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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를 베고 누워 날을 새는 호사, 홍콩 겐팅 드림 크루즈

  • Editor. 트래비
  • 입력 2017.05.01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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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해가 어스름에 젖어들 무렵 그 아름답다는 홍콩의 밤거리를 기어이 등진 수천의 무리가 한적한 부둣가에 줄을 지었다. 배웅과 마중이 교차하는 터미널 특유의 어수선함은 찾아볼 수 없었다. 사람들의 움직임은 일사불란했고, 누구 하나 멀어져 가는 항구를 향해 머쓱하게 손을 흔드는 일도 없었다. 뒤돌아볼 새 없이 시작된 이틀 밤의 크루즈는 꿈자리가 좋았던 날 아침처럼 여차하다 잊어버릴 것만 같아 계속 되뇌게 되는 시간이었다.
 
대형 스크린을 통해 상영하는 최신 영화도 훌륭하지만 바다와 하늘이 맞닿은 그 배경만으로도 만족스러운 주크 비치 클럽
홍콩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애프터눈티를 선상에서도 즐길 수 있다. 팜코트Palm Court에서 즐기는 오후의 여유
망망대해 그 너른 바다 위에서 빛을 발하는 홍콩 겐팅 드림 크루즈 전경 
 
1 은근히 밤 12시가 되기를 기다리며 조금 느긋하게 수저를 들게 되는 실크로드 & 카바레  2 침대에 누워 바다를 감상할 수 있는 발코니 객실  3 펜폴즈 와인 볼트에서는 신상 와인부터 빈티지 와인까지 다양한 종류의 와인을 즐길 수 있다
바다 위에서 위스키 한 잔. 세계 최초로 선상에 론칭한 조니 워커 하우스
 

차분히 탐색하기, 크루즈에서의 첫날밤 

체크인과 출국심사, 승선해 객실에 짐을 들여놓기까지 1시간 남짓의 승선 수속을 모두 마쳤을 때는 이미 저녁 8시가 넘었다. 간소한 절차였지만 긴장이 풀리자 시장기가 뱃가죽을 조여 왔다. 배가 항구를 떠나는 시간이 9시라니 그전에 뭐라도 요기를 하고 싶은데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은 나뿐만이 아닐 거란 생각이 본능적으로 앞선다. 앞으로 이틀 내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뷔페 레스토랑은 곧 만원이 될 것 같고, 한 자리 차지하고 앉더라도 크루즈에서의 첫 끼를 허겁지겁 시작하고 싶지 않았다. 

그 시간 선내에서 가장 느긋하고 특별한 공간은 어딜까? 마침한 장소를 찾았다. 공연을 즐기며 중국 요리를 코스로 즐길 수 있는 ‘실크로드 & 카바레’. 자정 무렵이면 18세 이상 성인 승객들의 출입만 허용되는 카바레 스테이지가 마련된 곳답게 성적 판타지를 자극하는 붉은 톤의 인테리어가 인상적이다. 호주 출신 스타 셰프 마크 베스트가 현대적인 서양식 요리를 선보이는 ‘비스트로’도 괜찮다.
오픈 키친으로 조리 과정은 물론 다양한 와인을 구비하고 있는 셀러와 발효 중인 치즈와 햄 저장고까지 보는 재미가 있다. 크루즈에서의 첫날밤, 의욕을 앞세우지 않고 차분히 크루즈 생활을 시작하자고 한다면 분명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소화도 시킬 겸, 크루즈에 뭐가 있나 눈도장도 찍을 겸, 로비 라운지가 있는 6층부터 야외 데크가 있는 16층까지 한 층 한 층 구경에 나섰다. 카지노 슬롯머신 앞에서 즐거운 사람들, 끼리끼리 모여 앉아 카드나 마작을 즐기는 사람들, 원형 무대를 두르고 있는 바에 걸터앉아 라이브 공연에 몰두하는 사람들, 무리 지어 실내 볼링장으로 향하는 사람들, 배를 든든히 채웠으니 이제 불콰한 밤을 즐기고자 마땅한 자리를 찾는 사람들까지. 한 배를 타고 있지만 서로의 생김처럼 이리도 다른 것이 사람이다. 

