다. 2016년에 새로 선보인 ‘퀘벡 송아지 채끝 스테이크는 퀘벡식 프렌치를 대표할 만한 메뉴. 
주소: 17 Rue du Sault-au-Matelot, Ville de Quebec 
오픈: 18:00~23:00
전화: +1 418 692 1334 
 
 
Hotel
퀘벡 힐튼(Hilton) 호텔

퀘벡에서 가장 유명한 호텔은 드라마 <도깨비>에도 나왔던 페어몬트 샤토 프롱트낙 호텔이지만, 진정한 퀘벡의 매력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곳은 힐튼 호텔이다. 힐튼 호텔은 올드 퀘벡 쪽에 가까이 자리하고 있다. 덕분에 올드 퀘벡의 아름다움이 한눈에 들어온다. 
주소: 1100 Boulevard Rene-Levesque E, Ville de Quebec 
가격: 132~475CAD(스탠다드룸 기준 평균가)  
전화: +1 418 647 2411
 
글·사진 Travie writer 정태겸  에디터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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