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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감탄사만이, 츠수이 적수대폭포

  • Editor. 트래비
  • 입력 2017.06.08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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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수이(赤水)
충칭에서 츠수이까지는 약 220km, 차로 서너 시간쯤 걸리는 거리다. 구이저우성(貴州省)의 츠수이시(赤水市)는 츠수이강을 중심으로 형성된 도시로, 이 일대의 자연유산을 둘러보기에 적합한 베이스캠프다. 

츠수이강에는 붉은 물이 흐른다. ‘단샤(丹霞) 지형’이 그 이유다. 단샤 지형이란, 오랜 세월에 걸쳐 이 일대에 넓고 깊게 퇴적된 붉은색 사암이 침식과 풍화 등의 작용을 거치며 협곡과 봉우리를 형성한 것을 말한다. 비가 내리면 깊은 협곡을 따라 물이 흐르고, 그 물줄기는 땅을 비옥하게 만든다. 
 
적수대폭포 앞에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감탄만이 있을 뿐
츠수이의 주요 관광지마다 전통 셔틀 차량이 다닌다
 
 
●쏟아지는 물줄기 앞에서 할 수 있는 일

츠수이강을 대표하는 적수대폭포(赤水大瀑布)는 사실 바로 옆 동네에 있는 바이수이강(白水江)의 황과수폭포(黃果樹瀑布)에 비해 덜 알려져 있다. 규모도 작거니와, 여태까지 길이 잘 닦여 있지 않은 탓이기도 하다. 혹자는 황과수폭포를 세계 4대 폭포 중 하나로 꼽기까지 하니, 적수대폭포에 미치는 관심은 그보다 못한 것이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더 가까이에서 거대한 폭포를 만나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생생한 활기만은 황과수폭포에 전혀 밀리지 않는다.

폭포 주변으로는 왕복 두 시간 정도 걸리는 트레킹 코스가 잘 조성되어 있다. 적수대폭포에서 흘러 내려오는 강물을 따라 거슬러 올라갔다가 되돌아오는 길이다. 폭포까지 쉽게 오갈 수 있도록 전동차가 다니고, 도로와 폭포 입구를 연결하는 엘리베이터도 설치되어 있다. 전동차에 올라 조금 편하게 갈 수 있겠구나 싶었던 것도 잠시, 오늘 이 마을 전체가 정전이라는 소식이 들려온다. 

결국 중간 지점부터는 걸어 올라가기로 한다. 짧은 거리는 아니지만, 산책하듯 거닐어도 괜찮을 코스다. 울창한 숲, 그 사이로 보이는 대나무, 이름 하나 붙지 않은 기암괴석조차 쉬이 넘어가기 어려울 정도로 절경은 계속된다. 나무와 바위가 우거진 숲 너머로 시원하게 물줄기를 내리꽂는 폭포 소리가 들려온다. 

폭포 바로 앞까지 바짝 다가선다. 주변 사람의 말조차 들리지 않을 정도로 그 소리가 엄청나다. 말 그대로 ‘쏟아 붓는다’는 표현이 정확하겠다. 소나기라도 내리는 듯 사방에서 달려든 물방울에 옷도 안경도 카메라도 모두 흠뻑 젖은 지 오래. 거센 폭포가 만들어 내는 돌풍 속에 혼미해진 정신을 겨우 바로잡고 그제야 오롯이 폭포를 마주한다. 높이 76m, 너비 81m 규모의 적수대폭포의 위용 앞에서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그저 감탄사를 내뱉는 것뿐이다. 
 
적수대폭포
입장료: 90위안
 
불광암에 내비치는 햇빛이 꼭 부처의 후광 같다  
바위 틈 사이에서 제비들이 거주했다는 곳, 연자암
츠수이강을 따라 산책로가 이어진다
연자암 입구와 정상부를 연결하는 케이블카
 
 
●츠수이 단샤 지형의 진수

츠수이 단샤(赤水丹霞)의 꽃이라 불리는 바위가 있으니, 바로 불광암(佛光岩)이다. 드러난 면적만 해도 무려 1km에 달하는 너비와 300m 이상의 높이를 자랑하는 사암 퇴적층이다. 이 거대한 붉은 바위에 햇볕이 비치면 마치 부처가 빛을 내뿜는 것처럼 보인다 해서 불광암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불광암으로 오르는 내내 중생대 시절부터 번성해 온 사라나무 여러 그루를 접한다. 이끼가 가득 낀 바위와 나무, 오랜 세월 침식으로 인해 부서진 바위가 계곡을 타고 굴러 내려온 모습도 심심찮게 눈에 띈다. 빛 한 줌 들어오기 힘든 구석까지 우거진 숲을 걷고 있노라니, 수억년 전으로 되돌아간 것만 같다. 

