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사진의 기술] 봄 사진 잘 찍는 법
[여행사진의 기술] 봄 사진 잘 찍는 법
  • 트래비
  • 승인 2017.03.07 14: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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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 살랑살랑 불어올 때 
봄 사진 잘 찍는 법 
Spring photography
 
겨울이 아무리 혹독해도 봄은 어김없이 찾아온다.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는 진리를 계절에서 찾듯이 
사진을 찍는 진리 또한 계절에서 찾는 게 순리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카메라를 챙기게 되는 봄철. 
뭘 찍을까 고민할 필요 없이 봄을 찍자. 
 

촬영지 | 한국 서울 봉은사
카메라 | 올림푸스 0M-D EM5 마크2, 초점거리 300mm, 촬영모드 M(매뉴얼)모드,
ISO 200, 조리개 F6.3, 셔터스피드 1/500초
 

봄의 행복함을 어떻게 표현할까

봄은 행복한 계절이다. 해마다의 반복 경험으로 봄이 오면 우리 몸엔 엔도르핀이 솟아난다. 그렇게 온몸이 온도를 통해 봄이 왔음을 느끼는 한편 눈은 피어나는 봄꽃을 보며 봄이 왔음을 실감한다. 봄꽃 중 산수유는 개나리와 더불어 봄을 알리는 노란 전령이다. 두 꽃 다 반갑지만 사진으로 담기엔 개나리보다는 산수유가 더 아름답다.

산수유는 3월이면 전국 어디서나 만날 수 있는 흔한 꽃이다. 살고 있는 아파트 단지에서도 촬영할 수 있겠지만 봄엔 콧바람 좀 넣어야지! 봄이 막 찾아온 지난해 3월, 어디로 나들이를 떠날까 궁리하다 역시 봄엔 사찰! 멀지 않은 서울 봉은사를 찾았다.

산수유를 비롯해 매화, 벚꽃 같은 대표적 봄꽃들은 꽃만 클로즈업해 촬영해도 예쁘지만 꽃과 더불어 다른 대상과 함께 담을 때 비로소 더 좋은 봄 사진이 탄생한다. 사찰은 전통적인 단청과 기와, 풍경 그리고 사찰을 찾은 사람들까지, 봄의 행복한 기운을 함께 표현할 대상이 많다. 그중 봉은사에서 가장 주목한 피사체는 인자한 표정의 대불상이었다. 노란 산수유와 함께 그 표정을 담는다면 뭔가 더 특별한 봄 사진이 나오지 않을까, 그런 아이디어로 접근했다. 

일단 가장 먼저 샛노랗고 가장 풍성한 산수유 나무를 찾았다. 봉은사를 찾은 시간은 농후한 빛이 들어오기 시작하는 늦은 오후. 이내 역광 방향으로 햇볕을 받아 더 노랗게 빛나는 나무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렌즈의 선택. 사진에서는 산수유와 함께 나온 불상의 거리를 짐작하기 힘들지만 실제로는 무척 떨어진 거리였다. 여기서 초점거리가 짧은 광각이나 표준 렌즈를 써서 산수유와 불상을 함께 담는다면 불상은 이렇게 크게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한참 뒤의 불상을 바로 앞의 산수유와 동등한 크기로 담기 위해선 꽤 긴 초점거리의 망원렌즈가 필요했다. 그래서 300mm까지 당겨지는 망원렌즈를 카메라에 장착하고 최대한 줌 인을 해서 불상이 크게 나오도록 했다.

초점은 산수유에 맞추되, 산수유의 심도가 흐트러지지 않도록 나뭇가지와 렌즈가 평행이 되도록 했고, 조리개는 약간 느슨하게 F6.3 정도로 개방해 불상이 조금 아련한 듯 나오도록 했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사진이 이것이다. 아무쪼록 이 사진을 본 사람에게 부처님의 자애로운 미소와 같은 봄의 행복이 찾아가길 기원해 본다.
 
