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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바다와 부산과 맥주

  • Editor. 트래비
  • 입력 2017.08.29 14: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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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포틀랜드가 있다면, 한국에는 부산이 있다.
푸른 바다와 하늘마저 그 시원한 맛을 거드니
세계 그 어느 맥주 도시가 부럽지 않았다.
 
 
 
●도깨비를 마시는 시간
아키투 브루잉 컴퍼니

수메르 시대, 맥주의 원료인 보리를 수확하는 축제였던 ‘아키투(AKITU)’에서 이름을 따온 아키투 브루잉 컴퍼니는 2003년 양조를 시작했다. 그런데 브루어리에 도깨비가 나타났다? 아키투 브루잉 컴퍼니의 대표 맥주는 단연 도깨비(Dokkaebi) 맥주. 우리나라 최초로 전통 재래식 메주의 다양한 토종 유산균과 미생물을 이용해 만든 사워 에일(Sour Ale)*(ABV 7.0%, IBU 12)이다. 도깨비를 만나려면 기다림이 필요하다. 6개월 동안 위스키 배럴에서 숙성되어 만들어지는데, 유산균의 젖산 발효 덕에 신맛이 나는 게 특징이다. 이 외에도 동백이란 의미를 지닌 카멜리아(Camellia) IPA(ABV 7.0%, IBU 13), 고등어를 뜻하는 맥커렐(Mackerel) TM Stout(ABV 5.0%, IBU 41), 부산의 달맞이 고개에서 영감을 받은 달맞이(Dalmaji) TM(ABV 5.0%, IBU 5), 남해 유자로 만든 유자 맥주(ABV 4.7%, IBU 8) 등 부산을 떠올리기 좋은 맥주들로 가득하다. 아키투 브루잉의 브루어리는 부산 기장에서, 탭룸은 남포동에서 운영 중이다. 
 
▼브루어리
오픈: 월~금요일 09:00~18:00  
주소: 부산광역시 기장군 기장읍 동서길 84-2
전화:  051 724 5049
 
▼탭 룸  
오픈: 매일 17:00~01:00  
주소: 부산광역시 중구 남포길 31(남포동 2가)
전화:  051 242 5049  
홈페이지:www.akitubrewing.com 

*사워 에일 | ‘사워(Sour)’라는 이름 그대로, 효모로 인해 맛이 시큼한 맥주다. 도깨비는 사워 비어 중에서도 에일 스타일로 만들어졌다.
 
 

●맥주를 위한 문화 공간 
고릴라 브루잉 컴퍼니

브루어리의 재발견이란 바로 이런 것일까? 1층 양조장, 2층 스튜디오, 3층 루프 톱으로 이루어진 고릴라 브루잉 컴퍼니는 전 공간이 맥주를 위해 지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맥주 요가, 맥주 라이브 공연, 로컬 마켓 및 국내외 브루어리 컬래버레이션 행사 등 다양한 파티와 이벤트가 열리는 이곳은 맥주에 문화를 더했다. 고릴라라는 이름을 붙인 이유는 한글과 영어 발음이 같기 때문이라고. 어디서든 쉽게 불리고 기억되는 브루어리가 되고 싶은 바람을 담았단다.

우선 부산 페일 에일(BUSAN Pale Ale)(ABV 4.5%)부터 마셔 볼 것. 부산이라는 이름만큼 시원한 느낌의 맥주로, 알코올 도수가 낮아 가볍게 마시기 좋다. 또 다른 메뉴로는 고릴라 스타우트(Gorilla STOUT)(ABV 6.3%)를 추천한다. 고릴라가 연상되는 흑맥주로, 진하게 로스팅된 커피와 초콜릿의 풍미가 입 안 가득 느껴진다. 키위와 라임을 가미해 양조한 사워 맥주 또한 곧 출시 예정이라고. 시큼하고 달짝지근할 그 맛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오픈: 월~금요일 17:00~12:00, 토~일요일 14:00~01:00
주소: 부산광역시 수영구 광남로 125
전화:  051 714 6258
홈페이지: gorillabrewingcompany.com
 
 

