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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얼빈에서 누려야 할 중국의 먹거리

  • Editor. 추종덕
  • 입력 2018.01.03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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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땅만큼이나 다양한 먹거리를 가진 중국. ‘네 발 달린 건 책상 빼고 다 먹는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종류는 무궁무진하다. 그러나 같은 음식이라도 지역마다 재료와 요리법이 다르다. 익히 아는 중국 음식이지만, 하얼빈에서는 그 맛이 또 다르다.

 
●만드는 대로 맛이 나네
훠궈

훠궈는 육수에 해산물이나 고기, 야채 등을 넣어 익혀 먹는 요리다. ‘중국식 샤브샤브’라고 하는 편이 더 빠르겠다. 보통 훠궈 집에 가면 육수를 백탕과 홍탕으로 나눠서 주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백탕 하나만 주는 곳도 있다. 그럴 경우 취향에 따라 고추기름 등을 넣어 간을 보고 입맛에 맞게 국물을 만들어 먹으면 된다.

훠궈에 넣는 재료는 다양하다. 양고기, 쇠고기, 돼지고기, 야채, 마파두부, 건두부 등. 하얼빈 훠궈의 특별한 점이라면 이곳에서 나는 소시지인데, 훠궈에 넣어서 먹기도 하지만 그냥 먹어도 꽤 맛있다. 고기는 되는데 해산물은 안 되랴. 하얼빈은 바다와 접해 있지 않은 곳이라 해산물이 없을 줄 알았는데, 웬걸. 알사탕처럼 꽁꽁 언 조개와 굴이 함께 나왔다. 굴은 따로 양념을 해 삶았는데, 흔히 생으로 먹던 석화와는 다르게 달콤한 맛이 난다. 

보글보글 잘 익힌 재료는 마장 소스나 간장 소스에 찍어서 먹는데 맥주가 당기는 맛이다. 하얼빈 맥주는 3.3도, 도수가 낮은 편이지만 맥주를 제외한 술은 대부분 40도가 넘어가는 곡주이니 참고할 것. 하얼빈 백화주에 맥주를 섞어 마셨다가 그만 의자에 앉아 솔솔 잠이 들고 말았으니 말이다.
 
 
●한 끼 식사로도 손색없다
양꼬치

하얼빈 시내를 거닐다 보면 어디서나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양꼬치집. 요즘 한국에서도 여기저기 양꼬치집을 쉽게 볼 수 있지만, 하얼빈에서 먹는 양꼬치는 한국에서 먹는 것보다 훨씬 다양한 재료를 구워 준다는 것이 특징이다. 양꼬치 이외에도 염통, 쇠고기, 힘줄, 돼지껍데기, 쇠고기의 다른 부위들도 지글지글 구워 내는데, 여기에 고구마나 빵까지 같이 곁들이는 게 색다르다.

주로 골목골목 야외에서 양꼬치를 파는 집이 대부분이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실내에 테이블을 잡고 앉아 있으면, 야외에서 구운 꼬치를 직접 가져다주니 굽는 냄새에 대한 부담이 덜하다. 하지만 중국 특유의 향신료 맛 때문에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는 것. 하얼빈의 향신료는 중국의 다른 지역에 비해서도 매운 맛이 강한 편인데, 함께 나오는 빵에도 이 향신료가 들어간다. 향신료에 대한 거부감이 없다면 이곳의 양꼬치는 식사대용으로도 꽤 괜찮은 음식이다. 한 끼 식사로도 충분할 만큼 든든하다. 
 
 
 
●중국 음식의 대표 주자
만두

중국의 명불허전 대표 음식인 만두는 하얼빈에서도 아주 쉽게 찾을 수 있다. 중국에서는 귀한 손님이 오면 만두를 대접하고, 손님을 보낼 때도 만두를 내는 전통이 있다고. 일상적이면서도 귀한 소울푸드다. 만두의 역사는 꽤 오래되었는데, 삼국지 시대부터 등장한 물만두는 중국의 북부 지방에서 특히 즐겨 먹는단다. 새해 첫날이나 명절 등 특별한 날에 온 식구가 모여 앉아 물만두를 먹는다는데, 하얼빈의 만두는 상대적으로 만두피가 두껍고 속에 든 고기 육즙이 진하면서 기름기가 많다. 다소 가벼운 맛의 남부 지역 만두와는 차이가 있다. 

한국에서 먹는 만두와의 차이점이라면, 간장 소스를 개인의 취향에 따라 DIY로 만들어 먹을 수 있다는 것. 꿀부터 시작해 올리브유, 마장, 마늘, 식초까지 다양한 재료를 혼합한다. 한국에서는 그저 간장에 식초 조금, 고춧가루를 약간 넣은 것뿐이었는데. 어떻게 제조해야 할지 혼란스러워하다가 결국 늘 먹던 한국식으로 만들고 말았다. 덕분에 하얼빈에서 잠시나마 한국의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새콤달콤하고 맵싹했다.
 

TIP▶ 하얼빈의 요리에는 대부분 고수가 많이 들어가므로, 원치 않을 경우 미리 빼 달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좋다.
 
 
●후식으로는 달달하게
탕후루

송나라 때부터 내려왔다는 중국의 길거리 간식. 과일에 설탕 녹인 물을 발라 먹는 음식으로 한국에서도 종종 찾아 볼 수 있다. 그런데 겨울철 하얼빈의 탕후루는 얼음과자에 가깝다. 영하 20도 정도의 추운 날씨 탓에 꽝꽝 얼어 있기 때문. 그러나 하얼빈 사람들은 대수롭지 않은 듯 오며가며 탕후루를 아삭아삭 깨 먹는다. 
 
*Raycat의 <지구별 여행> 시리즈는 세계 방방곡곡의 경험을 이야기한다. 공원, 시장, 산, 공연, 성당, 사원, 거기에 각종 먹거리까지. 여행은 어디까지나 일상의 삶과 다르지 않음을 몸소 보이고 있다.
홈페이지: post.naver.com/vincentcj
 
글·사진 추종덕(Raycat)   에디터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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