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체험한 우수여행상품] 엄마와 함께 V-train 칙칙폭폭, 기억의 철로를 잇다
[기자가 체험한 우수여행상품] 엄마와 함께 V-train 칙칙폭폭, 기억의 철로를 잇다
  • 김예지
  • 승인 2017.05.10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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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도 봄이었다. 
기찻길 위 엄마와의 마지막 기억은 3년 전 이맘때쯤, 
매화가 한껏 만발했던 양산 원동에 그대로 머물러 있었다.
칙칙폭폭 철로를 따라 기억의 꼬리를 다시 잇기 시작했다. 
당분간 엄마와 나의 기억은 백두대간, 그 어디쯤 머무를 테다.  
 
 
삼성여행사
[백두대간에 가다(협곡열차) 당일]
 
V-트레인 안에서 바라본 분천역의 철로
진한 핑크빛 외관의 V-트레인. 봄처럼 상큼하다
알록달록한 분천역
터널 안을 지날 때 열차의 천장은 눈모양 야광빛으로 변한다
분천역 여기저기에서 산타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협곡열차 내 작은 기둥에 승객들의 소원들이 주렁주렁 달려 있다
 
 
●흐린 날 산뜻한 여행

이런. 하늘이 흐린데다 쌀쌀하기까지 하다. 간만에 떠나는 엄마와의 여행이 그 어느 때보다 화창하길 바랐건만. 우산을 챙겨 들고 이른 아침부터 일찌감치 동대구역으로 향했다. 백두대간 협곡열차를 타기 위해서다. 무궁화호를 타고 3시간이 좀 넘게 달려 협곡열차의 시작점인 분천역에 닿았다.

백두대간 협곡열차는 ‘V-트레인’이라고도 불린다. V는 협곡(Vally)을 의미하는데, 분천에서 양원, 승부를 거쳐 철암까지 백두대간의 협곡을 따라 약 27.7km의 길을 운행하는 개방형 열차다. 속도는 느리다. 시속 30km 정도로 이동하는 열차 안에서 사방으로 시원하게 확 트인 창밖 풍경을 느지막이 감상하는 게 묘미다. 감성은 아날로그다. 겨울에는 히터 대신 난로를 틀고, 여름에는 에어컨 대신 창문을 열거나 선풍기를 켠다. 열차 내 조명은 지붕 위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 설비를 이용해 밝힌다. 자연 그대로, 사계절을 담아내기에 더할 나위 없이 조화로운 설계다. 직접 마주한 V-트레인의 첫 인상은 강렬했다. 흔히 보던 회색빛의 기차와는 사뭇 다르다. 진한 분홍빛의 외관이 시선을 확 잡아끄는 게, 꼭 봄에 핀 철쭉 같다. 흐린 하늘은 더 이상 문제되지 않았다. 그 어느 때보다도 산뜻한 여행의 시작이었다.

열차를 타기 전, 엄마와 함께 분천역부터 둘러보기로 했다. 루돌프와 산타 할아버지, 커다란 풍차에 아기자기한 집들이 늘어서 있다. 산타마을이다. 과거 석탄산업이 성행했던 분천은 열차가 다니고, 사람들도 많은 활기찬 마을이었지만 석탄산업이 쇠퇴하면서 점점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졌다. 전해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1991년 어느 봄날, 점쟁이가 분천역 앞 바위산을 두고 “무서운 호랑이를 닮은 저 산을 깎으면 천호가 들어설 것”이라고 했단다. 그 후 공교롭게도 자갈공장이 들어서며 산을 깎았고, 2013년에 V-트레인이 개통되면서 산타마을이 생겨났다. 그해 5월, 한국-스위스 수교 50주년을 기념해 체르마트역과 자매결연을 맺은 분천역은 스위스 전통 오두막집 샬레 분위기로 꾸며졌다. 체르마트, 호랑이, 산타와 루돌프의 이미지가 묘하게 어우러진 역은 다시금 사람들의 발길을 되찾았다. 
 
