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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북한

  • Editor. 트래비스트
  • 입력 2018.06.04 16:35
  • 수정 2018.10.15 11: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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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여권으로는 절대 갈 수 없으리라고
생각했던 지구상 단 한 곳.
 그래서 감히 말해 본 적도 없었던
‘북한 여행’이 구체적인 현실로 다가오는 요즘, 
트래비스트에게 물었다.
북한이 열린다면
가장 여행하고 싶은 곳이 어디냐고. 

 

박연 폭포에서의 신선놀음
최민경
 
설악산 대승폭포, 금강산 구룡폭포와 함께 우리나라 3대 폭포 중 하나로 알려진 개성 박연폭포에 가 보고 싶다. 전설의 명기 황진이가 쓴 시도 박연폭포 용바위에 새겨져 있다지 아마. 산과 나무, 바위와 폭포로 둘러싸인 곳에서 미세먼지 걱정 없이 맑은 공기를 마시며 오래전 살다 간 이가 남긴 시 한 수를 음미하는 신선놀음! 이보다 더 완벽한 휴식이 또 어디 있을까? 사진 속 박연폭포는 지금 살고 있는 울산의 파래소 폭포와 많이 닮아 보인다. 실제로는 얼마나 비슷할지 궁금하다. 언젠가 용바위에 앉아 시 한 편을 지어 볼 날이 곧 왔으면. 

노천탕에서 북한별 바라기
강한나

경성 온천이었나 평남 온천이었나. 북한에 온천이 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북한의 온천 여행지를 엮어서 온천여행을 다녀오고 싶다. 그래도 남한보다는 개발이 덜 되었을 테니 아직 때 타지 않은 자연 속에서 온천을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주변 산을 가볍게 트레킹을 한 후 밤에는 별을 바라보며 노천탕을 즐길 수 있다면 좋겠다. 

대동강 맥주의 참맛은?
오윤희

지인이 중국 여행길에 가져온 귀한 ‘대동강 맥주’를 한 모금을 얻어 마신 기억이 있다. 잊지 못할 진미였다. 대동강 맥주 공장에서 브루어리 투어를 하고 탱크에서 뽑은 신선한 맥주를 마셔 볼 수 있다면! 최근에 전통주 여행을 시작하면서 북한 전통주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지난 남북정상회담의 만찬주였던 문배주를 빚는 양조장에 가서 직접 술도 빚어 보고 싶다. 남한에서처럼 북한에서도 술맛을 찾아 떠나고 ‘술책’을 쓴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귀신의 솜씨를 보자, 칠보산
서지선 


조선 후기 <택리지>를 쓴 청담 이중환 선생은 칠보산(七寶山)을 귀신의 솜씨로 빚은 산이라 극찬했다. 도대체 어떤 산이길래 귀신까지 들먹여가며 칭찬을 한 것일까. 7개의 보물이라는 뜻을 가진 칠보산은 금강산도 묘향산도 가지지 못한 기묘한 풍경을 품고 있단다. 선녀들이 경치를 즐기다 하늘로 올라갔다는 승선대(昇仙臺)에 올라 칠보산의 기암절벽을 내려다볼 수 있다면, 굳이 명산을 보러 중국까지 갈 필요가 없어질지도 모르겠다. 우리 역사지만 아직은 낯선 발해의 유적지 개심사(開心寺)도 방문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해칠보 해변에서 소풍을 즐기는 북한 주민들의 웃음소리로 여행을 마무리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알프스 부럽지 않은 개마고원
주영두 


트레킹을 좋아하기에 한반도의 지붕이라 불리는 개마고원에 가고 싶다. 평균 1,300~1500m 높이의 고원은 2,000m가 넘는 산들이 둘러싸고 있다. 그중 특히 북수백산은 2,522m로 한반도에서 세 번째로 높은 산이다. 이 정도 높이면 남한 최고봉인 한라산(1,950m)보다 약 600m가량 더 높다. 개마고원은 위도가 높아 한겨울에는 시베리아 추위를 방불케 한다지만 봄이 되면 알프스급 풍경을 자랑한다니 유럽이 부럽지 않다. 누구보다 먼저 개마고원 트레킹을 하고 또 개발해서 세계적인 트레킹 명소로 만들고 싶다. 더불어 개마고원의 자연을 세계 자연유산으로 지정해 보호하는 것도 우리에게 주어질 새로운 과제가 아닐까. 


평양 타입랩스 찍어 봤어?
권라희


평양 건축물 투어를 하며 인증샷을 찍고 싶다. 화려한 빌딩 숲인 려명 거리의 횡단보도에서 비틀스 인증샷을 찍기, 라테 한 잔을 사 들고 도시를 걷는 ‘차도녀’ 놀이는 어떨까? 책을 펼쳐 놓은 모양이라는 김일성종합대학의 교수 아파트. 그 한가운데 서서 거대한 책을 펼쳐 든 페이크 샷을 찍어도 좋겠다. 걷기에 지칠 즈음엔 대동강변 미래과학자거리를 친구들과 함께 라이딩하며 강바람을 만끽하고 싶다. 내친김에 친구들과 함께 김일성종합대학 캠퍼스 중앙계단을 뛰어다니며 타임랩스를 찍어 봐도 좋겠다. 단번에 유튜브 스타가 되지 않을까. 


