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오형수의 잘 팔리는 세일즈] ‘가심비’ 소비 시대에 여행은 여전히 ‘가성비’ 소비?

  • Editor. 오형수
  • 입력 2018.07.09 15: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형수

 

여행 상품을 예약할 때 꼼꼼하게 가격을 비교하고 항공, 호텔, 식당 등 세부 조건을 따져보고 예약을 하는 ‘가성비’ 소비가 여전히 대세다. 이는 여행 상품 유통 채널이 다양해지고 채널별 프로모션이나 가격 할인을 진행하고 있어 이런 정보들을 많이 알면 알수록 같은 상품이라도 더 싸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여행 상품은 출발일과 여행 지역, 항공이 같기 때문에 상품 간 가격 비교가 쉬워 ‘가성비’ 소비에 가장 적합한 상품이다. 


하지만 여행 상품을 포함한 일부 상품과 서비스를 제외하면 대세는 가격 대비 성능을 추구한다는 ‘가성비’ 소비를 지나 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을 추구하는 ‘가심비’ 소비로 넘어갔다. 작년까지만 해도 먹고, 놀고, 사는 모든 영역에서 ‘가성비’를 최우선으로 따지는 가성비 소비가 가장 현명한 소비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구매자의 심리적인 만족이 가격의 만족보다 중요하기에 가격이 다소 비싸더라도 자신의 행복이나 즐거움을 위해 상품을 사거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마음 편한 소비를 선택한다는 가심비 소비가 대세가 됐다. 소비자가 심리적 위안 비용을 기꺼이 지급하는 것이 가심비 소비라면 이러한 가심비 소비에 가장 어울리는 상품이 여행 상품이다. 여행 상품만큼 심리적 만족이 중요한 상품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의 소비가 만족감과 즐거움 같은 심리적 효용이 크다면 망설임 없이 지갑을 여는 가심비 소비 세대에게도 여행 상품은 여전히 가격을 최우선으로 따지는 가성비 소비가 대세다. 여행 상품은 여전히 가성비 소비에 머물러 있다. 이유는 무엇일까? 유니클로의 야나이 다다시 회장은 ‘소비자들이 가격에 민감해진 이유는 값비싼 제품이나 저렴한 제품이나 별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유니클로 제품이 '싸기만 해서 팔렸다고 보면 오산이다’라고 강조한다. 야나이 다다시 회장의 지적처럼 여행 상품이 여전히 가성비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값비싼 여행 상품이 저가 여행 상품과의 차별점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격대비 성능의 줄임말인 가성비란 가격대비 가치를 따진다는 의미로 브랜드 인지도가 떨어져도 싸고 쓸만한 상품을 산다는 의미다. 하지만 여행 상품의 경우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도 가심비 소비가 아니라 가성비 소비에 머무르고 있다.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여행사의 여행 상품 역시 소비자에게 가격 이외의 차별성을 보여주지 못하기 때문에 소비자는 가심비 소비 시대에도 여행 상품은 여전히 가성비 소비를 하는 것이다. 


가심비 소비 시대에 여행 상품만은 가성비 소비를 유지하는 소비자를 가심비 소비로 끌어내기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 저성장 시대 불안과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등장한 가심비 소비는 그 어떤 것보다 나의 만족감이 중요한 소비 기준이다. 여행 상품이 가심비 소비의 대상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여행상품에 대한 불안과 불신을 해소하는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 개발이 필요하다. 기존의 저가 패키지 여행 상품을 그대로 판매하면서 저가 패키지여행에 대한 오랜 불안과 불신을 해소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최근 롯데JTB, 참좋은여행 등에서 기존 패키지여행 상품과는 달리 소비자의 불안과 불신을 해소하는 프리미엄 상품이 출시되어 성과를 내는 것은 여행 상품도 가심비 소비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가심비 소비 유형에 맞춘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 가격이 비싸더라도 안정성과 신뢰성이 높은 제품을 구매하는 ‘위안 비용’을 활용해 여행 상품을 개발하고, 평소 좋아하는 스타, 게임과 관련한 제품을 구매하는 ‘굿즈 소비’와 전체적인 소비는 줄이고 한두 가지만 고품질, 고가의 제품을 구매하는 ‘일점호화’ 소비를 할 수 있는 쇼핑을 일정에 첨가하는 것도 가심비 소비자를 확보하는 좋은 방법일 것이다. 


가심비 소비가 여행 상품에도 대세가 될 수 있으려면 여행 소비자에게 가격 이외의 선택지가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 최저가에 집착하기보다는 새로운 수요를 만드는 신상품을 소비자보다 먼저 기획하고 여행 전문가와 여행업계가 아니라면 접근이 어려운 관광지를 개발해 알선력을 발휘하고, 안전하고 즐거운 여행이 되도록 탁월한 안내력과 서비스 역량을 가진 가이드와 인솔자를 선발,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오형수
K-TravelAcademy 대표강사
hivincent@naver.com

저작권자 © 트래비 매거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최신기사
트래비 레터 요즘 여행을 알아서 쏙쏙
구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