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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장이라기엔 지극히 진짜 같다 - 무비타운 하이커우

  • Editor. 김예지
  • 입력 2017.11.02 14: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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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 the Hills
또 다른 시공간을 넘나들다
 
‘버스를 타고 언덕을 벗어나라.’ 이번엔 야외 미션이다. 배경은 하나가 아니다. 인력거가 사람을 실어 나르는 중국 옛 거리에 떨어졌다가도, 귀여운 곰 가족이 여기저기 재롱을 부리는 곰돌이 왕국에 닿을지어니. 홍콩의 란콰이퐁 거리를 거쳐 또다시 돌아온 밤이면 빛나는 분수 쇼가 눈앞에 펼쳐진다. 언덕 밖에는 또 다른 시간과 공간이 존재했다. 손 안의 황금은 비행기, 타임머신, 우주선이 되었다. 
 
영화 속에나 나올 법한 중국의 옛 거리, 무비타운
시원하기도, 몽환적이기도 한 센트레빌의 분수 쇼
1942년으로 돌아간 라임이네
잠시 쉬어 갔던 찻집. 커피 메뉴와 가격만은 현대식이었다

●Mission 4  Time Travel
결국엔 다시 돌아와야 했지만
 
아주 조금 벗어났을 뿐이다. 리조트에서 운행하는 셔틀버스를 타고 10분 남짓 갔을까. 새빨간 중국의 국기가 펄럭이는 거대한 문에 닿았는데, 중앙에 무비타운 하이커우(Movie Town Haikou)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문 안에 들어선 순간, 밖과는 완전히 딴 세계다. 무비타운이라는 이름처럼, 정말 영화에서나 보던 옛 중국 건물과 상점들이 곁을 대고 줄줄이 이어졌다.

이미 가 본 누군가는 ‘중국의 민속촌’ 정도로 표현했지만 동의할 수 없다. 평소 생각하던 민속촌의 범주에 놓기에는 너무 크고, 건물이 지극히 진짜 같다. 사람들마저 타임머신에서 툭 튀어나온 것만 같다. 옛날 그 시절의 옷을 입고 모자를 쓰고, 가게 안에서는 골동품 시계와 비단과 액세서리를 판다. 국수집에서 뜨끈한 국수를 말고 인력거가 사람을 실어 나른다. 단순한 전시용이라기에는 실감 나게 살아 있다. 시간의 경계가 흐릿해졌다.

중국의 거장 영화감독 펑 샤오강(馮小剛)*과 미션힐스의 합작으로 만들어진 무비타운은 ‘1942 거리’와 ‘난양(南洋) 거리’로 나뉜다. 1942 거리는 펑 샤오강 감독의 영화 <1942>에 나오는 배경을 실제로 옮겼는데, 1930~40년대 중국 장강 유역*의 4대의 도시였던 충칭(重慶), 우한(武漢), 난징(南京), 상하이(上海)의 거리를 재현했다. 1942 거리가 완연한 중국이라면, 난양 거리는 다소 이국적이다.
 
‘난양’은 중국 명·청 시대에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을 가리키던 말로, 바로크와 르네상스 등 서양의 영향을 받은 당시 건축 양식을 지칭하기도 했단다. 아치형으로 굽은 다리와 교회, 그리고 저 시계탑은 어디에서 온 것들일까. 공간 개념마저 흐려지고 말았다.

“여기 봐봐, 여기!” 아빠와 엄마 각각 단독 샷, 부부가 같이 한 컷, 아이 단독 샷에 온 가족이 단란하게 한 컷. 원정대원들의 카메라는 쉴 새 없이 돌아갔다. 이쯤 되면 됐겠지 싶었는데 한 블록 넘어 한 블록 또 새로운 배경이니 어쩔 도리가 있나, 또 찍을 밖에. 이날 오후 딱 하나 아쉬운 게 있다면, 완전히 해가 질 때까지 기다렸다 야경을 보지 못한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건, 앞으로 당분간은 가족사진 걱정은 없겠다는 원정대원들의 흡족한 후문이다. 
 
*펑 샤오강│중국의 스티븐 스필버그라 불릴 정도로 저명한 영화감독. <1942>, <대지진>, <쉬즈 더 원> 등의 대표작들이 있다.

