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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래머도 애정하는 시드니 푸디 투어

  • Editor. 손고은
  • 입력 2017.07.11 14: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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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시드니에서는 

호주는 이민자의 나라이니 이렇다 할 전통 음식은 없을 테고, 그렇다면 마땅히 먹을 만한 음식도 없을 거라는 이상한 논리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섣부른 오해였다.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한데 섞여 ‘멀티 컬처’를 자랑하는 호주에서는 예측하기 어려운 세상의 모든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요리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와 창의적인 도전이 필요했다. 시드니에서 만난 모든 음식들이 하나같이 특별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참고로 이번 취재는 약간의 수고로움이 필요했다. 접근성이나 동선보다는 ‘리얼 맛집’, ‘핫한 맛집’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찾아가는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잠시 스포일러를 풀어 보면 시드니에는 최근 몇년 전부터 뜨는 동네가 있다.
 
우선 UTS(University of Technology Sydney)가 있는 치펜데일(Chippendale)이다. 과거 물류 창고와 공장 등으로 가득해 삭막했던 동네가 몇년 전 클래식한 분위기의 올드 클레어 호텔(The Old Clare Hotel), 코이 디저트 바(KOI Dessert Bar) 등이 들어서면서부터 바뀌기 시작했다.
 
예술가들의 힘도 한몫했다. 크고 작은 갤러리들이 생겨나자 치펜데일의 분위기는 한결 트렌디한 느낌으로 변신했다. 로즈베리(Rosebery)라는 동네도 마찬가지다. 뜨는 두 동네의 공통점은 색다른 도전정신이 깃든 요리와 분위기를 자랑하는 레스토랑이나 디저트, 커피숍 등 ‘맛’이 있다는 것. 맛있는 곳에 시드니사이더(Sydneysider), 시드니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었다. 그들의 발걸음을 따라 몇 날 며칠 맛의 세계에 입문하고 나니, 어느새 ‘푸디(Foodie)*’가 되어 버렸다. 
 
*푸디(Foodie)
식도락가를 의미한다. 인스타그램 등 SNS 상 해시태그로도 많이 등록되고 있다. 푸디 투어(Foodie Tour)는 ‘먹방 여행’ 정도로 해석할 수 있겠다. 트렌디한 레스토랑이나 유명 맛집을 줄줄이 꿰고 있는 누군가를 만나면 “당신, 푸디가 분명하군요! (You are definitely foodie!)”라고 한껏 칭찬해도 좋겠다.
 
 
●Brunch
빛 좋고 공기 좋은 시드니에서는 야외에서의 브런치가 필수다. 아기자기하고 예쁜 브런치 카페에 앉아 커피 한 잔의 여유를 누리자. 
 
 
 
정체가 궁금해 
더 그라운드 오브 알렉산드리아(The Grounds of Alexandria)

감히 데이트와 가장 잘 어울리는 레스토랑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회사와 공장들이 들어선 외곽에 위치하지만 찾아가는 수고로움마저 인내할 만하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더 그라운드 오브 알렉산드리아는 2012년 낡은 창고를 개조했다. 시드니에서 핫한 레스토랑으로 평일 브런치도 예약이 필요할 정도. 이곳은 레스토랑이라고만 단정 지을 수 없는 콘셉트다. 우선 인테리어는 수많은 꽃과 식물로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여심을 자극한다. ‘비주얼 갑’을 자랑하는 꽃집부터 곳곳에서 무럭무럭 자라는 식물들이 하늘정원을 연상케 한다. 입구에서는 앵무새가 방문객들을 환영하고 닭이며 돼지, 양, 염소를 키우는 작은 동물 농장도 독특한 즐거움을 준다. 브런치와 커피를 즐기려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모이자 이를 중심으로 아기자기한 카페며 레스토랑이 생겨났다. 삭막한 산업단지에 활기를 불어넣었으니 공로도 대단한 셈이다.  

