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로 대구를 거니는 법
여자로 대구를 거니는 법
  • 김예지
  • 승인 2017.11.29 10: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쉽지도 결코 빠르지도 않다. 
도중에 혹하는 것들이 너무도 많다.
여자로 대구를 거니는 데 
가장 필요한 준비물이라면
그저 넉넉한 시간이다. 
흐르는 매 순간 반짝반짝 윤이 난다.
 
한 계단, 한 계단 정성껏 오르게 되는 청라언덕

 
●1박 2일 女子의 대구 여행
Day 1 은반지 만들기 체험→청라언덕→서문시장→로맨스빠빠→이월드 별빛축제
Day 2 김광석 다시그리기길→토끼정→대구미술관→팔공산
 
청라언덕으로 오르는 길은 90개나 되는 계단이다. 계단이라면 피하고 보는 게 요즘 습관인데, 이 길은 오히려 ‘대구의 걷고 싶은 길’로 꼽힌다. 올라가는 길도 예쁘고, 올라가서 얻는 기쁨도 크다. 언덕 위의 붉은 벽돌집들은 동산의료원 초기에 파견되어 온 외국 선교사들의 주택이었다. 선교사들이 대구의 더위를 이기기 위해 심은 담쟁이 때문에 청라(靑蘿)라는 언덕 이름이 붙여졌다. 아쉽게도 몇 해 전 문화재청이 주택 보존을 이유로 담쟁이를 제거해 지금을 볼 수 없다.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이 100주년을 맞았던 지난 1999년부터 스윗즈 주택은 선교박물관으로, 챔니스 주택은 의료박물관으로 사용 중이다. 

동산의료원 박물관 
주소:대구시 중구 달성로 56
전화: 053 250 7100
 
 
포장마차에서 환하게 웃는 김광석. 소주라도 한 잔 있었으면
마틴 기타가 김광석에게 헌정한 리미티드 에디션 기타

●Chapter 1   
그 길을 걷는데 말이지

걸었던 길을 다시 걷는 일은 특별하다.
옮기는 걸음걸음마다, 과거 그날의 이야기가 오늘의 풍경에 마치 새로운 것마냥 입힌다. 
 
 
이 벽화의 작가는 김광석을 하늘과 편지, 음악으로 표현했다
김광석 스토리하우스에서는 그의 기억들을 추억할 수 있다
김광석 다시그리기길의 샛길에는 소소한 벽화와 가게들이 있다
 
또다시 그린 그리움
김광석 다시그리기길

작년 이맘때쯤, 대구에서 그를 처음 만났다. ‘서른 즈음에’라는 노래는 익히 들어 봤건만, 그가 대구 출신이라는 사실은 그때야 알았다.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의 가사가 시처럼 와 닿았고, ‘사랑했지만’의 멜로디가 진하게 퍼졌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고 1년 만이다.

가수 김광석을 ‘그리며(Miss)’ ‘그린(Draw)’ 색색의 흔적이 모여 길이 되었다. 1960년대 대구 대표 시장 중 하나였던 방천시장이 대형마트의 등장에 입지를 잃어 가자 대구 중구가 2009년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했고, 그렇게 탄생한 게 김광석 다시그리기길이다. 350m 남짓 거리에 예술가들이 그려 넣은 김광석의 표정과 포즈는 다양하다. 거리 전체에 흐르는 그의 명곡들은 더욱 그를 그리게 한다.

달라진 것이 하나 있었다. 거리 끝에 이른바 김광석 스토리하우스가 생겼다. 올해 6월 오픈한 2층 전시관으로, 기존의 노인정 건물을 개조했다. 정말로 사람이 사는 것만 같은 주택이라 초대된 듯한 기분이 든다. 김광석이 생활했던 집의 거실, 부엌 등을 재현해 놓은 공간에는 그가 수집했던 그림들도 걸려 있다. ‘제가 평소 사용했던 수첩과 다이어리입니다.’ 가사집, 일기장 등 그가 사용했던 물건들은 김광석이 말하는 듯한 문구와 함께 진열돼 있다. 

