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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쪽에서 맥주가 뜬다면

  • Editor. 트래비
  • 입력 2017.05.01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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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뜬다는 경기 서부권 맥주들을 두루 맛보았다.
맥주 한 잔 한 잔, 각기 다른 이야기들이 거품 위로 떠올랐다.

 
●SEONGNAM
도심 속 마이크로 브루어리
더 부스 판교 브루어리(THE  BOOTH  PANGYO  BREWERY)

2012년 11월, ‘한국 맥주가 대동강 맥주*보다 맛없다’는 기사를 썼던 <이코노미스트> 서울 특파원 다니엘 튜더(Daniel Tudor). 이후 그는 서울 녹사평에 ‘더 부스(The Booth)’라는 수제맥주 집을 차렸고, 뒤이어 경기도 판교에 브루어리가 생겼다. 더 부스 판교 브루어리는 국내에서 가장 작은 도심 속 ‘마이크로 브루어리’다. 마이크로 브루어리란 우리나라 주세법 상 발효조 탱크가 75㎘로 제한된 공간에서 맥주를 만드는 소규모 양조장을 말하는데, 탱크 규모가 약 10만 킬로리터에 달하는 대기업들에 비하면 그야말로 ‘마이크로’인 셈이다. 

총 여덟 가지 맥주 중 ‘국민 아이피에이(Kukmin IPA)’는 ‘2017 대한민국 주류대상’에서 크래프트 에일 맥주 대상을 수상한 더 부스의 자랑거리다. 뉴 웨스트코드 스타일의 크래프트 비어는 기존 제품보다 홉(Hop) 향이 더욱 진하게 나고 파인애플, 망고, 파파야 향의 신선함을 느낄 수 있다. 더 부스의 맥주를 처음 접한다면, 대동강 페일 에일(Pale Ale Taedonggang Mikkeller)부터 마셔 보자. 상큼한 과일향이 풍겨 나와 특히나 봄과 잘 어울린다. 

*대동강 맥주│북한에서 가장 많이 제조하는 맥주로, 상류층이 주로 마신다고 알려져 있다.
 
주소: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운중로 225번길 14-3 101  
전화: 031 1544 4723
홈페이지: thebooth.co.kr
오픈: 화~금요일 17:00~22:30, 토~일요일 14:00~22:30(월요일 휴무) 
 
 
●ANSAN
‘복’스러운 맥주
크래머리(KRAEMERLEE)

독일 대사관에서 인정한 맥주가 안산에? 독일에서 온 브루마스터 ‘크래머(Kramer)’와 두 한국인 ‘리(Lee)’ 브루마스터 이원기 대표, 이지공 대표가 만나 탄생한 크루머리는 맥주의 원료로 오직 보리와 홉, 물만 사용한다는 맥주순수령을 지키고 있다. 실제 독일 대사관 행사에서 대표 맥주로 소개될 만큼 크래머리의 맥주는 그 정통성을 인정받았는데, 스승이 제자에게 대대로 레시피를 전수하는 전통 도제 방식*을 고수한다는 것에서 역시 장인정신이 묻어난다.

크래머리가 특히나 추천하는 맥주는 ‘싱글 아이피에이(Single IPA)’와 ‘복(BOCK)’. 맥아 하나, 홉 하나만을 넣어 양조하는 싱글 아이피에이에는 국내에선 처음으로 독일산 폴라리스(Polaris) 홉*이 사용됐다. 복은 다른 곳에서는 쉽게 맛볼 수 없는 특별한 맥주다. 독일에서 유래한 라거 맥주의 일종으로, 알콜 도수가 높고 맥아가 많이 함유돼 맛이 진한 게 특징. 앰버 복(Amber Bockbier), 바이젠 복(Weizen Bockbier), 프리미엄 복(Premium Bockbier) 등 크래머리는 다양한 복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전통 도제 방식│마에스터와 도제 사이, 소수의 인력을 통해 비밀 레시피가 전수되었던 중세 유럽의 방식  
*폴라리스 홉│독일에서 재배되는 홉의 종류. 민트, 파인애플, 박하향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주소: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원당골 5길 17
오픈:  월~금요일 09:00~18:00  
전화: 010 2496 5429
홈페이지: kraemerlee.com
 
 
●SUWON
맥주 전후 아빠의 표정
레비 브루잉 컴퍼니(LEVEE BREWING COMPANY)

‘레비(Levee)’는 영어로 제방을 의미한다. 브루어리가 위치한 수원 망포동에는 오래 전 실제로 제방이 있었고, 지금도 지하에 물이 흐르고 있다니 이름처럼 제대로 ‘물 만난’ 양조장이다. 레비 브루잉 컴퍼니는 2002년 부산에서 시작해 수원까지 올라온 크래프트 비어 1세대 브루어리로, 맥주를 마시기 전과 후 아빠의 표정을 표현한 로고는 실제로 배우용 대표의 딸이 직접 그린 거라고. 