맛집 타운처럼 선보이는 음식들도 다양하다. 호주식 요리부터 베이커리, 커피, 디저트 등 메뉴나 콘셉트에 따라서 마음에 드는 곳을 선택하면 된다. 신선한 로컬 재료를 이용해 건강한 음식을 제공하겠다는 의지로 허브와 채소 등은 직접 재배한다. 브런치는 커피 로스터리에서 즐길 것을 추천한다. 시간대별로 브런치와 런치 메뉴부터 커피와 베이커리를 선보인다. 샤워 도우 빵 사이에 세라노 햄(Serrano Ham), 초리소(Chorizo) 소시지, 구운 토마토, 아보카도 등을 넣고 달걀 프라이를 얹은 ‘더 그라운드 빅 브레키(The Grounds Big Brekkie)*’는 손색없는 비주얼과 맛을 자랑한다. 호주식 샤워 도우 위에 치즈와 와규, 달걀 프라이를 얹은 재플(Jaffle)과 킹크랩을 넣은 통통한 오믈렛, 버거도 인기. 
꼭 브런치가 아니더라도 커피는 필수다. 직접 로스팅한 원두를 사용해 어떤 종류의 커피를 선택하더라도 실패할 일이 없다. 콜드 브루 커피 얼음을 채운 투명한 컵과 하우스 블렌드 샷을 함께 내어주는 ‘분리된 아이스커피(Deconstructed Iced Coffee)’가 비주얼 면에서 단연 상위권이다. 지난 5월에는 힐튼 호텔 시드니 바로 옆에 더 그라운드 오브 더 시티(The Grounds of the City)카페를 오픈했다는 희소식도 전한다.  
 
*브레키(Brekkie)는 호주에서 아침식사를 뜻한다. 호주 영어는 줄임말을 많이 사용하는데 브렉퍼스트(Breakfast)를 줄여 브레키라고 말한다.
 
가격: 더 그라운드 빅 브레키 22AUD, 더 그라운드 재플(Jaffle) 18AUD, 킹크랩 오믈렛 22AUD, 라떼·플랫 화이트·카푸치노 S 4AUD  
주소: Building 7A, 2 Huntley St, Alexandria, NSW, 2015
전화:  +61 2 9699 2225 
오픈: 월~금요일 07:30~16:00, 토~일요일 07:30~16:00
홈페이지:  www.thegrounds.com.au
 
 
 
Tip ▶인스타그램에서 가장 눈에 띄는 사진은 무지개빛으로 염색한 장미꽃다발이다. 레스토랑 중간에 위치한 꽃가게에서 만나 볼 수 있다. 민트색 클래식 자동차 앞과 입구에서 반기는 앵무새와도 인증샷을 많이 남긴다. 훌륭한 비주얼을 자랑하는 메뉴로는 더 그라운드 빅 브레키와 버거, 케이크 등이 있다. 
 
 

추천 불가 브런치 
더 타이니 자이언트 피터샴(The Tiny Giant Petersham)

누가 그러지 않았나. 여행은 살아 보는 거라고. 여행객보다 진짜 로컬의 발걸음이 닿는 브런치 레스토랑을 찾는다면 성공한 셈이다. 더 타이니 자이언트 피터샴은 야외석을 합쳐도 기껏해야 테이블 열 개 남짓의 작은 브런치 레스토랑이다. 이마저도 찾아가야 하는 곳이기도 하다. 다운타운을 벗어난 주거지역인 피터샴(Petersham)에 조용하게 자리를 잡았다. ‘브런치’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게 오후 3시까지만 영업하는 배포도 있다. 

어딜 가나 베스트 메뉴를 묻는 당신이라면 쉽지 않겠다. 모든 메뉴가 훌륭해 어느 것 하나 콕 집어 추천하기 어렵다는 웨이터의 표정에는 진심이 담겨 있다. 실제로 주변 테이블을 염탐해 보니 겹치는 메뉴는 거의 없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인스타그래머들이 꼽은 메뉴는 세 가지 정도로 압축된다. 우선 눈으로만 봐도 보드랍고 달달한 핑크색 페르시안 솜사탕이 올려진 브리오슈 토스트(Brioche Toast). 고소하고 달달한 브리오슈 빵 위에 딸기와 블루베리, 라즈베리, 무화과를 비롯해 각종 견과류로 아낌없이 장식했다. 메이플·캐러멜 시럽까지 솔솔 뿌려 달콤함은 배가 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시럽과 마스카르포네(Mascarpone) 치즈에 브리오슈 빵은 더욱 촉촉해지기도. 이에 견줄 만한 메뉴는 누텔라 & 오레오 크로넛(Cronut)이다. 크로넛은 크루아상과 도넛을 합친 빵 종류다. 겹겹이 촉촉함을 자랑하는 크루아상 반죽을 도넛처럼 튀긴 빵으로 절반을 뚝 갈라 버터크림을 꽉 채웠다. 그 위에는 잘게 부순 오레오 쿠키를 뿌리고 누텔라 초코잼을 채운 주사기를 꽂아 데코레이션했다. 독특한 비주얼로 인스타그래머들로부터 인기를 한몸에 받고 있는 메뉴. 하지만 사실 두 메뉴는 너무 달콤해 디저트에 가깝다. 든든한 한 끼 식사로는 토마토 소스에 달걀, 각종 채소를 천천히 익혀 무쇠 그릴 팬에 담아 낸 따뜻한 요리를 추천한다. 비가 오거나 바람이 부는 쌀쌀한 날씨면 국밥처럼 생각나는 메뉴가 됐다. 
 