김광석은 음악과 여행을 즐겼다. 2층에는 그가 미국 여행 중에 남긴 글과 사진과 영상이 나란히 자리하고 있다. 한 구석에 전시된 기타는 그가 사용했던 기타는 아니다. 엘비스 프레슬리, 폴 매카트니 등 세계적인 가수들이 사랑했던 마틴 기타(Martin Guitar)*가 작년 김광석의 추모 20주기를 기념해 제작한 리미티드 에디션이다. 2016년은 김광석의 52번째 생일을 맞은 해라 ‘M-36 김광석 트리뷰트 에디션’ 52대를 제작했고, 그중 2대는 유가족에게 기증됐단다. 동양 뮤지션으로는 최초다. 존 레넌, 애드 시런 등 그동안 헌정 모델이 되었다는 아티스트들의 이름만 들어도 이 기타가, 아니 김광석의 존재가 새삼 놀랍다. 

스토리하우스에서 나와 온 길을 다시 되돌아가다, 포장마차에서 김광석이 환하게 웃고 있는 벽화에 멈춰 섰다. 앞에 놓인 의자에 그와 마주 보고 앉았다. ‘숱한 이야기들이 떠돌고 있어요. 진실은 혼란스럽기만 하고요.’ 할 수만 있다면, 잠시라도 그와 대화를 나눠 보고 싶은 때였다. 그 사이 나는 서른 즈음에 한층 더 가까워져 있었다.
 
*마틴 기타│1833년 설립 이후 180여 년 동안 어쿠스틱 기타를 제작해 온 명품 기타 브랜드.
 
김광석 스토리하우스
오픈: 화~일요일 10:00~18:00(월요일 휴관)
주소: 대구광역시 중구 동덕로 8길 14-3
전화: 053 423 2017
홈페이지: www.kks.or.kr
 
서문시장은 군침 도는 먹거리, 분주한 상인들의 활기로 가득하다

●Chapter 2
대구 여자처럼 먹고 마셔 봤어

세상에 먹을 건 참 많은데. 그때그때 당기는 게 다른 건 기분에 따라서가 아닐까? 갈대인들 어떠하리, 대구 여심을 꽉 사로잡고 있다는 맛을 찾았다. 밤낮 없이.
 
서문시장 손칼국수. 맛은 비주얼 이상이다
무심한 듯 시크하게 먹어야 하는 미성당의 납작만두
김민경의 섹시한떡볶이. 맵기 정도를 선택할 땐 신중할 것

▼MARKET
먹방 신데렐라의 시간
서문시장 간식 라운딩 

서문시장은 먹방 스튜디오다. 굽고, 볶고, 끓이는 냄새의 향연. 나뭇잎형손만두, 삼각만두, 양념오뎅, 몬나니 떡볶이, 무떡볶이 등등을 다음 기회로 넘기고 이번에는 삼 세 판만 뛰었다.  

첫 번째 라운드. 납작만두는 요물 중의 요물이다. 넓적하고 납작한 것이 많이 못 먹을 것 같지만 어느새 입 안으로 10장째 들어가는 중이다. 서문시장에서 단연 납작만두 맛집은 ‘미성당’이다. 1963년에 시작해 현재는 서문시장 내에도 여러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2호점의 미녀 모자는 시크하게 먹는 방법을 설명해 준다. 직접 담근 비법간장이 달고 시원하다. 배에 담는 걸로는 부족해서 묶음 네 개를 포장했다. ‘맛만 보리라’는 다짐은 완패다. 