각양각색 크루즈의 면면을 관찰하는 동안 몸이 이끌리는 대로 자연스레 다음 목적지가 정해졌다. 8층 바 라운지. 세계 최초의 선상 ‘조니 워커 하우스’와 겐팅 드림호의 플래그십 와인바 ‘펜폴즈 와인 볼트’, 샴페인과 맛깔스런 카나페를 즐길 수 있는 샴페인바 ‘버블스’가 나란히 자리 잡고 있다. 애연가라면 시가라운지 ‘후미도’를 1순위로 꼽을지도 모르겠다. 흥에 겨운 사람들은 가라오케 마이크를 잡았고, 밤에 취한 사람들은 리듬에 몸을 맡겼다. 그 누구도 잠에 빠지고 싶지는 않아 보였다. 
 
여느 워터파크 못지않은 겐팅 드림호의 워터 슬라이드
미니 골프를 비롯해 농구, 축구, 볼링 등 다양한 야외 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1 인공 암벽을 오르는 꼬마 승객. 이 밖에 로프 코스, 짚라인 등 모험심을 자극하는 액티비티들도 상당하다  2 깨알 같은 정보와 실시간 소식을 제공하는 드림 크루즈 어플리케이션
 
영화 이상의 장면이 연출되는 바다 위 하루
 
‘바다 위에 자리를 깔고 누웠다니! 허, 참.’ 하면서 눈 뜬 크루즈의 아침. 커튼을 치고 있었음에도 바다의 움직임이 느껴졌다. 푸른 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지는 뷔페식당 ‘리도’에서 첫 끼를 먹고 크루즈 구석구석으로 보물찾기에 나섰다. 각 객실 내 IPTV와 선내 주요 장소마다 설치되어 있는 터치스크린으로 선상 주요 프로그램을 포함한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데, 매일매일 그날의 주요 일정과 뉴스를 제공하는 ‘드림 데일리’ 선상 신문도 유용하다. 유료로 이용 가능한 와이파이 패키지를 이용한다면 드림크루즈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실시간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그저 느긋하게 쉴 요량이 아니라면 주요 일정을 미리 체크하고, 예약이 필요한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겠다.

아무래도 국적, 성별, 나이를 불문하고 가장 인기가 좋은 것은 야외 수영장. 아이가 있는 가족 여행객들은 워터슬라이드에, 연배 지긋한 어른들은 자쿠지에 몸을 맡기고 망중한을 즐긴다. 연인 또는 부부가 함께하는 여행이라면 그는 바버숍, 그녀는 살롱에서 단장을 하고 함께 스파를 받으며 노곤한 한나절을 보내면 어떨까. 먹기 아까울 만큼 앙증맞고 예쁜 케이크에 애프터눈티를 곁들인다면 더할 나위 

없으리라. 바다 위를 날고 싶다면 짚라인이나 로프 코스, 바다 위를 땀 좀 흘리며 뛰고 싶다면 야외 스포츠 플렉스 또는 실내 피트니스 센터가 제격이다.  

해가 뉘엿뉘엿 지기 시작하면 이름만 들어도 그루브를 타게 되는 ‘주크’가 문을 연다. 주크는 싱가포르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는 클럽으로 세계적으로도 이름난 힙스터들의 성지. 겐팅 드림호에 들어온 클럽 주크는 대형 LED 스크린이 있어 라이브 DJ뿐만 아니라 최신 영화 관람도 가능한 주크 비치 클럽으로 단장을 했다. 석양과 어우러져 영화 이상의 장면이 연출된다. ‘조디악 씨어터’에서는 겐팅 드림호의 메인 테마인 인어공주를 모티프로 한 인어공주와 우주인의 사랑 이야기를 넌버벌(Non-Verval)형식의 공연으로 감상할 수 있다. 화려한 무대 구성과 기예에 가까운 퍼포먼스에 연신 박수와 탄성이 터져 나온다. 