가격: 브리오슈 토스트 17.9AUD, 누텔라 & 오레오 크로넛 7.9AUD, 베이크 핫팟(Baked Hotpot) 16.9AUD
주소:  110 Audley St, Petersham, NSW, 204  
전화: +61 2 8065 4684  
오픈: 월~금요일 06:30~15:00, 토·일요일 07:30~15:00
홈페이지:  www.thetinygiant.com.au
 
 
Tip▶음식 사진은 나뭇결을 살린 테이블 위에 두고 상공에서 찍는 것이 좋다. 후추와 소금 등 양념통과 커트러리를 소품으로 활용하자. 주사기를 꽂은 크로넛은 사물에 초점을 맞추고 배경을 뿌옇게 날리면 더욱 먹음직스러워 보인다. 주사기 속 누텔라 초코잼을 뿌리는 장면을 연출하면 독특한 비주얼을 얻을 수 있다. 
 
 
 
너와 셸리 비치를 걷는다면 
더 보트하우스 셸리 비치(The Boathouse Shelly Beach)

호주 사람들은 바다와 친하다. 호주에서의 수영은 취미이자 생활이고, 서핑은 국민체조처럼 흔하다. 나라 전체가 바다에 둘러싸여 있으니 그럴 만도. 도시에서도 멀지 않은 곳에 깨끗한 해변이 지천이다. 숫자로 보면 호주 전역에는 1만1,761개의 해수욕장이 있다니 그 규모가 피부로 와 닿는다. 시드니에도 본다이 비치를 비롯해 해안선을 따라 수많은 해변이 알알이 박혀 있다. 서퍼들로 활기가 가득찬 본다이 비치 말고, 좀 더 차분한 배경을 원한다면 맨리(Manly)로 가자. 이름도 예쁜 셸리 비치(Shelly Beach)가 보석처럼 숨어 있다. 서큘러키(Circular Quay)에서 페리를 타고 약 30분 거리에 있어 여행 중 또 다른 여행을 떠나는 느낌이다.

선착장에서도 가까운데, 산책로를 따라 자전거를 타거나 가볍게 걸어도 좋다. 잔잔한 바다를 끼고 끝까지 걸으면 셸리 비치다. 비치라고 하지만 1분이면 거닐 수 있을 정도로 작은 해변. 셸리 비치를 끼고 가장 깊숙한 곳에 유일한 레스토랑인 ‘더 보트하우스’가 있다. 바닷가를 앞에 둔 레스토랑으로 대표 메뉴는 역시 싱싱한 해산물이다. 알이 굵직한 석화와 참치회를 얹은 크래커, 날것의 향을 그대로 남겨 둔 연어와 생새우 등을 줄줄이 서빙한다. 하지만 테이블마다 한 개씩 놓여진 메뉴는 누가 뭐래도 피시 앤 칩스다. 보통 호주에서는 피시 앤 칩스에 바라문디(Barramundi)를 쓰지만 이곳에서는 농어를 선택했다. 통통하게 살이 오른 흰살 생선을 바삭하게 튀겨내 접시 한가득 내어 오는데 고소한 냄새에 한 번, 그 맛에 한 번 반하기 마련이다. 두툼한 패티와 베이컨, 각종 채소를 겹겹이 쌓아 큼직한 버거도 인기다. 여기에 버거에는 흔하지 않은 비트를 썰어 넣어 신선한 맛을 더한다. 손가락보다 두꺼운 감자튀김은 배가 빵빵해져도 멈출 수 없을 것. 캐주얼한 느낌의 브런치 카페로 아침부터 북적인다. 
 
 
가격: 참치 크래커 26AUD, 비프 버거 26AUD, 씨푸드 플래터 2인 기준 95AUD
주소: 1 Marine Parade, Manly, NSW, 2095
전화: +61 2 9934 9977  
오픈: 07:00~ 16:00
홈페이지: www.theboathousesb.com.au
 
 
Tip▶ 비주얼로는 비프 버거와 참치 크래커가 좋겠다. 하지만 미식가라면 피시 앤 칩스를 선택하길 권한다. 해변가에 위치한 레스토랑임을 짐작할 법한 닻을 그려 넣은 카페 라떼는 맛도 비주얼도 훌륭하다. 사진을 위한 자리는 빛이 잘 드는 야외 테라스가 좋다.
 