두 번째는 일생의 소울푸드 트리오, 떡볶이와 김밥, 순대다. 커다란 프라이팬에 보글보글 거품을 올리고 있는 ‘김민경의 섹시한떡볶이’는 요새 인기가 올라가고 있는 떡볶이 맛집이다. 밀가루떡을 사용하는 ‘순한맛’은 학교 앞 분식집 옛 떡볶이의 추억을 즉각적으로 소환했다. 특제 고추장으로 끊인다는 ‘매운맛’과 ‘순한맛’을 섞으면 ‘중간맛’이 된다는데, 아침부터 주문이 쇄도한다. 떠나기 직전에 완성된 ‘매운맛’ 떡을 하나 얻어 먹었더니 정신이 번쩍 난다. 강력한 펀치를 맞고 순순히 물러났다. 꼬마김밥은 건너뛰고 만만한 순대로 직행. 익숙한 순대와 간을 제치고 ‘엄지 척’을 수상한 것은 암뽕수육이었다. 쫄깃한 식감이 일품인 서민들의 특수부위다. 

마지막 라운드로 ‘포스’가 남달랐던 칼국수집을 그냥 지나치지 못했다. 정확히는 집이 아니고 ‘코너’다(3지구 1-29). 딱 한 사람만 들어가서 움직일 수 있는 크기의 노점의 두 면을 포위한 것은 주방이고, 다른 두 면은 테이블이다. 주문을 받자마자 비닐봉지에서 반죽을 꺼내 밀대로 주욱 늘리기 시작한다. 그렇게 밀기를 몇 번 반복한 반죽에 밀가루를 솔솔 뿌려 돌돌 만 후에 칼로 석석 썰으니 국수가락으로 변신했다. 그야말로 투박한 손칼국수다. 완성된 면은 들통으로 직행해 삶아진 후 육수와 함께 그릇에 담겨 나왔다. 통통하고 쫄깃한 국수가 뱃속으로 들어가자 아우성이 들려왔다. ‘이렇게 맛있는 칼국수는 처음!’이라고.   

여기까지는 예고편이고, 본방은 저녁이다. 저녁 7시가 되면 서문시장 야시장이 펼쳐진다. 떡갈비, 버거, 닭강정, 낙지호롱, 막창, 타코야끼, 초밥, 생과일주스 등등 다양한 먹거리 매대가 들어서고 아기자기한 소품도 판매한다. 버스킹 공연과 미디어아트, 포토존 등은 덤이다.
 
서문시장 야시장
조선 중기 ‘대구장’으로 시작한 서문시장은 5,522여 개 점포에서 3만여 명의 상인들이 일하는 대구 최고의 재래시장이다. 2016년 6월부터 350m 길이에 80개의 매대가 들어서고 버스킹 공연이 어우러지는 야시장이 열리면서 밤에도 활기가 넘친다. 
오픈: 매일 19:00~24:00(연중무휴)
홈페이지: www.nightseomun.com 
 

서문시장 한옥게스트하우스
가는 날이 장날, 아니 개장날이었다. 지난 11월에 서문시장 5지구 뒤편 주택가에 한옥 게스트하우스가 오픈했다. 야시장에서 실컷 놀다가 걸어서 돌아올 수 있는 거리다. 1층은 공동 생활공간 및 카페, 2~3층에는 2인실, 4인실, 8인실 등 총 7개의 객실이 있다. 
주소: 대구광역시 중구 큰장로 24길 26 
전화: 053 951 6650 
홈페이지: www.dmg.or.kr
 

▼RESTAURANT
실패할 리 만무한
토끼정

서울 강남, 홍대 등에도 있는 토끼정은 대구가 시초다. 동성로 본점을 시작으로 전국으로 퍼졌다. ‘토끼정’이라는 콘셉트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집 <쿨하고 와일드한 백일몽>의 ‘토끼정 주인’에서 나왔다. 토끼정 주인은 정이 많고 조용한 인물로 등장하는데, 레스토랑의 분위기가 딱 그와 같다. 메뉴는 일본식 가정식이지만 퓨전이다.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단연 ‘크림 카레우동’. 거품 같은 크림 속에 폭 숨은 카레와 우동의 조화가 기막히다. 침산점은 올해 4월 오픈한 신상 매장이다. 삼성그룹과 대구 북구청이 옛 제일모직 건물을 개·보수해 만든 삼성창조캠퍼스 안에 자리한다.