 
봄의 전령, 봄꽃 촬영하기

봄이 왔음을 실감하게 하는 존재는 뭐니 해도 봄꽃이다. 봄철 여행은 이 봄꽃을 만나기 위해 떠나게 되기 마련. 봄 여행지에서 가장 많이 촬영하게 되는 봄에 피는 꽃은 뭘까? 개나리, 진달래, 유채 등도 아름답지만 가장 흔하게 만나게 되고 또 아름다운 삼총사는 매화, 산수유, 벚꽃이다. 이번 호에서는 ‘그 꽃 보러 여행을 떠나게 만드는’ 3가지 봄꽃 촬영법에 대해 심도 있게 알아보자.
 

가장 이른 봄의 전령 매화

매화는 벚꽃과 비슷하지만 풍성하게 꽃을 피우지 않는다. 그래서 망원렌즈로 매화를 클로즈업해서 찍으면 좋고, 적당한 아웃포커싱도 필요하다. 매화만 보지 말고 뒤의 배경도 함께 생각하면 좋은데 왜 양산 통도사의 매화가 사진가들에게 인기가 많은지 생각해 보자. 매화 뒤로 한국적인 사찰의 단청이나 장독대, 기와 같은 배경이 있어서 더 운치 있는 매화사진이 탄생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행지에서 비가 와도 절대 실망하지 말자. 더 멋있는 ‘우중매’를 찍을 수 있기 때문. 매크로(접사)렌즈는 꼭 필요하지 않으며 광각렌즈로 전체 풍경을 담을 때는 매화가 만개하지 않고서는 그렇게 눈으로 보는 것보다 예쁘지 않다. 해가 떠 있는 시간대보다는 해가 뜨기 전이나 해가 지고 나서의 간접적인 태양빛을 이용해 찍어야 더 운치 있는 매화 밭 풍경을 찍을 수 있다.
 
▶매화 촬영시 체크 포인트
① 매화는 풍성하게 피는 꽃이 아니다. 깔끔한 프레임을 위해 가지 하나만 찍는 게 좋다. 렌즈와 매화 가지가 평행이 되게 촬영한다.
② 매화보다 먼저 배경을 봐야 한다. 어둡고 깔끔하게 정리된 배경 속에 피어난 매화를 찾고 뒷공간이 많이 확보되어야 한다.
③ 매화는 망원렌즈로 담아야 훨씬 부각이 된다. 적절한 심도 표현을 위해 조리개를 너무 개방하기보다는 F5.6~8.0선에서 촬영한다.
④ 우중매화가 더 매력적이다. 이왕이면 비 오는 날 매화 촬영을 떠나라. 운이 좋아 때늦은 눈이 온다면 ‘설중매’를 찍는 행운을 잡을 수 있다. 
⑤ 매화와 인물은 그렇게 썩 어울리는 조합이 아니다. 매화에 비해 사람이 너무 크기 때문. 보다 작은 피사체인 새가 매화와 잘 어울린다.

▶대표적 국내 매화 촬영 명소
① 경남 양산 통도사 I 3월 초면 선홍빛 홍매화를 만날 수 있는 사찰. 고풍스러운 절을 배경으로 홍매화를 찍을 수 있다.
② 경남 원동 순매원 I 3월 중순에 만개. 매화밭 옆과 낙동강 사이를 지나가는 경부선 기차와 함께 매화를 촬영할 수 있다.
③ 전남 광양 홍쌍리 매실농원 I 명실상부한 한국 최고의 매화명소. 만개 시점에 엄청난 인파가 몰린다. 올해 축제는 3월11일부터.
 