 
 
귀여운 여인을 위한 브런치 
고윙즈 바 & 그릴(Gowings Bar & Grill)

타운 홀에는 깜찍한 호텔이 있다. 이름마저 큐티 호텔(QT Hotel)이다. 다른 의미가 있나 했더니, 말 그대로 ‘귀여운’이라고 해석해도 된단다. 독특한 콘셉트의 큐티 호텔에는 올 데이 다이닝을 선보이는 고윙즈 바 & 그릴 레스토랑이 있다. 아침식사부터 점심, 저녁을 책임지고 가벼운 칵테일과 수제 맥주 등 주류도 다양하다. 현지인이 ‘강추’하는 메뉴는 오믈렛이다. 오믈렛 이야기를 하며 침을 꿀꺽 넘기던 현지인은 바로 호주정부관광청 스콧 워커 한국지사장이다. 그에게 한 표를 받은 오믈렛은 사용하는 달걀부터 남다르다. 닭장 속에 갇힌 닭이 기계처럼 낳은 달걀이 아닌 자유롭게 뛰놀며 지낸 닭이 낳은 달걀을 사용한다. 신선한 유정란 세 개를 풀어 케일, 근대, 표고버섯 등 다진 채소와 함께 익힌 오믈렛은 고소하고 부드럽다. 그 위에 구운 아스파라거스를 올리고 참깨빵과 함께 내준다. 짜지 않고 담백한 오믈렛은 빵이 없이 자체만으로도 든든하다. 따뜻한 플랫 화이트와 환상의 궁합을 자랑한 오믈렛은 지금 생각해도 군침이 돈다. 이밖에도 훈제연어 오믈렛, 스크럼블 에그 등 다양한 달걀 요리도 제공한다. 
 
가격:  화이트 오믈렛(Free Range Egg White Omelette) 21AUD, 에그 록펠러(Eggs Rockefeller) 29AUD, 커피 4.5AUD
주소:  49 Market St, Sydney, NSW, 2000
전화: +61 2 8262 0000  
오픈: 06:30~ 00:00
홈페이지:  www.qthotelsandresorts.com/sydney-cbd
 
Tip ▶ 큐티 호텔은 전체적으로 어두운 조명을 사용한다. 창문이 크지 않을 뿐더러 대부분 커튼으로 빛을 가리고 있어 사진 촬영에는 취약한 환경이다. 테이블마저 블랙 컬러다. 최대한 창가 쪽 테이블에 앉아 빛을 등지고 사진을 찍는 것이 좋겠다. 붉은 색감의 아삭한 수박 샐러드는 아침식사로 가볍게 추천한다. 사진 속 메뉴는 모닝 토스트.
 

●Dessert & Coffee
멀티 컬처에 대한 이야기를 다시 꺼내야겠다.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섞인 시드니에서는 요리에 대한 색다른 실험들이 한창이다. 시드니에서 만나는 디저트도 창의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디저트에도 코스가 있다
코이 디저트 바(Koi Dessert Bar)

참새가 방앗간 앞을 그냥 지나칠쏘냐. 디저트 덕후에게 코이 디저트 바는 새로운 디저트의 세계로 친히 안내한다. 아마 지금 인스타그램에서 ‘시드니 디저트’를 검색하면 가장 많이 눈에 띄는 디저트 바가 되겠다. 최근 힙한 동네로 떠오른 치펜데일(Chippendale)의 켄싱턴 스트리트에 있다. 통유리로 된 건물만 보면 세련된 레스토랑처럼 보이지만 엄연히 디저트 전문점이다. 1층 바에서는 디저트 단품과 음료를 판매하고 2층 다이닝 레스토랑에서는 저녁식사 코스와 디저트 코스를 선보인다. 