가격: 크림 카레우동 1만1,000원, 숯불구이 반반 1만3,200원, 아기사과(500ml) 5,800원
침산점:  대구광역시 북구 호암로 51 파크몰 A동 2층  전화: 053 341 3632
동성로점:  대구광역시 중구 동성로 2길 50-13   전화: 053 422 8670
 

▼CAFE
예스러운 것이 좋아
로맨스빠빠

예스러운 것이 좋은 박영훈 바리스타는 올해 2월, 1년의 공사기간을 거쳐 한옥카페를 오픈했다. ‘로맨스빠빠’라는 이름은 공사 과정에 아버지가 직접 참여해서라고. 카페 로고에 새겨진 ‘1960’은 영화 <로맨스 빠빠A Romantic Papa>가 개봉한 해이자 공교롭게도 이 한옥의 건축년도이기도 하다. 실내는 온통 골동품의 향연이다. 옛날 전화기, TV 등 모두 발품 팔아 모은 빈티지다.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는 ‘층층이’ 쌓인 음료. 눈처럼 거품이 덮인 만년설과 플라밍고는 맨 아래층과 중간층만 휘휘 저어 마시는 게 포인트다.

가격: 만년설·플라밍고·말차 밀크 5,500원, 아이스크림 브라우니·애플 크럼블 5,500원
주소: 대구광역시 중구 국채보상로 492-6 
전화: 053 425 0799
 

▼BAR
장미 한 잔에 카타르시스
도시밤 DOSIBAM

도회적인 밤이었다. 6시가 가까워지니 ‘DOSIBAM’이라는 네온사인에 초록색 불이 들어왔다. 도시밤은 바bar지만 중국집이기도 하다. 짬뽕탕, 유린기 등 요리에 칵테일 등 음료를 판매한다. 1층은 오붓하게 칵테일 한 잔 하기에 적당하고, 식사를 하기에는 2층이 좋다. 이름에 끌려 ‘로맨티코’와 ‘카타르시스’를 주문했다. 새빨간 로맨티코에서는 은은한 장미향이 감돌고, 럼을 베이스로 한 노란색의 카타르시스에서는 코끝이 찡하도록 독한 맛이 올라온다. 여자 손님이 대부분인데, 바텐더를 보니 그 이유를 알 것도 같다. 

가격: 로맨티코 9,000원, 카타르시스 9,000원, 차돌박이 짬뽕탕 1만7,000원
오픈: 화~일요일 18:00~03:00(월요일 휴무)
주소: 대구 중구 국채보상로 125길 23
전화: 053 253 2507
 
 
▼어디로 들어가면 되나요?
릴렉스053 (Relax053)

주저 말고 열면 된다. 자판기가 아니라 문이다. 문(혹은 자판기)은 이곳의 정체성을 잘 나타낸다. 윗칸부터 피자, 맥주, 소파가 들어 있다. 내부는 몽환적인 지하 창고 같다고나 할까. 희끗희끗 벗겨진 벽면에 그래피티가 무심하게 그려져 있고, 곳곳에 강렬한 붓 터치의 추상화가 눈에 띈다. 그 와중에 치즈, 페페로니 고소한 피자 냄새는 코를 살살 자극한다. 맥주 종류는 1번부터 21번까지 다양한데 직접 양조하는 맥주는 12번 유자 고제, 13번 교동 페일에일, 19번 쇼킹 스타우트다. 번호가 높아질수록 농도와 도수가 진해진다. 

가격: 유자 고제 6,500원, 교동 페일에일 7,000원, 쇼킹 스타우트 8,500원, 치즈 피자(1조각) 4,000원, 페페로니 피자(1조각) 4,400원
오픈: 월~수요일 15:00~01:00, 목요일 17:30~01:00, 금요일 15:00~02:00, 토~일요일 12:00~02:00
주소: 대구광역시 중구 경상감영길 210 
전화: 053 423 0411
 
세월호 현장에서 주운 쓰레기들을 작품화한 홍순명 작가의 작품
 
●Chapter 3
넌 예술이었어
고고함, 어려움, 난해함. 

