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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서 현재로, 광주를 되짚다

  • Editor. 김진
  • 입력 2018.02.06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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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다닥 타다닥. 송정 떡갈비 골목엔 나무도마에서 고기를 잘게 다지는 소리가 퍼지고, 달콤하고 고소한 향기는 어지러울 정도다. 송정 떡갈비는 쇠고기와 돼지고기를 섞어 만든다. 1990년대 후반 IMF로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재료비를 절약하기 위해 돼지고기를 섞어 만든 것이 시초다. 반죽은 부드럽게 다진 고기에 풍미를 더해 줄 마늘과 양파, 그리고 비법 간장을 넣고 치대 만든다. 
 
무등산 증심사에서 약사암으로 오르는 길에는 은행나무가 많다
광주 송정 떡갈비는 고기에 은은한 숯불 향이 배어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사랑받는다

돼지고기로 인해 육질은 더욱 부드러워지지만, 한우로만 만든 떡갈비도 있으니 취향대로 주문하면 된다. 떡갈비 한 점을 상추 위에 얹고 무쌈, 마늘, 양파를 곁들여 싸 먹었다. 육즙이 톡 튀어 나오는 달콤하고 고소한 고기가 채소의 쌉싸래한 맛과 어우러지니 그야말로 환상. 푸짐한 갈비탕도 함께 나오니, 허리띠를 느슨하게 하는 것이 좋겠다. 

떡갈비 골목에서 두 블럭 정도 떨어진 곳엔 ‘1913 송정역 시장’이 있다. KTX 광주송정역이 개통되고 내일로로 여행 다니는 대학생들이 많아지면서 활기가 더해진 곳이다. 이름처럼 1913년에 형성된 오랜 시장이지만, 세련된 간판으로 바꾸고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먹거리와 아이템을 채워 가면서 어느새 광주의 핫스폿이 됐다. 변해 가는 광주의 모습이 궁금하다면 꼭 한 번 들러 보자.
 
광주의 대표적인 사찰인 무등산 증심사. 고요한 산사에서 평안을 얻는 기분이 든다

문빈정사 앞 표지석이 ‘노무현 길’임을 알려 준다. 노 전(前) 대통령이 후보였던 시절, 광주시민들이 광주의 정신이 깃든 무등산에 오를 것을 권유하자 ‘대통령으로 만들어 주시면 무등산에 오르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그는 2007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 후 시민들과 함께 무등산에 올랐다. 그리고 8번 탐방로는 2011년 11월, 노무현 길로 이름 붙여졌다. 그렇게 광주와 노무현의 떼어 놓을 수 없는 인연은 무등산 자락 표지석에 각인돼 있다. 

붉었던 민주화운동에서 노란 촛불 집회로, 무등산에서 광화문으로. 지난 시간들이 머릿속에 휘리릭 스쳐 지나갔다.  
 
 
글·사진 김진  에디팅 강수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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