●부산의 파도를 담은
와일드웨이브 브루어리

부산, 바다, 파도. 이 세 가지를 모두 담은 브루어리다. 야생(Wild)과 파도(Wave)를 이름으로 내세운 와일드웨이브 브루어리는 맥주 평가 사이트인 레이트비어*에서 ‘2016년 국내 최고의 맥주’로 평가 받은 곳으로 유명하다. 최고의 찬사의 주인공이자 와일드웨이브의 시그니처 맥주는 바로 ‘설레임(Surleim)(ABV 5.3%, IBU 20)’. 새콤한 레몬에이드에 향긋한 홉 향을 지닌 사워 비어로 와일드웨이브가 2015년 집시 브루어*로 활동 당시 한국 최초로 선보인 사워 비어다. 감정의 종류도 다양하다. 와일드웨이브 브루어리에서는 설레임, 설레임+, 작은 설레임, 설레임 와일드 네 가지 스타일 중 입맛에 맞게 고를 수 있다. 설렘 뒤엔 조금은 과감한 서핑이 어떨까? 지난 7월 송정 브루어리 오픈을 기념해 새롭게 선보인 서핑 하이(Surfing High)(ABV 4.7%, IBU 21)는 꿀과 타르트를 넣어 양조한 켈슈 맥주로, 상쾌하고 가벼워 누구에게나 부담이 없다. 부산, 바다, 파도 거기에 맥주까지 한데 모였다면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할까?

오픈: 화~금요일 18:00~24:00, 토요일 14:00~24:00, 일요일 18:00~24:00 
주소: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송정중앙로 5번길 106-1  
전화: 051 702 0839

*레이트비어 | 미국 맥주 비교 평가 사이트. 맥주 관련 사업 종사자 및 맥주 애호가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다. 매년 맥주 평가를 진행하는데, 2016년에 발표한 ‘한국 맥주 베스트 10’에 와일드웨이브 브루잉의 맥주가 1, 2위를, 갈매기 브루잉이 4위, 아키투 브루잉이 6위를 차지했다. www.ratebeer.com

*집시 브루어 | 양조장 없이 자체 개발한 레시피만으로 맥주를 양조하는 사람. 와일드웨이브 브루잉은 7월21일 정식 브루어리를 오픈했다.
 

●온 바다를 한 입에
갈매기 브루잉 컴퍼니

2014년 5월, 갈매기는 부산 광안리에 최초로 미국 스타일의 브루어리를 선보였다. 홈 브루잉을 하던 창립 멤버들이 보다 더 맛있고 전문적인 맥주를 함께 즐기기 위해 브루어리를 열었다고. 현재 해운대, 서면, 남포에도 탭룸을 운영하고 있는 갈매기 브루잉 컴퍼니는 부산의 떠오르는 핫 플레이스다. 부산의 마스코트이자 시조(市鳥)인 갈매기처럼 부산을 대표하는 브루어리가 되겠다는 마음으로 맥주를 만든다.

하나의 예술 작품과도 같은 맥주 포스터들과 이름들이 눈길을 끈다. 그중 스테디셀러는 갈매기(Galmegi IPA)(ABV 6.5%, IBU 60). 맥아와 홉, 효모 간 밸런스를 추구하는 다른 브루어리의 IPA에 비해 홉의 맛을 제대로 부각시켜 한층 더 씁쓸한 맛이 돋보인다. 올해 여름 탄생한 신상 밀 맥주, 부산 바다(BUSAN BADA)(ABV 4.7%, IBU 21)도 인기 메뉴다. 과일 풍미와 청량감이 입 안에 활짝 퍼지는 그 맛은 마치 공식처럼 말해도 좋을 것 같다. ‘광안리 해변, 갈매기와 함께 부산의 바다 마시기.’ 

오픈: 월~목요일 18:00~24:00, 금~토요일 18:00~02:00, 일요일 18:00~24:00  
주소: 부산광역시 수영구 광남로 58, 613-813
전화:  051 611 9658
홈페이지: www.galmegibrewing.com
 
이 글을 쓴 오윤희 트래비스트는  
여행과 맥주를 두루 좋아하는 직장인이다. <트래비>에 브루어리를 소개한다는 명목으로 맥주에 푹 빠져 사는 중이다. 올 한 해는 전국 방방곡곡 브루어리를 다니며 맥주 여행에 대한 글을 쓸 예정이다.
 
 
사진 Traviest 오윤희, 아키투 브루잉 컴퍼니, 고릴라 브루잉 컴퍼니, 
갈매기 브루잉 컴퍼니, 와일드웨이브 브루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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