이대로 계속 끝없이 칠흑일 것만 같은 바다가 제법 익숙해질 무렵 달은 차오르고 두 번째 밤이 기운다. 자정이 두려운 신데렐라처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밀도 있게 보낸 이틀. 해가 뜨면 깨고 싶지 않은 꿈에서 깨어나야 한다. 다시 꾸고 싶은 꿈을 간직한 채로. 
 
아무것도 하지 않을 자유. 크루즈의 한낮을 보내는 가장 소중한 시간
남자들에게도 허하는 살롱 서비스. 바버숍은 일찌감치 예약을 해두는 것이 좋다
외국어에 취약해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화려한 볼거리로 가득한 넌버벌 퍼포먼스
 
 
홍콩 바깥에서 맞는 홍콩의 아침

오전 7시, 본격적인 하선 준비에 앞서 이른 아침을 먹는 동안 홍콩섬의 스카이라인이 수평선 위로 조금씩 고개를 내밀었다. 긴긴 밤의 도시, 낮보다는 어쩐지 밤이 더 익숙한 홍콩의 아침은 이런 모습이구나. 

캐리어를 끌고 조금 일찍이 로비라운지로 내려갔다. 하선하는 순간까지 사람들은 바쁘다. 조금이라도 더 이 공간을 누리겠다고 트랙을 뛰거나 체조를 하며 어제와 다름없이 움직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뭐 기념할 게 없나 숍을 기웃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 사이 크루즈는 항구에 가까워진다. 막상 뭍에 발 디딜 때가 되니 크루즈 위에서의 이틀이 비현실적으로 서서히 기운다. 잠에서 깨어났을 때 창밖으로 보이던 수평선, 수영장에 몸을 담근 채 하늘과 바다를 한 프레임에 담았던 순간, 양파로 후지산을 형상화했다며 장난스럽게 철판을 두드리던 테판야키 셰프, 라스베이거스나 마카오의 그 유명한 공연 못지않았던 넌버벌 퍼포먼스까지. 눈을 마주치는 승무원들이 하나같이 인사를 한다. “또 만나요”라고. 그래, 이게 꿈은 아니었던 거다. 나는 다시 이 크루즈에 오를 수 있는 거다. 그래요, 그렇다면 이번 생에 꼭 다시 만나요. 
 

●알기 쉬운 크루즈 이용법
 
 
▶크루즈 승·하선은 어떻게?
드림크루즈의 겐팅 드림호는 3,000명이 넘는 승객을 태울 수 있는 초대형 선박으로, 길고 긴 탑승 행렬이 이어진다. 이틀간 홍콩 해상에만 머무는 크루즈이지만, 크루즈에 탑승하려면 간단한 출국 심사를 거쳐야 한다. 여권, 홍콩 공항에 입국하면서 작성하고 돌려받은 출국 신고서, 크루즈 터미널에서 발급받은 체크인 카드를 제시하면 된다. 이때 출국 심사관은 출국 신고서를 돌려주지 않는다. 때문에 크루즈에서 하선할 때 다시 출입국신고서를 작성하고, 그때 돌려받는 출국 신고서를 다시 홍콩 공항에서 한국으로 출국할 때 제출하면 된다.
 
 
▶크루즈에선 매끼 식사를 어떻게?
겐팅 드림호의 모든 승객들은 드림 다이닝룸, 겐팅 다이닝룸, 더 리도 뷔페 등 3곳의 레스토랑에서 매끼 식사를 무료로 즐길 수 있다. 아침, 점심, 저녁은 물론 오전 10시부터 11시까지 무료 차Tea 서비스, 오후 3시부터 4시까지 애프터눈티, 그리고 자정부터 새벽 1시까지 제공되는 야식을 포함해 총 6끼가 제공된다. 이 세 곳의 레스토랑 외에 테판야끼, 셀러브리티 셰프 레스토랑, 브레드 박스 등의 여타 스페셜티 다이닝은 이용료가 부과되며, 가급적 예약을 하는 것이 좋다.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
크루즈에서의 첫날밤, 객실에 짐을 풀고 저녁을 먹고 난 후 모든 승객과 승무원이 반드시 참여해야 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안전훈련! 밤 10시15분경 각자 지정된 장소로 이동하여 안전훈련에 충실히 임할 것. 훈련 장소는 체크인 카드에 기재되어 있다. 
 