이런 단어가 더 이상 떠오르지 않을 만큼 가깝고 친숙했다. 
캔버스를 벗어난 대구 예술은 오감으로 다가왔다. 
 
대구미술관은 아이들의 훌륭한 교육장이기도 하다
 
 
예술은 지척에 있다
대구미술관(Daegue Art Museum)

“대구는 근·현대 미술의 메카였습니다.” 이토록 거대한 미술관이 여기 대구에 세워진 까닭에 대해 대구미술관 관계자는 말했다. 장장 11년의 준비기간을 거친 대구미술관은 지난 2011년 6월 개관했다. 이후 6년 동안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까지 7개 전시공간에서 70여 차례의 크고 작은 전시가 열렸다. 지방 미술관은 실패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와 편견을 깨고 대구미술관은 당당하게 자리를 잡았다. ‘33만명’. 지난 2013년 3개월간 열린 쿠사마 야요이 전시의 방문자 기록이 역대급 증거다. 

하이라이트 공간은 1층 ‘어미홀’이다. 780m2 규모의 광장처럼 탁 트인 공간인데, 천장도 18m로 높아 더욱 널찍해 보인다. 어미는 어머니다. 어머니의 자궁과 같이 모든 에너지가 순환되는 곳이라는 의미처럼, 미술관의 모든 공간은 어미홀과 연결된다. “워낙 뻥 뚫린 공간이라 어떤 작품이 들어서도 왜소해 보이곤 해요”라고 하는 관계자의 설명은 단점이 아니라 장점이다. 공간이 주는 압도감은 작가의 창작욕을 활활 불태우는 효과가 있다고. 물론 어미홀에서는 가장 크고 중요한 전시가 열린다.    
오픈: 동절기 10:00~18:00, 하절기 10:00~19:00(월요일 휴관)
주소: 대구광역시 수성구 미술관로 40
전화: 053 790 3000
홈페이지: artmuseum.daegu.go.kr
 

Right Now On Umi Hall
<NEGUA & VSP _ 빛과 소리>展

눈이라는 뜻의 독일어 ‘Augen’을 뒤집어 ‘Negua’, 즉 눈이라는 대상을 새롭게 해석했다. 일차원적 시각을 벗어나 다감각적 작품으로 구현하는 데 영상과 음향 장치를 활용했다. 어미홀 바닥에 격자로 줄이 그어진 공간에 들어서면 소리가 난다. 인기척이 많을수록 소리가 커진다.
기간: 12월31일까지 
장소: 어미홀  
참여작가 | 칼립소(필립 드레버, 알레산드로 드 마티스, 미햐엘 바우만), 권혁규
 
 
되어 볼까, 아티스트
교동 주얼리 타운 은반지 체험

서울에 종로 귀금속상가가 있다면 대구에는 이곳이 있다. 중구 태평로 1가, 일명 ‘교동 귀금속거리’에 금은방이 속속 생겨나기 시작한 때는 1970년대였다. 교동시장 주변으로 하나 둘 시계 가게들이 문을 열면서 귀금속 거리로 알려지기 시작했지만 1990년대 IMF로 위기를 맞았다고. 그러다 2005년 중소기업청에 의해 ‘패션주얼리특구’로 지정돼 현재 160여 개의 주얼리 제조공장과 350여 개의 판매장이 모여 있다.  그중 ‘패션 주얼리 전문타운’은 우리나라에서 하나뿐인 주얼리 종합타운이다. 주얼리 제조부터 전시, 판매가 동시에 한건물에서 이루어지고 체험, 전시관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체험 프로그램 중 가장 인기 있는 것은 ‘은반지 만들기 체험’. 은을 두드려 다듬는 과정에서 사포질, 그라인딩까지 배워 볼 수 있다. 그냥 하나 사는 게 낫지 않겠냐고? 나만의 이니셜을 새길 수 있는데다 가격도 1만원대로 선량하다. 

