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아의 여행과 인문] 자바·롬복·코모도
[박재아의 여행과 인문] 자바·롬복·코모도
  • 트래비
  • 승인 2017.04.11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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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도시를 떠나 한적한 섬에 작은 한식당을 오픈한 스타 3인(윤여정, 이서진, 정유미)의 이야기를 다룬 tvN ‘윤식당’의 촬영지는 인도네시아 롬복 섬의 길리라는 곳이다. 롬복은 인도네시아어로 ‘고추’라는 뜻이다. 혹시 컴퓨터 프로그램을 좀 다룰 줄 안다면 ‘롬복’이라는 이름, 어디서 들어본 적 없는지? 이 유틸리티를 실행하면, 화면의 1/4를 차지하는 붉고 긴 고추가 딱! 등장한다. 프로그래머가 아니더라도 컴퓨터를 좀 만져본 사람이라면 ‘자바스크립트(Javascript)’ 라는 용어 정도는 귀에 익을 것이다. 

인도네시아의 수도인 자카르타가 위치한 자바 섬은 ‘자바’언어, 롬복 섬은 자바의 불필요한 코드를 삭제해주는 유틸리티 ‘롬복’의 유래다. 뭐든지 차단해 버리는 최고의 방화벽 프로그램인 ‘코모도(Comodo)'는 사슴 뼈도 젤리처럼 씹어먹는 지구상의 마지막 공룡, 코모도 왕도마뱀이 사는 ‘코모도(Komodo) 섬’의 이름을 딴 것이다.

자바는 세계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프로그래밍 언어다. 간단한 PC용 소프트웨어나 게임, 웹 애플리케이션은 물론, CRM 등의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을 만드는 시스템 구축작업에 많이 쓰인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앱 개발도 대부분 자바를 통해 이뤄진다. 안드로이드 앱 개발의 진입 장벽이 낮은 이유도 개발자들이 기존에 익힌 자바 언어를 대부분 그대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기기나 운영체제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오라클이 밝힌 바로는 전세계 1억 2,500만 대의 TV, 30억 대의 휴대폰에 쓰이고 있다. 자바는 오늘날 우리 주변 어디에나 존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바를 만든 사람은 캐나다의 소프트웨어 개발자 제임스 고슬링(James Arthur Gosling)이다. 개발자 사이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만큼이나 유명하지만, 개발자 특유의 은둔 성향 때문에 유명세를 타지는 못했다. 

자바를 발표한 1995년 당시, 내건 모토는 ‘WORA(Write Once, Run Anywhere)'였다. 즉 개발 코드를 한 번만 작성하면 어떠한 플랫폼에서든 쓸 수 있다는 의미다. 일반적으로 소프트웨어는 운영체제가 다르면 서로 호환할 수 없다. 자바는 웹 브라우저에서 추가기능을 실행하기 위해 자바 런타임 같은 별도의 소프트웨어를 설치해야 한다는 점에서 ‘액티브X’와 유사한 듯 보이지만 윈도 운영체제와 인터넷 익스플로러에 종속된 액티브X와 달리, 자바는 거의 모든 운영체제와 웹 브라우저에서 작동하기 때문에 호환성이 높다. 
제임스 고슬링은 하루에도 10여 잔 씩 마시는 자바커피 예찬론자였다. 누군가가 “오늘 기분이 어떤가요?”라고 인사를 건네면, “좋아요!” 라는 뜻으로 “JAVA!”를 외쳤다고 한다. 자바의 로고가 커피잔과 접시로 구성된 것을 봤을 때 자바산 커피에서 프로젝트 이름을 따 왔다는 설이 유력하다. 

그가 어떤 계기로 인도네시아와 인연을 맺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의 자바커피 사랑으로 컴퓨터를 심각하게 다루는 사람들 및 수험생의 41.7%에 육박하는 이과계열의 학생들은 어쩔 수 없이 자바, 롬복, 코모도 같은 인도네시아의 주요 지명에 익숙해 져야한다. 올해 61세인 제임스 할아버지가 계속 활동을 하신다면, 김태희와 비가 신혼여행을 갔다는 숨바와, 다이빙과 크루즈의 성지로 유명한 라자암팟, 마나도 같은 이름의 새로운 프로그램이 나올지도 모른다. 어쨌거나, 그가 빌게이츠 만큼 유명했더라면 인도네시아의 유명세는 지금보다 훨씬 더 대단했을 것이다. 
 
 
박재아
인도네시아관광청 서울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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