분천에서 양원, 승부를 거쳐 철암까지 백두대간의 협곡
주민들이 직접 만들어 더욱 특별한 양원역 
 
●심심할 만하면 마주치는 간이역

분천역에서 출발한 열차는 종착역인 철암역까지 약 1시간가량 달리지만, 체감 시간은 그보다 훨씬 짧다. 중간 중간 간이역에 정차하는데, 길어야 고작 10분 정도의 짧은 시간 동안, 때마다 열차에서 내려 구경하는 게 은근 별미다. 정해진 시간에 무언가를 이루어야 하는 미션처럼, 차에서 내려 어묵이며 부침개며 간식거리를 사고 고사리, 냉이 등 상인들이 늘어놓은 나물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엄마는 가히 미션 왕이었다. 정차하는 역마다 한손 가득 봉지 꾸러미를 들고서 돌아왔다. 덕분에 여행 내내 달달한 주전부리를, 다음날 아침엔 엄마 표 쌉쌀한 냉이 무침과 쑥국을 먹을 수 있었다.   

첫 번째로 정차한 양원역은 아주 자그마했다. 알고 보니 국내에서 가장 작은 간이역이란다. 규모가 작다는 것 외에 이 역이 특별한 이유는 또 있다. 주민들이 직접 만든 ‘민자 역사’라는 것. 역이 없던 시절 주민들은 기차가 양원에 다다를 무렵 무거운 짐을 창밖으로 먼저 던져 놓고, 주변 분천역이나 승부역에서 내려 걸어와 다시 짐을 찾아 가곤 했다. 역이 절실했던 주민들은 대합실과 화장실 등 하나하나 손수 역을 만들기 시작했고, 그렇게 탄생한 게 지금의 양원역이다. 1988년, 그러니까 1956년 영동선이 개통되고 약 33년이 흐른 후의 일이었다. 이후 무궁화호와 협곡열차 등 기차들이 정차하면서 관광객들이 많아졌고, 그 수요를 틈탄 장터가 형성됐다. 농산물부터 약재, 음료수 등 아담한 장터지만 알차다. 손수 키운 농산물을 한 바구니 들고서, 오늘도 여행자들과의 10분 만남을 고대했을 상인들의 표정이 들떠 있었다.

다음으로 정차한 역은 승부역. 봉화군에 자리한 아담한 승부 마을은 계곡 깊은 곳에 자리한 데다 눈이 많이 오고 마땅한 도로가 없어 차로는 접근이 어렵다. 승부가 ‘겨울 여행지’로 빛을 발한 건 지난 1999년 철도청이 ‘환상선 눈꽃열차’를 운행하면서부터다. 뒤이어 백두대간 협곡열차 V-트레인과 중부내륙 순환열차 O-트레인이 드나들면서 조금씩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겹겹이 산세로 둘러싸여 하늘이 세 평 남짓 비칠 정도로 동떨어졌던 마을, 승부. 기차가 서자마자 사람들은 기다렸다는 듯 ‘하늘도 세평 땅도 세평 승부역’이라는 문구가 적힌 새빨간 하트 프레임 앞에서 너도나도 사진을 찍기 바빴다. 승부역은 더 이상 동떨어져 있지 않아 보였다.
 

●철암역, 이어지는 이야기
열차에서 내렸지만 이야기는 계속됐다. 철암에서 태백, 삼척으로 이어졌다.
 