패션 주얼리 전문타운   
주소: 대구광역시 중구 경상감영길 176  
은반지 체험 : 053 661 2358(월~금요일), 053 661 2360(토~일요일) 
요금: 어린이 및 초·중학생 1만원, 고등학생 이상 1만5,000원
 
 
커피 한 잔에 담긴 아트
앤지스 커피와 앤틱 갤러리(Angie’s Cafe & Antique Gallery)

‘갓바위’로 유명한 팔공산은 빼어난 경치와 물맛으로도 알려져 있다. 앤지스가 도심 대신 이곳을 택한 이유다. 뉴질랜드에서 20년 넘게 살았다는 앤지스의 주인장은 여유로운 삶, 돈보다는 즐거움을 원했다. 어릴 적 고향인 대구, 그중에서도 팔공산은 그녀만의 ‘유토피아’를 세우기에 가장 적합해 보였다. 한국에 돌아온 그녀는 카페를 오픈했고, 커피와 와인을 전공한 아들과 함께 6년간 운영해 오고 있다. 

실내로 들어서자 시선을 어디에 둘지 난감했다. 그릇과 잔 등 앤티크 소품들이 ‘켜켜이’ 쌓여 있다는 표현이 맞겠다. 주인장이 뉴질랜드에서 직접 사 모은 유럽 골동품들이라는데, 보이는 건 아주 일부에 불과하단다. 시즌에 맞춰 디스플레이를 바꾼다니 웬만한 박물관 컬렉션 못지않다. 카페보다는 ‘갤러리’에 가깝다.

음료가 조금 늦게 나오지만, 받아 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한 땀 한 땀 정성스레 새긴 라떼 아트가 말 그대로 예술이다. 커피 맛도 모양만큼이나 일품. 여유롭고 즐거운 삶을 지향하는 앤지스는 6시면 문을 닫는다. 

주소: 대구시 동구 신무동 91번지 팔공산 부인사 건너편 
전화: 053 351 1267
 
 
온 세계가 환해지던 밤
이월드 별빛축제

대구에서 별이 쏟아질 듯한 하늘을 마주하긴 쉽지 않다. 그 대신 쏟아진 별을 볼 수는 있다. 대구 이월드(Eworld)가 올해로 5년째 개최하고 있는 별빛축제다. 무수한 LED 조명으로 장식한 나무와 꽃, 조형물들이 모인 공원 전체가 별처럼 반짝인다. 크리스마스 트리, 스노볼 안에서 내리는 함박눈, 산타를 볼 때와 같은 감정이랄까. 진짜가 아니지만 설렌다. 

이월드 별빛축제의 올해 테마는 ‘빛의 왕국 1,000만개의 별빛 카니발’. 전 세계 대표 카니발을 테마로 장식한다. 포인트 장소는 하나로 짚을 수 없을 만큼 다양하다. 대구의 랜드마크 83타워부터 온 주변이 핑크색 장미꽃으로 가득한 프러포즈 계단, 수많은 색색 우산들이 지붕처럼 덮인 우산로드까지. 이 모든 것을 샅샅이 둘러보는 데만 1시간은 족히 걸리고, 사진을 찍고 놀이기구까지 타는 시간은 플러스 알파다. 여자라면 마땅히 황홀할 테지만, 이미 가 본 경험자로서 말한다. 연인이든 가족이든 함께, 아무튼 웬만하면 혼자는 피할 것. 

기간: 11월18일~2018년 2월28일, 매일 17:00~22:00 
주소: 대구광역시 달서구 두류공원로 200 
전화: 053 620 0001 
홈페이지: www.eworld.kr
 
 
글 김예지 기자  사진 Photographer 임창식
취재협조 대구관광뷰로 www.dtb.or.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 중구 무교로 16, 5층 (주)여행신문
  • 대표전화 : 02-757-8980
  • 팩스 : 02-757-898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전홍렬
  • 법인명 : (주)여행신문
  • 제호 : 트래비 매거진
  • 등록번호 : 서울 라 00311(2009-10-13)
  • 발행일 : 2005-05-30
  • 발행인 : 한정훈
  • 편집인 : 김기남
  • 트래비 매거진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18 트래비 매거진. All rights reserved. mail to tktt@traveltime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