새색시마냥 풋풋한 봄 아낙네 산수유

산수유는 봄꽃 중 꽃잎이 가장 작은 꽃이다. 꽃잎이라기보다는 아주 작은 꽃망울들이 여러 개 뭉쳐져서 하나의 부피감을 보여 준다. 그렇기에 매크로렌즈로 클로즈업을 하면 특유의 아름다움이 느껴지지 않으며 망원렌즈로 한 나뭇가지만 집중해 담거나, 아예 광각렌즈로 전체를 담는 게 좋다. 노란색은 파란색과 보색대비를 이루므로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운치 있게 프레임을 잡으면 좋으며, 산수유를 배경으로 인물을 찍을 땐 망원렌즈로 최대한 배경을 아웃포커싱 하면 은은한 노란색이 인물을 더 돋보이게 해 준다.
 
▶산수유 촬영시 체크 포인트

① 산수유는 무척 작은 꽃이기에 꽃보다는 나무 혹은 군락 전체를 담는 게 좋다. 정 디테일을 담고 싶다면 망원렌즈로 역광에서 담는다.
② 보색대비를 생각해 보자. 가을에 은행을 찍듯, 파란 하늘과 노란 산수유를 대비시키면 좋다. 이럴 때 빛 방향은 순광, 혹은 사광.
③ 산수유 하나만으로는 프레임이 비어 보인다. 산수유를 더 돋보이게 할 다른 피사체를 함께 넣어 본다(새, 폭포, 사람 등).
④ 산수유는 한국적 정서가 있는 꽃이다. 시골 마을의 돌담길이나 기와와 배치하면 정취가 돋보인다.
⑤ 디지털 카메라로 산수유를 찍으면 물이 빠진 듯 본연의 샛노란 색 표현이 안 되기 마련이다. 후보정을 통해 노란색을 더 강조해줄 필요가 있다(※보정 방법 I 포토샵 혹은 라이트룸 선택색상Selective color 선택 → 노랑계열에서 녹청(C) 수치 감소, 노랑(Y) 수치 증가)  
 
▶대표적 국내 산수유 촬영 명소

① 전남 구례 산수유 마을 I 산수유로 유명한 구례군의 상위, 하위, 반곡, 현천마을을 총칭하는 말. 지리산 아래 한국적인 정취가 최고다. 올해 구례 산수유 축제는 3월18일부터다.
② 경북 의성 산수유 마을 I 구례보다 늦은 3월 말 만개하는 또 다른 산수유 마을. 의성군 사곡면에 위치한 영남 최고 산수유 명소다.
③ 경기 이천 백사 산수유 마을 I 수도권에서 가장 가까운 산수유 명소. 4월 초에 만개. 마을이라기보다는 대규모 산수유 재배단지다.
 

화려하게 꽃을 피우는 봄의 마돈나 벚꽃

벚꽃은 봄꽃 중 가장 풍성한 느낌이 드는 꽃이다. 광각, 망원, 매크로, 그 어떤 렌즈를 사용해서 찍어도 좋은데, 광각렌즈로 찍을 때는 순광도 좋지만 해와 마주치거나(역광), 사광으로도 찍어 보자. 찬란한 봄의 느낌을 표현하기에 햇빛을 받아 반짝거리는 벚꽃나무만큼 좋은 피사체도 없으니까. 그리고 망원렌즈로 찍을 때는 역시 특정 나뭇가지만 잡아서 묘사를 하되, 벚꽃가지 뒤의 공간이 트여 있어야 벚꽃이 부각되는 깔끔한 사진을 담을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벚꽃사진의 백미는 벚꽃이 흩날릴 때! 이때는 벚꽃만 찍지 말고 벚꽃 아래 상춘객들을 꼭 배치하자. 그래서 벚꽃사진을 찍으러 갈 땐 꼭 아리따운 아가씨나 행복한 가족과 동행할 것! 잊지 말길.
 
