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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장을 넘어선 순창의 매력

  • Editor. 트래비
  • 입력 2017.06.07 15: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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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창을 떠올리면 자동으로 연상되는 단어는 고추장이다. 하지만 직접 경험한 순창은 산과 강을 두루 갖춘, 그야말로 트레킹에 딱 맞는 여행지였다. 우리나라 최초의 군립공원인 강천산부터 섬진강 줄기 따라 굽이진 자전거길까지. 여태껏 몰랐던 순창을 만났다.
 
오랜 세월이 만들어 낸 작품, 섬진강의 바위들
섬진강 옆으로 조성된 자전거길로 많은 사람들이 라이딩을 즐기러 온다
 
●Route 1
순창 섬진강자전거길

장군목→  현수교→  섬진강자전거길→  마실휴양숙박시설단지  
 
굽이굽이 자전거길을 따라 
 
순창은 ‘옥천(玉川)골’이라고도 불린다. 옥처럼 맑은 물이 흐르는 곳이라는 의미다. 순창을 가로질러 남쪽으로 흐르는 섬진강은 과연 그 명성을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강을 따라 길게 뻗은 길은 4대강 자전거길이 만들어지면서 조성된 섬진강자전거길이지만, 걸어서 다닐 수 있는 훌륭한 트레킹 코스이기도 하다.
 
트레킹의 시작은 장군목에서부터였다. 장구의 잘록한 허리 부분을 닮아 ‘장구목’이라고도 불리는 이곳은 독특한 바위들로 가득하다. 3km가 넘게 이어진 바위들은 섬진강이 오랜 세월에 걸쳐 깎고 다듬어 만든 작품인데,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작품은 요강바위다. 가운데가 요강처럼 움푹 파인 바위는 높이 2m, 폭 3m에 무게가 15톤이나 나가는 거대한 크기로, ‘마을의 수호신’이라고도 불린다. 바위 속에 들어가 기도를 하면 아이를 가질 수 있다는 설도 있다.
 
한때 요강바위는 도난사건으로 인해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1993년 한 도석꾼이 중장비를 들여 바위를 훔치는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사건 이후 1년 6개월이 흐른 뒤에야 바위는 다시 섬진강으로 돌아왔다. 장군목에서 현수교를 지나면 본격적으로 섬진강자전거길이 시작된다. 흐르는 강물 따라 이리저리 굽어진 길 위로 가벼운 옷차림을 한 여행객들이 스쳐 지나간다. 집에만 있기에는 참 아까운, 걷기 좋은 날이다. 
 
섬진강 장군목
주소: 전라북도 순창군 동계면 장군목길 686-1
 
강천산 군립공원 초입에 자리한 병풍폭포. 큰 거북이를 닮았다
트레킹 코스에는 단풍을 비롯해 고추, 메주 모양을 형상화한 다리가 세워져 있다
강천산은 전체적으로 평탄한 코스로 만들어져 산책 삼아 걷기 좋다
 
 
●Route 2
순창 강천산
매표소→  병풍바위→  거라시바위→  강천사→  구름다리→ 구장군폭포
 
지루할 틈 없는 산행

등산이라고 하면 가파른 오르막길을 상상하기 마련이지만, 강천산에서는 그런 걱정일랑 접어도 좋다. 평지로만 이뤄져 있기 때문이다. 다이내믹한 등산 코스를 기대하는 이에게는 좀 실망일 수도 있지만, 가볍게 자연을 즐기려는 이들에겐 이만한 코스가 없으리라. 강천산 매표소에서 시작해 코스의 종점인 구장군폭포까지 이어지는 외길은 왕복 거리가 약 5km 정도 된다. 천천히 걸어도 2시간이면 충분하다. 

매표소를 지나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풍경은 병풍바위다. 집채만 한 바위 사이로 폭포수가 쏟아지는 모습이 압도적이다. 옆에서 바라보는 바위는 거북이를 닮아 사람들이 바위 옆에서 너도나도 사진을 찍고 있다. 강천산을 걷다 보면 여러 다리를 지나게 되는데 그 모양들이 특이하다. 장류의 고장답게 메주와 고추 모양을 형상화한 덕분이다. 볼거리는 끊이지 않는다. 뿌리가 다른 두 나무의 몸통이 이어진 연리목과 걸인들이 스님에게 시주를 하기 위해 구걸을 했다는 거라시바위, 용들의 싸움에 관한 전설이 담긴 아랫용소, 배낭을 메고 합장하는 스님을 닮은 부처바위까지. 도무지 지루할 틈이 없다. 아담한 규모의 강천사와 선비의 기개가 담긴 삼인대까지 지나고 나면, 강천산 최고의 명물인 구름다리에 다다른다.

구름다리로 올라가는 계단은 강천산에서 가장 가파른 오르막이다. 잠깐의 고생이 따르지만, 계단을 오르면 시원한 풍경이 선물처럼 펼쳐진다. 50m 높이의 구름다리 가운데를 지날 때면, 다리가 출렁거려 자연스럽게 난간을 꼭 붙잡게 된다. 

구름다리에서 내려와 10여 분 정도 더 걷다 보면 강천산 코스의 마지막인 구장군폭포에 도달한다. 백제가 세워지기도 전인 삼한(三韓)시절, 마한(馬韓)의 아홉 장수가 전투에 패한 후 이곳에 모여 자결하려 했지만, 다시 한 번 싸우기로 마음먹고 전쟁에 나가 승리했다는 전설이 서린 곳이다. 이외에도 천년의 사랑이 얽힌 거북이의 전설 등 이런저런 설화들이 폭포를 타고 흐르고 있다.
 
강천산 군립공원
주소: 전라북도 순창순 팔덕면
입장료: 대인 기준 3,000원
전화: 063 650 1672
 
 
▶RESTAURANT
건강하고 푸짐한 한 상
농가맛집 장구목

섬진강에서 나는 민물새우와 직접 캔 봄나물로 차려낸 한 상이 자연 그 자체다. 민물새우로 끓인 찌개는 고소하면서도 감칠맛이 나고 신선한 나물로 가득 채운 밥상은 눈으로만 봐도 푸짐하다. 4인 기준, 6만원이지만 상차림을 보면 절대 아깝지 않은 가격이다. 식사를 마치고 난 후에는 향긋한 꽃차도 마실 수 있다.
가격: 자연밥상 4인 기준, 6만원, 꽃차 5,000원
주소: 전북 순창군 동계면 어치리 632-3  
전화: 063 653 3917
 
 
글·사진 Traviest 김민수  에디터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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