총 여섯 가지 메뉴 중 ‘레비 콜쉬(LEVEE KOLSCH)’는 독일 쾰른 지방의 전통 맥주 스타일로, 풋사과와 배의 향이 깔끔하게 떨어지는 피니시를 느낄 수 있다. ‘레비 소라치 에이스(LEVEE SORACHI ACE)’는 레몬, 라임 자몽, 딜*의 맛과 향이 조화를 이루고 있어 특히 여성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레비 브루잉 컴퍼니의 맥주를 한번에 모두 알고 싶다면, 무제한 메뉴를 주문해 보시길. 3시간 2만7,700원이면 위트(WHEAT), 콜쉬(KOLSCH), 스타우트(STOUT), 아이피에이(IPA)를 무제한으로 마실 수 있고 테이크아웃도 가능하다.

*딜│허브의 한 종류로 한국에서는 소회향이라 불린다.
 
주소: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영통로 103 뉴엘지프라자 203호
전화:  031 202 9915
홈페이지: www.leveebrewing.company
오픈: 월~목요일, 토요일 18:00 ~24:00, 금요일 18:00~01:00(일요일 휴무)
 

●GOYANG
한판 신명나게 놀아 보자
플레이그라운드 브루어리 (PLAYGROUND BREWERY)

양반과 천민, 상민 모두 어울려 노는 별신굿놀이처럼 맥주로 한‘판’ 제대로 놀아 보자는 생각으로 뭉친 이곳은 이름하야 플레이 그라운드 브루어리. 하회별신 굿탈 놀이의 캐릭터들을 브랜드화해 맥주 이름도 양반탈, 중탈, 각시탈 등에서 따 왔다. 양반탈을 모티브로 한 ‘더 젠틀맨(The Gentleman Lager)’은 ‘소맥’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플레이 그라운드의 대표 메뉴로. 알콜 함량은 7.6도 정도 된다. 각시탈에서 착안한 ‘더 미스트레스(The Mistress)’는 맥주 입문자들에겐 다소 생소한 세종(Saison)* 스타일이지만, 프렌치 이스트(French Yeast)의 아로마향을 첨가해 대중적인 맛을 구현했다.

*세종│벨기에에서 탄생한 농주. 우리나라 막걸리처럼 걸쭉하고 시큼한 맛이 난다.
 
주소: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이산포길 246-11
전화: 031 912 2463 
홈페이지: www.playgroundbrewery.com
오픈: 화~일요일 11:30~22:00 (월요일 휴무)
 
 
진하게 담긴 시간의 맛
브루하우스 더 테이블 (BREWHOUSE THE TABLE)

1994년 종로에서 펍을 시작한 더 테이블이 경기도 고양에 브루어리를 오픈했다. 일산에서 맥주사업을 시작하자고 제안한 어머니, 양조시설을 설비하는 친형, 브루어리를 운영하는 윤재원 대표까지. 온 가족이 함께하는 더 테이블에는 이들의 23년 세월이 진득하게 담겼다. 독일 카스파리(CASPARY) 사의 양조시설로 생산되는 이곳의 맥주는 총 16종. 특히 IPA 레시피를 자체 개발해 만든 더 테이블 IPA는 2년 연속 대한민국 주류대상 수상이라는 화려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허니 브라운 에일(Honey Brown Ale)은 국산 꿀을 첨가해 발효시켜 달달한 향이 나고, 고흥 산 유자로 만든 유자에일(SH Yuza Ale)은 유자와 맥주의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한다.  
 
주소: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백마로 504
전화: 070 8241 2939
홈페이지: www.brewhousethetable.co.kr
오픈: 월~금요일 16:00~02:00, 토~일요일 14:00~02:00
 
이 글을 쓴 오윤희 트래비스트는  
여행과 맥주를 두루 좋아하는 직장인이다. <트래비>에 브루어리를 소개한다는 명목으로 맥주에 푹 빠져 사는 중이다. 올 한 해는 전국 방방곡곡 브루어리를 다니며 맥주 여행에 대한 글을 쓸 예정이다.
 
글 Traviest 오윤희  에디터 김예지 기자  사진 Traviest 오윤희, 더 부스 판교 브루어리, 크래머리, 레비 브루잉 컴퍼니, 플레이그라운드 브루어리, 브루하우스 더 테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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