고려의 흔적을 찾아서
이고은 


개성은 고려의 수도였으니 개성고려박물관을 방문하는 것이 답이 아닐까. 고려시대 학자를 양성하던 실제 성균관과 18동의 건물을 개·보수하여 1988년 9월에 정식으로 개관한 곳이다. 1,000여 점의 유적과 유물 중 가장 보고 싶은 것은 금속활자다. 고려시대에 제작된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 중에서는 2개가 현존하고 있는데 하나는 남한의 국립중앙박물관에 있고, 다른 하나가 바로 개성고려박물관에 있다. 헤어져 있는 두 개의 활자를 직접 한눈에 담을 수 있는 날이 온다면 허전했던 마음 한편도 꽉 채워질 것 같다. 


개성 선죽교
박미라 


서울에서 1시간 반이면 가 닿는 개성. 금강산과 더불어 개방되었으나 금강산만 두 차례 다녀왔을 뿐 개성을 가보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아 있다. 접근성이 좋을 뿐 아니라 500년 고려왕조의 수도로 번영한 곳인 만큼 문화재와 명승고적이 많다. 역사에 관심 있는 여행자라면 선죽교는 놓치지 말아야 할 필수 코스일 터. 송도삼절 중 하나인 박연폭포를 바라보며 잠시 황진이가 되어 봐도 좋겠다. 송악산을 케이블카로 오르는 상상도 해봤다. 더 이상 불가능한 상상은 아닌 것 같다.


클라이머에게 금강산이란
차승준 


휴가 때면 해외 유명 등반지로 클라이밍 여행을 떠나곤 한다. 하지만 갈 수가 없기에 산머리 바위에 햇살 부서지는 사진을 바라보며 군침만 흘린 여행지가 있었으니, 바로 금강산 바윗길이다. 금강산 관광이 가능했던 2007년 남북한 합동등반대가 세존 연봉에 ‘평화의 길’과 ‘통일의 길’이라는 2개의 클라이밍 루트를 개척했었다. 지금 이 루트들은 어떨지, 설악산과는 어떻게 다른지, 꼭 한 번 등반하고 싶다. 겨울엔 꽝꽝 얼어붙는 비룡폭포에서 빙벽등반도 가능하다니, 겨울 금강산도 좋을 것이다. 


북한 찍고 세계로, 3종 투어
김정흠 


한양과 평양의 거점, 개성
고려의 수도이자, 한양과 평양을 잇는 거점이었던 개성을 주목한다. 공민왕이 왕비의 죽음을 슬퍼하며 웅장하게 조성했다는 현릉과 정릉은 물론, 정몽주와 이방원의 이야기가 깃든 선죽교, 조선시대의 모습을 오롯이 간직하고 있다는 한옥 보존지구가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특히 한옥 보존지구에는 남한에서는 이제 쉽게 찾을 수 없는 전통 한옥이 300여 채나 있단다. 통일하면 서울이나 평양에서의 접근성도 좋을 테니 중국의 리장 못지않은 유명 여행지가 되지 않을까. 벌써 기대된다.


냉면을 넘어선 북한 맛집 투어 
베트남 호찌민에서 먹은 평양냉면은 그동안 알았던 맛과는 묘하게 달랐다. 평양의 청류관, 옥류관에서 오리지널을 먹어 봐야겠다. 냉면뿐이 아니다. 북한에도 지역마다 다른 음식이 있을 테고, 알게 모르게 중국의 영향도 받았을 터다. 한 걸음 더 나아가 평양 등 주요 대도시에 있다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패스트푸드점도 꼭 찾아가고 싶다. 북한 스타일의 파스타, 햄버거가 유행할 날도 오겠지. 맛비게이션 이영자도, 식신 정준하도 분명 노리고 있을 거다.
 
신의주 건너 중국으로
섬이 아니지만 섬나라 사람들처럼 매번 비행기를 타야 했다. 이제 육로로 해외여행을 가고 말 테다. 신의주에서는 압록강과 두만강 등을 지나 중국으로 들어가는 관문이 몇 개나 있으니 기차도 좋고, 자동차도 좋다. 서울을 출발해 DMZ를 넘고 평양과 신의주를 지나 중국으로 떠나는 여행, 생각만으로도 설렌다. 국경선 양쪽으로 펼쳐질 색다른 풍경이나 문화를 비교해 보는 재미 또한 쏠쏠할 테고. 


서핑하러 북한 가자, 마전해수욕장
구도영


새로운 곳으로 떠나는 여행은 언제나 설레는 법. 더군다나 북한에서 즐기는 서핑이라니! 벌써부터 가슴이 두근거린다. 몇 해 전 관광객 유치를 위해 함경남도 마전해수욕장에 북한 최초의 서핑스쿨을 오픈했다고 한다. 그토록 넓고 깨끗한 마전 앞바다에서 극소수의 여행객만 서핑을 즐길 수 있다니, 안타까움에 탄식이 절로 나온다. 만약 갈 수만 있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달려갈 테다. 한동안 마전해수욕장의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릴 것만 같다. 

글 트래비스트  정리 트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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