고급스럽고 감각적인 디저트 전문점의 주인인 레이놀드 포어노모(Reynold Poernomo)는 2015년 마스터 셰프에서 가장 큰 인기를 누린 셰프다. 그의 인터뷰를 살펴보면 그가 14살 당시 천재요리사로 칭송받는 그랜트 애커츠(Grant Achatz) 셰프의 요리책을 본 이후 요리의 세계에 빠져들었다고 한다. 요리를 하나의 예술처럼 생각한 그의 철학으로부터 영향을 받아 디저트 역시 창의적이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으로 개발하기 시작했다고. 코이 디저트 바에서는 몇 가지 시그니처 메뉴를 제외하고는 매일 다른 메뉴의 디저트가 10가지 이상 진열되고, 불티나게 판매되고 있다. 디저트 코스는 파인 다이닝처럼 애피타이저, 메인, 디저트 정도로 구분되어 4코스로 제공된다. 접시에는 스토리가 담겨 있다. 거친 통나무의 질감을 살린 초콜릿 위에 화려한 꽃으로 장식한다거나 코코넛을 절반으로 자른 듯한 모양의 디저트까지, 보는 순간 입가에 웃음이 피어나게 만든다. 흠이라면 가벼운 여행자의 주머니를 더욱 궁하게 만드는 가격뿐이랄까. 지난 4월에는 라이드Ryde 지역에 2호점을 오픈했다.
 
가격: 디저트 4코스 65AUD, 저녁 식사 6코스 80AUD
주소: 46 Kensington St, Chippendale, NSW 2008
오픈: 10:00~22:00(월요일 휴무)
전화: +61 2 9212 1230  
홈페이지: www.koidessertbar.com.au
 
 
Tip ▶ 어느 메뉴를 선택해도 비주얼 면에서는 실패할 일이 없다. 극도의 달콤함을 경험하게 될 테니 그와 어울리는 커피와 함께하길 권한다. 금·토요일에 방문하면 셰프도 만나 볼 수 있다. 다만 식사나 디저트 코스를 원한다면 예약은 필수다. 
 

수박과 케이크
블랙 스타 페이스트리(Black Star Pastry)

디저트계의 반항아를 만났다. 정확히 말하자면 정통 디저트에 반한다기보다 신선하다는 의미다. 블랙 스타 페이스트리는 2008년 뉴 타운 작은 공간에서 시작했다. 정통 프렌치 디저트를 베이스로 하면서도 다양하고 새로운 시도를 통해 명성을 얻었다. 특히 오픈 후 1년이 지나 선보이기 시작한 수박 케이크가 블랙 스타 페이스트리를 디저트계의 스타덤에 올린 메뉴가 됐다. 다쿠아즈(Dacquoise) 시트 2장 사이에 장미향이 가득한 크림과 붉은 빛이 선명한 수박을 같은 두께로 층층이 올리고 딸기와 피스타치오, 말린 꽃잎을 솔솔 뿌려 아름다운 비주얼을 자랑한다. 웨딩 케이크용 디자인으로 만들어졌는데 모양도 예쁜데다 수박의 아삭한 식감이 달콤한 케이크와 어우러져 신선한 맛을 만들어 냈다. 하지만 수박케이크 외 다른 디저트와 베이커리도 훌륭하다. 시드니에 2개의 지점, 멜버른에 1개의 지점을 냈다. 시드니에 또 다른 분점을 준비 중이라는 반가운 소식도 있다. 케이크는 로즈베리 지점에서, 베이커리류는 뉴 타운에서 공급한다. 
 
가격: 수박케이크 8AUD
주소:  113 Dunning Ave, Rosebery, NSW, 2018
오픈: 월~금요일 07:00~15:00, 토~일요일 08:00~16:00
전화: +61 2 9557 8656  
홈페이지: www.blackstarpastry.com.au
 
Tip▶수박케이크 사진은 상공에서 찍는 것보다 레이어가 잘 보이도록 수평을 맞춰 정면에서 찍는 것이 더 먹음직스럽다. 뉴타운 본점에서는 오후가 되면 수박케이크는 금방 품절되니 참고할 것. 
 

줄 서서 마시는 커피의 향 
검션 바이 커피 알케미(Gumption by Coffee Alchemy)

시드니 현지인들이 하나같이 입을 모아 ‘강추’했다. 타운 홀 조지 스트리트의 스트랜드 아케이드(Strand Arcade) 1층에 있는 작은 커피숍. 내부에는 앉을 자리도 없이 테이크 아웃용 커피를 기다리는 이들로 꽉 들어차 있고, 매장 앞 테이블 몇 개가 고작이다. 직장인들이 몰리는 점심시간도 아닌데 줄 서서 기다릴 정도. 시그니처 메뉴는 배치 브루(Batch Brew)다. 더치 커피처럼 천천히 브루잉하는 것이 특징이지만 정확히 어떤 게 다른지에 대해서는 영업 기밀이란다. 배치 브루와 아메리카노(호주식으로는 롱블랙)에 어울리는 원두로는 볼리비아산 돈 카를로스 카투아이(Don Carlos Catuai)를 추천받았다. 하지만 더치 커피나 아메리카노에 익숙한 입맛에는 훨씬 연하게 느껴지므로 강하고 씁쓸한 커피를 선호한다면 플랫 화이트를 추천한다. 
 
