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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사진의 기술] 여름 사진 잘 찍는 법

  • Editor. 트래비
  • 입력 2017.08.02 10: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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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서기를 즐겁게 보내는 특별한 방법
Summer photography
 
휴가철이다. “나는 이번 여름휴가는 안 갈 테니 자네들이나 잘 다녀오게!”라는 무개념 부장님과 일하는 사람이라도 여름휴가만큼은 과감히 떠나자! 시간 따지고 돈 따지고 눈치 보다가 어영부영 보내 버리는 여름만큼 안타까운 것은 없다. 그렇게 큰맘 먹고 떠난 여름휴가. 신나게 놀고 또 사진도 무진장 찍어야겠지! 
 
 
 
촬영지 | 한국 인천 을왕리 해변
카메라 | 캐논 EOS 6D, 초점거리 100mm, 촬영모드 M(매뉴얼)모드, ISO 200, 조리개 F8, 셔터스피드 1/2000초
 

●두고두고 기억될 
여름 바다에서의 추억
 
휴가원은 결재 받았고! 어디로 떠나면 될까? 여름휴가철의 넘버 원 여행지는 뭐니 뭐니 해도 바다다. 살아오면서 여름 바다에서의 추억이 없다면 외계인과 다름없을 터. 이 사진도 여름철 바다로 피서를 떠나 촬영한 것으로 함께 간 친구 가족을 찍은 사진이다.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바다 여행을 하기에 축복 받은 땅이다. 마침 서해 바다로 떠났기에 해질 무렵 풍광이 무척 좋았다. 아이들과 신나게 물놀이와 갯벌놀이를 하던 중 노을이 심상치 않으리라는 확신이 들었다. 이럴 때 사진 찍기 좋아하는 이들을 동행으로 둔 것도 행운이겠지. 함께 간 친구네 가족을 아름다운 노을을 배경으로 예쁘게 촬영해 주고 싶었다.

이윽고 하늘이 붉게 물들고, 수평선에 가까워져 가는 햇빛은 해변가에 찬란히 부서졌다. 와! 이럴 때는 셔터만 누르면 그림 같은 사진이 나오겠구나! 과연 그랬을까? 이렇게 햇빛이 센 날, 역광으로 촬영자들이 정면을 바라보고 촬영을 하면 까맣게 실루엣으로 찍히기 때문에 십중팔구 얼굴이 나오지 않는다. 그렇다고 노출을 올려 촬영하면 하늘이 하얗게 날아갈 것이다. 이렇게 하늘이 멋진 날에는 오히려 옆모습이나 뒷모습을 촬영하는 게 현명한 방법이다. 얼굴이 나오는 흔한 기념사진은 낮에도 얼마든지 촬영할 수 있다.

친구 가족을 촬영자인 나와 해 사이에 세우고 해 지는 쪽을 바라보게 했다. 그러나 역시 이런 상황에서는 모두 경직되기 마련. 바로 셔터를 누르지 않고 조금 기다렸다. “얼음 땡!”을 외쳤지만 좀이 쑤셔 이내 몸을 꼼지락거리는 아이들. 그런 아이들을 보며 “움직이지 마!”라고 아빠가 살짝 혼내는 순간 셔터를 눌렀다. 나중에 지나고 나면 그렇게 일상적이고 자연스러운 사진이 더 기억에 남을 터. 순광 방향으로 촬영자를 바라보고 환히 웃는 사진도 찍어 줬지만 친구 가족이 더 마음에 들어 한 사진은 이 사진이었다.

이때 별 어려울 것은 없지만 기술적인 팁 하나. 해가 지기 직전의 햇빛은 정말 강렬해서 초점 잡기가 어렵다. 측거점을 스폿으로 하고 촬영 대상의 눈이나 얼굴에 초점을 맞추지 말고 가장자리(엣지)에 초점을 맞추도록 한다. 그리고 보다 더 노랗고 빨간 색감을 원한다면 화이트밸런스를 ‘그늘’ 모드로 하거나 캘빈값을 7000K 이상으로 올리도록 하자.
 

●바다로 간다!

