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주변에서 들려온 이야기
후아힌을 조금 벗어나 닿은 두 해양 도시.
페차부리와 사뭇사콘에서는 태국의 옛 왕을 둘러싼 
이야기들이 소곤소곤 들려왔다.

 

 

고전미와 이국적인 정취가 어우러진 라마 4세 여름 별궁

모노레일을 타고 여름 별궁으로 출발

열대 나무들이 우거진 숲길을 산책하는 것만으로 에너지가 샘솟는다

●페차부리

산 위에 근사하고 멋진 별궁을 지은 라마 4세는 고전 영화 <왕과 나>의 실제 주인공이다. 1859년 지어진 라마 4세 여름 별궁(Phra Nakhon Khiri Palace)은 150년이 훌쩍 넘은 오랜 세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 우람한 나무들이 만들어 주는 깊고 푸른 그늘이 반갑고 고맙다.

 

유럽과 중국 스타일이 섞인 건축양식 또한 태국 전통의 멋과는 또 다른 이국적인 정취를 자아낸다. 해박한 지식과 넓은 식견을 가졌던 라마 4세의 흔적이 별궁 곳곳에 깃들어 있는데, 새하얀 외관이 인상적인 박물관 안을 둘러보면 그가 살았던 당시 생활 모습들을 상상할 수 있다. 박물관 밖에서 내려다보이는 전경도 무척이나 훌륭하다. 

주인 없는 궁궐이 적적해 보이지 않는 건 수많은 원숭이 무리 때문이다. 넓은 궁 안을 마치 제 집인 양 활개치고 다니는 원숭이들의 모습이 이곳의 파수꾼처럼 보이기도 한다. 단, 원숭이들은 너무 가까이 다가가면 돌발행동을 할 수도 있으니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게 좋다. 

 

주소: Khlong Kra Saeng, Mueang Phetchaburi District, Thailand
오픈: 매일 08:30~16:30   

입장료 150B, 트램 이용료 왕복 200B

 

 

태국의 영웅적 인물인 판타이 노라싱 선장을 모신 노라싱 사원

사원에는 늘 사람들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노라싱 사원에는 크고 작은 닭의 조각상들이 가득하다

●사뭇사콘

온통 닭의 조각상으로 가득한 판타이 노라싱 사원(Phan Thai Norasing Shrine)은 겉보기엔 그저 독특하고 이색적인 곳이지만 조금 깊이 들여다보면 충직한 마음을 되새기는 교훈적인 공간이다. 이곳에 모셔진 판타이 노라싱 선장은 급박한 위협 속에 배의 방향을 바꾸어 왕의 목숨을 구한 업적에도 불구하고 죽음을 맞게 되는데, 이것이 자신의 선택이라는 점에 마음이 숙연해진다.

 

그는 왕을 태운 배는 누구도 방향을 바꿀 수 없으며 이를 어길 시 죽음으로 다스린다는 당시 법도를 지키기 위해 왕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처벌 받기를 자처했다. 왕을 구한 충성심과는 별개로 법 앞에서 누구도 예외가 없다는 원칙을 지치기 위함이었다. 사원 뒤 쪽에 노라싱 선장이 처형된 장소와 그가 쓰고 있었다는 모자가 전시되어 있다. 태국 사람들에게 영웅적인 인물로 추앙받고 있는 노라싱 선장. 과연 나라면 어땠을까?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엄숙한 이야기와는 달리 사원을 둘러싼 크고 작은 닭 조각상들은 태국의 문화에 낯선 이들에게 호기심 어린 재미를 준다. 사원의 유래를 잘 모르는 이들은 이곳을 닭을 섬기는 곳으로 오해할 정도로 닭 조각상이 차고 넘친다. 태국의 사원을 다니면 이런 풍경을 종종 만나게 되는데, 닭이 금전 운과 행운을 가져온다고 믿기 때문이란다. 닭을 찍느라 열심히 카메라 셔터를 누르면서 모두에게 행운이 깃들길 살짝 빌어 봤다.

 

주소: Samut Sakhon 2004 Rural Rd., Tambon Phanthai Norasing, Amphoe Mueang Samut Sakhon, Chang Wat Samut Sakhon 74000, Thailand

 

▶Market in Samut Sakhon

현지인들의 생활상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삶의 체험 현장 같은 곳이다. 어시장으로 이름난 곳인 만큼 생선과 해산물 좌판이 죽 늘어서 있다. 시장 가운데 있는 작은 마하차이역도 재미나다. 플랫폼과 맞닿을 정도로 붙어 있는 상점들이 아슬아슬해 보인다.  

주소: Rat Banchop Road, Muang Samut Sakhon, Changwat Samut Sakhon 74000, Thail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