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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선 타고 돌아온 브루어리 여행

  • Editor. 오윤희
  • 입력 2018.05.03 16:41
  • 수정 2018.05.24 11: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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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한 해 부지런히 전국의 브루어리를
다녔던 그녀가 돌아왔다.
지하철 1호선을 타고서 ‘번외편’으로.
쉽고 가볍게 올라탄 여정일지라도
그 농도는 짙고 거품은 여전히 풍성하다. 
 
 
 
 
●가산디지털단지역
스트레스를 쏘아 올려라!
더 쎄를라잇 브루잉 컴퍼니(THE SATELLITE BREWING COMPANY)

1만1,000여 개의 기업이 자리하고 하루 평균 15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오고가는 가산디지털단지역. 그곳에 더 쎄를라잇 브루잉 컴퍼니가 있다. 위성(SATELLITE)이라는 이름에는 최고의 맥주를 전 세계에 알리는 데서 나아가 우주로까지 진출하겠다는 원대한 꿈을 담았다고. 대한민국 최초 수출단지인 구로수출공업단지로 시작해 IT산업의 중심지로 변모한 가산디지털단지의 역사와 일맥상통한다.

더 쎄를라잇 브루잉 컴퍼니의 맥주는 춘경 바이젠, 레드 세종, 망고 에일, 드라이 홉 라거 총 4가지. 춘경 바이젠(Choonkyung Weizen, ABV 5.0%)은 스텝 매싱(Step Mashing,차를 우려 내듯 거름망을 이용하는 당화 방법)으로 만든 맥주로 바이젠 특유의 향이 달달한 바나나 향과 적절한 조화를 이룬다. 레드 세종(Red Saison, ABV 6.2%)은 캐러멜 맥아를 이용한 묵직한 세종 스타일로 진한 훈연 향이 나며, 망고 에일(Mango Ale, ABV 5.9%)은 망고 원액이 첨가된 에일로 어릴 적 씹던 과일 껌처럼 상큼한 맥주다. 드라이 홉 라거(Hop Lager, ABV 5.2%)는 라거의 일종이지만 드라이 홉핑(완제 전 홉을 첨가해 향을 더하는 작업) 과정을 거쳐 라거의 가벼움에 홉의 청량함까지 구현해 냈다. 

‘김대리는 괴로워’, ‘퇴근 말고 술근’, ‘온화한 상사 스타우트’ 등등. 더 쎄를라잇 브루잉 컴퍼니는 곧 맥주에 직장인의 애환을 담은 별칭을 붙일 예정이다. 잘근잘근 회사 스트레스를 씹어 날려 버리고 싶다면, 누군가에게 위로 받고 싶은 퇴근길이라면 더 쎄를라잇 브루잉 컴퍼니로 향해 보자. 맥주 한 잔으로 훅 쏘아 올린 스트레스는 어느새 위성이 되어, 멀리멀리 저 우주로 사라질지도 모르니까.
 
더 쎄를라잇 브루잉 컴퍼니
주소: 서울특별시 금천구 디지털로9길 56 코오롱테크노밸리 105호 
오픈: 월~금요일 11:00~23:00, 토요일 17:00~23:00(일요일 휴무)
전화: 02 852 1550
홈페이지: thesatellitebrewing
 
 
 
●인천역
모두가 빠져드는 밀실 맥주
칼리가리 브루잉(CALIGARI BREWING)

독일 표현주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흑백 무성영화 <칼리가리 박사의 밀실>에서 영감을 받은 브루펍. 예사롭지 않은 감각의 칼리가리 브루잉은 영화학도 출신 박지훈 대표의 작품이다. 괴기하지만 보면 볼수록 빠져드는 영화 속 칼리가리 박사의 밀실처럼 칼리가리 브루잉 역시 묘한 중독성이 있다. 분위기도, 맥주 이름 하나도 평범하지 않지만 그 엉뚱한 매력에 자꾸만 발길이 간다. 브루어리가 들어선 자리는 박 대표와 인연이 깊은데, 그가 젊은 시절 즐겨 찾던 나이트클럽 자리에 양조장을 만들었다고. 어두컴컴한 공간에 화려한 조명과 은색 양조 설비가 어우러져 마치 클럽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드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칼리가리 브루잉에서 양조하는 맥주는 사브작 IPA(ABV 5.8%, IBU 43), 걸 스타우트(ABV 5.8%, IBU 22), 신포우리맥주(American Pale Ale, ABV 5%, IBU 20), 바나나(WEIZEN, ABV 5.0%, IBU 10), 윗웻웻(WIT. WET. WET, ABV 5%, IBU 10), 청보 핀토스(IPA, ABV 6.8%, IBU 55), 닥터필굿(American Pale Ale, ABV 4.8%, IBU 26) 총 7가지다.
 
