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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과 자연 사이, 싱가포르 슈퍼트리

  • Editor. 김예지
  • 입력 2017.04.06 14: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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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ficial vs. Natural
인공적인 것들의 자연스러움
 
‘인공’이라는 말이 붙으면 왠지 부자연스럽다. ‘인공 자연’이라는 말은 더더욱 역설적으로 들린다. 하지만 100%는 아니다. 싱가포르의 자연은 인공적이지만 자연스럽다. 
 
가든스 바이 더 베이의 플라워 돔. 꽃과 등의 조화가 아리땁다
가로등 역할을 하는 슈퍼트리. 낮보다 밤에 더 할 일이 많다
나무와 나무 사이를 잇는 스카이웨이(Skyway)

진짜가 아니라 할 수 있는 일

싱가포르 하면 떠오르는 사자, 머라이언(Merlion)상만큼이나 자주 봐 왔다. 미래세계에 나무가 있다면 과연 저런 모습일까, 월등한 키로 하늘을 향해 쭉쭉 뻗은 수많은 나뭇가지들. 가든스 바이 더 베이(Gardens By The Bay)는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 안에 자리한 대규모 정원이다. SNS 상에 ‘싱가포르 여행’이라는 태그를 달고 있는 수많은 사진 속의 그 슈퍼트리(Supertree)가 바로 이곳에 있다.

슈퍼트리는 진짜가 아니다. 열대우림에서 자라는 신생 나무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어진 나무 모양의 조형물이다. 그런데 나무 흉내만 내는 게 아니라 진짜 나무처럼 행동한다는 게 중요하다. 열을 흡수하거나 빗물을 저장하고, 태양 에너지를 비축하기도 한다. 최대 50m에 달하는 압도적인 크기와 거대한 머리로 서늘한 그늘을 드리우는 것 역시 나무의 면모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슈퍼트리는 진짜가 아니다. 매일 밤 음악에 맞춰 라이트 쇼(Garden Rhapsody)를 선보이고 22m 상공에서 나무와 나무 사이를 잇는 스카이웨이(Skyway)를 운영하는 건 진짜가 아닌 ‘인공 나무’라 가능한 일이다.   

상징적인 존재긴 하지만, 슈퍼트리는 정원의 일부에 불과하다. 시즌마다 다른 꽃을 볼 수 있는 플라워 돔(Flower Dome)을 비롯해 헤리티지 가든(Heritage Gardens), 월드 오브 플랜트(World of Plants) 등 가든스 바이 더 베이에는 다양한 테마 가든이 있다. 특히 싱가포르의 역사와 문화를 담은 헤리티지 가든이 인상적이다. 중국, 말레이, 인도, 그리고 식민 시대 역사를 기반으로 총 4가지 정원으로 꾸며 놓았는데, 각 민족별로 흔히 통용되는 식물 및 정원 스타일을 볼 수 있다. ‘식물과 지구(Plants and Planet)’를 테마로 한 월드 오브 플랜트는 나무의 진화, 꽃과 열매의 기능 등 지구 식물의 생태계에 초점을 맞췄다. 6개의 가든으로 이어진 이곳에서는 버섯의 성장 과정, 열대 야자수의 쓰임새 등 평소 잘 알지 못했던 식물의 면면들을 관찰할 수 있다.
 
 

가든스 바이 더 베이
오픈: 매일 09:00~21:00 
요금: 성인 28SGD, 어린이(3~12세) 15SGD(2개 온실 관람 기준)
*OCBC 스카이웨이Skyway│매일 09:00~21:00, 성인 8SGD, 어린이 5SGD
*슈퍼트리 그로브Supertree Grove│매일 05:00~02:00, 무료
주소: 18 Marina Gardens Drive, Singapore 018953 
전화: +65 6420 6848
홈페이지: www.gardensbythebay.com.sg
 
씨아쿠아리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바다 속에 푹 빠져 있다
한적한 탄종 비치. 시원한 음료 한 모금에 금세 평화로워진다
 
바다를 따라 섬을 거닐다

걱정이다. 볼 게 많아도 너무 많아서. ‘평화롭고 고요하다’. 말레이어로 센토사(Sentosa)는 이런 뜻이라지만 사실 센토사섬(Sentosa Island)의 분위기는 정 반대다. 1970년대까지 영국의 군사기지로 사용되다 정부에 의해 관광단지로 개발된 센토사섬은 오늘날 싱가포르의 최대 휴양지로 거듭났다. 마담 투소(Madame Tussauds), 아쿠아리움, 유니버설 스튜디오(Universal Studio) 등이 모여 있는 센토사섬은 가족, 커플 할 것 없이 언제나 사람들로 북적인다.

센토사섬에 그리 오래 머물 수 없는 상황이라면, ‘바다’를 따라가 보는 건 어떨까. 유니버설 스튜디오 바로 옆에 위치한 씨아쿠아리움(S.E.A Aquarium)에는 약 10만 마리가 넘는 800종 이상의 해양 생물들이 살고 있다. 돌고래와 상어, 게, 해마, 해파리 등 수많은 바다 생물들이 푸른 사방을 배경으로 둥둥 떠다닌다. 이중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곳은 오픈 오션(Open Ocean) 구역의 수족관. 36m 너비에 8.3m 높이, 무게만 25만 킬로그램에 달하는 이 대형 수족관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정말 바닷속에 쏙 들어와 있는 것만 같다. 

센토사섬에선 해변도 거닐 수 있다. 실로소 비치(Siloso Beach), 팔라완 비치(Palawan Beach)와 함께 섬 남서쪽에 위치한 탄종 비치(Tanjong Beach)는 자연 해변이 아닌 ‘인공 해변’이다. 다른 두 해변에 비해 탄종 비치는 조금 한산한 편인데, 그래서 소파에 앉아 칵테일 한 잔을 마시거나 아담한 풀에서 조용히 수영을 즐기기 좋다. 모래사장과 시원시원한 야자수가 내다보이는 바에서 식사를 하고 모래 위에 놓인 선 베드에서 책을 읽다 잠들기에 제격이다. 센토사섬은 늘 북적인다 했지만 여기 이 순간만큼은 예외다. ‘센토사’, 평화롭고 고요하다. 
 
센토사섬
주소: 39 Artillery Avenue, Singapore 099981
전화: +65 6736 8672
홈페이지: www.sentosa.com.sg
 
씨아쿠아리움
오픈: 10:00~19:00
요금: 성인 32SGD, 어린이(4~12세) 및 60세 이상 24SGD
주소: 8 Sentosa Gateway, 098269
전화: +65 6577 8899
 
 

Hotel
오차드 퍼레이드 호텔(Orchard Parade Hotel)

아이온 오차드(Ion Orchard), 탱스(Tangs) 백화점 등 쇼핑몰이 대거 몰려 있는 오차드 로드와 가깝다. 룸은 모던하면서도 깔끔한 편이며 수페리어부터 프리미어, 스위트, 딜럭스, 패밀리 등 다양한 객실을 갖추고 있다. 아메리칸, 아시안 스타일이 골고루 포함된 조식도 무난한 편.
주소: 1 Tanglin Road, Singapore 247905
전화: +65 6881 8888
 
 
 
글·사진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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