가격: 배치 브루를 포함한 커피 4AUD, 콜드 드립 6AUD  
주소: Shop 11/412-414 George St, Sydney, NSW, 2000  
오픈: 월~수요일 08:00~17:30
전화:  +61 2 9516 1997 
 
Tip▶나무결을 살린 원목 테이블 위에 두고 상공샷을 찍는 것이 좋다. 테이크아웃보다는 매장 앞에서 찻잔에 마시는 것을 추천한다. 
 

쿨한 커피와 와플 한 조각 
베어풋 커피 트레이더스(Barefoot Coffee Traders)

커피 메뉴는 단출하다. 단일 원산지의 원두만을 사용해 블렌딩한 커피를 선보인다. 낡은 가죽 소파 네 개, 야외 테이블 서너 개가 전부다. 앉으면 푹 꺼지는 소파에 기대어 무릎 높이만 한 작은 테이블 위에 커피 한 잔을 올려 두고 이야기를 나누는 청춘들이 많이 보인다. 하얀색 타일로 채운 내벽에 유성펜으로 적은 메뉴판이며 소품들이 무심해 보이면서도 감각적이다. 커피를 내주는 찻잔에는 손잡이가 없다. 왜 이런 컵을 사용하느냐 물으니 “쿨해 보이니까요!”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쿨내가 진동하는 커피 한 잔은, 주문과 동시에 직접 굽는 따뜻한 수제 와플과 환상의 궁합을 자랑한다. 
 
가격: 화이트·블랙 커피 3.5AUD, 아이스커피 6AUD, 수제 와플 3.5AUD
주소: 11 Wentworth st, Manly, NSW, 2095
오픈: 06:30~17:30
홈페이지: www.barefootcoffee.com.au
 
 
Tip ▶ 매장 앞 야외테이블 분위기가 남다르다. 그레이와 화이트톤의 인테리어에 잘 어울리는 테이블이다. 어느 각도에서든 인생샷을 건질 수 있다고 본다.  
 
 

●Dinner
시드니사이더들의 나이트 라이프는 뜨겁다. 불금·불토에 잘나가는 레스토랑 예약은 필수다. 훌륭한 분위기를 자랑하는 디너 레스토랑 세 곳. 
 

트렌디한 당신에게 꼭 
에스터(Ester)

트렌드에 민감한 시드니사이더라면 에스터를 모를 리 없다. 힙한 동네 치펜데일에서도 조용한 곳 깊숙이에 위치하지만 가장 붐비는 레스토랑 중 한 곳이다. 평일 저녁 9시가 넘은 시간에도 식사를 즐기는 이들로 꽉 들어차 있다. 메뉴는 몇 가지 시그니처 메뉴를 제외하고 매일매일 업데이트 된다. 그만큼 매일 새로운 도전정신이 담긴 요리가 만들어진다는 의미다. 에스터는 로컬 재료를 화덕에서 요리하길 즐기는데, 그중 가장 베스트 메뉴는 아몬드 크림과 민트를 곁들인 컬리플라워 요리다. 뽀얀 컬리플라워는 식감은 살리되 겉은 토치로 살짝 그을려 익혔다. 고소한 아몬드 크림과 견과류가 더해져 담백하면서도 든든하다. 쫀득하게 말린 캥거루 육포나 화이트 브레드와 함께 내오는 블러드 소시지도 독특한 메뉴다. 분위기나 맛에 비해 가성비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0가지 정도의 다양한 메뉴를 조금씩 코스로 맛볼 수 있는 세트 메뉴도 있다. 
 
가격: 컬리플라워 15~22AUD, 토마토 파스타 16AUD, 오늘의 세트 메뉴 1인 기준 82AUD  
주소: 46-52 Meagher St, Chippendale, NSW  
오픈: 주말 점심 12:00부터, 월~토요일 저녁 18:00부터
전화: +61 2 8068 8279
홈페이지: www.ester-restaurant.com.au
 
Tip▶ 음식 사진을 찍기에 불리하다. 노란 백열등 때문이다. 검게 그을린 컬리플라워 요리도 인스타그램을 위한 비주얼로는 아쉽다. 주말에만 점심 식사를 제공한다. 자연스러운 빛이 필요하다면 점심에 방문하길. 
 