▶환전을 얼마나 해야 하나요?
크루즈 내의 모든 결제는 체크인 카드가 대신하고, 하선 전 리셉션에서 신용카드(VISA, MASTER, JCB, AMEX)로 일괄 정산한다. 원활한 체크아웃을 위해 토요일 밤에 시간 여유를 두고 정산을 하는 것이 좋다. 크루즈 내에서는 별도의 현금이 필요치 않으나 홍콩 시내 관광 등 개인 비용은 각자 필요에 따라 환전하면 된다. 
 
 
▶된다, 안 된다? 있다, 없다?
흡연은 크루즈 실내외 지정된 공간에서 가능하다. 그러나 선박 바깥으로 담배꽁초를 던지거나 객실 내에서의 흡연은 엄격히 규제한다. 크루즈 내에서 다양한 식음료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지만 슈퍼나 자판기는 없다. 또한 다량의 외부 음식물과 주류의 반입이 금지되어 있다. 음식이 입에 맞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면 미리 크루즈 측에 반입 가능한 품목과 반입량을 확인 받는 것이 좋다.
 
드림 크루즈 겐팅 드림호
 
드림 크루즈(Dream Cruises)는 20년 넘게 아시아 크루즈 시장을 이끌어 온 스타크루즈의 모기업 ‘겐팅 홍콩’이 지난 2016년 11월에 새롭게 선보인 크루즈 라인이다. 드림크루즈의 첫 번째 럭셔리 선박인 겐팅 드림호(Genting Dream)는 15만톤급 초대형 선박으로, 승객 3,352명과 승무원 2,016명을 수용할 수 있다. 승객 대비 승무원 비율이 약 1.6대 1로 모든 승객에게 진심 어린 아시안 호스피탈리티를 제공한다. 

총 1,674개 캐빈을 갖췄고, 워터슬라이드와 자쿠지를 구비한 야외 수영장, 로프 코스, 조깅 트랙 등 망망대해를 바라보며 즐길 수 있는 각종 액티비티는 물론 세계 각국의 미식을 맛볼 수 있는 다양한 식음료 서비스와 조니 워커 하우스, 주크 비치 클럽 등 그 이름만으로 존재 가치를 발하는 명소들이 며칠간의 선내 생활에도 무료할 틈을 주지 않는다. 

키즈클럽과 오락실 개념의 아케이드가 가족 여행객에 마침한 공간이라면, 시가 라운지 휴미더와 성인용 카바레 스테이지를 즐길 수 있는 실크로드 & 카바레는 어른들만이 누릴 수 있는 특별한 공간. 한편 스파를 즐기며 느긋한 시간을 보낼 수도 있고, 공연 또는 야외 영화 상영 등의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도 있다. 

홍콩 해상 2박 크루즈는 금요일 밤 9시에 출항하여 일요일 아침 8시 하선하는 일정으로 홍콩 시티투어와 연계하여 더욱 알찬 주말여행을 구성할 수 있다. 4월부터 10월15일까지 운항한다. 또 4월부터 10월13일까지는 매주 일요일 홍콩과 광저우에서 출발해 일본의 나하, 미야코지마를 항해하는 5박 6일 일정의 크루즈도 운행한다. 12월3일부터 내년 3월까지는 싱가포르 해상을 항해하는 주말 2박 크루즈, 싱가포르를 출발해 말라카 해협과 자바해를 항해하는 5박 크루즈도 선보일 예정이다. 
 
드림 크루즈 한국사무소  
전화: 02 733 9033  
홈페이지: www.dreamcruises.co.kr
 
글 Travie writer 서진영 사진제공 드림 크루즈 에디터 고서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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