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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로 건강해지는 곳, 앗스 휴양지

러시아 바시코르토스탄 Bashkortostan

  • Editor. 정은주
  • 입력 2018.08.06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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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스
Assy

앗스 휴양지로 가는 길. 대지를 가득 메운 연녹색 물결이 지평선까지 그라데이션을 이루고 있었다. 멀리 작은 점처럼 마소떼가 나타났다 사라지고, 아기자기한 마을 풍경이 띄엄띄엄 모습을 드러냈다. 때때로 소떼가 도로를 점령한 채 느릿느릿 걸음을 옮겼다. ‘평화롭다’는 말은 이런 풍경을 표현한 게 틀림없다. 하늘은 어찌나 맑고 깨끗한지. 이곳엔 미세먼지라는 단어 자체가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것 같았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이 자연 그대로의 색을 입고 있었다.  

앗스로 향한 길목에서 만난 동화 같은 마을. 티 없이 맑은 풍경에 마음이 평안해진다
앗스로 향한 길목에서 만난 동화 같은 마을. 티 없이 맑은 풍경에 마음이 평안해진다

 

●이런 곳이라면 절로 건강해지겠어!


바시키르에는 휴양은 물론 치료와 요양을 겸한 헬스 리조트가 많다. 앗스 휴양지Assy(assy-rb.ru)도 그 가운데 하나다. 밤 9시가 넘었지만 리조트 입구에 있는 작은 저수지 너머로 곱게 노을이 지고 있었다. 하늘과 호수가 맞닿은 동화 같은 풍경에 피곤함마저 사라졌다. 이런 곳에서 며칠 푹 쉬면 절로 건강해지지 않을까. 그런 바람이 앗스 휴양지를 탄생시킨 것일지도 모르겠다. 

앗스 휴양지는 천연 광천수로 유명하다. 식사때마다 광천수가 빠지지 않고 나온다
앗스 휴양지는 천연 광천수로 유명하다. 식사때마다 광천수가 빠지지 않고 나온다

 

벨로레츠크(Beloretsk)의 인제르강(Inzer River) 유역에 위치한 앗스 휴양지는 빼어난 경치와 천연 광천수로 유명한 곳이다. 러시아뿐 아니라 인근 카자흐스탄과 우크라이나, 터키에서도 많이 찾는데 보통 일주일 정도 머물면서 치료와 휴양을 병행한다. 해발 200m 높이에 자리한 휴양 단지 안에 리조트와 치료 시설이 이웃해 있다. “이곳 광천수는 관절과 척추, 신경계 및 피부 질환에 효능이 높습니다. 물속에 녹아 있는 미네랄 함량에 따라 치료 요법이 다르고 음용도 가능하죠. 식사 때 제공되는 물도 모두 광천수입니다.” 시설을 안내하던 아자마트 알리바예프 부원장의 목소리에 자부심이 묻어났다. 아자마트 부원장은 뇌신경질환 전문의이다. 이곳엔 그와 같은 의사가 12명이 상주하며 치료를 돕는다고 한다. 

앗스 휴양지는 휴양은 물론 치료와 요양을 위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마사지 요법을 시술 중인 모습
앗스 휴양지는 휴양은 물론 치료와 요양을 위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마사지 요법을 시술 중인 모습

 

부원장의 권유로 아로마테라피와 마사지, 치탕(治盪)을 체험했다. 편안한 소파에 앉아 잔잔한 음악과 기분 좋은 아로마 향을 맡으니 솔솔 잠이 왔다. 아로마테라피 후 마사지를 받았다. 칸막이가 쳐진 병실에서 받는 마사지는 괜스레 더 시원하고 피로가 풀리는 느낌이었다. 치탕은 앗스 휴양지에서 가장 자랑하는 치료 요법이다. 체온과 비슷한 온도의 천연 광천수를 채운 욕조에 몸을 담그고 15분 정도 휴식을 취하는 방식이다. 몸에 좋은 광물들이 흡수돼 심혈관 기능을 높이고 피부 질환에도 효능이 높다고 하나 한 번 체험으론 효과를 느끼기 힘들다. 체험을 마친 후 약초탕과 산소 칵테일을 맛보았다. 거품을 빙수처럼 얹은 산소 칵테일은 정말이지 특이했다. 거품 하나하나가 산소 방울이나 다름없다. 산소를 많이 먹어서 그런지 몸이 한결 개운해진 것 같았다. 


사실 이곳이 최고 시설을 갖추고 있다고 하나 아직 우리 눈높이에는 많이 뒤쳐져 보인다. 나오는 길에 현지인 노부부의 대화가 귓가 너머로 들려왔다. “한국에서 왔다는데?”, “거기엔 이런 시설이 없나 봐”, “한국도 잘 산다고 하던데”, “자기 나라에 이런 곳이 없으니까 견학을 왔겠지, 안 그래?” 이런 걸 ‘웃프다’고 하는 걸까. 진지한 노부부의 대화에 자꾸만 웃음이 나왔다. 

앗스에서 우파까지 가는 약 3시간 동안 기찻길을 따라 멋진 경치가 펼쳐진다
앗스에서 우파까지 가는 약 3시간 동안 기찻길을 따라 멋진 경치가 펼쳐진다

 

우파까지 기차를 타고 돌아왔다. 휴양 단지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거리에 기차역이 있다. 낡은 기차는 자주 덜컹거렸지만 창밖 경치가 모든 불편함을 감수하게 만들었다. 우파까지 약 3시간. 기차는 드넓은 평원을 가르고 푸른 강물을 따라가다 간혹 오래된 역사에 멈춰서기도 했다. 우파역에 도착했을 땐 다시 백야의 시간에 들어서고 있었다. 낯설지만 아름다운 땅. ‘바시키르’가 쉬이 잊힐 것 같지 않다. 

 

글·사진 정은주  에디터 천소현 기자
취재협조 바시코르토스탄 관광청 bashkiria.trav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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