여름휴가 때 가장 많이 찍게 되는 사진은 역시 바다 사진일 것이다. 휴가로 바다에 가게 된다면 대부분 동행이 있을 터. 밋밋하게 바다만 찍기보다는 함께 간 사람을 바다와 함께 찍는 게 핵심이다. 애인이나 가족, 친구들에게 두고두고 칭찬 받을 바다 사진을 찍고 싶다면 다음 사항을 염두에 두고 촬영에 임하도록 하자.
 
망원렌즈보다는 광각렌즈로
바다는 알다시피 무지무지 넓다. 해안가에서 찍는다 하더라도 마찬가지다. 바다의 광활함을 표현하기에는 아무래도 망원 계열보다 광각 계열의 화각이 효용성이 좋다. 과감하게 앵글을 잡자. 그리고 함께 간 가족이나 동료들을 황금분할에 맞게 적절히 프레임을 잡는다면, 인물과 바다가 동시에 사는 시원한 바다 사진을 얻을 수 있다.
 
 
팬 포커스가 진리다
날씨가 흐리다면야 어쩔 수 없지만 바다 하면 떠오르는 색은 시원한 파란색이다. 파란 하늘과 그 하늘색을 머금고 있는 바다의 색깔을 진하게 뽑아내려면 조리개는 F8 이상으로 조이는 게 좋다. 조리개를 개방하면 아무래도 빛이나 색의 손실이 많다. 또한 하늘에 떠 있는 구름, 파도의 디테일 등을 심도 있게 표현하려면 역시 조리개를 조여야 한다. 단 너무 조이면 화질이 떨어지니, 조리개를 조이는 최대치는 F11 정도가 적당하겠다. 
 
 
 
일출, 일몰 때 노출을 신경 써서 찍자
대낮의 파란 하늘도 좋지만 바다에 가서 해가 뜨거나 노을이 지는 황금시간대를 놓친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낮에 신나게 물놀이를 하더라도 이 시간엔 꼭 촬영을 하도록 하자. 이때 주의할 사항은 노출이다. 낮에야 자동모드로 촬영해도 카메라는 있는 그대로를 사진으로 찍어 준다. 그러나 해가 뜨거나 질 때, 특히 해가 뜨기 전 여명이나 해가 진 노을 때 카메라는 우리 눈보다 훨씬 어둡다고 판단한다. 이때 평균측광을 써서 정상노출을 하면 십중팔구 느린 셔터스피드로 하얗게 날아간 노출 오버 사진이 찍히게 되니 평균측광을 쓴다면 카메라가 지시하는 노출보다 한 스톱 혹은 두 스톱 어둡게 찍어야 우리 눈과 비슷한 노출로 촬영할 수 있다. 측광방식을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스폿 측광을 선택해서 밝은 지점에 측광을 잘 해서 정상노출로 촬영해도 된다. 이때 풍경만 있으면 심심하니 꼭 함께 간 동료의 실루엣도 넣어 보자. 
 
 
수평에 주의! 인물의 얼굴은 수평선에 걸리지 않게
바다에는 수평선이 있다. 수평선이 안 나오게 찍을 수도 있지만 아무래도 수평선이 사진에 자주 나올 수밖에 없다. 그러기에 더더욱 사진의 수평에 신경을 써야 한다. 조그만 구도 차이가 사진의 안정성을 좌지우지 한다는 사실을 유념하자. 인물을 수평선과 함께 찍을 때는 수평선과 인물의 교차에 신경 써야 한다. 예를 들어 얼굴이 수평선에 걸리거나 어중간한 비율로 잡히면 영 사진이 불안해 보인다.
 
 
●산으로 간다!

산으로 떠나는 휴가는 촬영하기에 가장 힘든 유형이다. 시원한 계곡물에 발 담그고 수박을 깨 먹으며 쉴 수도 있지만 아무래도 산행을 하게 될 터. 위험한 일이 언제든 벌어질 수 있는 산에서 촬영에 집중하다 보면 ‘아차’ 하는 순간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만약 사진으로 추억을 담고 싶다면 정지한 후 인물보다는 풍경이나 생태 촬영에 집중하자. 산이 아니라 들판이나 언덕에 간다면 탁 트인 하늘을 배경으로 마치 알프스 소녀 하이디처럼 지인들을 찍어 줘도 좋겠다.
 