건강한 식탁을 지향합니다 
포피나 레스토랑(Popina Restaurant)

명성 높은 셰프 세 명이 뭉쳤다. 포피나는 지난해 말 에레즈 베커(Erez Beker), 헤르만 산체스(German Sanchez), 스테파노 데 블라시(Stefano De Blasi)가 모여 디자인한 신상 레스토랑이다. 기본적으로 이탈리아 요리에 이스라엘, 레바논 등 중동 스타일이 더해진 메뉴를 선보인다. 구운 가지를 참깨 소스와 레몬즙, 마늘 등으로 양념한 바바가누쉬(BabaQAnoush)에 대추야자 드레싱과 석류로 장식한 가지 요리가 대표 메뉴. 건강한 재료로 토핑한 피자도 하나씩은 꼭 주문한다. 최근 몇년간 세계는 ‘글루텐 프리(Gluten Free)’ 열풍이 불었다. 글루텐은 주로 밀이나 보리에서 추출되는 불용성 단백질로 소장에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셀리악(Celiac) 병의 주범으로 밝혀졌다. 건강한 식생활을 지향하는 호주 사람들에게도 글루텐 프리가 유행처럼 번지면서 일부 레스토랑들은 글루텐 프리 메뉴를 제공하고 있다. 포피나 레스토랑 메뉴에 표시된 V는 채식주의자를 위한 메뉴이고 GF는 글루텐 프리 메뉴라는 의미다.  
 
가격: 가지요리 18AUD, 피자 메뉴 20~24AUD
주소: QAteway Sydney, L201 Alfred St, Sydney, NSW, 2000
전화: +61 2 9247 6446
오픈:  월~금요일 12:00~15:00, 18:00~22:00, 토요일 12:00~22:00, 일요일 17:00~22:00  
홈페이지:  www.popinasydney.com
 
Tip▶ 공기가 빵빵하게 채워진 공기빵이 독특한 비주얼을 자랑한다. 올리브 오일에 살짝 찍어 식전빵으로 먹어도 좋고 메인 요리에 곁들여 먹어도 좋다.
 
 

뜨거운 데이트는 여기에서 
켄싱턴 스트리트 소셜(Kensington Street Social)

통유리 너머로 한껏 ‘드레스 업’한 이들이 가득하다. 시드니에서 힙한 치펜데일에서도 세련되고 핫한 레스토랑이 하나둘 생겨나고 있는 켄싱턴 스트리트가 시작되는 출발점에 켄싱턴 스트리트 소셜 레스토랑이 있다. 올드 클레어 호텔 1층에 있는 레스토랑이기도 하다. 올데이 다이닝을 선보이지만 아침이나 브런치는 주로 호텔 투숙객들을 위함이고, 저녁이면 한껏 차려입은 시드니사이더들로 붐빈다. 식사 메뉴는 단출한 편이다. 얇은 샤워 도우 빵 위에 토핑을 올린 피자와 드라이 에이징 스테이크, 와규, 양고기 요리 등을 제공한다. 칵테일이나 맥주와 함께 가볍게 곁들일 수 있는 사이드 메뉴도 있다. 레스토랑 중앙에 오픈 키친에서 모든 조리 과정을 엿볼 수도 있다. 샤워 도우 피자는 즉석에서 반죽하고 화덕에서 굽는데 양고기를 즐겨 먹는 호주에서 양고기 토핑 피자도 도전해 볼 만한 메뉴다. 
 
가격: 샤워도우 피자 19~21AUD, 와규 40AUD, 감자튀김 12AUD
주소:  3 Kensington Street, Chippendale, NSW, 2008
오픈:  런치 월~금요일 12:00~15:00, 브런치 토·일요일 11:00~15:00, 디너 월~토요일 18:00~22:00, 일요일 18:00~20:00, 바Bar는 자정까지
전화: +61 2 8277 8533
홈페이지:  kensingtonstreetsocial.com
 
Tip ▶어두운 조명으로 먹음직한 음식 사진 촬영이 어렵다. 전체적으로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압도적이니 음식보다는 분위기를 담아 내는 것이 어떨까.
 
 
 
●Drink
개인 SNS에 자주 등장하는 해시태그는 ‘술스타그램’이 됐다. 호주에서 와인은 당연하니 요즘 시드니에서 열풍이라는 ‘진(Gin)’과  수제 맥주를 폭풍 탐구했다. 
 

