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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RBNB] 라라랜드에서 보낸 꿈같은 시간

  • Editor. 오윤희
  • 입력 2017.10.12 14: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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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라라랜드>로만 마주하기에는 아쉬웠다.
꿈꾸는 사람들을 위한 별들의 도시, 
LA에서 나는 마침내 꿈을 이뤘다. 
 

침실. 벽면에 예술 작품이 걸려 있어 조그만 갤러리 분위기가 난다
언덕 위 조용한 주택가에 위치한 할리우드 힐스

8월, 로스앤젤레스를 여행한다고 했을 때 지인들의 반응은 마치 입을 맞춘 듯 똑같았다. 극성수기에 LA에서 숙소 잡기가 하늘에 별 따기만큼 쉽지 않을 거라고 말이다. 그렇지만 숙소를 선택하는 나만의 기준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단독으로 이용하고 싶었고, 주차가 가능해야 했으며 무엇보다 호스트의 평판과 숙소 후기가 중요했다. 덤으로 다운타운에서 조금은 떨어진 조용한 공간이면 좋겠다 싶었다. 

내 기준에 맞게 필터링을 한 후 검색을 하니 바로 상단에 숙소 하나가 떴다. 할리우드 힐스(Hollywood Hills)였다. 예약을 하고 문의를 하자 호스트의 모든 회신이 한 시간 이내에 왔고, 예약이 확정되자마자 숙소를 이용하는 매뉴얼과 키, 와이파이 비밀번호까지 메시지로 안내 받았다. 모든 게 일사천리로 착착 진행되었다. 지인들의 근심 걱정은 괜한 일이 되어 버렸다.

숙소 근처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1시30분. 숙소는 LA 다운타운 북동쪽의 힐록 드라이브(Hillock Drive)라는 곳에 위치해 있었다. 사전에 얘기한 체크인 시간인 3시보다 조금은 이른 시간이었다. 혹시 일찍 체크인이 가능한지 호스트인 브랜든(Brandon)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답장이 10분 만에 왔다. 걱정하지 말고 들어가라고, 이미 청소를 마치고 게스트를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삼위일체가 된 ‘수퍼’

개인적으로 ‘수퍼(Super)’라는 단어를 그리 선호하지 않는다. 최고라는 의미는 누구에게나 상대적이니까. 하지만 여기선 그 말이 전혀 무색하지 않았다. 에어비앤비 사이트에 소개된 사진과 실제가 다르다는 후기를 종종 접하곤 했는데, 이곳은 사진을 그대로 빼다 박은 듯했다. 체크인도 최신식이었다. 호스트를 직접 만나지 않아도 스마트 도어 록 시스템을 이용해 스스로 체크인이 가능하다. 체크인을 했다고 호스트에게 메시지를 보내니 불편한 사항이 있으면 언제든지 연락하라며 전화번호를 보내 주었다. 그러나 3일을 머무는 동안 그 번호로 연락할 일은 없었다. 

서울에서 보던 창문 밖 풍경과는 달랐다. 한적한 동네에 언덕 위의 집, 창을 열면 드넓은 길에 할리우드 간판이 내다보였다. 숙소의 분위기는 깔끔했다. 원룸, 원 베드 형식인데 최신식 빌트인 키친 시스템에 화장실도 잘 정돈된 데다 다리미, 드라이기 등 필요한 물건들이 잘 갖춰져 있었다. 방음이 잘 되는 편이라 소음으로 고생하지 않았고, 무엇보다 그늘진 언덕에서 새 소리가 들려오는 게 좋았다. 집 안 곳곳에는 게스트들을 위한 배려가 묻어 있었다. 숙소 이용 매뉴얼과 더불어 LA 여행 책자가 구비되어 있었고, 넷플릭스(Netflix) 서비스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 한국에 아직 방영되지 않은 최신 미국 드라마를 시청할 수 있었다. 수퍼 하우스와 수퍼 호스트, 그 덕분에 수퍼 게스트가 된 기분이다. 모든 게 편하고 만족스러웠다. 
 
1 숙박 안내 및 LA 가이드 북까지 두루 갖췄다 2 거실은 소파와 테이블, 전등과 TV까지 모든 게 구비된 원룸형이다 3 게스트 북. 전 세계에서 온 게스트들의 메시지들로 가득하다
 
 
●우리들만의 라라랜드

사실 LA 숙소로 할리우드 힐스를 선택한 이유는 따로 있었다. 라라랜드에 직접 들어가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숙소에서 차로 20분 정도 이동해 드디어, 영화 <라라랜드>에서 보던 그리피스 천문대(Griffith Park)에 닿았다. 
 
City of stars, are you shining for me ?
별들의 도시여, 당신은 오직 나만을 위해 빛나고 있나요?

That night, our dreams, they’ve finally come true.
그날 밤, 우리의 꿈은 마침내 현실이 되었어요.
 
‘City of Stars’ 노래를 흥얼거리며 바라본 LA의 밤하늘은 황홀했다. 꿈과 현실 사이에서 방황하는 두 남녀가 하늘을 바라보며 사랑을 확인하던 <라라랜드>의 한 장면이 그대로 와 닿는 순간이었다. 꿈꿔 왔었다. 두 주인공처럼, 나 역시 영화 속의 일부가 되어 보고 싶었던 것이다. 동행과 함께 그리피스 천문대 주위를 천천히 거닐었다. 그때 그 밤 산책은 지금 생각해도 정말 꿈같은 현실이다. 우리들만의 온전한 라라랜드였다.   
 
숙소를 떠나기 전, 감사 메시지로 가득한 게스트 북을 발견했다. 이곳에 머물렀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차곡차곡 모여 한 권의 책이 되어 가고 있었다. 아직 한국어는 보이지 않았다. 또박또박, 당당히 한글로 ‘감사합니다’를 남겨 두었다. 

체크아웃을 하고 다음 여정인 샌디에이고(San Diego)로 향하기 전, 마지막으로 호스트 브랜든에게 고맙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역시나 그는 아주 빠르게 ‘가는 길에 운전 조심해’라는 회신을 보내 왔다. 한여름 밤의 꿈처럼 낭만과 몽환이 가득했던 시간이었다. 지금까지도 그 밤은 아늑하고 감사하기만 하다.  

에어비앤비 로스앤젤레스 숙소 정보
Hollywood Hills
호스트 | 브랜든(Brandon)
유형 | 아파트형, 침대 1개, 거실 1개 
홈페이지: www.airbnb.co.kr/rooms/8014792
위치: 유니버설 스튜디오 할리우드(Universal Studios Hollywood) 근처
 
 
글·사진 Traviest 오윤희  에디터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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