▶벚꽃 촬영시 체크 포인트

① 주요 벚꽃 명소 개화시기를 정확히 체크한다. 벚꽃은 성미가 급한 꽃으로 만개 후 2~3일이면 금방 꽃이 떨어진다.
② 매화는 흐린 날, 비 오는 날이 더 좋지만 벚꽃은 맑은 날 화사한 역광이나 반역광이 좋다. 
③ 벚꽃 촬영의 최적기는 벚꽃이 흐드러지게 흩날릴 때다. 벚꽃이 만개한 시점, 바람이 부는 날을 노린다.
④ 때로는 누워서 광각렌즈로 넓게 촬영해 본다. 벚꽃 디테일을 담을 순 없지만 봄날 특유의 느낌과 찍는 이의 기분까지 담을 수 있다. 
⑤ 벚꽃은 풍성하게 덩어리를 이루기 때문에 사람을 주 피사체로, 벚꽃을 배경으로 촬영하면 좋다. 이땐 망원렌즈가 좋다.

▶대표적 국내 벚꽃 촬영 명소

대한민국에서 벚나무가 안 심어져 있는 곳이 없다고 할 정도로 전국 어디서나 벚꽃을 촬영할 수 있기에 벚꽃 촬영명소를 손에 꼽는 것은 의미가 없을 터. 3월 중순이면 제주 서귀포에서부터 벚꽃이 피기 시작해 4월 초면 남부의 진해, 하동 등의 대표적 벚꽃 명소에도 꽃이 만개하고 4월 중순이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도 만개한다. 특이하게 전북 진안 마이산 일대는 남부임에도 벚꽃이 늦게 피는데 4월 말까지 화사한 산 벚꽃을 만날 수 있다.
 

이탈리아 토스카나
봄이 꼭 꽃만으로 표현되는 것은 아니다. 봄의 또 다른 색깔은 연두다. 대지가 칙칙한 갈색을 벗고 연두색 옷으로 갈아입을 때 봄의 행복은 최고조에 이른다. 사진 속 장소는 봄에 찾으면 “인생은 아름다워!”를 저절로 외치게 되는 이탈리아 토스카나의 발 도르차 평원이다
 
한국 서울 응봉산
여행 사진은 생태 도감에 들어갈 만한 사진을 찍는 게 아니다. 봄꽃이 아무리 예뻐도 봄꽃만 찍기보다는 지리적 특징이 들어가야 한다. 서울 응봉산의 개나리 군락과 경의중앙선을 달리는 기차를 함께 촬영했다
 
한국 광양
매실 장인 홍쌍리 여사의 매실의 모든 것이 담겨 있는 광양 청매실 농원. 소금을 흩뿌린 듯 새하얀 매화 밭을 만나려면 3월 중순~말경, 인파가 적은 평일 새벽을 찾아야 한다
 
일본 교토
봄은 우중충한 중년 아저씨마저 들뜨게 만드는 계절. 교토의 대표적 벚꽃길 시라카와를 걷던 중 ‘봄에 취하다’란 카피에 딱 걸맞은 그림을 발견했다
 
한국 하동
봄꽃이 아무리 예뻐도 사람이 꽃보다 더 아름답다. 벚꽃이 흐드러지게 폈거나 흩날리는 날, 함께 여행 간 지인을 꼭 꽃과 함께 촬영해 주자. 봄날의 아름다움과 행복은 사진으로 영원히 기록되리니
 
한국 화순
봄에 주목해야 할 기상 현상은 안개다. 일교차가 큰 계절이기에 산과 강과 호수에는 이른 아침, 안개가 많이 발생해 화려하게 핀 봄꽃과 함께 이상적인 봄 풍경을 선사한다. 사진은 우리나라의 대표적 봄 절경 중 한 곳인 전남 화순 세량제의 모습 
 
*여행사진가 김경우 | 10년간의 잡지 기자 생활을 마치고 틈만 나면 사진기 한 대 들고 여행을 떠난다. 여행이 좋아 발 닿는 대로 다녔으나 늦둥이 아들이 태어난 뒤, 아이에게 보여 줄 오래된 가치가 남아 있는 곳을 집중적으로 찾아다니고 있다. www.woosr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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