세상에 하나뿐인 술
아키 로즈 디스틸러리(Archie Rose Distillery)

최근 시드니에서 유행하는 술이 있다. 진Gin이다. 진을 이용한 다양한 칵테일이 개발되고 진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단다. 이유를 콕 찝어 말하기는 어렵다. 몇 년 전부터 서울에 수제 맥주 열풍이 불었던 것과 비슷한 느낌이랄까. 진의 고향은 네덜란드다. 알코올액에 주니퍼 베리(Junifer Berry)를 넣고 증류시킨 것이 최조의 진의 모습이다. 이는 주로 열을 내리고 이뇨 작용을 돕는 약용으로 사용됐는데 점차 건강한 사람들마저 약을 즐기는 분위기로 흘러 지금은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술이 됐다. 진에서는 강한 솔향기를 맡을 수 있는데, 주니퍼 베리를 주원료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솔향기와 유사하게 상쾌하고 싱그러움이 가득한 향이다. 그 밖에 다양한 약초를 증류해 첨가해 다양한 스타일의 진이 탄생했다. 시드니에서 진이 인기를 끌면서 ‘나만의 진 만들기’와 같은 클래스도 활발하게 생겨나고 있다. 기자의 경우 로즈베리에 위치한 아키 로즈 디스틸러리 증류주 공장에서 진 만들기 클래스에 참여했다. 시드니에서 처음 만들어진 진 증류주 공장이다. 그들만의 레시피로 시그니처 진을 생산하고 있고 다양한 칵테일도 시음할 수 있다. 

클래스는 2층에서 진행됐다. 테이블 위에는 알코올액이 담긴 비커와 8종류 식물의 증류수가 세팅되어 있다. 200ml 용량으로 두 병을 만들 수 있는데, 마치 술 연구원이 된 기분이다. 하나하나 향을 음미한 후 마음에 드는 액을 한두 방울씩 첨가하면 된다. 각 식물의 특징과 조합에 대한 강의도 이어진다. 주니퍼 베리를 기본 베이스로 하되 맛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니 중간중간 시음도 잊지 말 것. 참고로 안젤리카 뿌리의 경우 코를 찌르는 향이 매우 강하니 원한다면 1~2방울만 넣길 추천한다. 레몬 머틀Lemon Myrtle은 레몬보다 10배 이상의 산미를 가지고 있고 계피(Cassia Bark)에는 매운 맛이 강하다. 투명한 유리병에 라벨을 척 붙이고 나니 술꾼인 지인들이 절로 떠올랐다. 
 
가격: 1인 기준 95AUD  
주소: 85 Dunning Ave, Rosebery, NSW, 2018
오픈: 투어 09:00~17:00, 바(Bar) 일~월요일 12:00~22:00, 화~토요일 12:00~23:30  
전화: +61 2 8458 2300  
홈페이지: www.archierose.com.au
 

골라 마시는 재미가 있다 
포파인스(4Pines)

포파인스는 아버지와 아들에 의해 탄생했다. 세상에는 없던 독특하고 창의적인 맥주를 만들고 싶다 생각한 부자는 8년 전 맨리(Manly) 선착장 근처에 아주 작은 로컬 펍을 오픈했다. 다양한 시도가 이어졌고 지금은 맨리에서 가장 유명한 수제 맥주 펍으로 등극했다. IPA부터 에일, 콜쉬, 바이젠, 고제 등 다양한 종류의 맥주를 생산하고 있으며 호주 전역의 크고 작은 펍으로도 공급한다. 세상의 모든 맥주를 마셔 보고 싶다는 맥주 덕후라면 샘플러를 추천한다. 5가지 맥주를 148ml씩 테이스팅 할 수 있는데 7~8가지 맥주 중 각자 원하는 취향을 선택할 수 있다. 알코올 도수와 씁쓸함의 정도, 주원료, 탁함의 정도 등을 자세히 표기해 두었으니 어렵지 않을 것. 츄러스나 크래커 등과 함께 곁들이면 즐거움은 배가 된다. 맥주 만드는 과정에 대해 설명을 듣는 투어도 마련돼 있다.
 
가격: 샘플러 17.50~22AUD, 맥주 1잔당 양에 따라 3.5~14AUD  
주소: 29/43-45 E Esplanade, Manly, NSW, 2095
오픈: 11:00~24:00
전화: +61 2 9976 2300  
홈페이지: www.4pines.com.au
 
 
글·사진 손고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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