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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림의 깊은 속살, 중국 충칭

  • Editor. 트래비
  • 입력 2017.06.08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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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칭(重慶)은 중국 서부 지역의 유일한 직할시다. 인구만 해도 3,000만명을 넘어서고, 땅의 크기도 우리나라 영토의 80% 이상에 달하니 그야말로 하나의 나라라고 해도 무방할 수준이다. 과거 중화민국의 임시 수도이자 내륙 개항장이었던 충칭은 전쟁 중 많은 공장이 이주해 오며 중공업 도시로 탈바꿈하는 등 근현대사의 격변을 수차례나 겪으며 성장해 왔다. 1997년 직할시로 승격되며 더욱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충칭에 남아 있는 대한민국 임시정부청사
삼협박물관. 장강에서 배를 끌어올렸던 옛 사람들의 모습
 
●충칭 여행의 시작점

장강(長江)과 가릉강(嘉陵江) 사이에 폭 감싸 안긴 듯 자리한 충칭. 도시 중심 구역에는 충칭 인민정부 청사와 인민대례당(人民大礼堂)이 놓였다. 그 건너편에는 서로 마주 보고 있는 건물이 자리하는데 이곳이 바로 이번 여행의 첫 번째 목적지, 삼협박물관(三峡博物馆)이다. 과거 충칭박물관이기도 했던 이곳에서 충칭과 장강의 역사 이야기를 살펴볼 수 있으니, 충칭에 대해 먼저 알고 가기 위한 여행의 첫 번째 방문지로 손색이 없다. 

삼협박물관은 세계에서 발전 용량이 가장 큰 댐으로 손꼽히는 장강의 삼협(三峽)댐의 건설과 함께 탄생했다. 댐의 모양을 본뜬 듯 보이는 삼협박물관의 외관 역시 댐을 모티브로 했고, 전면 유리창은 댐에서 쏟아지는 물을 표현했단다. ‘삼협’이란 말은 구당협과 무협, 서릉협, 즉 장강에서 가장 절경이 빼어나다고 알려진 세 협곡을 합쳐 이르는 말이다. 협곡 사이사이에는 풍경만큼이나 역사도 빼곡한데, 박물관에는 삼협댐 건설 당시 수몰 위기에 놓였던 문화재를 포함해 총 30만 점의 문화재를 보관, 전시하고 있다. 특히 우리에게도 친숙한 유비와 관우, 장비, 제갈량 등 삼국시대의 대서사시를 박물관 내 전시를 통해 가늠해 볼 수 있다.
 
삼협박물관
오픈: 09:00~17:00(입장 마감 16:00, 월요일 휴관, 단 월요일이 공휴일일 경우 개관)
주소: 236 Renmin Road, Yuzhong District, Chongqing, China
입장료: 무료
홈페이지: www.3gmuseum.cn
 
 
충칭 인민대례당
대한민국 임시정부청사로 들어가는 입구
김구 주석의 흉상과 당시 사용했던 태극기
 
●과거에서 먹먹함이 전해져 오다 

삼협박물관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대한민국 임시정부청사가 있다. 어지러이 이어지는 고갯길과 양쪽으로 펼쳐진 좌판 사이를 뚫고서야 한글로 작게 쓰인 이정표를 만난다. 화살표를 따라 작은 골목길로 들어선다. 미로 같은 골목길, 그 끝에 주변과는 어울리지 않는 잿빛 건물 여러 채가 모습을 드러낸다. 광복 전 마지막 대한민국 임시정부청사를 만나는 순간이다. 

상하이에 첫걸음을 내디뎠던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일제의 박해와 중일전쟁, 국공내전 등 여러 여의치 않은 상황들에 본의 아니게 방랑했다. 상하이에서 항저우로, 다시 난징과 창사, 광저우와 류저우, 치장을 거쳐 충칭에 이르기까지. 갖은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민족의 독립을 염원했던 흔적이 대한민국 임시정부청사 전시관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사실 이곳 충칭의 임시정부청사 건물은 1990년대 초에 있었던 도심 재개발 사업으로 인해 사라질 위기에 처했었다. 그러나 한국과 중국 정부의 노력으로 1995년 8월11일, 전시관으로 개관해 지금에 이르렀다. 당시에 사용했던 태극기와 그 앞에 놓인 김구 선생의 흉상, 독립운동가들이 서로 주고받았던 서한과 그들이 거처했던 비좁은 공간 등을 차례로 둘러본다. 그들이 겪었을 수많은 고초가 미세하게나마 전해진다. 먹먹해질 따름이지만, 그나마 전시관이 이토록 관리가 잘 되고 있다는 건 매우 다행이다. 
 
대한민국 임시정부청사
오픈: 09:00~17:00 
주소: 8 Lianhuachi Street, Yuzhong District, Chongqing, China
입장료: 무료
 
 
놓칠 수 없는 홍야동의 길거리 음식
홍야동의 밤. 화려한 조명으로 가득하다
 
●밤이면, 반짝이는 홍야동으로

해가 저물어 간다. 길거리에 내걸린 조명과 간판에 불이 들어오기 시작하고 골목과 버스, 전철역에서 사람들이 쏟아져 나온다. 우중충했던 날씨를 뒤로하고 사방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과 활기찬 거리 풍경은 축 가라앉았던 마음을 한껏 끌어올린다. 박물관을 오가며 마음에 담았던 무거운 분위기를 그대로 안고 있기엔 충칭의 밤은 너무나도 화려하다. 

충칭의 중심부와 북부를 연결하는 다리 남단에 노란 네온사인으로 한껏 장식된 건물 한 채가 눈에 띈다. 홍야동(洪崖洞)이다. 가파른 비탈에 위험하게 모여 있던 판잣집 ‘조각루’들을 철거하고, 그와 비슷한 느낌으로 새로운 조각루를 탄생시킨 것이다. 덕분에 지금은 충칭 최고의 번화가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홍야동은 총 11개 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각종 공예품과 특산물은 물론 먹거리도 가득하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4층과 10층 그리고 11층. 4층은 주로 길거리 음식이 주를 이루고, 10층과 11층에는 충칭의 야경을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과 카페, 바가 줄줄이 성업 중이다. 특히 11층은 가장 빼어난 전망을 자랑하는데, 홍야동 절벽의 위쪽 도로와 연결돼 있어 애초부터 이쪽부터 진입하는 것도 방법이다.
 
홍야동
오픈: 매장마다 상이(오후 10시경 소등)
주소: 56 Cangbai Road, Yuzhong District, Chongqing, China
 
HOTEL
소피텔 포베이스 충칭(Sofitel Forebase Chongqing)

충칭 스차오푸(石桥铺) 근처에 있는 5성급 호텔. 호텔 체인 아코르 그룹에 의해 2013년 리모델링한 뒤 최신식 호텔 시설을 완비했다. 충칭의 도심 한복판에서도 지하철 등 대중교통으로 20분이면 닿는 거리에 위치한다. 
주소: 137 Ke Yuan 2 Rd, Jiulongpo District, Chongqing, China
전화: +86 23 6863 9999
 
 
글·사진 Traviest 김정흠  에디터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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