특히 브루어리가 위치한 인천 신포동의 이름을 딴 신포우리맥주는 전형적인 아메리칸 페일 에일 스타일로 어떤 음식과도 페어링이 좋아 첫 잔으로 추천한다. 사브작 IPA는 홉 향이 살짝 감돌고 오렌지필의 풍미도 더해져 데일리로 즐기기 좋으며, 윗웻웻은 달달한 바나나향이 인상적인 맥주로 바이젠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할 맛이다. 칼리가리 브루잉은 현재 송도본점, 홍대상수점, 삼성점 직영 펍을 운영 중이다. 
 
칼리가리 브루잉
주소: 인천시 중구 신포로 15번길 45(해안동 3가)
오픈: 탭룸 | 월~금요일 17:00~01:00, 토~일요일 17:00~03:00
브루어리 | 월~금요일 09:00~18:00
전화: 032 766 0705
홈페이지: www.caligaribrewing.com
 
 

●오산역
장 보고 수제맥주 마시고 갈래?
까마귀 브루잉(KKAMAGUI BREWING)

예부터 전해져 내려왔다는 것, 언제든 일상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 재래시장과 맥주는 닮은 구석이 많다. 그래서인지 이 둘의 조화가 어색하지 않다. 오산시의 시조(市鳥)이자 지혜와 용맹의 상징인 까마귀를 마스코트로 한 까마귀 브루잉은 오산오색시장 안에 자리해 있다. 지난 2013년 오산중앙시장을 ‘오산오색시장’으로 이름을 바꾼 오산시는 문화관광형육성사업의 일환으로 수제맥주라는 콘텐츠를 재래시장 안으로 끌어들였다. 이후 청년 소셜 벤처가의 수제맥주 펍 ‘살롱드공공’이 들어서고, 시장 골목 끝자락에는 상인들과 함께 맥주를 배우고 마실 수 있는 체험형 공방도 생겼다. ‘장보며 수제맥주 한 잔 하기’는 그렇게 점차 오산오색시장만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까마귀 브루잉에서 마실 수 있는 맥주는 오로라(American Pale Ale, ABV 4.6%, IBU 32), 까마귀(American Stout, ABV5.3%, IBU 20), 시즌별 맥주로는 코브라(American Brown Ale, ABV5.3%, IBU 16), 새해복(Weisenbock, ABV6.0%, IBU 23)이 있다. 시트러스 향과 열대 과일의 풍미가 입 안에 가득 터지는 오로라는 까마귀 브루잉의 대표 맥주로, 20주간 양조 교육을 받은 시장 상인들과 함께 만든 레시피로 탄생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까마귀 브루잉의 직영 펍인 ‘크로디 (CROW:D)’ 역시 오색시장 골목 안에 운영되고 있다. 매주 금·토요일에는 시장 먹거리를 맥주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야시장도 열린다. 다가오는 5월과 10월에는 야시장과 맥주의 컬래버레이션, ‘오산 까마귀 야맥축제’도 개최될 예정이라니, 이 또한 노려볼 만하겠다. 
 
까마귀 브루잉 직영 탭룸 
크로디 CROW:D
주소: 경기도 오산시 오산로 252, 1층 
오픈: 화~일요일 17:00~23:00(월요일 휴무)
전화: 010 9046 0469
인스타그램 pub_crowd 
오산 까마귀 야맥축제: 5월11~12일 개최 예정
 
 
글 Traviest 오윤희  사진 Traviest 오윤희, 더 쎄를라잇 브루잉 컴퍼니, 칼리가리 브루잉, 까마귀 브루잉  에디터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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