산에서 촬영할 때 핵심 포인트

①무엇보다 안전이 우선이다. 산행하면서 인물을 찍을 때는 꼭 멈춰 서서 찍어라.
② 산속은 생각보다 많이 어둡다. ISO를 노이즈가 허락하는 한 최고로 올려야 셔터스피드가 확보된다.
③ 삼각대를 가져갈 여력이 된다면 폭포나 계곡의 물줄기를 장노출로 찍어 보자.
④ 하늘이 탁 트인 언덕이나 들판은 여름 사진의 최고 포인트다. 날씨가 좋다면 절대 놓치지 말자. 
⑤ 마크로 렌즈나 접사 기능이 있는 디카를 들고 가라. 산속은 곤충, 야생화 등 접사 사진의 보고다.
 

●도시로 간다!

언제나 여름 시즌은 항공권이 매진되는 시기다. 짧은 여름휴가 동안 부담 없이 갈 수 있는 해외 여행지는 가까운 일본, 중국, 홍콩, 동남아 등지. 처음 가 보는 이국의 도시는 또 훌륭한 촬영 소재가 된다. 그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부터 눈을 사로잡는 독특한 풍물, 밤을 화려하게 밝히는 야경까지. 내가 살아가는 도시의 일상과는 다른 여름 도시의 매력을 사진으로 담아 보자.
 
해외 도시에서 촬영할 때 핵심 포인트

① 삼각대와 릴리즈를 꼭 가져가자. 도시 사진의 핵심은 야경이며, 잘 찍은 야경 사진은 그 여행을 기록하는 대표 사진이 된다.
② 줌렌즈보다는 자신이 신뢰하는 35mm, 50mm 단렌즈를 잘 활용하자. 쓸모 있는 스냅사진을 찍으려면 단렌즈가 좋다. 
③ 도심의 명소 앞에서 동행을 찍을 때 과도한 아웃포커스는 금물. 배경이 날아가면 어디서 찍은 것인지 알 수가 없다. 
④ 가급적 풍경 속에 도시의 사람들을 넣어라. 건물의 규모를 알 수 있음은 물론 사진 속 스토리텔링이 산다.
⑤ 도시의 사람들을 클로즈업 촬영할 때 가급적 꼭 동의를 구하라. 세계 어느 곳을 막론하고 도시 사람일수록 초상권 허락에 박하다.
 
 
 
●휴양지로 간다!

휴가의 목적을 오로지 휴양으로 삼는다면 비용이야 좀 들겠지만 국내든, 해외든 리조트가 딱이다. 리조트에서의 촬영은 아무래도 함께 간 가족이나 애인들이 되겠다. 아무도 방해하지 않는 환경 속에서 촬영에 집중할 수 있는 만큼 휴가 다녀온 다음 ‘자랑질’ 할 수 있는 사진들을 찍어 보자. 물놀이에 여념이 없는 아이들의 신나는 표정부터 일광욕 하는 와이프의 섹시한 자태는 물론이요, 여유 있는 호사 속에서 즐기는 음식 사진도 자랑하고픈 여름휴가의 기억일 테니. 
 
휴양지에서 촬영할 때 핵심 포인트

① 아무래도 동선이 한정되어 있다 보니 촬영 소재가 제한적이다. 함께 간 동행들의 즐거운 모습을 담는 데 주력하라.
② 여름 리조트라면 수영장은 필수 코스! 빠른 셔터스피드를 활용해 물방울이 살아 있는 사진을 찍어 보자.
③ 여행 사진의 또 다른 미덕은 ‘염장질’이다. 자랑질을 목적으로 리조트의 근사한 시설들을 아낌없이 찍어라.
④ 음식 사진도 상대적으로 많이 찍게 된다. 실내에서 촬영한다면 화이트밸런스를 3000~4000K 정도로 설정하면 노란 기가 없어진다.
⑤ 여름휴가의 기억은 ‘함께함’이다. 남의 사진만 찍어 주지 말고 동행들과 함께한 본인 사진도 많이 남기자.
 
 
글·사진 김경우  에디터 트래비 
 
*여행사진가 김경우 | 10년간의 잡지 기자 생활을 마치고 틈만 나면 사진기 한 대 들고 여행을 떠난다. 여행이 좋아 발 닿는 대로 다녔으나 늦둥이 아들이 태어난 뒤, 아이에게 보여 줄 오래된 가치가 남아 있는 곳을 집중적으로 찾아다니고 있다.   www.woosr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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