연꽃 모양을 본뜬 광장인 ‘연화태’의 한가운데 서서 고개를 바짝 들고서야 비로소 불광암의 비경을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붉은 기운이 불광암을 감싸고 돈다. 햇볕이 따사롭게 내리쬐는 날이면 붉은 빛은 더욱 두드러질 터. 석가모니의 열반을 상징하는 사라나무와 부처의 후광을 연상케 하는 불광암이 한자리에 존재하는 건 단지 우연일까. 

불광암의 후광을 뒤로하고 향한 곳은 이른바 ‘제비들의 바위’라 불리는 연자암(燕子岩)이다. 입구에서 케이블카를 타면 연자암이 있는 산의 정상부까지 쉽게 오르내릴 수 있다. 연자암은 실제로도 수만 마리의 제비가 살아가던 곳이었단다. 바위의 길게 난 틈새로 제비들이 자리를 잡았던 것인데, 제비들은 원래 둥지를 짓고 산다는 점을 생각하면 분명 독특한 현상임이 틀림없다. 빼어난 절경과 함께 제비들의 유례없는 생활방식이 알려지면서 한때 많은 관광객들이 이곳을 찾았다고 한다. 그런데 지금, 제비는 한 마리도 보이지 않는다. 사람의 발길이 닿은 이후부터였다는 이야기에 왠지 모르게 마음이 쓰다.
 
불광암
입장료: 90위안
 
연자암
입장료: 60위안, 왕복 케이블카 90위안
 
츠수이강 옆 수변공원
 
▶travel info
 
AIRLINE
아시아나항공과 중국국제항공이 인천국제공항과 충칭의 장베이국제공항을 오간다. 아시아나항공은 겨울철에만 화·수·토·일요일 주 4회, 평소에는 매일 운항하며 중국국제항공은 매일 1회 운항한다. 비행시간은 약 3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HOW TO TRAVEL
장베이국제공항이 있는 충칭에서 츠수이나 우룽까지는 각각 차량으로 3시간 남짓 소요되는 거리. 각 도시를 연결하는 시외버스를 이용하거나 투어 상품을 활용해 여행하는 것이 좋다. 뚱딴지여행이 세 지역을 연결하며 주요 자연 풍경을 보여 주는 상품을 준비 중이다. 4박 5일 기준, 약 130만원부터.  www.ddjts.com

WEATHER
중국의 4대 화로라고도 불리는 충칭은 분지 지형으로, 여름마다 섭씨 40도를 넘나드는 아열대 기후다. 바람이 잘 불지 않고 장강이 흐르는 데다 안개가 많이 끼는 편이라 맑은 하늘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 땀을 많이 흘릴 수밖에 없는 이곳 사람들은 염분을 보충할 수 있는 짠 음식을 즐겨 먹는다. 
 

FOOD
중국에 왔다면 훠궈火锅

중국을 대표하는 요리 중 하나인 훠궈는 크게 베이징식과 충칭식으로 나뉜다. 베이징의 훠궈가 몽골의 전통 요리 방식에서 발전한 것이라면, 충칭의 훠궈는 이곳의 뱃사공이 즐겨 먹던 요리 방식이다. 충칭 사람들은 산초를 넣어 매운 맛을 극대화한 홍탕을 즐기며, 충칭 시내에 외국인 관광객도 찾을 만한 식당이 여럿 영업 중이다. 
 

ENTERTAINMENT
강을 거슬러 흐르는 애환 인상무륭쇼

영화 <붉은 수수밭>, <황후화>, <그레이트 월> 등으로 유명한 중국의 감독 장이머우(張藝謀)는 중국 각지를 돌며 그 지역의 이야기를 담은 공연을 만드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구이린, 서호 등지에서도 유명한 <인상 Impression> 시리즈 공연도 마찬가지. 시리즈의 여덟 번째이자 마지막 작품인 인상무륭쇼는 장강에서 배를 잡아 끌어올리는 사공 ‘첸푸(船夫)’들의 이야기를 그린 것. 자연 풍경을 그대로 공연장으로 활용하는 것은 장이머우 감독의 주특기로, 인상무륭쇼 역시 산 정상부에 숨어 있는 듯한 골짜기 전체를 공연장으로 사용한다. 상영시간은 약 70분, 천갱지봉 국가지질공원 옆 선녀산 정상부에 있는 전용 세트장에서 열린다.
가격: 일반석 238위안부터
주소: A77 Country Rd, Wulong Xian, Chongqing Shi, China
전화: +86 23 7777 7751  
홈페이지: www.yxwulong.com
 

HOTEL
적수금검가화호텔(赤水金黔嘉华大酒店)
2015년 개장한 호텔로 츠수이 시내에서 가장 화려하고 깔끔하다. 츠수이강이 바로 앞에 흐르고 있고 강변을 따라 작은 공원이 조성되어 있어 산책을 즐기기에도 좋다. 츠수이의 주요 여행지로 이동하기에도 편리한 위치에 있다. 
주소: Nanjiao Rd, Chishui Shi, Zunyi Shi, Guizhou Sheng, China
전화: +86 851 2299 8888
 
 
글·사진 Traviest 김정흠  에디터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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