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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동의 섹시한 호텔] 일본호텔들의 이유 있는 한국 진출

  • Editor. 유경동
  • 입력 2018.06.19 09:51
  • 수정 2018.06.19 09: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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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동 대표

 

최근 길가에서 마주치는 익숙하지 않은 브랜드는 일본 호텔일 가능성이 높다. 일본의 중저가 비즈니스호텔 브랜드를 중심으로 일본 호텔들의 한국진출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서울, 부산, 인천, 대전 등에 지점을 둔 토요코인을 필두로 도미인 호텔도 서울에 2곳이 있다. 또 니시테츠의 솔라리아 호텔, 그리고 솔라레 호텔&리조트의 르와지르 브랜드도 서울과 부산에 진출했다. 이외에도 소테츠의 더 스프라지르 호텔이 최근 호텔건물을 매입하고 영업을 개시했으며, 인사동의 쿠레타케소 호텔이 6월, WHG의 그레이스리 호텔이 7월 개관을 준비 중이다. 즉, 한국 호텔들의 경쟁 대상이 많아지고, 전체 공급객실의 증가로 객실 가동률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일본은 지금 호텔전쟁이다. 연간 4,000만명을 유치하겠다는 일본 정부의 인바운드 정책과 2020 도쿄 올림픽을 대비한 객실공급 전략, 내국인 여행 활성화 등으로 일본에서는 최근 몇 년간 신규호텔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또한 지금까지 기록하지 못했던 가동률을 보이고 있다.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방일 외국인 수가 호텔업계를 들뜨게 만들었고, 일본 고유의 호텔 브랜드뿐만 아니라 외국계 브랜드도 일본 진출에 집중하고 있는 상태다. 


일본 브랜드들은 새로운 서브 브랜드를 만들어 감각적인 중저가 호텔 공급에 집중하고, 유명 외국계 체인은 높은 단가의 고급호텔 중심으로 숟가락을 얹고 있다. 일본 후생노동성 통계에 따르면 2016년 일본은 총 9,879개의 호텔과 4만1,899개의 여관이 있으며, 간이숙소라는 이름으로 허가를 받는 소규모 숙박시설이 2만6,349개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매년 100여개의 크고 작은 신규 숙박시설들이 생겨나며 증가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럼에도 세계적인 브랜드들은 호조를 보이는 일본시장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메리어트 체인은 오사카에 일본최초의 ‘W Osaka 호텔’을, 힐튼 역시 오사카에 일본 최초인 ‘큐리오 콜렉션 바이 힐튼’을 올해 열기로 했다. 하얏트도 2020년까지 10개의 신규 하얏트 브랜드를 오픈한다. 외국 브랜드의 도입을 주도하고 있는 곳은 일본의 대형 부동산 자본이다. 과잉 공급인 일본 오피스 건물들의 활용도와 향후 수익성을 고려해 일본 브랜드보다 외국계 유명 브랜드 호텔이 사업 안정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또한 2년 전 일본 정부는 여관업법을 완화해 숙박시설이 아닌 민박이나 일반 가정에서 남은 방을 객실로 판매할 수 있는 간이숙소등록 기준을 만들었다. 에어비앤비 같은 판매 채널의 활용이 가능한 법적 근거가 구비된 것이다. 법령 시행 이후 간이 숙소로 등록된 숙박업 역시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며 기존호텔들을 위협하는 요소가 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본 브랜드 중 특히 중저가 중심의 일본 브랜드는 일본 내의 치열한 경쟁을 피하고 브랜드 성장을 위한 방법으로 해외 진출을 고려하기 시작했다. 그 대상국 중 한국을 성공 가능성이 가장 높은 시장으로 판단했다. 연간 700만 명이 넘는 한국의 방일 고객들이 일본의 호텔 브랜드와 우수한 서비스를 인지하고 향후 주요 고객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한국에 진출하는 일본 호텔들은 단순히 한국 호텔 시장에 대한 호기심이 아니라 일본 국내의 치열한 경쟁 상황과 호텔 서비스의 우수성에 근거한 브랜드 확장을 목적으로 하는 필연적 배경을 갖고 있다.


심지어 2017년 일본 미즈호은행이 발표한 일본 산업전망에서는 일본 내의 호텔 객실 공급이 과잉으로 치닫고 있으니 빨리빨리 해외 진출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재 한국에 진출한 일본 브랜드들은 일본 브랜드 중 중간 정도의 브랜드다. 그럼에도 일본 브랜드들은 한국 사업을 전개하면서 높은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실제 일본적인 서비스들이 한국인 고객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고 있다며 다양하고 세심한 서비스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또 일본에서 오랜 기간 경험한 호텔운영 기법과 영업력, 시스템 구축 및 활용 등이 한국의 동급 호텔들에 비해 높은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짧은 시간에 턱 밑까지 들어온 일본의 브랜드와 경쟁해야 하는 현실이 한국 호텔업계에 찾아왔다. 지금의 과정을 통해 한국의 호텔들도 성장은 물론 해외로 진출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유경동
(주)루밍허브 대표 kdyoo@yoog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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