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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 가시내와 싸나이의 여행

  • Editor. 김기남
  • 입력 2017.11.28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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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조카가 겨울방학에 처음으로 유럽 여행을 간다고 합니다. 목적지는 파리와 베니스, 피렌체, 로마입니다. 꼭 가고 싶은 곳을 물었는데 파리를 꼽았다고 합니다. ‘겨울에 파리는 추울 텐데, 빵집 이름 때문인가?’ 조카에게 물었습니다. “왜 파리에 가고 싶어?” 잠시 뒤에 돌아온 대답은 간단했습니다. “뾰족한 탑.” 어디서도 대체 불가한 에펠탑이 보고 싶다는 답에 따뜻한 남쪽 지방을 권하려던 저의 계획은 단박에 수포로 돌아갔습니다. 
 
여행은 스토리를 소비하고 추억을 만들어 오는 과정입니다. 처음으로 모녀 여행을 떠나는 처제는 여행 전 조카와 <로마의 휴일>을 보고 가겠다고 합니다. 영화와 노래는 스토리를 만드는 가장 빠르고 강력한 수단 중 하나입니다. 장담컨대 미국의 여행잡지 편집장이 ‘한국은 위험한데 일본이 어떠냐’고 구슬려도 방탄소년단을 보러 가겠다는 조카를 말릴 수는 없습니다. 곧 있을 평창 동계올림픽이 한류라는 좋은 소재를 제대로 써먹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트래비>도 세계 구석구석의 여행지에 스토리를 담습니다. 12월의 <트래비>는 같은 여행도 각기 다른 감성과 재능이 만나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보는 재미가 특별합니다. 그림 그리는 사람과 사진 찍는 사람, 글 쓰는 사람이 손을 잡고 담아 온 캐나다 알버타는 화려합니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차고 넘쳐 예정보다 지면을 많이 할애했음에도 트래비 원정대 4인의 사가현 여행기에는 느슨한 페이지가 없습니다. 가시내와 싸나이의 대구 여행도 대구를 다시 보게 만듭니다. 
  
추위가 일찍 찾아왔습니다. 이른 첫눈까지 내리니 한 달은 빨리 겨울에 들어선 느낌입니다. 올해는 꽃이 참 오래가는구나 싶었던 텃밭의 수국도 앙상해졌습니다. 잎사귀는 떨어져 바스러지고 그나마 매달려 있는 놈들도 물기가 빠져 한없이 가벼워만 보입니다. 슬슬 또 한 해를 정리하고 준비해야 할 시간입니다. 매 회 마감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트래비아카데미가 이번 겨울에도 정기 강좌를 준비했습니다. 10인의 필리핀 원정대도 기다리고 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트래비> 국장 김기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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