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과 발이 닿는 대로, 규슈 렌터카 여행
마음과 발이 닿는 대로, 규슈 렌터카 여행
  • 트래비
  • 승인 2017.03.09 14: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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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동력 빵빵, 만족도 빵빵
규슈 렌터카 여행 
 
규슈 북쪽 지역을 3박 4일 여정으로 돌아봤다. 
여정 내내 신화 속 카이로스처럼 시간을 관장하거나, 
소처럼 위가 많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게 다 렌터카를 이용해서 그렇다. 
기동력을 장착한 여행자는 마음 가는 대로 
어디든 닿을 수 있다는 자신감에 심장이 뛰었다. 
네 개의 현에 속한 여섯 개의 시를 호기롭게 달렸다. 
 
이토시마 해안가 부부바위 맞은편,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54번 해안도로

이번 여행에서는 규슈 북쪽 지역을 큰 원을 그리며 돌았다. 그 덕에 기억해야 할 이름도, 간직해야 할 추억도 많다. 그곳들의 자연과 음식에 관한 이야기다. 물론 온천도! 추켜올릴 엄지가 두 개뿐인 게 아쉬울 따름이다. 
 
규슈 렌터카 여행 ①후쿠오카현 
이토시마시(糸島市)
 
For Driver 
후쿠오카 공항 인근 렌터카 숍에서 차를 빌려 이토시마시로 향하는 고속도로에 올라탔다. 이십 분쯤 달렸을까. 바다가 펼쳐진다. 발 아래로 검은 바다, 현해탄이 흐르고 있다. 1936년, 시인 임화가 근대화된 일본을 동경하며 건너던 그 바다다. 세상이 많이 변해, 이곳은 서울보다 몇 배쯤 고즈넉한 풍경이다. 더 달리면, 제주 같은 풍경의 이토시마 해안길이 나를 맞을 게다. 차창 밖으로 흐르는 풍경을 보며, 마음을 단단하게 조여 맨 매듭을 완전히 풀어낼 준비를 한다. 
 
부부바위 인근 해변의 아름다운 풍경
카페 타임의 테라스에 앉아 바다를 보듬어 보라
 

군침 도는 드라이브 

달리는 내내 일행들의 화두는 먹거리다. 굴, 명란, 돼지, 맥주 등 장르를 가리지 않는 식재료와 음식 이야기로 군침이 주룩주룩 눈물처럼 흘렀던 드라이브 길이었다. 창밖으로 보이는 해안가에는 굴 구이집이 자주 눈에 띈다. 굴 제철인 11월부터 4월까지 바다에서 갓 건져 올린 굴을 구워 먹는데 음료나 소스 조미료 등을 개인의 취향에 맞게 가져갈 수 있는 게 특징이란다. 굴 이야기로 물꼬를 튼 대화는 후쿠오카 명란, 이토시마 돼지로 이어졌다.

후쿠오카는 명란이 유명하단다. 그중 멘타이중이라는 이름의 가게는 일제시대 부산에서 자란 주인장이 명란을 배워 와 일본에 전파한 명란 원조집이라고 했다. 이토시마시는 돼지가 유명한데, 유독 이토시마시에서 나고 자란 돼지가 맛있어 현 이름이 아닌 시 이름을 붙여 돼지를 상품화했고, 이는 일본에서 유례없는 일이라고 한다. 이어 기린이냐 아사히냐로 주고받은 이야기는 고속도로를 벗어나 이토시마의 54번 해안도로로 접어들면서 끝이 났다.
 
일몰시간엔 하얀 누문과 부부바위 사이로 해가 동그랗게 걸린단다
 
리아스식 해안에서 석양을

리아스식 해안 길의 아름답고 광활한 풍경. 그 앞에서 먹는 이야기를 잠시 접었다. 대한해협의 거대한 파도가 들고나는 해안가로 아찔하게 뻗은 33.3km의 자동차길 이름은 선셋대로(Sunset Road). 구간 중간 지점에서는 바다에 떠 있는 두 개의 작은 바위를 볼 수 있다. 사람들은 이 두 개의 바위를 암바위, 숫바위로 나누고 이를 합쳐 부부바위, ‘후타미가우라’라고 부른다. 부부바위 사이로 해가 눕는 풍경이 걸출해 일본 100대 석양에 이름을 올린 곳이기도 하다. 암바위와 숫바위 사이에는 길이 30m의 금색 띠를 걸었다. 풍요와 건강을 빌고 악을 막기 위함이다. 금줄의 무게는 염원의 무게와 비례하기라도 하듯 무겁다. 무려 1톤이다. 이 무거운 것을 가혹한 환경에서 버틴 것에 대한 자축과 감사의 의미를 담아 매년 새것으로 교체한단다. 인근에 위치한 사쿠라이 신사에서 주관하는 마을 일대의 신성한 의식이자 축제로 오랜 세월 이어온 풍습이다.

여기까지 보자면 해묵은 전통만 가득할 것 같지만, 사실 이토시마 해안도로 인근은 젊고 활기차다. 파고가 높은 겨울엔 서퍼들이 몰려와 파도를 타고, 여름이면 인근 두 곳의 해수욕장에서 다양한 레포츠를 만끽할 수 있다. 아름답기로 명성이 자자한 해안도로까지 펼쳐진 덕분에 주변으로 감각적인 카페, 바, 레스토랑들이 부지기수 생겨나는 추세다. 그중 두 곳을 찾아 주린 배를 채우고, 해안 절경을 만끽했다. 먼저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들른 곳은 ‘팜비치’라는 이름의 레스토랑이다. 여정 내내 이야기했던 굴, 명란, 돼지와는 궤를 달리하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이지만 이토시마 돼지를 토핑으로 얹어 만든 피자비앙카와 카르보나라가 심하게 맛있으니, 굴과 명란이 없어도 아쉽지 않다. 팜비치에서 2.5km 떨어진 ‘카페 타임’은 시간이 세 배쯤 느리게 흐르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만드는 곳이다. ‘아무것도 없는 해안가에 외따로 지은 집이 하나 있었네’라는 민요가 깃들 만한 풍경이다. 덩치는 크지만 바보처럼 순한 견종 그레이트 댄을 키우는 젊은 청년이 운영하는 카페다. 커피와 디저트가 맛있지만, 제일 맛있는 건 눈앞에 펼쳐진 바다 내음이다. 시간을 두고 유유자적 만끽하도록!
 
차를 빌리는 순간 제약이 사라지고 대부분의 것들이 가능해졌다
 
▶타임즈 카 렌탈(Times Car Rental)
요금: 국제 운전면허증 필수. 준중형차 기준 10만원(하루) 
홈페이지: www.timescar-rental.com 
 
카페 타임의 말차 케이크
 
▶카페 타임(Bistro & Cafe Time)
주소: 819-1304 Fukuoka-ken, Itoshima-shi, Shimasakurai, 志摩桜井 4423-7
전화: +81 92 332 8607
 
이토시마 돼지가 피자 위로. 팜비치 레스토랑의 피자 비앙카 
 
▶이탈리안 레스토랑 팜비치(Palmbeach Restaurant)
주소: 286 Nishinoura, Nishi-ku, Fukuoka-shi, Fukuoka-ken 819-0202 
전화: +81 92 809 1660
 
글·사진 Travie writer 문유선  에디터 트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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