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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항공, 새로운 제국을 꿈꾸다

  • Editor. 유호상
  • 입력 2018.05.02 14:59
  • 수정 2018.05.24 10: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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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말 개항을 앞둔
이스탄불 신공항 소식과 함께 
터키항공이 야심을 드러냈다.
 
강렬한 인상을 주는 터키항공의 로고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공항 옆에 자리한 터키항공 본사
 
시원시원한 레이아웃과 플라잉 셰프가 트레이드마크인 터키항공의 비지니스 캐빈 
 
 
터키항공은 곧 터키다

분위기가 자못 역동적이다. 아타튀르크(Ataturk) 공항에서 이스탄불 시내로 향하는 해안도로 양쪽으로는 새로 솟아 오른 고층 건물과 호텔들이 마무리 작업에 한창이다. 반면 이스탄불 구시가의 시간은 멈춰 버린 것만 같다. 15년 전 여행 기억 속에 남은, 오랜 시간을 품은 그 모습 그대로다. 그러나 이스탄불을 단순히 역사 속 수많은 고도(古都) 중 하나로 치부할 순 없다. 비잔티움 제국의 수도였던 콘스탄티노플은 사방에서 침입해 오는 이민족들의 문화와 기술마저도 오히려 흡수해 버리며 강성해졌고, 이후 도시를 ‘접수’한 오스만 제국은 도시의 간판을 이스탄불로 바꾸며 제국의 전성기를 누렸다. 긴긴 세월이 흐른 지금에도 동·서양이 만나는 이스탄불의 지위는 여전히 굳건해 보인다. 

이스탄불에 기반을 둔 터키항공은 1933년 5대의 비행기로 국내선 서비스를 시작해 오늘날 취항 국가 수 세계 1위를 자랑하는 ‘대형’ 항공사로 성장했다. 국적 항공사의 존재가 곧 국가 홍보라 판단한 1980년대 터키정부가 아낌없는 투자를 단행한 덕분이다. 정비시설과 정비사 양성에 집중 투자하며 운항 안전성을 높이고, 새 비행기를 대량 도입해 보유 항공기령을 줄였다. 무엇보다 세계 3대 미식 중 하나인 터키 음식의 매력을 기내식 마케팅에 십분 활용했다. 

오늘날 세계 주요 항공사들이 대부분 민영화됐지만, 터키항공만은 여전히 국영이다. 항공사의 성장이 곧 국가 주도 프로젝트 형태처럼 추진되어 온 까닭이다. 한 예로, 현재 터키항공이 발주한 B787 및 A350 같은 최신 기종의 도입 스케줄이 모두 2023년을 기준으로 맞춰져 있다. 회사 창립 연도가 아닌, 터키공화국이 건국 100주년을 맞는 해다. 
 
이스탄불 도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갈라타(Galata) 타워에 올랐다
 
공항 라운지에서는 터키 전통음식인 피데와 뵈렉, 터키식 만두 등을 맛볼 수 있다 
 
 
또다시 허브를 꿈꾸는 도시

올해 10월29일 이스탄불의 새로운 공항이 오픈한다. 현재 아타튀르크 공항은 포화상태인데다 주변 확장의 여지도 없다는 터키항공 관계자의 말은, 공항으로 향하는 도로 위 교통 체증으로 충분히 와 닿았다. 그나저나 왜 개항일이 하필 ‘29일’일까 싶던 차, 터키항공 툰자이 에민오울루(Tuncay Eminoglu) 아시아 총괄 부사장은 말했다. 10월29일은 다름아닌 터키 건국일이란다.

신공항은 이스탄불 시티에서 북서쪽으로 약 40km 지점에 위치한다. 전 세계 그 어느 공항과도 비교할 수 없을 광활한 규모의 부지에서 3단계로 진행되고 있는 신공항 프로젝트는 그야말로 초대형이다. “이스탄불에서 3시간 비행거리 내 무려 60개 국가가 있죠.” 에민오울루 부사장은 강조했다. 신공항의 목표는 단순히 공항의 체증 해소를 위한 것이 아니라 이스탄불이 가진 ‘접근성’을 두 배로 활용하기 위한 것이다. 유럽, 중동, 아시아를 아울렀던 터키의 화려했던 과거를 항공 네트워크를 통해 부활시키고자 하는 야심이 엿보인다.

그런 점에서 터키항공의 마케팅은 영리하다. 주변국으로의 환승 서비스를 차별점으로 내세우고 있는 것. 국제선 환승객에게 호텔 숙박권, 공항과 시내 간 짐 배송 서비스, 라운지와 무료 이스탄불 시티투어까지 제공하고 있다. 그런데 한 가지가 우려된다. 지금보다 시티와 공항 사이 거리가 더 멀어지면 그동안 제공해 오던 이스탄불 시티투어가 가능할까? 에민오울루 부사장은 걱정 붙들어 매라며 껄껄 웃는다. 고속도로를 비롯해 지하철과 공항철도가 잘 갖춰져 있어 교통 정체가 심한 지금 공항보다 오히려 접근성이 좋아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돌아오는 날, 아타튀르크 공항에 있는 터키항공 비지니스 라운지인 ‘CIP’에 들렀다. 입이 벌어졌다. 복층 구조의 공간에는 시네마, 당구장, 샤워실, 골프연습장까지 없는 것이 없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길을 끈 것은 곳곳에서 쉴 새 없이 ‘터키’ 느낌이 물씬 나는 음식을 만들어 올리는 요리사들이다. 그들은 마치 이렇게 속삭이는 것만 같았다. “이스탄불의 맛을 알고 나면 터키항공을 탈 수밖에 없을 걸?” 
 
▶터키항공, 쏙쏙 알차게 누리기
 
아타튀르크 공항 CIP(Commercially Important Person) 라운지
복층 구조로 된 라운지는 약 1,100명의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스카이트랙스(Skytrax) 선정 ‘세계 최고의 비지니스 라운지’와 ‘세계 최고의 비지니스 라운지 다이닝’ 부문에서 2015~2017년 3년 연속 수상했다. 터키항공 국제선 비즈니스 클래스 이용 승객, 마일리지 프로그램 엘리트 및 엘리트 플러스 회원(동반 1인 포함), 스타얼라이언스 골드 회원이라면 이용할 수 있다.
 
무료 이스탄불 시티투어 
터키항공 국제선 환승시 이스탄불 공항에서의 체류 시간이 6시간 이상인 경우 전문 현지 가이드, 입장료, 터키식 식사, 차량 등이 포함된 이스탄불 투어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 
 
호텔 숙박
터키항공 국제선 탑승 승객 중 다음 비행 편까지 일정 시간 이상 체류해야 하는 경우 최대 2박의 호텔 서비스(조식 포함)를 제공한다. 이코노미는 10시간 이상, 비즈니스는 7시간 이상 기준이다.
 
미니포트(Mini Port) 서비스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공항과 탁심 시내 사무소 또는 제휴 호텔에 수하물을 보내거나 픽업할 수 있다. 터키항공 승객이라면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
 
▶터키항공(Turkish Airlines)
121개국 302개 도시에 취항하고 있는 터키항공은 스타얼라이언스(Star Alliance) 멤버이며 취항 국가 수 기준 세계 1위 항공사다. 스카이트랙스(Skytrax) 선정 2011~2016년 ‘유럽 최고의 항공사’ 6년 연속 1위에 올랐다. 현재 인천-이스탄불 노선을 주 11회 운항하고 있다. 
www.turkishairlines.com 

글·사진 유호상  에디터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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