*장강 유역│장강은 중국 대륙의 중심부를 흐르는 양쯔(揚子)강을 말한다. 장강 유역에 청두, 충칭, 우한, 난징, 상하이 등 주요 도시들이 자리했다.
 
 
슬슬 차오르던 동심이 그만 센트레빌(Centreville)

옷 가게, 인테리어 숍과 카페, 레스토랑, 펍 등 다양한 숍들이 모인 복합 쇼핑몰이다. 무비타운에서 셔틀 버스로 10분 정도 거리에 있다. 쇼핑도 쇼핑이지만, 동심이 마구 폭발하는 곳이다. 중국은 물론 유럽, 중동 등 가지각색 국가를 테마로 한 테디베어 박물관과 아이와 어른이 함께 뛰놀 수 있는 대규모 트램폴린 파크가 있다. 홍콩의 란콰이퐁 거리를 재현한 한쪽 공간에는 각종 먹거리와 기념품이 늘어서 있고, 몰 입구 쪽에선 매일 밤 8시에 분수 쇼가 열린다. 골드카드 소지자는 1층에 자리한 한식당 ‘광화문’에서 식사가 가능한데, 사전에 리조트 본관 1층에 있는 한국인 안내 데스크에서 쿠폰을 받아 가면 된다. 
 
 
●After Expedition
하이난 미션 성공, 그 후
 
처음 떠난 중국 여행이 <트래비>와 함께라 좋았다. 평소 여행 콘텐츠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여행기자, 사진가와 함께 취재와 편집에 동참할 수 있는 기회가 더없이 값졌다. 골프를 좋아하는 신랑은 여전히 미션힐스에서의 라운딩을 추억하고 있고, 키즈 프로그램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 벼리는 다시 하이난으로 여행을 가자고 조른다. 찍어 온 사진을 정리하며 나 역시 원정대로 함께했던 시간들을 다시금 느끼고 있다. 행복 가득한 추억을 만들어 준 <트래비>에게 감사를.   
벼리네, 김미정

여행 전 설렘과 함께 조금의 긴장감도 있었다. 아직은 너무 어린 아이 때문에 동행들에게 혹 누를 끼치진 않을까 하고 말이다. 괜한 걱정이었다. 다른 원정대원들을 비롯해 <트래비> 취재진, 미션힐스 하이커우 담당자 모두가 유쾌하고 배려가 많은 사람들이었던 덕에 간만에 라임이 엄마가 아닌 ‘여행자’일 수 있었다. 게다가 원정대로서 보고 느낀 하이난 여행기를 많은 독자들에게 소개할 수 있다니. 여행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다시 가슴이 두근거린다.  
라임이네, 이세아
 

▶travel info
 
VISA
면비자와 도착비자가 있다. 면비자는 입국 전 중국 이민국에 여권 정보를 전달한 후 항공 출·도착 스케줄에 맞춰 비자가 발급되는 제도인 반면, 도착비자는 중국에서 발급되는 일반비자와 똑같은 효력을 갖는다. 하이난이 관광특구라는 지역적 특수성을 감안해 무비자 상태로 도착해도 공항 이민국에서 소정의 수수료를 받고 도착비자를 발행해 준다. 

AIRLINE
티웨이항공이 하이난 전세기를 운항 중이다. 매주 목요일 인천에서 밤 9시45분에 출발해 하이커우공항에 현지시각 기준 새벽 1시15분에 도착하고 귀국편은 월요일 하이커우에서 새벽 2시15분에 출발해 인천에는 아침 7시에 도착한다. 4박 6일을 기준으로 스케줄을 잡을 수도 있다. 매주 일요일에 인천-하이커우, 금요일에 하이커우-인천 노선을 운항한다. 비행 스케줄은 3박 5일 일정과 동일하다.

WEATHER
3~10월까지 동남아 국가 날씨처럼 매우 무덥다. 11~2월까지는 다소 날씨가 선선해 관광이나 골프에 적합하다. 
 
 
글 김예지 기자, 하이난 원정대 김미정, 이세아  사진 Photographer 연종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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