▶삼척
신난다 재미난다
하이원추추파크 레일코스터
하이원추추파크는 영동선을 활용한 기차 테마파크다. 숙박시설과 오토캠핑장을 갖춘 리조트 시설과 지그재그로 철도를 달리는 스위치백트레인, 스위스 산악열차를 모티브로 한 인클라인트레인 등을 갖추고 있다. 그중 레일코스터는 통리역에서 추추 스테이션까지 약 7.7km 구간을 운행하는 레일바이크다. 평균속도는 시속 20km 정도로, 종착지까지는 20~30분 정도면 도착한다. 생각보다 큰 소음에 엄마와 나는 잠시 침묵해야 했지만, 이번 여행 중 가장 신나는 기억으로 남았다.
주소: 강원도 삼척시 도계읍 심포남길 99
 
 
 
▶태백
운 좋으면 걸리는
통리 5일장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태백 통리역 인근에 5일장이 열렸다. 매달 5일, 15일, 25일에 열리는 통리장은 그야말로 동네 재래시장이다. 과일, 채소, 생선, 각종 주전부리부터 생필품까지 물건들을 구경하고 있는데 가만 보니 어디선가 사람들이 하나같이 호떡을 손에 쥐고 오는 게 아닌가. 호떡 행렬의 기원은 시장 중턱에 자리한 문전성시 호떡집. 하나에 5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맛은 꿀맛이다.
주소: 강원도 태백시 황연동
 

드라마 속 느낌 그대로
태양의 후예 촬영지
드라마 <태양의 후예>의 배경이 됐던 우르크부대의 세트장이 태백에 있다. 군부대 자동차와 탱크, 병원 컨테이너 등을 구경할 수 있다. 가장 오른편 건물 안에는 드라마에 나왔던 주방을 재현해 놓았는데, 소품은 실제로 촬영에 사용되었던 것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이다. 침대와 사물함이 줄지어 있는 내무반에서는 군복을 직접 입어볼 수 있고, 우르크부대 PX는 실제 매점으로 운영되고 있다.  
주소: 강원도 태백시 통골길 116-52
 

강의 가장 윗물을 찾아서
검룡소 & 황지연못
검룡소는 한강의 발원지로 하루에만 2,000여 톤의 지하수가 솟아오르고 있다. 검룡소라는 이름은 서해에 살던 이무기가 용이 되려고 강줄기를 거슬러 올라와 강의 근원인 못에 살았다는 전설에서 유래했다고.  1.4km 정도 거리의 완만한 산행을 하면 비로소 연못 한쪽에 물이 퐁퐁 솟아오르는 것을 볼 수 있다. 낙동강의 발원지인 황지연못은 도심에 있다. 상지, 중지, 하지로 나뉘는데 그중 사람들이 특히나 많이 몰리는 곳은 중지. 동전을 넣으면 액운을 쫓거나 행운을 가져다준다는 황부자와 며느리의 바가지가 있기 때문이다.
검룡소:  강원도 태백시 창죽동 산1-1
황지연못:  강원도 태백시 오투로1길 1-8
 
▶Travel info
 
삼성여행사는 지금껏 27년 동안 대구에서 탄탄히 기반을 다져왔다. 그간 쌓아 온 노하우와 네트워크로 대구 뿐 아니라 부산, 제주, 울릉도 등 영남지역에서 기차여행, 버스여행, 섬 여행, 축제 여행 등 다양한 여행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올해는 경상북도관광공사에서 지정한 ‘2017 경상북도 전담 여행사’로 선정됐다. www.123tour.co.kr 대구 053-431-3000 부산 051-333-0500
 
협곡열차(V-train)+하이원추추파크 상품은 기차여행에 덤으로 강원도 삼척, 태백 지역 명소까지 둘러볼 수 있는 알이 꽉 찬 당일 상품이다. 분천역에서 백두대간 협곡열차에 탑승해 철암역에 내려 삼척 하이원추추파크를 둘러본 뒤 태백으로 이동한다. 레일코스터, 검룡소, 황지자유시장 등 액티비티와 자연, 볼거리와 먹거리를 한 번에 즐길 수 있다. 상품가는 성인 7만9,100원부터, 12세 미만 아동은 6만9,300원부터다.  
 
글·사진=김예지 기자 yeji@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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